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1화 〉 281화. 2nd. round two. mission 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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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화. 2nd. round two. mission eight.
지원은 현재, 왠지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지원은 일행들에게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들키게 되면 사회에서 숱하게 경험했듯 자신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거나 혹은 최악의 경우 일행들에게, 특히 유민에게 버림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물론 지원은 유민과 일행들이 설마 그렇게까지 할까 하는 믿음이 있긴 했지만, 그 믿음이 100% 확신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지금, 지원은 유민과 일행들에게 100%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자신이 어떤 이상 성벽을 지녔다고 해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 들여줄 것이라는….
그리고 지원은 지금 이 순간, 오랫동안 짊어져 온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무거운 짐을 완전히 덜어내며 홀가분해질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섹스 전에 지원과 민서 사이에는 을 쓰지 않았지? 유민아, 어떻게 된 거야?”
역시 수지는 눈치채고 있었나? 유민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딱히 그 부분을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만약 이번 유사 섹스가 시작되기 전이었다면 사실을 밝히기에 다소 꺼려졌을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가볍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네. 맞아요. 수지 누나. 낙원 측에서는 동성 사이의 스킨십에는 상당히 느슨한 규칙을 적용하더라고요.”
“상당히 느슨하다면 어느 정도인데? 아니지.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구나. 방금 지원과 민서 사이에서 했던 모든 행위를 없이 가능하다는 거지?”
역시나 수지였다. 유민의 말 한마디로 모든 상황을 이해했다.
물론 지원과 민서 사이에는 을 쓰지 않았고, 그 둘이 했던 모든 행위가 낙원 측의 제재를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렵지 않게 유추해 낼 수 있는 사실이었지만, 그것을 그 즉시 이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헐~ 그게 정말이야? 유민 오빠?”
민서는 깜짝 놀라 유민에게 되물었다. 유독 민서만 놀란 것이 아니라 다른 여성 일행들의 얼굴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들 놀란 표정이 지어져 있었다.
“그럼 오늘 지원 언니랑 했던 걸 없이 매일 할 수 있다는 의미잖아? 매일 하는 건 조금 그런데….”
매일은 그렇다니…. 그럼 가끔은 하고 싶다는 말이나 마찬가지였다.
뭐…. 평소에 유민과 하는 섹스 훈련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이상할 것도 없긴 했다.
그것도 차례대로 돌아가다 보니 항상 이틀 혹은 그 이상을 기다려야 했던 유민과의 섹스 훈련과는 달리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제한 섹스 훈련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생긴 거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지원에게 가장 희소식이 되겠지만, 비단 지원만이 아니라 모든 여성 일행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유민과 했던 섹스 훈련도 쾌락이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차후 나올지도 모를 미션에 대비한다는 의미가 컸다.
섹스 훈련의 새로운 수단이 생겨난 지금이라면?
항문이나 G 스팟의 성감대 개발처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섹스 훈련을 더욱 효율 높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유민과 직접 하는 것보다 그 효율이 반감할지는 모르지만, 수시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더욱 효율적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그 뒤로도 일행들 사이에는 지원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에 대한 별거 아닌 농담이나 가벼운 말들이 오갔다.
그리고 여성 간의 스킨십에 전혀 제한이 없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며 그에 관한 이야기들도 오갔다.
물론 그 속에서 부정적인 감정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단 한 명, 그렇지도 않은 여성이 있었다.
바로 에 가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직 일행들과 깊은 관계를 맺지 못한 유진이었다.
유진은 가입 첫날, 지원이 자신에게 했던 말과 행동이 떠오르며 더욱 긴장하기 시작했다. 역시 지원은 그날 자신을 노렸던 것이 분명했다.
다른 여성 일행들이야 본인은 흥분하지 못하더라도 지원을 위해서 기꺼이 한 몸 내어줄 수도 있다지만, 유진은 아직 지원과 그 정도로 친밀해진 상태가 아니기도 했고 쉽게 그럴 수도 없었다.
이성애자인 유진은 여성은커녕 남성과도 성적 접촉이 전혀 없었던 100% 순수한, 아직 처녀막이 살아 있는 처녀였다.
그런 유진이 어떻게 지원을 위해서 쉽게 몸을 내어줄 수 있다는 말인가? 유민이라면 혹시…. 아니 아무튼, 절대 안 될 일이었다.
유진은 첫날 지원과의 사이에서 있었던 기억이 다시 생생하게 떠오르며 순결의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다.
유진은 은근슬쩍 분위기가 올라 대화가 길어지고 있는 일행들 사이를 몰래 빠져나와 자신의 침대로 돌아가 이불을 덮어쓰고 몸을 숨겼다.
지금 유진의 행동은 마치 무서운 늑대에게서 피해 달아나는 새끼고양이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런 유진의 행동을 이제는 완전히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안심하기 시작한 지원은 줄곧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지원은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혀로 살짝 핥으며 입맛을 다셨다.
지금의 지원은 마치 유진을 반드시 잡아먹겠다는 육식동물 같은 모습이었다. 다만 지원의 그런 모습이 유진이 볼 때는 어떻게 느낄지 모르지만, 상당히 섹시해 보였다.
‘언젠가는…. 물론 주인님이 먼저 맛있게 드신 후에….’
만약 유진이 지원의 이런 각오를 알았다면, 더욱 순결에 위험을 느끼며 이불을 깊숙이 뒤집어쓰지는 않았을까?
다시 3일의 시간이 흘러가며 미션의 날이 돌아왔다.
지원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여성 간의 스킨십에 제한이 없다는 새로운 정보까지 알게 된 그 날 이후로, 유민 진영에는 변화가 생겨났다.
그렇다고 당장 지원이 여성 일행들과 과감하게 레즈비언 섹스를 즐기게 되었다거나 더 나아가 침대마다 여성 커플들의 유사 섹스가 이어진다는 그런 과격한 변화가 생겨난 것은 물론 아니었다.
정호가 처음 자신의 네토라레 성향을 일행들에게 밝힌 후, 서현을 유민과 공유하고 유민과 서현의 유사 섹스를 보며 대놓고 숨김없이 자위하게 된 것과 비슷한 정도의 변화였다.
지원은 이제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편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여성 일행들도 그런 지원과 조금씩 어울리게 되었다.
일단 소영은 자신이 선언한 대로 유민의 허락을 받은 후 과감하게 지원을 위해 한 몸을 불살랐다.
지원은 소영과 뜨거운 레즈비언 섹스를 한참 동안 즐겼다. 그리고 그런 둘의 모습을 여성 일행들은 대놓고 주변에 앉아서, 또는 오가며 부담 없이 관전했다.
평소에도 한 침대에서 자주 동침을 하곤 했던 지원과 민서는 여전히 그 상태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그 둘이 같은 이불을 덮고 누워있는 침대에서 밤늦게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 나지막한 신음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가영은 아직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지만, 수지와 서현은 목욕실에서 서로를 씻겨주는 과정에서 각각 엉덩이와 젖가슴을 지원에게 잠시 내어주기도 했다.
지원에게는 너무나도 알차고 보람된 3일의 시간이었다.
게다가 중간에 유민과의 유사 섹스도 변함없이 있었으니 지원의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3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다만 유진은 그런 지원과 여성 일행들 사이에 끼어서 더더욱 순결에 위협을 느끼며 바들바들 떨었지만, 그것은 일단 별개의 문제였다.
천사의 미션 참가를 위해 광장으로 이동하라는 공지가 흘러나왔다.
일행들이 광장으로 향하는 동안 유민은 서준과 함께 로 향했다.
유민은 먼저 아름의 방문을 열어준 뒤에 아름과 합류해 가장 안쪽, 오른쪽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민이 철문의 잠금장치를 풀고 밀어서 열자 곧 이동 준비를 마친 윤서 그리고 태산의 모습이 보였다.
태산은 며칠 사이에 잘 먹었는지 3일 전 보았던 초췌한 모습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다만 주눅이 들어 보이는 표정에서 기가 상당히 꺾었음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출발하지.”
“네. 마스터.”
“네…. 마스터….”
유민이 먼저 광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자 서준이 곧 따라붙었고, 그 뒤를 이어 아름, 윤서, 태산 순으로 뒤따랐다.
유민은 발걸음을 옮기며 고개만 돌려 윤서를 바라보며 질문을 했다.
“태산은 잘하고 있어?”
“네. 마스터. 식사 때는 물론이고 식사 시간 외에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사실 남성의 그런 행위를 지켜보며 감사한다는 것이 여성인 윤서로서는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든 일임이 분명했다.
윤서에게 그런 취미가 있다면 모르지만, 윤서는 어디까지나 노인에 관련된 특이 성벽을 가지고 있을 뿐 그런 쪽의 취미는 전혀 없었다.
유민이 바로 보는 앞에서 윤서에게 확인하고 있었지만, 태산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묵묵히 걸으며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윤서가 말했듯이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일까? 아니면 유민이 하는 일에는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다는 자포자기 심정이 되어서일까?
태산의 표정과 태도는 상당히 순종적으로 변해있었다.
“그러는 넌 어때? 내가 준 딜도는 잘 써먹고 있어?”
물론 유민이 윤서에게 말한 딜도란 빈 맥주병을 일컫는 것이었다.
유민의 질문을 받은 윤서는 잠시 당황하며 망설이긴 했지만, 이내 곧이곧대로 사실을 고했다.
“네. 마스터. 그걸로 가끔 자위…도 하고…. 가끔은 항문…. 확장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 잘 써먹고 있다니 다행인걸? 준 보람이 있어.”
“네. 가…. 감사합니다. 마스터.”
윤서는 유민을 향해 고개까지 깊게 숙이며 감사의 의미를 전했다.
물론 유민은 그런 윤서의 말과 행동이 진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아니 알 필요도 없었다.
유민이 윤서에게 딜도 대용으로 빈 맥주병을 건네준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다.
우선은 순수하게 윤서의 항문을 크게 확장하려는 의도 때문이었다. 물론 그 맥주병만으로 원하는 목표에 다다를 수는 없겠지만, 사전 확장용으로는 충분했다.
그리고 윤서에게 정말 자위 용도로 건네준 것도 맞았다.
다만 뻔히 동거 중인 태산이 지켜보고 있는데 그 앞에서 자위한다는 것은 아무리 윤서가 쌓였다고 해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유민의 지시 아닌 지시를 받은 윤서는 하지 않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낯선 남성 앞에서 부끄러워하며 자위하는 윤서, 그리고 그런 윤서를 보며 흥분하지만 어떻게 해볼 수는 없어서 괴로운 태산.
어떤 의미에서 보면 유민이 둘에게 내린 벌칙 게임 같은 것이기도 했다.
다만 그 벌칙이 꼭 나쁜 의미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윤서의 자위와 항문 확장을 보며 태산도 더욱 분발할지도 모른다. 반대로 태산의 항문 확장을 보며 윤서 역시 자극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반복되어가는 사이에 윤서와 태산은 유민이 크게 노력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자연스럽게 항문 성감대 개발이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유민의 의도대로 흘러만 간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꼭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유민으로서는 크게 손해 볼 것도 없었다.
어차피 덤 같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되면 좋고 안 되면 할 수 없고 그 정도의 감각이었다.
양쪽 진영의 모든 캠프 참가자가 광장에 도착하자 곧 천사의 공지가 흘러나왔다.
[이번 미션은 각 진영에서 남성 참가자 한 명, 여성 참가자 두 명이 참가합니다.]
[미션이 진행될 곳은 진영 미션룸입니다.]
[각 진영의 마스터는 이번 미션에 참가할 참가자를 선택해주세요.]
[선택된 참가자는 진영 미션룸으로 진입 후 미션 테이블 근처에서 탈의해주세요.]
물론, 유민 진영에서는 이미 정해져 있던 참가자인 유민 그리고 지원과 민서가 곧바로 진영 미션룸으로 진입했다.
그리고 철민 진영….
철민은 이번 미션의 남녀 참가자 수를 보며 이전 1라운드에서 한 번 나온 적이 있는 쓰리썸 미션이라는 것을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철민은 상당히 망설여졌다. 그냥 이번 미션은 자기가 참여할까? 여성 두 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최근 을 통한 여성들의 핸드잡 정도로만 즐겨야 했던 철민은 욕구를 완전해소하지 못해 상당히 쌓인 상태였다.
하지만 철민은 이내 고개를 저으며 그런 생각을 떨쳐냈다.
미션의 내용이 예상대로 흘러가리라는 법은 없었다. 괜히 욕심을 부리다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었다. 어쨌든 목숨은 하나다. 최대한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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