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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7화 〉 267화. 2nd. round two. mission six. (267/348)

〈 267화 〉 267화. 2nd. round two. mission s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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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화. 2nd. round two. mission six.

태산에 관련된 일을 처리한 유민은 의 복도에 서서 잠시 태산을 상대하며 흐트러졌던 정신을 수습했다.

그렇다고 유민이 많이 혼란스러웠다거나 당황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유민이 태산의 도저히 일행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말투와 행동거지를 보며 처음으로 든 생각은 의외로 안도와 반가움이었다.

유민 진영에는 현재 목숨까지 위험해지는 특수 미션이 발생했을 시에 대신 희생시킬 남성 참가자가 없었다.

유민은 오죽했으면 를 통해서 남성 참가자를 하나 구매할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다만 그렇게 구매한 남성 참가자가 지금의 태산과 다르게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이라면?

결국, 유민은 그 남성 참가자를 희생양으로 쓸 수 없을 테니 괜히 포인트 낭비만 한 셈이 될 수도 있었다.

물론 한 명의 선량한 사람을 구원했다고 생각하지 못할 것도 없었지만, 결과와 목적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유민은 어디까지나 일행들의 안전을 위해서 남성 참가자를 구매하려는 것이지, 그 남성 참가자를 구원하기 위해서 구매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남성 참가자 문제로 골치가 아프던 와중에 생각지도 못한 인재(?)가 굴러들어왔으니 유민이 반가움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몰랐다.

게다가 이번 의 승리 자체가 반신반의 되던 상황이었으니 그 반가움은 더욱 배가될 수밖에 없었다.

소위 말해 유민은 소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은 듯 횡재를 한 기분이었다.

유민은 아무리 일행들의 안전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게 되고, 해야만 하는 자신에게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유민은 이미 각오를 마쳤다. 일행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그깟 악인의 탈 정도는 기꺼이 써주겠다고….

유민은 로 바로 돌아가지 않고 유진의 방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철문을 노크하며 유진을 불렀다.

“…유진아.”

“응. 유민아. 어서 와.”

유진은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던 사람처럼 즉시 대답했다. 게다가 유민이 아직 철문을 열고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어서 와”라는 인사를 했다.

유민은 곧 철문을 열고 유진의 방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 유민과 유진은 한 침대 위에 나란히 앉게 되었다.

유민은 특별한 일이 없어도 가끔 유진의 방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곤 했지만, 오늘은 꼭 당부할 말이 있어서 찾게 되었다.

물론 오늘부터 새롭게 에서 머물게 된 태산에 관한 당부였다.

“유진아. 오늘 이 있었거든. 그래서 우리 진영으로 새로운 남성 참가자가 한 명 들어오게 되었어.”

“그래? 미션에서 이겼나 보네? 정말 잘 됐다…. 그래서 그 남성 참가자는 어떤 사람이야?”

유진은 유민에게서 낙원과 미션에 관련된 이야기를 자주 듣다 보니 아직 미션에 단 한 번도 참가한 적이 없는 미션 초짜에 불과했지만, 제법 기존 참가자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남성 참가자 말인데…. 아무래도 질이 상당히 나쁜 사람인 것 같아. 여자를 대하는 자세나 마음가짐도 상당히 불순해 보이고….”

“그…. 그래?”

“지금 막 가장 안쪽 방에 넣어두고 왔거든…. 물론 제대로 철문을 잠가줘서 별일은 없겠지만, 안쪽으로는 가지 않도록 주의해.”

“그렇구나….”

유민은 이전에도 유진에게 비슷한 당부를 한 적이 있었다. 물론 그 이유는 전혀 달랐다.

“그래서…. 그 남성 참가자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데? 혹시 에서 추방한다거나?”

유민은 유진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잠시 고민했지만, 이미 유진을 일행 중 하나로 생각 중이었고 그리 비밀스러운 내용도 아니라서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

“일단 추방할 생각은 전혀 없어….”

가입자가 아니면 미션에 참가할 수 없다. 따라서 태산을 언제 어떤 상황에서 갑자기 써먹게 될지도 모르는데 추방을 하다니 말도 안 된다.

“며칠 굶겨둘 생각이야. 그리고 다시 이야기해보려고…. 그래도 여전히 그대로라면…. 그때는 하는 수 없이 쭉~ 굶겨야겠지.”

여기서 쭉 굶긴다는 말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물론 유진도 그 의미를 제대로 알아들었다. 다만 유민이 그렇게까지 한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반드시 있을 테니 유진으로서는 크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유진 역시 인간쓰레기 같은 자들을 몇 명 만나보아서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자들은 자신이 저지른 행동들에 어울릴 만큼의 고통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

그보다 유진은 유민의 말을 모두 듣고 난 뒤에 다소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유진이 이러는 것은 안쪽 방에 있을 질이 나쁘다는 태산 때문이 아닌, 지금 생각 중인 말을 할지 말지 망설이는 중이기 때문이었다.

유진은 사실 며칠 전부터 에 가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중이었지만, 그 말을 선뜻 유민에게 꺼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에 가입한다는 것은 곧 마스터인 유민에게 을 통한 성적 행위를 할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가령 어떤 여자가 연인과 늦은 시간까지 함께 있다가 “나 오늘 집에 들어가기 싫어”라고 말하는 것은 “나 오늘 너랑 섹스하고 싶어”라고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다시 말해 유진이 유민에게 “나 에 가입하고 싶어”라고 말하는 것은 “나 너랑 성적 행위를 하고 싶어”라고 말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유진은 그렇게 생각하자 유민에게 에 가입하고 싶다는 말을 쉽게 꺼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는 마치 자기가 유민과 성적 행위를 하고 싶은 여자로 여겨질 게 아닌가?

사실은 그 생각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기에 유진은 더더욱 유민에게 쉽게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유진은 유민이 자신의 방을 방문할 때면 가끔 안쪽 방에서 들려오는 여자의 비명에 가까운 신음 또는 쾌락으로 물든 신음을 들으며 매번 괴로웠다.

바로 서준이 윤서 또는 아름과 을 통한 유사 섹스를 하면서 나는 신음이었다.

그래도 유진은 그것까지는 어떻게든 참아 낼 수 있었다. 유민이 바로 곁에 앉아 있는 상황이라 정신력으로 어떻게든 버텨냈다.

하지만 새벽녘에 은은하게 들려오는 야릇한 신음은 유진으로서는 도저히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윤서의 비명에 가까운 신음은 물론이고 아름의 쾌락에 물든 신음 또한 뭔가 강제적으로 나오는 신음이라는 생각에 유진은 크게 마음이 동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새벽녘에 들려오는 신음은 정말 남녀 간의 애정이 오가는 듯한 달짝지근한 신음이었기에 유진이 더욱 현혹될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 신음은 유민과 천사의 뜨거운 섹스로 인해 천사가 내는 소리였다.

아무튼, 유진은 그 신음을 들으며 도저히 참지 못하고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스스로 음부를 어루만지며 정말 오랜만에 자위했다.

그런 일까지 있었던 유진이다 보니 스스로 찔리는 게 많아서 유민에게 에 가입하고 싶다는 말을 계속 꺼내지 못하고 망설이고만 있던 참이었다.

유진은 유민에게서 태산의 이야기를 들으며 갑자기 뭔가 뇌리를 강타하는 듯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저기…. 유민아.”

“응. 유진.”

“그런 무서운 사람이 안쪽 방에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여기서 지내기가 꺼려지네….”

“그렇긴 하지…. 그래도 철문이 굳게 잠겨있으니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유진은 유민이 눈치 있게 먼저 말을 해주길 바랐지만, 그런 형편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유진이 먼저 말을 꺼냈다.

“그래서 말인데…. 나 그냥 에 가입할까?”

유진은 자신이 생각해도 굿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산을 핑계로 에 가입하고 싶다는 말을 꺼낸다면 유민에게 자신이 야한 여자로 생각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정말? 에 가입해도 괜찮아?”

유민은 유진의 입에서 먼저 에 가입하고 싶다는 말이 나오자 정말 반가웠다.

유민은 이미 유진을 일행으로 여기던 중이었으니 언젠가는 에서 함께 지내게 되기를 항상 기대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근처에 그렇게 무서운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 밤에 제대로 잠도 못 잘 거니까…. 그럴 거면 그냥 에 가입하는 게 어떨까 하고…. 에는 언니들이나 동생들도 있으니 안심할 수 있을 것도 같고….”

유진은 굳이 여성 일행들을 언급하며 유민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최대한 감추기 위해서 부단히 애를 썼다.

“그래 잘 생각했어. 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다 좋은 사람들이니 유진이 너도 금방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정말 일행들 한 명, 한 명에게 자부심과 애정이 많았던 유민은 순수하게 유진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

유진은 자기 속마음을 유민에게 들키지 않아서 다행인 듯, 너무나 몰라줘서 불만인 듯 뚱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응? 그렇지?”

“그럼 이럴 게 아니라 바로 가입하고 로 이동하자.”

“어? 어…. 그래….”

유진은 급하게 서두르는 유민에게 휘둘려 어쩌다 보니 자신도 함께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진이 말을 꺼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지만, 일단 말을 꺼낸 이후로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다.

유민은 우선 유진을 에 가입시킨 뒤에 유진을 로 데려가 일행들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시켰다.

사실 유진과 일행들은 지금까지 유민을 사이에 두고 양쪽의 이야기를 수시로 전해 들은 터라 거의 첫 만남이나 다름없었지만, 전혀 어색하진 않았다.

곧 수지가 먼저 나서서 유진을 챙기더니 다른 여성 일행들과 함께 자리를 이동해 여자들만의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남게 된 남자들, 즉 유민, 정호, 서준은 유진이 머물던 방에 남아 있는 유민이 유진에게 사주었던 각종 물품을 새롭게 유진의 자리가 된 침대와 침대 옆 사물함으로 옮겼다.

그렇게 유진의 가입과 이사는 순식간에 끝이 났다.

그리고 그날 저녁. 유진이 에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주방에서 일행들이 다 모여서 하는 식사를 하게 되었다.

물론 유진은 에서 지내면서도 지금의 요리들을 먹어왔지만, 아무래도 혼자서 하는 식사와 다 같이 모여서 오붓한 대화 속에서 하는 식사가 같을 리는 없었다.

유진은 정말 오랜만에 뭔가 가슴이 따뜻해지는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유진은 이미 유민이 자신에게 가져다준 식사의 정체가 일행들이 십시일반으로 마련한 식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유진은 그 식사가 이렇게 오붓한 일행들의 애정이 담겨있었던 식사였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며 더욱 가슴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저녁 식사 뒤에는 새롭게 가입한 유진의 환영회도 겸할 겸, 조촐한 술자리가 이어졌다.

그래 봐야 마른오징어 안주에 한 사람당 맥주 한 캔이 돌아가는 정말 조촐한 술자리일 뿐이었지만, 낙원에서는 이런 술자리 자체가 사치이다 보니 그 누구도 불만을 표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유진은 생각지도 못한 술의 등장에 상당히 놀란듯한 분위기였다. 오랫동안 하루에 생수 한 병, 빵 하나만 먹어왔던 유진이니 오죽하겠는가?

그렇게 즐거운 저녁 식사가 끝이 나고 이제 피해갈 수 없는 커다란 난관이 남게 되었다.

그것은 저녁 식사 후, 모두 다 함께 모여 하는 목욕이었다.

물론 다 함께 모인다고는 했지만, 서준은 평소 스스로 목욕 시간을 달리해 함께 하지는 않았다.

서준은 이미 여성 일행들의 산부인과 진료를 하며 볼 거 못 볼 거 다 본 사이들인데 굳이 그렇게까지 하는 것도 참 서준답다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오늘은 새로운 참가자인 유진을 배려해 정호조차 참가하지 않았다.

따라서 유민도 은근슬쩍 같이 빠지려 했지만, 수지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유민아. 계속 그렇게 유진 한 명 때문에 지금까지 유지되어왔던 좋은 흐름이 깨지면 좋을 게 없어. 유진이를 배려하는 것보다는 유진이 어서 빨리 생활에 적응하는 게 우선 아니겠니? 유진에게는 이미 알아듣게 설명했으니 괜찮아.”

수지가 유진을 데리고 가서 이야기했던 게 그런 내용이었나? 유민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수지의 정론에 찍소리도 못하게 된 유민은 원래 함께하지 않았던 서준과 오늘 빠지게 된 정호와는 다르게 빠질 수도 없게 되었다.

물론 마스터이자 대부분 미션에 참가해야 하는 유민과 그렇지 않은 정호, 서준과는 입장이 완전히 다르긴 했다.

그렇게 유민은 새롭게 유진이 합류한 여성 일행들과 함께 목욕실로 들어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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