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4화 〉 244화. 2nd. round two. mission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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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화. 2nd. round two. mission three.
미션이 있는 전날, 저녁 식사를 마친 유민 진영의 주방에는 모든 일행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앉아서 홀로 서 있는 유민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물론 일행들은 평소에도 식사 뒤에 소화도 시킬 겸해서 바로 흩어지지 않고 그대로 앉아서 두런두런 담소를 나눌 때가 많긴 했지만, 오늘은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니었다.
바로 유민이 다음에 있을 미션 내용을 발표하는, 미션 회의의 자리였기 때문이었다.
유민은 이를 위해서 이미 식사 전에 유진 몫의 저녁 식사를 유진에게 미리 건네주고 돌아온 상태였다.
사실 유민은 로 이전 뒤부터는 미션을 마친 즉시, V.P. 상점의 아이템을 사용해 다음 미션 내용을 미리 확인하고 그날 저녁 바로 일행들과 회의를 하며 다음 미션을 대비하곤 했다.
따라서 미션 전날이 되어서야 유민이 미션 내용을 발표한다는 것은 최근 전례로 보면 상당히 늦은 일이었다.
일행들은 유민이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런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지금까지 그에 대해서 딱히 질문하지 않고 기다리던 참이었다.
“다음 미션의 내용은….”
드디어 유민이 입을 열어서 다음 미션 내용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다만 유민은 평소에 다르게 비교적 간략하게 미션 내용을 설명했다. 그리고 또 평소와 다르게 미션에 대비해 일행들과의 상의 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행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평소와 다른 유민을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는커녕 오히려 미션에 참가하지도 않은 서준을 신경 쓰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안쓰러운 눈빛으로, 누군가는 안절부절못하는 눈빛으로, 누군가는 아예 고개를 숙여 서준의 시선을 피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서준의 눈치를 보았다.
그렇게 일행들이 눈치를 보기 시작한 서준의 표정은, 본인은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하는 듯했으나 뭔가 상당히 복잡해 보여 서준의 지금 심정이 어떤지를 짐작하게 해주었다.
“마스터…. 제가….”
서준은 어렵게 입을 열고 유민을 불러보았지만, 그 이후로 말을 이어나갈 수는 없었다. 여기서 자신이 참가하는 것이 결코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서준은 천금 같은 은혜를 받아 그 은혜를 갚아 줘야 함에도 은혜를 갚기는커녕 다시 유민에게 도움을 받게 되었다는 사실에 자신에게 부끄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서준 형….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이건 서준 형을 위해서라기보다는 평소에도 매번 이런 식으로 제가 참가해왔으니까요.”
유민이 굳이 미션 전날 저녁이 되어서야 미션 내용을 발표한 것은 다 서준의 이런 반응을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유민의 솔직한 심정으로는 아예 미션 내용을 일행들에게 발표하지 않고 바로 미션에 임하고 싶었지만, 그렇게까지는 할 수는 없어서 최대한 늦춘 게 바로 지금이었다.
“네. 감사합니다…. 마스터….”
서준이 잠깐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견디지 못하고 자기가 미션에 참가하겠다고 말하려 했으나, 사실 이런 미션에서 누구보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유민 진영의 마스터인 유민이었다.
그것은 유민과 오래 함께한 일행들은 물론 일행으로 참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서준 역시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서준은 만용을 부리지 않고 순순히 유민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서준은 자신이 짊어진 과업을 유민에게 떠넘긴 것 같아서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지만, 그냥 맘 편히 유민의 도움을 다시 한번 더 받기로 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받은 은혜를 몇 배로 부풀려서 다시 갚아 주면 그만일 것이다.
물론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이 짧기는 하지만 그 인생을 모조로 투자한다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렇게 미션 전 미션을 대비한 회의라기에는 너무나도 간단하게 끝났다.
하지만 회의가 끝났음에도 일행들은 주방에서 나가지 않고 서준의 눈치를 보며 그대로 앉아 있었다.
먼저 서준이 오기 전까지는 일행 중 최연장자였던 정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서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서준의 경직된 어깨를 살며시 주물러주며 말했다.
“서준 형. 기운 내세요.”
“맞아요. 서준 오빠. 기운 내세요…. 이제는 미련을 버리시는 게 오빠를 위해서도 좋은 것 같아요.”
정호에 이어 서현도 남편의 말에 호응하며 서준을 위로했다.
“그래요. 서준 오빠. 이제는 우리가 있잖아요? 그런 몹쓸 년은 잊어버리세요.”
“그래 민서. 말 잘했다. 오빠처럼 잘난 사람이 왜 그런 죽일 년을 아직도 신경 쓰고 있어요? 오빠가 너무 아깝죠.”
요즘 콤비 결성이라도 한 건지 매번 죽이 잘 맞는 민서와 지원도 잇따라 서준의 침체한 기분을 풀어주기로 위해서 서준에게 말을 걸었다.
“흠…. 저도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세상 살다 보면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기 마련이잖아요? 액땜했다고 편하게 생각하세요. 그래서 우리를 만났을지도 모르잖아요?”
이번에는 수지가 서준을 위로할 겸 점점 더 말이 과격해져 가는 민서와 지원을 말릴 겸 나섰다.
“서준 오빠. 수지 언니 말이 정말 맞아요. 저도 다소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지금은 너무나 행복하니까요.”
“마…. 맞아요. 서준 오빠. 힘내세요. 파… 파이팅!”
마지막으로 소영과 가영까지 나서며 이제 일행 모두가 각자의 성격과 방식대로 서준을 위로한 셈이 되었다.
서준은 이 중 가장 연장자로서 어린 동생들에게 위로를 받게 된 자신이 너무나 민망하고 부끄러운 한편, 가슴 속이 따뜻하고 포근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소영이 말한 행복감이란 바로 이런 것일까?
“모두…. 고마워…. 그래 기운 낼게.”
서준의 표정이 조금 전과는 다르게 환해진 것을 보며 가영이 조심스레 말했다.
“서준 오빠…. 이제 기운 났어요?”
“그래. 기운 나다마다. 가영이가 이렇게 파이팅을 해주는데 어떻게 기운이 안 날 수 있겠니?”
서준은 말뿐만이 아니라 정말 기운이 나는 듯한 기분이었다.
서준은 자신에게 누구보다 소중하고 중요한 유민에게 여동생이 되는 이 귀엽고 순수한 가영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중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서준이 다른 일행들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영을 아주 조금 더 소중히 여긴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지금처럼 이렇게 가영이 깜짝한 모습으로 자신을 위로까지 해주려고 노력하는데 서준이 어떻게 가영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렇게 다소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던 주방은 어느새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득 차게 되었다.
다음날. 미션 시간이 되며 유민과 일행들은 모두 미션 참가를 위해서 광장으로 이동했다.
물론, 두꺼운 유리 벽 너머로 철민 진영의 참가자들도 모두 이동을 완료해서 누군가는 불안한 표정을 지은 채, 또 누군가는 기대되는 흥분된 표정을 지은 채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곧 천사의 미션 참가자 공지가 이어졌다.
[이번 미션은 미션 참가자가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유민 진영에서는 마스터 이유민.]
[그리고 철민 진영에서는 참가자 하윤서입니다.]
[미션 참가자는 통합 미션룸으로 진입한 뒤에 미션 테이블 근처에서 탈의해주세요.]
어제저녁, 서준의 표정이 어두웠던 이유가 바로 이번 미션이 아내였던…. 아니 지금도 호적상으로는 아내로 되어있는 윤서가 참가하는 이기 때문이었다.
이번 미션의 원래 참가자는 윤서와 함께 서준이었지만, 유민이 V.P. 상점에서 1회 용 아이템인 를 사용함으로써 서준에서 유민으로 참가자가 변경되었다.
“마스터…. 부탁드립니다.”
서준은 통합 미션룸으로 향하려는 유민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상당히 고민했지만, 결국 이런 말밖에 할 수 없었다.
“네. 서준 형.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줘요.”
다른 일행들은 서준에게 시간을 배려해주기 위해서 한발 물러나 그저 유민과 서준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이번 미션이 이라서 불안하지 않냐고? 일행들의 표정에는 불안함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만약 상대 진영의 참가자가 섹스 경험이 풍부해 보이고 테크닉도 뛰어나 보이는 상아였다면 다소는 불안해했을지도 모르지만, 윤서는 그저 평범한 주부에 불과했다.
그렇게 평범한 주부가 어떻게 거의 흉기나 다름없는 거대한 남근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 그리고 빠른 회복력까지 겸비한 유민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이건 나약한 집토끼와 정력 넘치는 야생마의 싸움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유민의 승리를 의심할 요소라고는 어느 하나 존재하지 않았다.
유민은 통합 미션룸으로 진입한 뒤에 옷을 벗으며 마찬가지로 자기 근처에서 옷을 벗기 시작한 윤서를 지긋이 관찰했다.
일행들은 유민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지만, 사실 유민은 다소 불안한 구석이 없지는 않았다.
물론 일행들도 다 아는 것처럼 육체적인 문제는 전혀 아니었다. 윤서의 정신에 관련된 문제였다.
윤서는 제론토필리아라는 일명 노인을 성적 대상으로 선호하는 특이 성벽을 가지고 있었다.
윤서는 탱탱한 꽃미남보다는 늘어나고 주름진 피부에 더욱 혹하며, 그런 노인의 체취와 굽은 등, 쉰 목소리, 위축된 성기 등에 더욱 흥분했다.
유민은 과연 자신이 윤서가 가진 특이 성벽을 뚫고 윤서를 쾌락에 물들게 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중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원래 참가자였던 서준을 그대로 미션에 내보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는 미션에서 승리할 확률이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서준과 윤서는 사회에서 몇 년 전부터 부부 관계라서 둘 사이에서 이루어진 섹스에 관련된 데이터는 이미 넘칠 정도로 쌓인 상태였다.
그리고 그 섹스에서 만족하지 못한 윤서가 서준의 아버지와 불륜을 저지른 사건이 있었으니 굳이 서준을 이번 미션에 참가시켜서 실제로 해보지 않더라도 이미 결과는 나와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특히 이번 미션이 단순히 승점이 걸린 미션이 아닌 미션 참가자의 소속이 변경될지도 모를 인 만큼 그런 모험은 절대 할 수 없었다.
서준은 철민 진영에서 유민 진영으로 소속이 변경되며 지옥에서 천국으로 이동한 듯한 행복감을 느끼는 중이다. 그런데 어떻게 다시 지옥으로 돌려보내겠는가?
유민과 윤서가 탈의를 마치자 천사의 공지가 이어졌다.
[이번 미션은 미션에서 패배한 참가자의 소속이 승리 진영 쪽으로 이전되는 입니다.]
[남성 참가자는 사정 시, 여성 참가자는 흥분도 80 이상 돌파 시 미션 패배입니다.]
[이번 미션을 진행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선공과 후공을 랜덤으로 결정합니다.]
[후공 참가자는 침대에 가만히 누운 채 선공 참가자의 행위를 방해하는 그 어떤 움직임도 해서는 안 됩니다.]
[선공 참가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10분입니다.]
[10분이 지나면 선공과 후공이 바뀌어 같은 행위를 진행합니다.]
[그런 식으로 미션 패배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 반복됩니다.]
[따라서 이번 미션에는 제한시간이 없습니다.]
[그럼 우선. 선공과 후공부터 결정하겠습니다.]
[미션 벽면을 주목해주세요. 파란색은 유민 진영, 빨간색은 철민 진영입니다. 그 색이 켜진 진영이 선공입니다.]
유민은 곧 천사가 말한 대로 원래라면 미션의 제한시간이 표시되는 벽면을 바라보았다.
파란색과 빨간색 등이 빠르게 교차 점등하더니 그 속도가 차츰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켜진 색깔은…. 빨간색이었다.
유민은 긴장된 표정으로 벽면을 주시하고 있는 윤서와는 다르게 사실 선공과 후공에 대해서 크게 연연하지 않고 있었다.
다만 유민에게 선공과 후공, 둘 중 하나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면 무조건 후공을 택했을 것이다.
주먹 다툼에서는 선빵이 중요하고 바둑이나 장기와 같은 게임에서도 선수가 무조건 유리하다.
하지만 지금부터 해야 하는 것은 그런 싸움도, 그런 게임도 아닌 섹스다.
만약 선공은 계속 공격만 하고 후공은 계속 방어만 해야 한다면 무조건 선공이 유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10분씩 번갈아 가며 공격과 방어를 반복하니 그런 일은 없었다.
게다가 지금 유민과 윤서는 막 통합 미션룸에 진입해서 옷을 벗었을 뿐이었다.
다시 말해 둘은 전혀 전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라서 유민의 남근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윤서의 음부 역시 메말라 있었다.
이런 상태의 둘에게 선공의 의미는 그저 전희의 단계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미션의 시작은 후공이 공략을 시작하는 타이밍부터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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