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1화 〉 311화. 2nd. round two. mission comp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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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화. 2nd. round two. mission complete.
어느덧 한해가 지나가며 새해가 밝았다.
한 해를 무사히 마무리하며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는 것, 그리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희망을 새기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런 만큼 연말연시가 되면 각종 행사나 모임이 몰리게 되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지인을 만나 회포를 풀기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된다.
사회에서였다면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낙원에서의 연말연시는 사회에서의 연말연시보다 더욱 뜻깊을 수밖에 없었다.
목숨이 오갈 수도 있는 위험한 미션을 거치며 무사히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무엇보다 의미가 깊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무사히 살아나갈 수 있기를 기도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이제는 혼자가 아니었다. 혼자만 살아남아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남편과 아내가 있고, 친가족과 마찬가지인 언니, 오빠와 동생이 있고, 서로 사랑하는 연인이 있다.
다 함께 살아나가야 했다. 만약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남은 일행을 살려야 했다.
그런 유민의 일행들에게 새해를 맞이하는 소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유민 일행이 낙원에 처음 온 것이 재작년 12월 말 무렵이었으니, 어느덧 만 1년을 넘긴 셈이 되었다.
그동안 정말 다사다난했다. 유민과 유민의 일행들은 무사히 살아남았지만, 그동안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
아니 희생이라는 표현은 조금 적합하지 못했다. 대부분 자신의 죗값을 치렀다고 볼 수 있으니….
아무튼, 이렇게 뜻깊은 시간을 그냥 보낼 수는 없지 않겠는가?
물론 사회에서처럼 뭔가 대단한 이벤트를 한다거나 크게 파티를 열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유민의 일행들은 나름대로 자신들만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무렵.
유민의 일행들은 다 함께 모여 서로가 무사히 살아남은 것을 축하함과 동시에 앞으로도 무사히 살아남자는 의미에서 조촐한 술자리를 마련했다.
물론 최근에 에 가입한 나은의 경우는 처음부터 낙원에 있었던 유민 일행들과 새 해를 맞이하는 의미가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나은 역시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제법 고생을 했던 터라 지금 이 순간이 기쁜 것은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나은은 지금 당장은 함께하지 못하고 있지만, 곧 있으면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합류할 소은의 일을 생각해도 기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12월 31일 이른 저녁부터 시작된 술자리는 다음날 1월 1일 새벽 넘어까지 이어졌고, 오랜만의 과음으로 대부분 술에 취해 녹다운되었다.
마지막 정리는 유민과 서준, 정호 등의 남성들의 몫이었다.
세 명의 남성들은 취해 축 늘어진 여성 일행들을 각자의 침대에 눕혀주고 나서야 겨우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새해가 밝고 다시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은이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로 복귀했다.
그렇게 복귀한 소은은 많은 부분에서 달라져 있었다.
우선은 언제나 꼭 감고 있던 두 눈을 활짝 뜨고 있었다.
단순히 눈을 감고 뜨고의 차이일 뿐이었지만, 소은의 동그랗고 큰 눈과 맑고 새까만 눈동자가 너무나 귀엽고 매력적이라 그것만으로도 인상이 확 달라져 있었다.
아니…. 소은의 인상이 변한 것은 그 이유만은 아니었다.
다소 어두웠던 소은의 표정이 부드럽게 변해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소은의 파릇파릇한 얼굴에 더욱 생기가 느껴지게 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소은의 바뀐 점이라면 시력을 잃으면서 서서히 우울하고 주눅이 들어가던 소은의 성격이 무척이나 밝게 변했다는 점이 아닐까?
“언니 나왔어.”
“흑흑…. 소은아…. 눈은 어때? 이제 잘 보여?”
“응. 수술은 잘 됐대. 아직 멀리는 뿌옇게 보이는데 가까운 곳은 잘 보여. 대충 3개월에서 6개월은 지나야 제대로 시력이 회복된대.”
“그렇구나…. 흐흑…. 정말 잘 됐다.”
“응!”
소은의 복귀 날. 나은은 자신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보는 소은의 눈동자를 마주 보며 한동안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그렇게 유민의 일행들은 나은에게 잠시 시간을 준 뒤에 이어서 소은의 수술이 무난히 성공한 것,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돌아온 것을 축하하기 시작했다.
“소은아. 축하해.”
“수술 잘 돼서 정말 다행이다.”
“소은아 어서 와.”
“걱정 많이 했는데…. 나은이도 매일 네 걱정 했어.”
“어디 아픈 데는 없고? 그동안 식사는 잘 했어?”
소은은 불과 일주일 정도의 시간밖에 일행들과 함께하지 않았지만, 일행들 모두는 소은의 불행을 공감했고 그런 불행을 안고도 밝게 행동하려는 소은이 기특해 다들 소은을 진심으로 아끼고 걱정하게 되었다.
게다가 소은이 일행 중 막내라는 것도 있어서 막내만의 관심과 사랑까지 받게 되기도 했다.
소은은 눈이 불편할 때도 새로운 생활에 그리 불편해하지 않았으니, 이제 시력이 회복되며 더욱 빠르게 적응해 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언니인 나은이 소은의 걱정을 제일 많이 하긴 했지만, 이제는 소은을 돌보고 챙겨줄 사람이 나은뿐이었던 와는 다르게 그런 역할을 함께 할 일행이 주변에 상당히 많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소은은 언니인 나은보다 가영과 더욱 친하게 지나며 항상 붙어 다니기 시작했다.
소은이 이러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나은은 이제 소은의 눈이 치료되었으니 지금까지 뒤처져있던 공부를 시키려 했다.
물론 이곳은 낙원이라 크게 공부를 할 필요는 없었지만, 사회로 나가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원하는 대학을 가려고 해도 지금부터 틈틈이 공부해 둘 필요가 있었다.
나은 스스로가 명문대의 의대생이라 학구열이 상당했다. 게다가 나은은 소은의 실질적인 보호자이기도 했으니 부모의 심경까지 더해질 수밖에 없었다.
의 휴게실은 의외로 공부를 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기에 상당히 유용한 장소였다.
휴게실의 수많은 책장에는 각종 취미 서적부터 전공 서적까지 다양하게 비치되어 있었고, 그중에는 고교 과정의 교과서나 참고서도 존재했다.
그 외에 각종 자료를 검색해 볼 수 있는 인터넷이 가능한 PC도 여러 대 갖춰져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사 역할을 할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당장 명문대 재학 중이었던 유민만 해도 낙원에 오기 전까지 민서의 가정교사를 했었고, 가영도 유민의 과에 충분히 합격할 수 있을 정도의 수재였다.
지원과 소영은 유민과 같은 과였고 수지는 그 과의 조교였다. 그리고 나은과 서준 역시 명문대 의대 출신이었다.
이정도 인원이라면 정말 호화로운 강사진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것이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제 막 시력을 회복해 다시 세상의 밝은 빛을 보게 되고 새로운 것을 접할 수 있게 된 소은에게는 지겹고 머리 아픈 공부보다는 당장은 일행들과 어울리고 싶고 놀고 싶었다.
그런 소은에게 의외로 취미과 비슷한 또래의 가영은 너무나도 좋은 언니이자 친구이자 놀이 상대였다.
소은은 가영과 어울려 다니며 낙원과 의 여러 가지 일들을 배워나가는 한편, 휴게실의 PC 의자에 나란히 앉아서 함께 드라마를 보거나 게임을 하기도 했다.
나은은 언니로서 그런 소은을 바라보며 정말 오랜만에 보게 된 그 또래와 어울리는 활달하고 밝은 모습에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나은은 시력을 잃으면 우울하고 힘든 나날을 보내왔던 소은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당장 뭐라고 보챌 수는 없었다.
그렇게 나은은 반쯤 포기한 심정으로 우선은 소은을 그대로 내버려두기로 했다. 물론 잠시일 뿐이었다.
소은이 다시 로 합류하며 무난하게 적응해 나가며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 보였지만, 사실은 한 가지 큰 문제가 남아있었다.
그것은 바로 매일 저녁에 이루어지는 을 통한 유사 섹스였다.
물론 소은이 에 가입하고 수술을 받으러 떠나기 전 일주일 동안에도 을 통한 유사 섹스는 계속 이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소은이 앞을 보지 못하기도 했고, 나은이 신경을 써서 의 시간이 되면 소은을 휴게실 등으로 이끌며 근처로 가지 못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시력이 회복된 소은을 계속해서 의 장소에서 떨어트려 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게다가 에 가입했다는 것은 앞으로 있을 3라운드 미션의 잠재적인 참가자라는 의미나 마찬가지였다.
당장은 나은과 소은이 에서 멀어져 있는 상태지만, 언제까지 지금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은은 여전히 을 통해 남성과 유사 섹스를 한다는 것에 다소 부정적이었지만, 소은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었다.
소은은 본인의 입으로도 당당하게 말했었다. 유민이 상대라만 괜찮다고….
에 가입한다는 것, 그리고 낙원에서 미션의 의미를 알게 된 나은에게는 그런 소은을 강하게 설득하거나 막아설 명분이 전혀 없었다.
소은은 저녁 식사 시간이 되며 함께 드라마를 보던 가영과 함께 주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곧 하나둘씩 주방으로 모인 일행 모두가 다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하기 시작했다.
소은은 이 시간이 너무나 좋았다.
우선 음식이 모두 맛났다. 사회에서조차 맛보지 못한 각종 산해진미에 놀라울 정도였다.
물론 소은은 수술 전에도 짧은 일주일 동안 이 식사를 경험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음식이란 입으로 먹고 혀로만 맛보는 것이 아니었다.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는 미각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시각이었다. 괜히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이 있는 게 아니었다.
소은은 가뜩이나 맛있는 음식을 직접 눈으로 보며 그 입맛이 도는 맛깔나는 선명한 색채와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음식 맛이 몇 배로 좋아지는 것만 같았다.
게다가 식사란 원래 다 같이 할수록 더욱 맛있어지는 법이다. 특히 식사를 함께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든다면 더욱 그랬다.
가영은 항상 자신의 지정석이라는 듯 유민의 옆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소은은 그런 가영의 옆자리에 앉았다.
소은은 비록 바로 옆자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유민의 근처에 앉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식사가 배는 즐거웠다.
즐거운 저녁 식사 후 잠시 짧은 티 타임을 가지며 소화도 시킬 겸 휴식을 취한 뒤에 다 함께 모여 목욕실로 향했다.
아니…. 다 함께는 아니었다. 여성들을 배려하기 위함인지 남성들은 조금 늦은 시간에 차이를 두고 목욕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여성들만의 목욕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유민만은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꼭 함께했다.
그에 대해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게 당연한 듯 여겼다.
나은은 여전히 상당히 어색하고 부끄러워했고 소은 역시 부끄럽고 민망한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그렇다고 피하진 않았다.
소은은 이렇게 남성 앞에서 자신의 알몸을 보이는 것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한 살 언니이긴 하지만 거의 친구처럼 지내는 가영이 옆에 있어서일까? 아니면 다른 여성 일행들 모두가 다 함께 알몸이 되어서일까?
소은은 의외로 생각만큼 그렇게 부끄럽거나 민망하진 않았다.
오히려 소은은 알몸을 유민에게 보이는 것은 그나마 나았다. 이후로 이어지는 서로의 등을 씻겨주는 과정이 훨씬 부끄럽고 민망했다.
소은은 섹스의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유민이 여성 일행들의 등을 씻겨주는 과정이 단순히 목욕을 위한 목적만이 아님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여성의 등을 씻겨주는 유민의 손이 은밀한 부위 근처를 아슬아슬하게 스쳤고, 그럴 때마다 그 여성들의 표정이 야릇하게 변해갔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등을 밀어준다기보다는 남녀의 스킨십이라고 보는 것이 더욱 어울릴 것 같았다.
아직 에 합류하지 않은 나은은 유민에게 씻겨지는 대신 지원의 손을 빌렸지만, 소은은 유민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소은은 그렇게 어깨에서부터 엉덩이 부근까지 부드럽게 움직이는 유민의 손길을 받을 때마다 왠지 모르게 온몸에 짜릿한 감각을 느끼며 아랫배 속이 아련하게 울리는 기분이 들었다.
뭐랄까? 혼자서 자위할 때 와는 전혀 느낌이 다른? 아무튼, 신기한 감각이었다.
하지만 목욕실에서의 애무에 가까운 스킨십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정말 제대로 된 행위는 목욕 뒤에 이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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