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화 〉 제25 화 욕망의 긍정
* * *
레니스는 리카에 이어 이번에는 유이에게 목걸이를 선물 하려고 유이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유이는 레니스가 리카에게 레아가 차고 있는 목걸이와 똑같은 목걸이를 선물해준 후 자신을 향해 다가올 때, 레니스가 그녀에게도 목걸이를 선물하려 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렇게 거창한 것도 아니어서 딱히 숨기려는 의도도 없었고.
그래서 평소의 그녀였다면 보는 사람을 매료시키며 애가 타게 만드는 요염한 미소를 띠운 후, 우후후 웃으며 약간의 장난기와 여유를 담아 레니스를 바라보았을 것이다.
동시에 과도하게 관능적인 손짓으로 목에 있는 단추를 풀고 그 아름다운 에메랄드색의 기다란 머리를 일부러 그녀의 겨드랑이가 보이는 포즈로 들어 올려 그녀의 아름다운 목덜미가 잘 드러나게 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이는 평소와 다르게 먹이를 기다리는 아기새처럼 얌전하게 레니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히려 유이의 그런 조신한 태도가 레니스의 심장을 더욱 뛰게 만들었다.
여성에게 목걸이를 채워준다는 행위에 어느새 익숙해진 레니스였지만, 아스텔에게 처음 목걸이를 채워줬을 때 못지않게 살짝 긴장될 정도였다.
얌전히 레니스의 다음 행동을 기다리는 유이를 보며 레니스는 여자는 확실히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혹적인 붉은 입술과 꽉 안으면 부러질 것만 같은 가느다란 허리. 터질 듯이 커다란 두 가슴은 유려하고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고 있어서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천천히 그녀의 목을 감싸고 있는 상의 단추를 푼다.
유이는 조금도 저항하지 않았다. 잠시 후 딸깍 소리가 나며 그녀의 목에 목걸이를 채워주자, 유이는 레니스를 살짝 끌어안으며 도발적이고 요염한 미소와 함께 레니스의 귓가에 대고 자극적인 말을 속삭였다.
“우후후, 왠지 레니스님의 소유물이라는 증표 같아요.”
그러면서 레니스의 귓가에 대고 있던 입술을 아래로 내려 레니스의 목덜미를 혀로 핥았다. 유이의 혀가 핥은 부분으로부터 저릿하고 애를 태우는 감각이 레니스의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유이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다음 레니스의 목에 그 작은 입술을 맞춘 후 살짝 떼더니 지그시 레니스를 쳐다보았다.
그와 동시에 루아가 레니스에게 그녀답지 않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 스스로의 욕망을 억누르기보다는 때론 미움받을 용기를 가지고 자신의 욕망에 몸을 맡겨보는 건 어때?)
(…….)
굳이 루아의 말이 아니더라도 유이의 시선이 의미하는 바를 레니스가 모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니, 레니스는 설령 그것이 자신의 착각이어도 상관없다고………,
이 순간만큼은 강하게 생각했다.
하반신이 뜨거워진다.
동시에 그동안 레니스를 옥죄고 있던 이성이 녹아내리고 그 빈자리를 소유욕과 지배욕이 대체해간다.
이 미소를 나만의 것으로 하고 싶다.
이 여유 있는 미소를 일그러뜨리고 싶다.
그런 검은 충동이 강렬하게 들었다. 원래라면 이쯤에서 이성을 되찾고 충동을 억눌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황금사과 상회를 나설 때 칼 시즈가 레니스에게 목걸이들이 담겨있던 상자를 줄 때의 상황이 머릿속을 재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다.
레니스의 등을 두드려주며 그가 레니스에게만 들리게 했던 귀엣말이 다시금 생생하게 귓가에 울렸다.
‘다정함의 반대는 우유부단이라네.’
그 말을 절대적인 진리인 양 거기에 얽매여서는 안 되겠지만, 지금은 저 말대로 과감하게 자신의 행동을 선택해야할 때라고 본능적으로 판단했다. 거기에 루아까지 등을 떠밀어주고 있고.
때문에───, 레니스는 이런 자신의 충동을 억누르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이 충동에 휩쓸려 흘러가는 대로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게 더 자연스럽다고까지 생각하는 자신이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여기서도 예전과 같이 행동한다면, 굳이 대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면서까지 마기에 물든 의미가 없겠지.)
더 나아가 마냥 상냥하게 스스로를 자제하면서 그녀들을 대하는 게 진실로 그녀들을 위한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니…다른 누군가를 위한다든가 그런 거와는 상관없었다.
단순히 레니스 자신이 지금 이 끓어오르는 열기를 스스로 진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모든 일그러지고 이기적인 감정에 앞서서 상대방을 향한 사랑스러움이 더 컸기에….
레니스는 그의 목에 살며시 입 맞춘 후 살짝 몸을 떼려는 유이의 손을 강하게 붙잡고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녀의 턱을 붙잡고는 주위에 있는 리카와 레아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은 채, 오히려 그녀들에게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이
“레…”
갑작스런 레니스의 행동에 당황하며 그의 이름을 부르려고 하던 유이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우악스럽게 틀어막은 후에 깊은 입맞춤을 나눴다.
“웁…우응…”
처음에는 생각지도 못한 적극적인 레니스의 행동에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부릅뜬 그녀였지만 이내 눈을 감고는 레니스의 이런 충동을 받아들여 줬다.
츄릅, 츄릅
“응…읏”
처음에는 수동적으로 레니스에게 자신의 입술을 맡기고는 일방적으로 키스세례를 받던 유이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연스레 입을 열고 레니스에게 응해왔다.
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본능에 몸을 맡기고 입술을 탐하며 혀와 혀가 얽히는 소리가 추잡하게 복도에 울렸다.
하아…하아…
한참을 그러다가 유이의 다리가 풀리며 자리에 주저앉게 되면서 자연스레 서로의 입술이 떨어졌다. 조금 전까지 서로가 끈적끈적하게 얽혀있었던 증거로 서로의 입술이 떨어지는 순간 레니스와 유이의 타액이 섞여 만들어진 가느다란 실이 생겼다.
유이가 흐트러진 숨을 내쉬면서 자리에 주저앉은 채 벽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 그녀가 진정되길 기다리는 동안 레니스는 그녀의 이마를 살살 어루만졌다.
…
복도는 침 넘어가는 소리조차 크게 들릴 정도의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레…레니스님…저도….”
그렇게 말하면서 이번에는 리카가 레니스를 와락 끌어안은 후 레니스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해왔다.
레니스는 그녀의 입술을 거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응했다.
“응…츄릅…응…하움…”
하아…하아…
서로 흥분으로 흐트러진 숨결을 내뱉으며 잠시 떨어졌다. 전신을 저릿하게 만드는 쾌락을 연이어서 맘껏 탐했기에 자연스레 진정될 줄 알았건만 미열을 띠고 있는 리카의 얼굴과 그녀에게서 나는 소녀의 살 내음이 다시금 레니스를 흥분시켰다.
부족하다. 좀더…좀더…그런 레니스에게───,
리카가 레니스가 걸어준 목걸이를 매만지며 말했다.
“부디 레니스님이 원하시는 대로…”
마음이 있는 남자에게 자신을 바치는 그 순종적인 모습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레니스는 그녀의 머리를 껴안고 이마에, 뺨에 마치 짐승이 자기 영역을 표시하듯이 키스한 후 그녀의 귀를 어루만지면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리카와 입술을 겹치면서 혀로 그녀의 입안을 헤집었다.
“응…아아…”
정신없이 서로를 탐하며 입을 맞추는 사이 레니스의 가슴에 리카의 부드러운 가슴이 찌부러질 듯이 밀착되어 기분 좋은 압박감이 느껴졌다.
끈적끈적한 키스와는 또 다른 간지러운 자극이었다. 레니스의 가슴에 짓눌린 리카의 가슴이 격렬한 키스의 반복에 의한 자극에 리카가 몸을 움찔움찔 떨며 뒤척일 때마다 그녀의 딱딱하게 응어리진 젖꼭지가 레니스의 가슴을 살짝살짝 스친다.
아주 살짝 스칠 뿐인데도 그럴 때마다 레니스와 리카는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것 같았다.
리카의 부드러운 혀를 빨면서 오른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옷 위로 꽉 쥐자 리카가 흠칫 몸을 떨었다.
“응…읏…으읏…”
“레…레니스님…앗…”
리카가 유이와 마찬가지로 무릎에 힘이 빠져 당장이라도 주저앉으려 하기에 레니스는 그녀를 벽 쪽으로 압박하여 그녀가 서서 벽에 편안히 등을 기댈 수 있게 하였다.
그다음 각각의 손으로 리카의 양 손목을 잡고 리카의 양팔을 벌려 팔꿈치가 어깨와 수직이 되도록 위를 향하게 했다. 그리고 그대로 벽에 그녀의 손등을 밀어붙인 후 그녀의 손목을 압박하여 벽에서 떨어지지 않게 고정시켰다.
리카는 레니스에게 손목을 구속당한 채 직각으로 꺾인 양팔이 어깨와 수직인 채로 벽에 딱 붙었다보니 등 쪽의 어깨 부근에 있는 견갑골의 돌출된 부분이 벽에 맞닿아 살짝 아팠다.
그 아픔을 피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스스로 어깨를 좀 더 뒤로 젖히고 가슴을 앞으로 내밀게 되다 보니 자연스레 리카의 허리가 벽에서 살짝 뜨고 고개는 자연스럽게 위로 들려 가느다란 목이 훤히 드러났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그녀의 가슴이 두드러지게 앞으로 튀어나와 강조되었다.
리카의 가슴과 겨드랑이가 이어지는 부분이 훤히 보인다.
몹시도 선정적인 모습이었다.
“레…레니스님…이 자세…아프고…불편해요….”
리카가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고는 살짝 헐떡이며 불편함과 아픔을 호소했다. 하지만 리카의 그런 말은 그녀의 가련함과 사랑스러움을 배가시켜 그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레니스의 가학적인 욕망을 더욱 자극했을 뿐이었다.
리카의 뺨에, 입술에 애정을 담아 입맞춤 한 후, 좀 전에 유이가 레니스에게 해줬듯이 이번에는 레니스가 리카의 목을 혀로 핥고는, 자신이 핥은 곳을 잘근잘근 이빨로 깨물었다.
마치 이 여자는 자신의 거라는 흔적을 그 몸에 아로새기려는 듯이.
레니스의 뜨거운 혀가 그녀의 피부를 핥고 그의 이가 그녀의 목덜미를 잘근잘근 깨물면서 어느새 리카는 땀에 젖어 허덕이고 있었다.
“움…하움…응…레니스님…”
그리고 레니스가 만족하여 리카의 몸에서 입술을 떼었을 때, 리카 역시 자리에 털썩 소리를 내며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벽에 등을 기댄 채 여운에 잠겨 축 늘어져있는 유이와 마찬가지로 호흡을 가다듬으려 했다.
한편…파미유의 막내인 레아는 한쪽 구석에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그런 레니스와 언니들을 쭉 바라보고 있었다.
레니스와 유이 리카가 차례차례 질척하게 얽히는 걸 보면서 본인도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왠지 그런 감정을 레니스에게 들키는게 상스러워서 필사적으로 들키지 않으려고 허벅지와 허벅지를 조금씩 문지르면서 그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레니스와 눈이 마주치자 시선을 휙 피하면서 말을 돌렸다.
“레 레니스님. 스…슬슬 아래로 내려가죠.”
하지만 그런 레아에게 유이가 촉촉하게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후후, 상냥하고 신사적인 레니스님도 좋지만 이런 거칠고 강제적인 레니스님도 꽤 좋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유이의 말을 리카가 짓궂은 미소를 띠우며 받았다.
“언니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잔뜩 봐놓고 설마 혼자만 무사할 거라고 생각한 거야?”
“에? 저…저기…그러니까…언니들 눈이 무서워요. 꺄…꺄아…”
지친 몸으로 기어가듯이 슬금슬금 걸어와 어느새 레아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양쪽에서 레아의 팔을 붙잡은 리카와 유이.
리카가 음란한 손길로 레아의 입술과 가슴을 매만지며 말한다.
“어느새 이렇게 여자아이의 몸이 되어선 후후후.”
“레니스님과 얽혀 허덕이는 언니들의 음란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 동생은 혼자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유이가 레아의 짧은 치마 아래로 손을 집어넣은 후 레아의 허벅지 안쪽을 손으로 매만지며 말했다.
“하읏…정말이지 언니들 저 윽…진심으로 화낼 거예요?”
“후후, 아무도 없는 방에서 혼자 남아 침대에 남아있는 레니스님의 냄새를 맡으며 못된 짓 했을 아이가 그런 말을 해도….”
“에? 자…자…잠깐 어떻게 아는 거예요?”
정곡을 찔렸는지 화악 얼굴을 붉히는 레아.
“레니스님 못된 아이에게 벌을…”
유이와 리카의 말에 레아는 자신을 붙잡고 있는 팔을 풀려고 몸을 비틀며 벗어나려고 했지만, 뭐랄까 진심으로 저항하는 거 같진 않았다.
“자…잠깐…그…그런…아…아직…마음의 준비가…웁…”
“레아양…”
레니스는 그런 레아에게 가서 다정한 목소리로 레아의 이름을 부르며 레아에게 입술을 맞추며 레아의 말을 막았다.
“응…읏…으읏…”
“하움…시…싫엇…누가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이런 곳에서…”
“그 점이라면 괜찮아요. 진즉에 사람을 물리는 결계를 펼쳤으니.”
“읏…”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졌는지 레아가 몸에서 힘을 빼더니 입을 살짝 열어 레니스의 타액을 스스로 받아들였다.
레니스는 천천히 그녀에게서 입술을 뗀 후, 레아의 귀를 매만진 다음 레아의 귓불을 잘근잘근 씹었다. 처음에는 아프지 않게 부드럽게 이빨로 어루만지듯이 물었지만, 이윽고 쎄게 깨물었다.
“흐읏…!”
갑작스런 고통에 레아가 숨을 삼키며 작은 신음성을 흘렸다. 하지만 레니스는 신경쓰지 않고 레아의 뺨을 혀로 핥으며 점점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가느다란 목덜미를 핥았다. 레아가 거듭되는 자극으로 상체를 비틀었다. 하지만 그런 레아의 몸을 유이와 레아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양쪽에서 꽉 붙잡았다.
레아의 목에 리카나 유이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거라는 흔적을 남기듯이 잇자국을 남긴 후 레아에게 다시 키스를 했다.
상냥하게, 레아가 사랑스러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마음을 담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가볍게 레아에게 입을 맞추었다.
점점 레아의 얼굴이 땀으로 흥건해지며 소녀 특유의 향긋하고 남자의 본능을 자극하는 살 내음이 주변을 가득 채웠다.
레아의 앞머리가 어느새 땀과 열기로 젖어서 이마에 눌어붙었다. 그렇게 눌어붙은 앞머리를 손으로 매만지며 진한 키스를 하면서 레니스는 이번엔 잘근잘근 레아의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마다 레아가 선정적으로 몸을 비틀며 얕은 신음성을 내쉬었다.
그렇게 레아가 신음성을 낼 때마다 레니스는 작 벌어진 레아의 앙증맞은 입안으로 혀를 집어넣고 레아의 입안 구석구석을 탐했다.
“응…아앗…흐윽…응읏...아앗”
레아의 헐떡이는 신음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레아가 온몸을 부르르 떨며 온몸에서 힘이 빠져 축 처진 채 리카와 유이에게 몸을 기대며 쓰러졌다.
…
한동안 실 끊어진 인형처럼 그렇게 자극적인 여운에 빠져있던 레아는 잠시 후 몸을 가눈 후 일어났다.
그리고…
레니스와 유이, 리카는 레아에게 엄청나게 혼났다.
…
그 후 레니스와 파미유들은 정화마법을 사용하여 입맞춤을 하는 도중 중간중간 입에서 목을 타고 흘러내려 서로의 타액 자국으로 더럽혀진 상의나 몸에서 나는 열기 때문에 땀으로 축축해진 옷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깨끗하게 한 후 1층에 있는 레시에게로 이번 의뢰의 세부적인 계획을 듣기 위해 서둘러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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