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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유혹에 넘어간 현자-42화 (42/47)

〈 42화 〉 제41 화 열락의 밤 (3)

* * *

아스텔이 레니스에게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인 말과 당장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던 하반신을 만지작거리는 그녀의 가느다랗고 부드러운 손가락의 감촉에 레니스는 이성을 잃었다.

“읏…아…레니스님…”

아스텔의 가녀린 허리가 부러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있는 힘껏 그녀의 허리를 꽉 껴안았다.

그러자 그녀가 갑작스런 고통에 몸을 살짝 뒤틀었다.

그리곤 살짝 헐떡이는 신음성과 함께 나직하게 레니스의 이름을 부르며 아픔을 호소했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반응은 레니스의 흥분을 더욱 부채질할 뿐이었다.

더 이상 아스텔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든가 그녀를 기쁘게 한다든가를 생각할 여유 따위 없어졌다.

그런 게 남아있을 리가 없었다.

갓 태어난 아이가 어미의 젖을 필사적으로 빨듯이 아스텔의 적당한 크기에 모양 좋은 부드러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천박한 소리가 방안에 크게 울릴 정도로 필사적으로 그녀의 가슴을 입으로 탐한다.

레니스와 아스텔의 몸에서 나는 열기로 방안이 후끈후끈했다.

아스텔의 앞머리는 땀으로 흥건히 젖어 그녀의 이마에 눌어붙어있을 지경이었다. 온몸이 땀으로 흥건해져 끈적해질 대로 끈적해진 두 사람의 몸이 겹쳐지며 서로의 땀이 뒤섞였다.

게다가 아스텔과 레니스의 하반신에서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투명하고 미끄러운 액체로 서로의 하반신과 침대 시트를 축축하게 더럽히고 있었다.

하지만 불쾌하단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두 사람의 몸이 녹아내려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 일체감이 느껴졌다.

“아…읏…”

아스텔의 고개가 뒤로 크게 젖혀졌다. 동시에 그녀의 허리가 활과 같은 곡선을 그리며 휘어지더니 침대 위로 살짝 튀어 올랐다. 그러면서 그녀의 매끈하고 군살 하나 없는 탄력적인 아랫배와 앙증맞은 배꼽이 강조되었다.

“하아…하아…”

“응…”

또다시 레니스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아스텔의 달콤한 신음성이 귓가를 어지럽혔다. 감미롭다. 같은 인간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여자의 몸은 남자의 몸과 달랐다. 너무도 부드럽고 숨소리부터 시작해서 사소한 몸짓 하나하나가 온몸의 모든 것이 남자를 미치게 만드는 걸로 구성되어있었다.

혀끝과 손을 통해 전해져오는 여자의 따스함과 부드러움도 좋았지만, 그보다도 흐트러진 표정이, 달콤한 신음성이 더 그를 흥분시켰다. 좀 더 흐트러진 표정이 보고 싶다. 더욱 헐떡이는 신음성이 듣고 싶다.

레니스는 그러한 욕망을 억누르지 않고 아스텔의 가슴을 두 손으로 거칠게 주무르다가 이번에는 상냥하게 배꼽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이 아스텔의 아랫배를 매만졌다.

“읏…”

아스텔이 지금까지와는 명백히 다른 반응을 보인 거 같았다. 그리고 곧바로 뒤이어 그런 레니스의 생각이 옳았다는 걸 보증하듯이 아스텔이 나직하게 속삭였다.

“레니스님…그거…좋아요…”

그 말에 레니스는 당장에라도 공중에 뛰어오를 듯이 기분이 고양되었다.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고 과감하게 아스텔의 입안으로 혀를 우악스럽게 밀어 넣으며 깊이 입 맞추었다. 서로의 혀와 혀가 두 마리의 뱀이 얽히듯이 얽혔다. 그리고 왼손을 그녀의 등 아래로 넣어 그녀의 몸을 한 손으로 껴안고 오른손으로는 그녀의 매끄러우면서도 탄력 있는 아랫배를 매만졌다. 아스텔의 몸이 흠칫흠칫 떨리는 게 온몸으로 전해져왔다. 지금 아스텔의 이런 반응만으로도 자신이 그녀의 몸을 지배하고 있다는 전능감같은 게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갈증 또한 느껴졌다. 그것은 육체의 갈증이 아니었기에 아무리 거세게 아스텔의 입안을 빨아들이며 그녀의 타액을 끊임없이 삼켜도 채워지지 않았다. 이 갈증은 이 소녀의 위에 올라타서 본능에 모든 것을 맞기고 소녀의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삼고 싶다는 정복욕 혹은 집착이었다.

하지만 아직이었다.

아직 자신은 이 소녀의 모든 것을 맛보지 못했다. 지금도 이미 아스텔과 몸도 마음도 하나가 된 것처럼 서로 질척질척하게 엉켜있었지만, 서로가 진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잠시 후라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 삽입하고 시원해지고 싶은 욕구를 간신히 견뎌내며 두 손으로 아스텔의 젖가슴을 주무른다. 그리고 얼굴을 그녀의 가슴 아래쪽으로 내려 그녀의 아랫배 여기저기에 가볍게 입 맞췄다. 아스텔은 레니스가 그녀의 매끈한 아랫배에 입 맞출 때마다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침대시트를 움켜쥐며 그 가녀린 몸을 흠칫흠칫 떨었다. 아스텔의 앙증맞은 배꼽이 레니스의 눈에 들어왔다.

“…”

‘그러고 보니…구멍이 있으면…파고드는 게 남자라 했었던가…’

과거 용자가 마족이 만든 스산함이 입구서부터 전해지는 가공스런 지하 미궁을 내려가야 할지 말아야할지 파티의 의견이 갈렸을 때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우리들을 향해 뜨겁게 말했던 혼의 외침이 떠올랐다.

그때 레니스를 제외한 남자들 전원이 용자의 말에 서로 사전에 약속했다는 듯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자신 못지않게 이성적이고 매사에 신중했던 '깨달은 자' 또한 그 말에 점잖게 고개를 끄덕거린 후 망설임 없이 미궁에 들어가길래 갑자기 쟤까지 왜 저러나 싶었는데 과연…이런 의미였나.

아스텔의 가슴을 주무르던 손을 미끄러지듯이 내리며 그녀의 가슴 아래와 갈비뼈를 허리와 함께 한동안 주물럭거렸다. 그리고 잠시 후 두 손을 그녀의 허리 뒤로 돌려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은 후 살짝 위로 들어 올렸다. 그러자 레니스의 눈앞으로 그녀의 앙증맞은 배꼽이 떠올랐다.

레니스는 그런 아스텔의 배꼽에 혀를 집어넣고 게걸스럽게 탐했다.

“아…읏…”

“하…윽…”

아스텔은 레니스의 혀가 그녀의 안을 휘저을 때마다 파르르 몸을 떨며 뒤척이다가 어느샌가 다리를 살짝 벌린 채 두 손을 레니스의 머리 위에 살포시 얹어놓고 있었다. 그리고 레니스가 그녀의 배꼽을 계속해서 파고들며 자극하자 두 손으로 그의 머리를 꽉 누르며 격렬하게 온몸을 뒤틀며 레니스의 이름을 애달프게 반복하여 불렀다.

“읏…레니스님…흐윽…”

“응…읏…아아…”

“아윽…”

그러다가 격렬하게 몸을 한차례 부르르 떨더니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침대 위로 축 널부러지고 말았다.

“하아…하아…하아…”

레니스의 머리를 꽉 누르고 있던 아스텔의 두 손에서 힘이 빠졌다. 아스텔의 두 손은 아직도 그의 머리 위에 얹어져 있었지만, 무게감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온몸에서 힘이 빠졌나 보다.

아스텔은 잠시 동안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거릴 정도로 허덕이며 여운을 만끽했다. 그리고 기운 없는 목소리로 레니스에게 속삭였다.

“굉장해요…레니스님…”

동시에 아스텔이 레니스의 머리 위에 올려놓고 있던 두 손으로 상냥하게 그의 뺨을 어루만지며 레니스의 얼굴 여기저기를 더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아랫배에 얼굴을 파묻고 그 부드러움을 만끽하고 있던 레니스의 고개를 살짝 들게 했다. 그리고 뒤로 크게 젖혀져 있던 아스텔 자신의 고개를 다시 들어 올려 사랑스런 시선으로 그를 내려다봤다.

레니스와 시선을 마주치며 인자하게 웃더니 쭉 뻗은 채 아주 약간만 벌려져 있던 다리를 무릎을 세운 후 레니스의 어깨너비까지 벌리며 수줍은 목소리로 말했다.

“기분…좋아요…레니스님…. 더 기분 좋게 해주세요.”

“하아…하아…”

레니스와 아스텔의 거칠어진 숨소리만이 방안에 울려 퍼지고 있을 때, 아스텔이 상체를 살짝 들어 올려 등 뒤의 침대 벽에 목을 기댔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레니스의 눈앞에 있던 지금은 그의 타액으로 범벅이 되어 더럽혀진 그녀의 앙증맞은 배꼽도 위로 올라가게 됐다.

그리고 원래는 그녀의 배꼽이 있던 레니스의 눈앞에는 지금…

소녀의 가장 은밀하고 소중한 곳이 있었다.

안쪽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미끄러운 액체로 그녀의 찰랑거리는 부드러운 은발과는 확연히 다른 살짝 까슬거리는 털이 흥건하게 젖어 눌어붙어 반질거리고 있는 그것은…

아스텔의 숭고할 정도의 경건한 아름다움과 대비되어 천하면서도 눈을 떼게 할 수 없는 요염한 아리따움을 가지고 있었다.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그 안으로 홀린 듯이 빨려 들어간다.

그런 레니스에게 아스텔이 나직하게 속삭였다.

“레니스님…”

“부디 원하시는 대로…”

동시에 레니스는 아스텔의 활짝 벌려진 다리사이의 사타구니 안쪽의 은밀한 곳으로 얼굴을 파묻는 동시에 그녀의 양쪽 허벅지를 각각의 손으로 붙잡았다.

그녀의 은밀한 곳을 덮으며 살짝 나 있는 까슬까슬한 수풀들이 코끝을 스치며 간지럽힌다. 그 수풀들은 땀과는 분명 다른 미끈거리는 액체로 젖어있었다.

그 감촉은 아스텔과 오랫동안 입맞춤하는 동안 서로의 혀와 혀를 필사적으로 휘감으며 타액을 교환하느라 입으로는 숨 쉴 여유가 없어서 코로만 숨을 쉬었을 때 아스텔의 미약한 콧김이 레니스의 입술 주변을 살짝살짝 스칠 때 느껴졌던 온몸을 짜릿하게 만드는 간지러움과는 그 격이 달랐다.

그리고 레니스는────, 이 세상에서 가장 깨지기 쉬운 것을 다루듯이 조심스럽게 그녀의 소중한 부분을 구석구석 혀로 정성스럽게…성심성의껏 핥기 시작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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