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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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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오랜 시간이었다.’
‘드디어 여기까지 온 것인가…….’
눈앞에 오만하게 서 있는 마왕성을 바라보며 현자는 감회에 젖었다.
오기와 열등감에 가득 찬 한 마도사의 아집에 의해 이 미메시스 대륙에 마왕과 마족이 나타난 지 어느덧 수십 년.
어느새 그의 나이도 150세에 이르렀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량의 마력을 지닌 덕분에 겉보기엔 노화가 거의 오지 않아 도저히 150세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겉보기와 달리 자신의 수명은 진즉 한계에 달했음을 그는 잘 알 수 있었다.
‘이곳까지 오는 데에 정말 많은 희생이 있었지.’
지나간 세월을 떠올리자 메마른지 오래라고 생각했던 눈가에 눈물이 고일 것만 같았다.
그렇다.
정말 많은 희생이 있었다.
정말로 정말로 많은 희생이 있었다.
‘…….’
‘주로 나 자신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동료들은 하나둘씩 소중한 것들을 만들었었나 보다.
다들 바쁜 척 나한테 온갖 일들을 미뤄놓고선, 알고 보니 내가 최전선에서 마족들과 목숨을 걸고 치열한 전투를 치루는 동안 나를 제외한 전원이 열심히 짝짓기에 애쓰고 있었단 걸 알게 됐을 때의 충격이란……….
그때로부터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당시의 충격과 말로 못 할 씁쓸함은 조금도 가시질 않았나 보다.
“후…….”
한숨과 함께 머리를 흔든다.
전부 지나간 일일 뿐이다.
덕분에 나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높은 경지에 오르지 않았는가.
마도의 길을 걷는 자로서 이보다 더한 축복은 없을 것이다.
이런 마도의 극에 이르렀을 때 얻을 수 있는 달성감은 예를 들자면 그래……, ‘사랑’이란 단어로 아무리 멋들어지게 포장을 해봤자 결국엔 번식을 전제로 한 육체적 욕망에 불과한 남녀 간의 사랑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마도 그러할 것이다.
무조건 그래야만 한다.
‘아………, 지금이라면 왜 오기와 열등감의 마도사가 그렇게나 세상을 저주하면서 다 같이 죽자는 식으로 마족을 이 세계에 나타나게 했는지 이해할 것 같기도.’
순간 자신이 무척이나 위험한 길에 들어설 뻔했다는 걸 간신히 자각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격하게 고개를 흔들며 억지로 망념에서 벗어난다.
‘후……, 이미 이러한 인간적인 번뇌는 전부 고독한 세월에 마모되었다고 여겼거늘.’
‘대기를 일그러뜨릴 정도로 짙은 마왕의 마기에 나도 모르게 영향을 받은 것일까?’
‘나를 이러한 번뇌에 잠시라도 빠뜨리다니 과연 마왕이다. 무시무시한 정신공격이라고 밖엔 할 수 없겠군.’
‘………그런 거라고 해두자. 안 그러면 스스로가 너무 비참해지니까.’
어쨌든 머리가 조금 맑아졌기에 수많은 마족의 시체를 뒤로하며 성안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마왕이 거하는 곳에 어울리는 어두우면서도 모종의 고상한 격이 느껴지는 길고 웅장한 복도를 지나 거대한 문 앞에 선다.
문을 부수거나 하는 운치 없는 짓은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거대한 문이 자연스레 소리 없이 미끄러지며 열렸다.
그리고………, 거대한 단상 위에 옥좌가 하나.
그 위에 어둠의 장막으로 자신을 두르고 두 눈에서 형형한 붉은빛을 밖으로 드러낸 채 천하를 오시하는 자세로 마왕이 있었다.
‘………조금 무리하고 있는 거 같은데 착각이겠지? 뭐, 상관없나. 직접 확인해보면 될 일이다.’
조금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었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론은 하나뿐이었다. 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자신이 해야 할 바가 명확해지자 차분해진 마음으로 고개를 들어 마왕을 바라본다.
마왕 역시 나를 바라본다. 비록 이렇게 서로 간에 직접적인 대면은 처음이지만, 자기소개라든가 그런 구질구질한 말은 서로 간에 필요 없으리라.
나와 마왕 주위의 공간이 아지랑이가 흔들리듯 일그러진다.
마왕이 크게 손짓하자 나를 둘러싼 온 세상이 어둠으로 물들며 공간 자체가 나를 찌부러뜨리려 했다.
분명 위협적인 공격이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들에게나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그다지 힘을 들이지 않고 오른발만을 살짝 들어 가볍게 바닥을 밟는다.
나를 둘러싼 모든 어둠을 찢어발기고 흩어지게 만드는 데에는 그걸로 충분했다.
내가 너무도 손쉽게 마왕의 한 수를 무위로 돌리는 모습에 어쩐지 마왕이 당혹해하며 살짝 혀를 찬다.
이 정도는 서로 간에 아무것도 아닐 텐데, 마왕은 설마 좀전의 일격으로 무언가 바라기라도 했던 걸까?
그렇다면 그건 너무 안이한 생각이다.
‘……동정력을 얕보는군.’
‘현자……, 그것도 150살 동정인 인류역사상 최강의 대마법사인 내가 우습게 보였나?’
‘그건 나뿐 아니라 여자 경험이 없는 이 세상에 아마도 몇 안 되는 모든 남자들을 모욕하는 것.’
‘………이건 아무래도 조금 본때를 보여줄 필요가 있겠군.’
‘얼마 만에 전력을 다하는 건지.’
현자가 그렇게 마음먹은 순간이었다.
“히…히익?!”
마왕은 자신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현자에게 심장을 꿰뚫린 채 그대로 소멸하는 환상을 보곤 기겁을 했다.
마왕이라는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게 이마와 등 뒤로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무척이나 다급한 목소리로 현자를 제지했다.
“자…잠깐!!! 잠깐! 잠깐!”
“너……, 너 정말 인간 맞아?”
“……?”
“………레니스 레인스트라야말로 역사상 진정한 의미의 유일한 현자라더니. 그 소문이 사실이라면 과연 납득이 가는군.”
혼자 무언가를 납득하곤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마왕을 보며 현자는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무슨 소문인지 물어선 안 된다고, 얼른 저 마왕을 멸하든 봉인을 하든지 해서 저 입을 틀어막아야 한다고 본능이 미친 듯이 위험의 경종을 울렸건만, 자신에 관계된 일이다 보니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결국 호기심에 지고 말았다.
“………무슨 소문이란 거지?”
내 그러한 질문에 마왕은 기다렸다는 듯이 굉장히 유쾌한 목소리로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인간……, 25세까지 동정이면 일류마법사가. 80세까지 동정이면 현자의 반열에,”
쿨럭!
“그리고 150세까지 동정인 레니스는 현자 중의 현자가 되어 신의 영역에 이르렀다더니. 소문이란 믿을 게 못 된다고 생각했다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가 보네. 풉……푸훕!!!”
커헉! 쿨럭! 쿨럭!
마왕의 말에 나도 모르게 검붉은 피를 한 웅큼 토하고 말았다. 이렇게나 무시무시하고 섬뜩한 정신공격이라니.
부정할 수 없는 진실로 이루어진 공격이란 점에서 더욱 질이 나쁘다.
역시 사악하고 잔인한 마족의 정점답다.
마왕은 그런 내 반응을 보며 유쾌하게 웃기 시작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뭐야, 진짜였어? 큭…큭…큭 그 나이까지…풉…동정…푸훕!!!”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억 만개의 비수가 되어 내 온몸을 꿰뚫는다.
너무나도 큰 정신적 고통에 반쯤 의식이 날아가 몽롱해진 정신으로 그만 그 자리서 털썩 무릎을 꿇고 말았을 때였다.
허억……
허억……
허리를 깊숙이 숙이고 공황상태에 빠진 나에게 마왕이 최후의 일격을 가해왔다.
“150살이나 먹도록 여자 경험이 없다니, 너 인생 완전 헛 살았네?”
…시야가 붉어졌다.
아무래도 내 두 눈에선 지금 피눈물이 흐르고 있나 보다.
그리고 속에서부터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격렬한 분노와 증오가 들끓었다.
‘죽인다. 반드시 죽인다.’
어느새 내 오른손에는 이 세상 모든 것을 벨 수 있는 한 자루 검이 소환되어있었다.
“네게 보여주도록 하지. 진정한 동정의 힘을…….”
스스로 말하면서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지금껏 애써 외면해왔던 기억들과 서러운 고민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서로 온종일 들러붙어 잠시도 쉬지 않고 틈만 나면 꽁냥거리는 연인들의 모습을 보며 그들의 행복을 지키는 것이 곧 나의 행복이라고 얼마나 스스로를 타일렀던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고, 그것이 그중에 나였을 뿐이다.
“그래……!”
나는 마왕을 향해 나직이 읊조렸다.
“……네 말이 맞다. 인정하지. 나는 어찌 보면 분명 인생을 헛살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헛살았다!”
“뭐………, 뭐야 갑자기 왜 그래?!”
내 기백에 압도당한 마왕이 무심코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며 몹시 당황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지만 나는 마왕의 말을 무시하고 그동안 내 안에 쌓인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울분을 일방적으로 토해냈다.
“허나 그렇기 때문에!!! 그런 내 인생에 그래도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서 여기서 널 반드시 죽이고 만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이들의 행복을 위하여!
내가 죽은 뒤에도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그래, 행복의 종류는 단 하나가 아니야.
물론 어느 정도 보편적인 행복의 형태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행복하다. 내 삶에 만족하고 있다!”
그런 내 긍지가 가득 담긴 혼의 외침에 마왕은───,
“아하하하하하하하!!! 그 나이 먹도록 동정인 거 지적 좀 당했다고 충격으로 피눈물 흘리는 주제에, 울면서 진지하게 그런 말 해봤자 하나도 설득력 없거든? 푸훕!!!”
너무 웃느라 눈가에 눈물이 고인 마왕을 보며 나는 오히려 냉정함을 되찾았다. 흐트러졌던 마음을 다잡았다.
‘응, 이건 이제 정말 죽일 수밖에 없겠네.’
조용히 살기를 가다듬는다. 그러자 검의 표면이 극광으로 뒤덮이며 눈부시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걸 본 마왕의 안색이 심각하게 굳는다.
“아……, 알았어! 미안. 진짜 미안!!! 진심으로 사과할 게.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그런 살벌한 건 치우고 얘기하자고.”
“그………그건 정말 위험하다니까, 응?”
“내……내가……풉……잘못했으니까……”
“진짜, 정말로. 150세까지 동정인 사람이 있으리라고 생각했겠냐고, 풉………, 좀 봐주라.”
그리고───, 내가 말없이 마왕을 향해 검을 휘두르려던 참이었다.
마왕이 갑자기 소리쳤다.
“그런 너에게 제안할 게 있어!”
그 말에는 기이한 매력이 있었다. 내 살기를 한순간이나마 누그러뜨릴 정도의. 그래서 나는 검을 휘두르는 것을 멈추고 마왕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나와 계약하자.”
“계약?”
“그……, 그래. 이대로라면 나는 분명히 죽겠지. 그러나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그걸로 이익을 보는 것은 너와 나를 제외한 이 세상 모두야. 모두가 행복해질지언정 그 안에 너는 없어.”
“너는 지금까지도 스스로의 삶을 희생해왔건만 그걸로 괜찮아?”
“무르군.”
마족이라 그런 걸까. 마왕은 인간에 대해 너무 모른다. 물론 나 역시 다른 인간들에게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내 발목이나 붙잡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들의 행복한 일상을 부러워할 때도 있었고, 나 역시 그러한 소소한 일상을 누리면서도 마도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지 않을까?란 유혹에 빠진 적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 모든 것들을 이겨내고 여기에 왔다. 이제 와서 마왕의 사탕발림에 넘어갈 것이었다면 애초부터 스스로 모든 것을 짊어지고 홀로 최전선에서 싸워오지도 않았을 거란 얘기다.
그러나 그런 내 내적 결심과는 반대로 내 입에서 나온 얘기는───.
“그래서, 무슨 계약이지?”
‘뭐……, 일단 얘기 정도는 들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은가. 대화는 중요하니 말이다.’
“다시 한번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지 않아? 어떻게 생각해? 한번쯤은 자기 마음대로 살아보는 건?”
마왕의 그 말은 내 마음을 뒤흔들었다.
인간들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내 번민을 마왕에게 이해받았다는 것엔 눈물마저 날 정도였다. 때문에 내 입에서는 다소 부드러운 어조와 약간의 긍정적인 대답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무리다. 이미 내 수명이 다했다는 것은 다른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잘 안다. 남은 방법은 마족이 되거나 그런 걸 텐데 그렇게까지 하면서 억지로 수명을 연장하고 싶진 않군,”
그런 내 말에
“달라.”
“그럼? 설마 시간 역행이라도 하게 해준다는 건가? 유감이지만 너에게 그게 가능할 것 같지는 않군. 아니, 그건 누구라도 불가능할 것이다.”
“물론이야. 그건 누구라도 불가능해. 하지만 시간을 되돌리는 게 아니라 네 육체를 다시 젊어지게 하는 건 가능해.”
“그 또한 불가능하다. 그런 거라면 이미 시도해봤다. 그러나 거기서 얻은 결론은 노화를 늦출 수는 있어도 다시 젊어지는 건 불가능하단 거였다.”
“그래……, 분명 그럴 테지. 태어나고, 늙고, 죽는다. 마나를 사용하는 이상 이 대자연의 섭리를 완전히 거스르는 것은 불가능해. 특히나 너라면 더욱.”
“하지만!!! 나라면 가능해!!! 주어진 섭리를 왜곡하고 거스르는 것이야말로 마(?)의 본질이니까. 어때? 나쁘지 않은 제안이라고 생각하는데.”
“………나쁘지 않군. 하지만 너를 자유롭게 풀어줄 수는 없다.”
“그 점도 염려 마. 나는 네 곁에 붙어있을 테니까.”
“이유가 뭐지?”
“후후, 너한테 흥미가 생겼거든. 150세까지 동정이면서도 이 세상을 저주하지 않고, 그것을 오히려 승화시켜 세상을 구하다니. 그런 네가 제2의 삶을 어떻게 살지 구경하고 싶어. 그것뿐이야.”
…
중간에 칭찬인지 욕인지 불분명한 잡소리가 끼어있는 것 같았지만, 확실히 괜찮은 제안이었다. 마왕 토벌 후 어찌 됐든 확실한 죽음만이 기다리던 내게는 최고의 보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너의 뜻대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내가 그렇게 입밖으로 수긍의 뜻을 내비치자 마왕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검은 기운의 장막을 치워버렸다.
그러자 그 안에서 나타난 것은 이 나이가 먹고도 무심코 얼굴이 붉어질 만큼의 완성된 미녀였다.
한없이 어둡고 불길한 마기를 다루던 것과는 반대로 고귀하게 느껴질 정도의 금발과 루비를 떠올리게 만드는 붉은 눈의 소녀.
전체적으로 날카롭지만, 어딘가 마왕답지 않게 장난기 가득한 인상이었다. 다른 마족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하하하하하하, 동정 아니랄까 봐, 바로 얼굴 붉어지는 것 봐. 크……크……큭!”
역시 죽일 걸 그랬나.
조금 후회되는군.
눈가에 눈물이 고일 정도로 웃던 그녀가 손으로 눈물을 훔친 후 갑자기 진지한 어조로 물었다.
“그래서 제2의 인생을 살게 되면 무엇을 할 거야?”
“글쎄………, 우선은 하렘 건설이라도 목표로 해볼까.”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150년간 연애는커녕 여자 손도 제대로 못 잡아 봤을 녀석이 대뜸 한다는 소리가 하렘 건설이라니 풉……푸흡!!! 너는 마왕을 웃겨 죽이려는 거야? 아하하하하하!!!”
마왕이 기분 나쁘게 미친 듯이 웃어댔지만 관대하게 넘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조금 울컥해서 자신감을 담아 반론해본다.
“뭐……, 그래도 나 정도 외모면 상당히 괜찮은 편 아닌가? 이래 봬도 젊었을 적에는 지금보다도 더……….”
그러자 그 말에 마왕은 또다시 배를 부여잡고 꺽꺽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전 세계 모든 동정들이 아마 너처럼 자기 정도면 상당히 괜찮은 외모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야. 아하하하하하!!!!”
“사과해! 전 세계 동정들에게 사과해! 인기 없는 게 죄는 아니잖아?”
내 그런 진심으로부터 나온 분노에 마왕도 웃던 것을 멈추더니 유쾌한 어조로 말했다.
“좋아, 그럼 농담은 여기까지 하고.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으니 후딱 의식을 거행해볼까.”
‘이쪽은 상당히 진지한데……….’
뭐, 어쨌든 여행을 시작하기로 하자.
진정으로 나를 위한 여행을.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한 여행을.
그렇게 150세 동정 대현자인 나 레니스 레인스트라는 마왕 루아 프라비의 유혹에 넘어가 마왕과 계약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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