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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8화 〉 248화. 2nd. round two. mission three. (248/348)

〈 248화 〉 248화. 2nd. round two. mission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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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화. 2nd. round two. mission three.

윤서는 방으로 들어선 순간 빠르게 방안을 들러보았다.

가장 먼저 윤서의 눈길을 끈 것은 침대였다. 그리고 간이 샤워실과 화장실까지 보였다.

방이 비교적 좁기는 했지만, 생활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시설은 모두 갖춰져 있다는 의미였다.

더군다나 그 하나하나의 시설이 이전 의 시설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나았다.

우선 가장 큰 차이는 불편한 매트리스에 불과했던 잠자리가 제대로 침대로 바뀌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앞사람을 기다리며 써야만 했던 화장실과 정해진 시간에만 사용이 가능했던 공동 샤워실에 비하면 이곳의 시설들은 혼자서 독차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훨씬 나았다.

윤서는 뭔가 살벌한 것이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지 걱정했던 처음과는 다르게 제법 훌륭한(?) 시설들을 보며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윤서가 새로운 보금자리에 만족하고 있는 가운데 닫혔던 철문이 다시 열리며 서준이 방안으로 들어섰다.

윤서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서준을 마주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윤서는 서준을 다시 만나기가 상당히 껄끄러웠지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곳에는 애정을 쏟던 철민이 없었고, 그 외에 따로 의지할 사람도 없었다.

그렇다는 말은 윤서가 이전 에서는 별 볼 일 없는 서준을 다소 무시해도 되었지만, 여기서는 유일한 버팀목이 될지도 모를 서준에게 의지하기 위해서라도 그래서는 안 된다는 의미였다.

아니 한 명 더. 노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윤서를 지금까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극락의 세계로 이끌어주었던 이 진영의 마스터인 유민도 있었다.

하지만 윤서는 뭔가 자신을 차단하는 듯한 벽이 느껴져 다소 불편했던 유민과 다르게 일단 눈앞에 있는 만만한 서준과의 관계부터 호전시키기로 했다.

서준이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위해서 헌신했던 것을 잘 알고 있는 윤서는 그리 어렵지 않게 생각했다.

이전 에서의 안 좋았던 일은 상황상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하며 부드럽게 말을 건넨다면 그리 오래 가지 않아 서준의 기분은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다.

이전 에서 다소의 실패를 경험했던 윤서는 소속이 변경된 지금의 에서는 그 실패를 반복할 수 없었다.

윤서는 새로운 진영에서의 생활을 어떻게 해 나갈지 생각의 정리를 마친 뒤에 최대한 상냥한 목소리로 서준에게 말을 걸었다.

“여보….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지냈나 봐요?”

윤서의 잘 지낸 것 같다는 말은 말의 서두를 떼기 위한 빈말이 절대 아니었다.

지금의 서준은 뭔가 잘 먹고 잘 지내고 있는 듯한, 마치 사회에서의 모습을 보는듯했다.

아니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며 다소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여있었던 그 당시의 모습보다 오히려 지금의 모습이 훨씬 나아 보일 정도였다.

“그래. 잘 지내고 있지.”

서준은 굳이 윤서의 질문에 대답해줄 필요는 없었지만, 이것만은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준에게 육체의 피로를 풀 수 있는 보금자리와 정신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안식처를 마련해준, 아무리 고마워해도 모자랄 유민에 대한 마음 때문이라도 꼭 대답해야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서준은 유민 진영의 주치의를 맡게 된 이후로 정말 마음이 가는 환자들만 대하며, 정말 하고 싶었던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는 지금의 나날들이 마치 꿈에서 그리던 이상향이나 다름없었다.

다시 말해 의료실까지 갖춰진 의 시설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었고, 그곳에서 생활하는 일행들 또한 누구 하나 손톱만큼도 못마땅한 사람이 없었다.

게다가 하루 3끼 식사는 고급 식재료를 사용한 맛과 영양의 밸런스를 모두 갖춘 훌륭한 식단이다 보니 서준이 잘 지내지 않을 이유 따위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현재 윤서의 방은 초기 상태라 앉을 곳이 침대뿐이었다. 서준은 그리 내키진 않았지만, 일단 침대로 걸어가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그보다 이야기를 좀 나누도록 하지.”

서준은 그냥 놔두면 윤서가 계속 쓸데없는 소리만 하며 시간을 낭비할 것 같아서 얼른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낙원에서는 남아도는 것이 시간이긴 했으나, 최근 다시 의학 공부에 매진 중인 서준으로서는 괜한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다.

게다가 지금은 유민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서준으로서는 더욱 시간 낭비를 할 수 없었다.

“저도 당신과 하고 싶은 말이 있었어요.”

윤서는 곧장 서준의 옆에 나란히 앉으며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전 에서 제게 좀 섭섭하게 대했죠? 하지만 저도 별수 없었어요. 당신도 알다시피 거기는 마스터와 추종자들이 완전히 장악 중이잖아요? 어쨌든, 나라도 잘 보여야지 나중에 당신도 편해질 거잖아요?”

서준은 윤서의 말이 길어질수록 최근 전혀 받은 적이 없었던 스트레스가 점점 쌓여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얼른 말을 잘랐다.

“아니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 그보다 당신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어.”

“…네?”

윤서는 서준과 만난 이후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서준의 자신을 향한 냉정한 표정에 당황스러웠다.

아니 그보다 이전 에서 자신의 행동에 그렇게 섭섭해했던 서준이 이제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니? 윤서는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당신…. 아버지가 사망한 이유가 심장병이 악화했기 때문인 건 알고 있었어?”

윤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걸 물어보는 서준의 의도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시아버지의 심장이 약하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 않은가?

“물론 알고 있었죠.”

“그래? 그럼 이것도 알고 있었나?”

“뭘요?”

“아버지의 심장병이 악화한 이유가 발기부전에 관련된 각종 약물 때문이란 것을?”

“뭐…. 뭐라고요?”

윤서는 서준의 말을 들으며 깜짝 놀랐다. 이것은 윤서도 모르는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자기 여자에게 발기부전에 관련된 약품을 복용하며 상대 중이라는 것을 떳떳하게 밝힐 남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게다가 시아버지는 자신보다 훨씬 어린 윤서가 자신을 상대해준다는 것만으로도 미안한 마음을 가졌는데, 거기에 더해 발기가 부실하다는 사실만은 절대 들키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윤서는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에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윤서는 그 당시 정말 사랑했었던 시아버지의 죽음에 간접적으로 자신이 관련되었다는 사실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는 아버지가 약한 심장에 무리가 갈 걸 뻔히 알면서도 왜 굳이 그런 종류의 약품을 복용했을까? 상대할 여자도 없었는데?”

“그…. 그건 저도 모르죠…. 가정부를 상대했을지도….”

윤서는 가까스로 정신을 수습하며 서준의 의미심장한 물음에 다소 억지스러운 대답을 했다.

가정부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오랫동안 지켜본 서준은 물론이고 윤서마저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다만 여기에는 그 가정부가 없다. 다소 억지스럽더라도 변론할 자가 없으니 밀어붙이지 못할 것도 없었다.

윤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가정부가 아니면 집안에서 시아버지를 상대할 여자는 자신뿐이었다. 그럼 너무 뻔히 답이 나오는 것 아닌가?

게다가 윤서는 왠지 자신을 바라보는 서준의 눈빛이 완전히 의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윤서는 고개를 푹 숙이며 말끝을 흐리는 서준의 반응을 보며 일단 이것으로 급한 불은 껐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서는 그렇다면 그에 관해 서준을 조금씩 설득해 나가면 결국은 자신을 향한 혐의를 완전히 벗을 수 있을 거로 여겼다.

윤서는 그리 쉽게 생각하며 몰래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런데 왜? 가정부가 아닌…. 당신이 아버지와 작당 모의해서 날 죽이려고 했어? 조폭까지 끌어들여서?”

“…네? 그걸 어떻게…. 아니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어디서 들었어요?”

한고비를 넘기며 너무나 안심했던 탓일까?

아니면 시아버지가 죽으며 이제는 세상 그 누구도 모를 것으로 여겼던 비밀 이야기가 가장 알아서는 안 되는 사람의 입에서 갑자기 나오며 너무나 놀란 탓일까?

윤서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범행을 실토할 뻔했지만, 가까스로 말을 꾸미며 억지로 넘기려 했다.

하지만 윤서가 순간적으로 내뱉은 말은 서준의 귀를 거쳐 이미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된 이후였다.

사실 서준이 지금 윤서를 통해서 하고 있는 이런 확인 절차는 큰 의미가 없는, 소위 말하면 서준이 정말 하기 싫어했던 시간 낭비나 다름없었다.

서준은 이미 유민이 전해주었던 말들을 99퍼센트 진실이라고 믿고 있었다.

다만 100퍼센트가 되지 못한 이유는 서준이 유민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유민 역시 누군가의 정보를 듣고 그것을 서준에게 알려준 것이니 그사이에 미세한 착오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니…. 사실 이것도 핑계에 불과했다.

서준 스스로 제발 이 진실이 진실이 아니길 바라는 가슴 속 깊은 곳의 강한 염원 때문이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 사건에 엮인 인물 두 명은 그 당시 서준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두 명, 즉 아내와 아버지였다.

서준은 유민이 전해준 진실이 정말로 진실이 되는 순간 자신에게 남겨진 것이 하나도 없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강한 불안감과 함께 슬픔, 좌절감 등을 느꼈다.

그 당시의 서준은 그랬다.

하지만 서준은 지금, 유민이 전해준 진실이 완전히 진실로 확인되었음에도 그리 큰 충격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 서준이 느끼고 있는 것은 허무함이었다.

내가 왜 이런 여자를 그렇게 사랑했던 걸까? 내가 왜 나를 낳아줬다는 것만으로 아버지가 그럴 리가 없다고 믿었던 걸까?

서준은 자신의 가슴 속에서 한때 가장 사랑했던 두 존재가 완전히 사라졌음에도 그리 큰 허전함은 느끼지 않았다.

서준의 가슴 속에는 그 두 존재보다 훨씬 크고 따뜻한 존재들이 이미 빈자리를 보기 힘들 정도로 꽉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서준은 윤서에게 더 이상 물어볼 말도, 확인할 말도 없었다. 이제부터는 정말 시간 낭비에 불과했다.

서준은 더 이상 유민을 쓸데없이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았다.

서준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철문을 열고 유민이 기다리고 있을 유진의 방으로 향했다.

서준은 자신의 뒤통수에 대고 윤서가 무슨 말들을 해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귀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굳이 듣지 않아도 아마 말도 안 되는 변명 따위를 하지 않았을까?

유진의 방 입구에 도착한 서준은 잠시 심호흡을 하며 다소의 흥분을 가라앉힌 뒤에 철문을 가볍게 노크했다.

그러자 곧 철문이 열리며 유민이 모습을 드러냈다.

유민은 서준의 표정만으로도 윤서의 방에서 어떤 대화가 이루어졌는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따라서 유민은 굳이 서준에게 일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과정을 묻지는 않았다. 바로 결과만을 물었다.

“그래서 서준 형. 어떻게 하고 싶어요?”

“복수하고 싶습니다.”

“네. 알았어요. 그럼 같이 가죠.”

“네. 마스터.”

유민과 서준 사이에서의 대화는 너무나도 간단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서로의 뜻은 충분히 전해졌다.

유민과 서준은 다시 윤서의 방을 방문했다.

윤서는 방금 나갔던 서준이 다시 유민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오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유민은 이 진영의 마스터다. 그렇다는 말은 당연히 을 가졌다는 의미였다.

윤서는 당황하긴 했지만,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고작 옷을 벗겨서 자위시키는 정도? 그것도 아니면 대딸 정도밖에 명령할 수 없는 으로 뭐 대단한 것을 하겠는가?

자체보다는 차라리 그것을 따르지 않을 때 낙원에서 주어지는 페널티가 훨씬 무서울 정도였다.

“참가자 류서준, 참가자 하윤서에게 발동!”

곧 서준과 윤서의 팔찌에 의 잔존 시간인 30분이 표시되었다.

그 순간 윤서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손등으로 눈을 한 차례 비볐다. 왜 10분이 아닌 30분일까?

“그럼. 서준 형. 30분 뒤에 다시 올게요. 유진의 방에서 기다릴게요.”

“네. 마스터.”

윤서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필요도 없이 유민의 입으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30분이라는 시간은 자신이 잘 못 본 게 아니었다.

“참가자 하윤서. 옷을 모두 벗고 알몸이 되도록.”

유민은 윤서의 방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윤서에게 지시를 내렸다.

윤서는 철민 진영에서 그래 왔던 것처럼 하는 수 없이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민이 이미 떠나 서준만이 남은 방에서 윤서는 곧 알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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