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7화 〉 297화. 2nd. round two. mission ten.
* * *
297화. 2nd. round two. mission ten.
섹스란 육체적 교감이기도 하지만 정신적 교감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성은 남성과 비교해서 감정에 더욱 민감한 동물이다.
그저 단순히 물리적인 자극만 커진다고 해서 절정에 쉽게 다다르는 것은 아니다.
특히 감정에 민감한 여성은 정신적인 교감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물리적인 자극이 적은 상태에서도 절정에 다다를 수 있다.
규리는 진작부터 시선은 유진에게 둔 채 자신에게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남근만을 박아대고 있는 현중을 눈치채고 있었다.
규리와 같은 상황을 맞이했을 때 그 여성이 느끼는 기분은 과연 어떨까? 소위 말해서 좆 같을 것이다.
더군다나 규리에게 있어 유진은 이미 사회에서부터 일종의 열등감을 느끼며 그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함정에 빠트려 몰락시키려고 계략까지 세웠던 여자이다.
단순히 섹스 중인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보이며 대리 만족하듯 자신의 질에 남근을 박아대는 상황만 해도 기분이 뭐 같을 텐데 그렇게 관심을 보이는 다른 여자가 열등감의 원인이 된 여자이기까지 하다면?
규리는 지금이 미션 중이고, 미션에서 안전하게 승리하기 위해서는 쾌감을 느끼며 흥분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흥분도라는 것이 감정이 전혀 따르지 않는 상태에서 생각만으로 원하는 대로 올라갈 리는 없었다.
현중이 빠르게 흥분해 가는 동안, 규리는 쾌락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더 차디차게 식어만 갔다.
[참가자 나현중의 흥분도가 40을 돌파한 시점에 참가자 임규리의 흥분도는 30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참가자 나현중과 참가자 임규리에게는 각각에 정해진 약물이 투여됩니다.]
곧 현중과 규리는 왼손 팔목에 착용한 팔찌를 통해 각각의 약물을 투여받았다.
현중에게 투여된 것은 일종의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비슷한 효과의 약물로 일시적인 근육의 성장과 강화를 보조하는 효과였다. 그리고 현중에게는 그에 더해 일종의 환각 작용과 성적 쾌감을 증가시키는 약물도 추가로 투여되었다.
그리고 규리에게 투여된 약물은 중추신경계의 전반적인 기능을 억제하는 일종의 전신 마취제였다.
사실 현중과 규리에게 투여된 약물은 극히 미량으로서 한 번 정도 투여된다고 해서 큰 효과가 있거나 신체에 무리가 갈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그 작은 차이가 중요했다.
이제부터 더욱 흥분하게 될 현중과 더욱 적은 쾌감을 느끼게 될 규리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흥분도의 편차가 점점 더 벌어질 것이다.
유민이 초반에 노린 것이 바로 이런 점이었다.
유민이 괜히 아무런 이유도 없이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과 말을 한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유민의 목적은 어떻게든 현중을 더욱 흥분시켜 현중과 규리에게 첫 번째 약물을 이른 시간에 투여하게 하는 데에 있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그다음부터는 유민이 딱히 뭔가를 하지 않아도 현중과 규리는 알아서 자멸을 향해 나아가게 되어있었다.
그렇다면 유민과 유진 역시 현중, 규리와 마찬가지로 언제라도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은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유민이 이번에 를 4성급으로 업그레이드함으로써 자판기 역시 4성급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리고 자판기에서는 다양한 물품들만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었다.
자판기의 다른 기능, 즉 참가자 전원이 왼손 팔목에 착용하고 있는 팔찌의 업그레이드 또한 자판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3성급 자판기에서는 시계 가능과 잔존 포인트, 다음 미션까지의 남은 시간, 간단한 건강 상태 확인 등의 비교적 단순한 기능만을 팔찌에 부여할 수 있었지만, 4성급 자판기는 달랐다.
4성급 자판기에서는 팔찌에 더욱 다양한 기능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했고, 그중에서는 미션에서 직접 도움이 될 만한 기능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유민이 처음으로 눈여겨본 기능은 바로 이었다. 물론 이번 미션을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팔찌에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100포인트가 필요했고, 이것은 미션에서 한 번 사용하는 것으로 사라지는 일회성 기능이었다.
말이 이지 실제로는 투여되는 약물에 저항하거나 중화하는 약물을 추가로 투여하는 것은 아니고, 그저 사용한 미션에 한해서 미션 중에 약물의 투여가 중지되는 기능이었다.
유민은 이번 미션을 맞이하기 전에 일행 전원의 팔찌에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도록 했다.
물론 미션에 참가하는 두 명만 업그레이드해도 그만이었지만, 유민은 혹시 모를 앞날을 대비하기 위해서 모두에게 업그레이드하도록 했고 재차 확인까지 했다.
유민은 일행들에게 우선은 만 업그레이드하도록 했지만, 포인트를 버는 대로 팔찌의 모든 기능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도록 할 예정이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고작 일회성 기능 업그레이드에 100포인트 소모라면 많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단 한 번에 불과할지라도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를 미션을 안전하게 넘어갈 수만 있다면 100포인트는 오히려 너무나도 싼 가격이었다.
물론 원래라면 가장 많은 포인트가 소모되었을 식생활이 안정화되어 있는 유민의 일행들이니까 100포인트 정도는 싸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었다.
실제로 철민 진영에서는 주당 100포인트를 벌면 그 한 주를 굶지 않으려면 100포인트 대부분을 식비에 투자해야 했다.
그런다고 해서 풍족한 식생활이 가능해지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간당간당하거나 모자랄 정도였다.
따라서 철민 소속 참가자 중에서 여유 포인트를 100점 이상 보유한 참가자는 거의 없었다.
어쨌든 유민의 일행들은 크게 사치를 하지 않고 포인트를 어느 정도 모아둔 상태라서 100포인트 정도는 여유로웠고, 유진 또한 에 가입한 이후로 2번의 주급 포인트를 받은 상태라서 200포인트를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자판기가 4성급이 되며 추가된 의류에 포인트를 투자하려던 여성 일행들의 옷을 유민이 대신 사줘야 했지만, 포인트가 한껏 쌓여있는 유민에게는 큰 무리도 아니었다.
현재 현중과 규리에게는 첫 번째 약물이 투여되었고, 유민과 유진은 팔찌의 기능을 사용한 상태였다.
따라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현중과 규리에게는 약물이 추가로 투여될 가능성이 점점 커질 테지만, 유민과 유진은 설사 흥분도의 편차가 커지더라도 완전히 안전한 상태였다.
유민은 그저 1시간이라는 넉넉한 미션 시간 동안 유진을 80의 흥분도에 다다르게만 하면 그만이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유민이 이번 미션에서 세운 목표는 미션 승리는 일단 기본이었고, 추가로 현중과 규리의 파멸까지 원했다.
그렇다 보니 유민은 이른 시간에 유진이 80의 흥분도에 다다르게 해서는 곤란했다.
유진이 80의 흥분도에 다다르는 순간, 유민 진영이 미션에서 승리하며 이번 미션이 끝나버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유민은 계속해서 현중을 흥분시키기 위한 야릇한 음담패설을 늘어놓고 있었지만, 그런 말들이 그저 현중을 흥분시키기 위해서 없는 말을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유민이 느끼는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그런 만큼 유민은 유진의 질에 남근을 박으면 박을수록 그 쾌감이 예사롭지 않아서 속도 조절을 하기가 상당히 고역이었다.
특히 유민의 우람한 남근에 질의 모양이 서서히 맞춰지며 섹스의 참맛을 알아가기 시작한 유진에게는 더욱더 힘든 일이었다.
“으읏…. 읏…. 흐읏….”
유민은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천천히 유진의 질에 남근을 박는 중이었지만, 그래도 유진은 치밀어오르는 쾌감을 참지 못하고 연신 신음을 내는 중이었다.
다시 말해 유진은 유민의 느릿느릿한 박음질에도 상당히 느끼는 중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유민은 박는 속도를 지금보다 더 줄일 수도 없었다.
여기서 박는 속도를 더 줄였다가는 사실상 섹스를 한다고도 볼 수 없게 되어 현중을 도발할 수도 없을뿐더러 이상하게 여겨질 우려도 있었다.
지금 미션이 진행되고 있는 장소는 평소의 진영 미션룸이 아닌 양쪽 진영의 모든 참가자가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통합 미션룸이었다.
따라서 바로 옆 침대에 있는 현중, 규리뿐만 아니라 철민 진영의 참가자들 모두에게도 이상하게 여겨질 우려가 있었다.
유민은 가능하면 을 포함해 유민 진영이 철민 진영보다 앞서나가는 부분들을 철민 진영의 참가자들에게 비밀로 하고 싶었다.
물론 들킨다고 해서 유민이나 유민의 일행들이 직접적인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 될지 모를 앞날을 대비해 유민은 될 수 있으면 숨기고 싶었다.
따라서 현재 유민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겉으로는 이상하게 보이지 않게끔 적당한 속도로 유진의 질에 남근을 박는 동시에 유진이 흥분도 80에 다다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미션 시간이 5분…. 10분…. 흘러갈 때마다 천사의 추가 공지가 나오는 속도가 점점 빨라져 갔다.
[참가자 나현중의 흥분도가 50을 돌파한 시점에 참가자 임규리의 흥분도는 30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참가자 나현중과 참가자 임규리에게는 각각 정해진 약물이 추기로 투여됩니다.]
….
….
[참가자 나현중의 흥분도가 60을 돌파한 시점에 참가자 임규리의 흥분도는 30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참가자 나현중과 참가자 임규리에게는 각각 정해진 약물이 추기로 투여됩니다.]
….
….
[참가자 나현중의 흥분도가 70을 돌파한 시점에 참가자 임규리의 흥분도는 30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참가자 나현중과 참가자 임규리에게는 각각 정해진 약물이 추기로 투여됩니다.]
….
….
[참가자 나현중의 흥분도가 80을 돌파한 시점에 참가자 임규리의 흥분도는 30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참가자 나현중과 참가자 임규리에게는 각각 정해진 약물이 추기로 투여됩니다.]
….
….
처음 한 차례 미량의 약물이 투여되었을 때와는 다르게 추가로 약물이 네 차례나 더 투여된 지금에 와서는 현중과 규리의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로 변해있었다.
일단 마취제를 투여받은 규리의 경우는 겉모습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규리는 마치 러브돌처럼 자발적이 움직임이 전혀 없이 힘없이 다리를 벌린 채 현중의 박음질에 맞춰 몸이 크게 흔들릴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규리의 눈동자 또한 전혀 초점이 맞지 않은 시선으로 천장을 멍하니 향하고 있어서 지금 정신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을씨년스러운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규리는 그나마 나은 뻔이었다.
겉으로는 그나마 정상으로 볼 수도 있는 규리와 다르게 지금 현중은 겉모습에서도 확실한 변화를 보였다.
현중은 일단 눈이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몸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근육도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커져 있었다.
마치 풍선 인형에 바람을 불어 넣은 것처럼 현중의 근육 하나하나가 크게 부풀어 올라있었다.
그리고 현중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근육들이 마치 경련을 일으키듯 빠르게 떨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현중에게 투여된 약물은 운동선수들이 부정행위로 사용하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일종이라고는 했지만, 사실을 말하면 완전히 다른 약물이었다.
바로 낙원 측에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증가시키는 개발 단계에서 실패한 약물이었다.
아니…. 미션에서 쓰이며 제대로 사용처를 찾았으니 엄연히 말하면 실패한 약물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어쨌든 이 약물은 단시간에 근육을 활성화하고 강화하는 효과를 지녔다. 그 효과가 너무나 큰 나머지 근육 자체의 내구성이나 지속성 따위는 완전히 무시할 정도였다.
쉽게 말해서 짧은 시간 동안 근육이 파괴해버릴 정도로 폭발적인 힘을 끌어내는 치명적인 약물이었다.
원래라면 현중은 근육들이 미세하게 파괴되어 가는 과정에서 상당한 아픔을 느껴야 했겠지만, 현중에게 투여된 약물은 근육 활성제만이 아니었다.
지금의 현중에게는 근육 활성제와 함께 마약의 일종인 환각 작용과 성적인 쾌감을 증가시키는 흥분 보조제까지 투여된 상태였다.
따라서 현중은 강한 아픔보다 더욱 강력한 쾌감을 느끼며 현재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현중에게 투여된 근육 활성제는 팔다리 등에 있는 근육만을 더욱 활성화하고 강하한 것은 아니었다.
현재 현중은 남근 역시 평소보다 훨씬 더 커진 상태였다. 그것도 남근의 군데군데에 핏줄이 크게 도드라지며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터져버릴 것만 같이 부푼 상태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