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76화 〉 276화. 2nd. round two. mission eight. (276/348)

〈 276화 〉 276화. 2nd. round two. mission eight.

* * *

276화. 2nd. round two. mission seven.

윤서는 차마 유민의 말에 반박하지는 못했지만, 태산을 힐금 쳐다본 윤서의 얼굴에는 곧장 두려움이 섞인 표정이 떠올랐다.

지금의 태산은 며칠간 제대로 식사하기는커녕 수분 보충도 이루어지지 않아서 상당히 초췌해진 상태였다.

그렇다 보니 안 그래도 험악하던 태산의 인상이 더욱 험악해져 있었다. 게다가 옷 위로도 알 수 있을 정도의 도드라진 근육과 큰 체격은 더욱 위압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평범한 남자와 같은 방을 써도 거북함을 느끼기 마련일 텐데 특히나 태산 같은 남자와 같은 방에서 함께 지낸다는 것은 연약한 여자에 불과한 윤서에게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두려운 일임은 분명했다.

따라서 유민은 윤서가 안심할 수 있도록 말을 이어나갔다.

“같은 방에서 지낸다고 해서 태산이 너에게 무슨 해코지하는 일은 없을 거야. 아니 해코지는커녕 너를 건드릴 수도 없을 거야. 그랬다가는 바로 자기 목숨이 날아갈 테니까.”

유민은 3성급 마스터로서 어느 정도 <캠프> 소속 참가자 사이에의 스킨십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유민은 현재 <캠프>에서 생활하는 일행들에게는 상당히 느슨한 스킨십 수위를 적용한 상태였다.

따라서 유민과 여성 일행들은 같이 목욕을 하면서 주요 성감대 부위를 제외하면 비교적 편하게 서로의 몸을 씻겨주는 한편 어루만지며 스킨십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반대로 말하면 유민은 그런 스킨십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권한 또한 가졌다는 의미가 된다.

유민은 윤서와 태산 사이에 그런 규칙을 적용할 예정이었다.

따라서 태산은 윤서와 같은 방에서 지내게 되더라도 윤서의 털끝 하나도 건드릴 수 없다.

물론 태산이 윤서의 샤워하는 모습이라든지, 혹은 용변을 보는 모습을 엿보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것은 유민이 알 바 아니었다.

아니 그보다 낙원에서 생활하며 서로의 알몸을 보고 보여주는 것이 무슨 큰 대수인가?

그렇다면 용변을 보는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가 수치스럽다고?

여성 일행들의 관장을 직접 도와주거나 혹은 바로 눈앞에서 지켜보며 여성들의 배설 장면에 익숙해진 유민에게는 전혀 특별할 것도 없는 문제에 불과했다.

게다가 윤서와 태산은 이미 같은 미션에 참가하며 질펀하게 섹스까지 했던 사이가 아닌가? 더더욱 문제 될 것은 없었다.

“…네. 마스터.”

윤서는 일단 유민의 말에 대답하긴 했지만, 그것은 정말 안심해서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체념의 심경에 가까웠다.

하지만 유민은 더 이상 윤서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말을 낭비할 생각이 없었다. 그대로 태산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태산. 오늘은 이정도로 넘어가는데…. 이걸로 끝은 아니야.”

“네? 마스터…. 그러면….”

태산은 항문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유민이 또 다른 난제를 자신에게 들이밀까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2라운드가 끝나는 날. 그러니까 앞으로 9일 후가 되겠군? 그때 와서 다시 확인하도록 하지.”

“무…. 무슨 확인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때는 맥주병의 주둥이 쪽이 아닌 굵은 부분부터 넣게 할 거야. 그리고 그것을 실패하면? 말 안 해도 잘 알겠지? 그러니까 식사할 때만이 아니라 수시로 연습해야 할 거야.”

유민은 일단 윤서에게 감시역을 맡기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완전히 안심할 생각은 없었다.

물론 윤서가 자신의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없는 태산이 두려워 정말 두려워해야 할 존재인 유민 또는 서준에게 거짓 보고를 할 리는 없겠지만, 유민의 추가 지시로 더욱 확실해졌다.

이제 태산에게 빠져나갈 구멍은 없었다.

유민이 설사 9일 동안 단 한 번의 확인을 오지 않는다고 해도­유민은 정말 확인을 올 생각이 없었다.­ 태산은 절대 놀고 있을 수는 없게 되었다.

태산은 9일 후, 유민이 직접 확인할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유민의 말마따나 식사 때만이 아닌 평소에도 수시로 준비를 해두어야만 했다.

유민은 입을 멍하니 벌린 채 잠시 넋이 나간 듯 보이는 태산에게서 다시 윤서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유민은 하나 더 준비해 왔던 태산에게 건네준 것과 똑같은 크기의 맥주병을 윤서에게도 건넸다.

윤서는 일단 유민이 건네주니 받기는 했는데, 그 의미를 몰라서 잠시 굳은 듯 그대로 서 있었다.

“그건…. 자위용 딜도 대용으로 써. 서준 형에게 계속 귀여움을 받다가 요즘 못 받게 되었으니 많이 쌓였을 거 아냐?”

“아…. 아니…. 그런 건….”

지금의 맥주병은 태산에게는 공포의 크기였지만, 서준의 발이 드나들었던 윤서의 질에는 삽입해도 아픔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딱 알맞은 크기의 딜도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혹시나 모르니 그걸로 항문도 조금씩 확장해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유민은 일단 윤서를 당분간 편하게 내버려 두겠다고 말한 만큼 윤서에게 지금 당장 무언 가를 시키기에는 마음에 거리낌이 느껴졌다.

따라서 유민은 최대한 둘러가는 듯한 말투로 윤서에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했다.

그리고 윤서는 유민이 말한 숨은 뜻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

윤서는 서준에게 조금의 여유도 없이 처음부터 마구잡이로 질을 확장 당했다.

그때 윤서에게 든 생각은 조금이라도 스스로 질을 확장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으면, 그것도 아니면 최소한 스스로 질을 젖게 할 조금의 여유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지금 태산은 9일의 여유를 가지고도 상당히 당황해하고 있지만, 윤서가 보기에는 배부른 투정에 불과했다.

윤서에게 그렇게 긴 여유 시간이 주어졌다면, 미리 준비를 해 그렇게 심한 고통을 느낄 일도 없었을 것이다.

유민은 윤서의 질을 확장하는 것으로 이전 태산과의 <약탈 미션="">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만큼 그와 비슷한 미션을 대비하기 위해서 윤서의 항문 또한 질과 비슷한 크기로 확장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유민의 의도를 알아들은 윤서는 서준에 의해서 또다시 급하게 항문을 확장 당하기 전에 미리 스스로 확장하며 그 고통을 감소시킬 수 있게 대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렇게 한 명은 강제로, 또 다른 한 명은 어느 정도 자발적인 의지로 유민이 원하는 바를 따르게 되었다.

“아…. 그리고. 침대는 계속 윤서가 써. 태산은 바닥에서 자고. 그냥 자긴 상당히 불편할 테니, 이불은 태산에게 줘.”

낙원이 있는 이곳은 상당히 따뜻한 기후였다. 아니 따뜻하다기보다는 살짝 무덥다는 것이 적절했다.

따라서 잘 때 굳이 이불을 덮을 필요는 없었다. 그러니 유민은 안 그래도 안 쓰는 이불로 태산에게 생색을 낸 셈이었다.

이렇게 <예비 수용소="">에서의 볼일을 모두 마친 유민은 <캠프>로 돌아가 마스터 룸의 침실로 들어섰다.

미션이 종료된 시간, 지금 타이밍에 유민이 하는 일은 항상 비슷했다. 바로 다음 미션을 미리 확인하는 일이었다.

“천사 누나.”

[네. 마스터 이유민.]

물론 천사 역시 그런 사실을 잘 아는 만큼 유민의 부름에 즉각 등장하며 대답했다.

그다음의 흐름도 평소와 같았다.

천사는 침실 벽면에 V.P. 상점 목록을 띄워주었고, 유민은 그 중 <미션 미리="" 보기=""> 일회성 아이템을 구매해 바로 사용했다.

그리고 곧 침실 벽면에는 다음에 있을 미션의 상세한 내용이 떴다.

========================================

♠♠ 2nd. 2 round. 8 mission. ♠♠

♥미션 참가자 : 각 진영에서 남성 참가자 1명, 여성 참가자 2명.

♥미션이 진행되는 미션룸 : 진영 미션룸

♥제한시간 : 30분

♥미션 내용 : 여성 참가자의 흥분도가 높은 진영이 승리하는 섹스 대결.

미션 참가자들은 총 3번의 과정을 거쳐 흥분도를 측정.

1번. ♂와 ♀1의 삽입 섹스 시 ♀2의 흥분도 측정.

2번. ♂와 ♀2의 삽입 섹스 시 ♀1의 흥분도 측정.

3번. ♀1과 ♀2 레즈비언 섹스 시 ♀1과 ♀2 양쪽의 흥분도 측정.

1~3번의 과정에서 측정한 흥분도를 모두 합산하여 그 최종 수치가 높은 진영이 승리.

♥미션의 세부 규칙 & 주의 사항

1~3번의 순서는 미션 참가자의 임의대로 변경 가능.

단, 반드시 1~3번 모두를 미션 제한시간 내에 완료해야 함. 실패 시 자동으로 미션 패배.

남성 참가자는 한 번 성기를 삽입한 여성 참가자의 질에서 사정하기 전까지는 다른 여성 참가자의 질에 성기를 삽입할 수 없음.

남성 참가자는 성기를 삽입한 여성 참가자 외 다른 여성 참가자의 몸을 터치할 수 없음.

남성 참가자는 레즈비언 섹스 중인 두 여성 참가자의 몸을 터치할 수 없음.

두 명의 여성 참가자들은 미션 시간 동안 자위할 수 없음.

♥미션 결과 : 승리 진영에는 +10 V.P. / 패배 진영에는 –3 V.P.

========================================

유민은 미션 내용을 곰곰이 살펴본 뒤에 조금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이번 미션에서 남성 참가자는 거의 들러리에 불과했다. 여성 참가자들의 역할이 그 어떤 때보다 중요한 미션이었다.

일단 이번 미션에서 남성 참가자는 여성 참가자의 흥분을 올리는 데에 직접 관여할 수가 없었다.

남성 참가자가 남근을 질에 삽입하고 섹스 중인 여성 참가자의 흥분도가 아닌, 다른 여성의 흥분도를 측정한다. 그것도 남성 참가자가 다른 여성의 몸을 전혀 애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게다가 여성 참가자들끼리의 레즈비언 섹스에서는 진정한 의미로 남성 참가자는 들러리가 되어야만 했다.

이렇게 남성 참가자가 여성 참가자의 흥분도를 올릴 수 없고, 여성 참가자가 자위를 통해 스스로 흥분도를 올릴 수도 없는 만큼, 여성 참가자들 사이에서 그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레즈비언 섹스에서는 당연히 서로서로 몸을 애무하며 흥분도를 올려야 했고, 남성 참가자와의 삽입 섹스에서는 그 삽입 당한 여성이 다른 여성 참가자를 애무하며 흥분도를 올려야만 했다.

쉽게 말해 이번 미션은 여성들끼리의 애무와 섹스를 통해서 흥분도를 올려야 하는, 그야말로 레즈비언을 위한 미션이었다.

유민의 머릿속에서 곧바로 지원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현상이었다.

다만 문제는 지원은 레즈비언­정확하게는 유민 한정 바이섹슈얼­이라 이번 미션에서 충분히 흥분하겠지만, 그 외에 지원과 함께 참여할 또 다른 레즈비언이 없다는 점이었다.

‘뭐 그래도 큰 상관은 없나?‘

하긴, 가만히 생각해보면 둘 중 한 명만 레즈비언이라도 흥분도 측정에서 크게 이득을 보고 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철민 진영에 보기 드문 진성 레즈비언이 두 명이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극히 적었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미션 내용을 모르는 철민이 이번 미션에 딱 맞춰 그 레즈비언들을 내보낼 가능성 역시 마찬가지로 적었다.

더군다나 1라운드에서 남성이 두 명이 되며 성비 균형이 맞지 않는 미션이 이미 나온 적이 있으므로 철민은 그와 비슷한 쓰리썸 섹스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컸다.

특히 이번 미션은 여성 참가자의 흥분도를 측정하는 방식이 평범한 미션과는 다르게 다소 복잡했다.

그런 의외의 변수까지 모두 고려해서 미리 대비하려면 단순히 추리력과 판단력이 뛰어난 것을 넘어 신들린 무당이 오더라도 불가능할 것이다.

“천사 누나. 고마워요. 이걸로 됐어요.”

[네. 마스터 이유민.]

천사가 평소와 다르게 다소 힘없는 말투로 대답했다.

“천사 누나. 오늘 조금 피곤해 보이네요.”

왠지 오늘따라 천사의 목소리에 기운이 없어 보였다. 아니, 유민은 천사가 왜 이런 상태인지 그 이유를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유민은 오늘 미션을 본인이 참가하지 않는 만큼, 조금 남아돌 기운을 천사에게 모조리 쏟아냈다.

그렇게 유민은 어젯밤 늦게, 정확하게는 오늘 새벽까지 천사를 조금 과할 정도로 몰아붙였다.

게다가 유진이 <캠프>에 가입하게 되며 <예비 수용소="">에서 더 이상 눈치 볼 사람이 없어지게 되자 유민은 더욱 거칠 것이 없었다.

[쳇~ 다 알면서…. 날 놀리는 건가요?]

“아니에요. 설마 제가 천사 누나를 놀리겠어요?”

[내가 그렇게 그만 가고 싶다고 애원했는데…. 박고 또 박고…. 계속 박아댔으면서….]

“미안해요….”

[흥! 계속 그러면 더 이상 안 대줄 거에요.]

사실 천사는 말은 이렇게 하지만, 유민이 원하면 또 못이긴 척 은근슬쩍 받아들인다.

게다가 천사는 유민의 긴 시간 동안 이어진 과격한 박음질에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쾌감을 느끼며 상당히 힘겨웠던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정말 싫었던 것은 또 아니었다.

하지만, 천사는 자존심이 있지 그 사실을 유민에게 순순히 인정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지금처럼 유민에게 투정을 부리듯 따지는 것이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