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6화 〉 236화. 2nd. round two. mission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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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화. 2nd. round two. mission two.
심신이 지치고 사람과의 대화에 목이 말라 있었던 유진은 지금까지는 결사반대해 오던 가입이었지만, 철민 진영이 아닌 유민 진영이라면 가입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유진은 또 하나, 유민이라면 정말 끝까지 가는 게 아닌 간단한 스킨십 정도라면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유진이 바라보는 유민의 첫인상은 상당히 좋았다.
유민은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미목이 수려한 꽃미남 타입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남자답게 생긴 괜찮은 외모였다.
게다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경계심을 풀게 하고 호감을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 남자였다.
사실, 유진은 예술 고등학교를 거쳐 연예인 활동을 잠깐 하며 환경이 그렇다 보니 꽃미남 타입의 남자들은 그나마 자주 접해본 편이었다.
하지만 유진은 그런 남자들에게 왠지 호감을 느끼기 힘들었다.
유진은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정을 통해서 자신의 이상형을 이제 막 알 게 되었다고 볼 수도 있었다.
똑! 똑! 똑!
유진은 유민에 대한 생각에 빠져있던 차에 갑자기 들려오는 철문이 노크 되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들어가도 될까요?”
“네엑? 아…. 들어오세요….”
사실 이 장소에서 방문자라고 하면 뻔했다. 유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누구라도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다만 방금까지만 해도 떠올리고 있던 남자가 방문했으니 유진이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곧 철문이 열리며 유민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니 모습을 드러낸 것은 유민만이 아니었다. 유민의 손에 들린 음식이 수북이 담긴 식판도 함께였다.
유민은 천천히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유진에게로 다가와 식판을 내밀었다.
그러자 유민이 들어섰을 때부터 식판에 눈이 고정되어 있었던 유진은 넋을 잃고 식판에 담긴 음식들을 바라보았다.
“이…. 이건 도대체….”
“혹시 식사 전이면…. 이걸로 식사해요.”
어차피 식사 후라고 해도 작은 빵 하나가 다였을 테니 아무런 지장은 없을 테지만, 그래도 유민은 일단 유진이 민망해하지 않도록 그렇게 말했다.
“저…. 정말, 먹어도 되나요? 이걸 먹으면 에 가입해야 한다거나?”
“아뇨…. 그냥 편하게 먹으면 돼요. 아무런 대가도 필요 없으니….”
“정말…. 정말이죠? 아무런 대가 없이 그냥 먹어도 되는 거죠?”
유진은 마지막으로 미약한 저항을 해보았지만, 이미 눈은 음식에 고정된 채 살짝 벌려진 입가에서 침이 흘러내릴 지경이라 그 저항은 너무나도 안쓰러워 보일 정도였다.
“네. 정말이에요.”
“음…. 그럼 감사하게 먹을게요.”
유진은 슬그머니 유민의 손에서 식판을 건네받았다. 그리고 허벅지에 식판을 올려둔 채 젓가락을 들고 소 불고기 한 점을 집어 먹었다.
부드럽게 씹히는 육질, 그리고 입안에 퍼져 나가는 짭짤한 맛 이후로 느껴지는
미약한 달콤한 맛.
유진은 그렇게 고급 요리들을 먹어본 적은 없지만, 지금 이 소 불고기가 최고의 소고기를 재료로 실력 좋은 요리사가 맛을 냈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아니, 지금의 유진이라면 아무리 수준이 떨어지는 질긴 소고기를 쓰고 실력이 형편없는 요리사가 조리했더라도 꿀맛처럼 느껴질 것이다.
유진은 정신없이 식사를 시작했다. 낙원에 와서 먹은 거라고는 매일 빵 하나가 다였으니 무리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유진은 마침 자고 일어나서 허기를 느끼던 참이었고, 지금의 요리들은 그 요리들에 쓰인 소재도 그렇고 요리사의 실력 또한 일류였다.
지금의 요리가, 살짝 식기는 했지만, 여전히 여러 가지 온기가 남아 있는 유민이 가져다준 요리가 맛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얼마든지 있었다.
바삐 움직이던 유진의 젓가락질이 멈췄다.
어느새 식판 위로 수북이 담겨있던 요리가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남은 거라곤 민서가 몰래 옮겨 담다가 지원에게 혼이 난 몇 가지 채소뿐이었다.
유진은 이제야 밀려드는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살짝 상기되었다.
먹은 양도 양이지만, 신경이 쓰이는 남자 앞에서 교양도 없이 허겁지겁 먹어댔으니 오죽하겠는가?
유진은 할 수만 있다면 조금 전으로 돌아가 우걱우걱 요리를 먹고 있는 자신에게 꿀밤이라도 먹여주고 싶었다.
“식사는 맛있게 했나요?”
유민은 식사를 마친 것으로 보이는 유진에게 살며시 물어보았다.
아니 사실 물어볼 필요도 없이 식사하는 유진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유진은 여전히 자기 앞에 서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유민을 살짝 치켜뜬 눈으로 몰래 훔쳐봤다.
“…네. …뭐. 마…. 맛있었어요.”
“다행이네요.”
유민은 유진의 손에서 식판을 받아들고 짧은 작별 인사를 건넨 뒤에 돌아서서 방을 나섰다.
유진은 정말 식사를 주고 그 식사를 다 먹을 때까지 묵묵히 지켜보다가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고 돌아가는 유민의 등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유민이 식판을 주방에 놓아둔 뒤에 마스터 룸에 있는 자신의 침실로 돌아가자 침대 위에는 하나의 서류 봉투가 놓여있었다.
서류 봉투 속에 들어있는 것은 당연히 유진의 개인정보일 것이다. 유민은 그저 서류 봉투를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크게 뛰기 시작했다.
유민은 침대에 앉아서 크게 심호흡을 몇 차례 하며 최대한 두근거리는 심장을 잠재워보려고 노력했지만, 도저히 가라앉질 않았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조금이라도 빨리 서류 봉투 안의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나을 듯했다.
유민은 천천히 서류 봉투의 입구를 개봉하고 그 속에 들어있는 서류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바로 서류를 읽기에는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 서류의 내용에 따라서 유진의 처우가 결정된다. 그러니 간단하게 읽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무신론자인 유민은 이름도 모를 신에게 간절한 심정으로 기도까지 드리며 천천히 서류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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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자 ooo 관련 정보. ♠♠
♥나이 : 24세
♥신장 : 157cm
♥체중 : 46kg
♥쓰리사이즈 : 352436
♥성 취향 : 모름 (남자 교제 경험 전무)
♥학력 : 단미 여중 졸업, 미르 예술 고등학교 졸업
♥직업 : 영화배우
♥대표작 :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스토커가 듣는다 (주연. 유일한 출연작)
♥특이사항 :
중학교부터 연기 공부.
고교 3년 무렵 길거리 캐스팅.
대학 진학은 포기하고 영화배우로 바로 진출.
데뷔작이자 첫 주연 영화가 대박이 났지만, 차기작은 없음
※ 참가자 오유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별첨 자료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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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은 유진의 팬으로서 기본적인 정보는 모두 알고 있던 터라 첫 장에 적힌 것도 대부분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특이할 점이라면 아직도 남자를 교제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일까?
여자 중학교를 나오긴 했지만, 고등학교는 남녀 공학이었다. 더군다나 끼가 넘치는 학생들만이 모인다는 예술 고등학교였다.
그 이후로 연예인 활동까지 바로 이어나갔으니 주변에 남자들은 확실히 많이 있었을 테니 특이하다면 특이한 이력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유민은 이어서 별첨 자료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민이 자료를 읽어나갈수록 유민의 얼굴은 긴장된 표정에서 서서히 짜증과 화가 난 표정으로 변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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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은 순하고 처음 만난 사람에 서툰, 다소 낯을 가리는 성격이었지만, 그와는 별개로 활달한 아이였다.
그래서 유진의 부모는 유진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시키기 위해서 유진이 중학교에 진학할 때부터 연기 학원을 보내게 되었다.
유진은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수많은 낯선 사람들로 인해 당황스러웠지만, 왠지 연기 공부만은 재미있었다.
그렇게 연기에 몰두하게 된 유진은 고등학교도 일반 고등학교가 아닌 예술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다.
고등학교에 가서도 여전히 연기 공부에 빠져있었던 유진은 대학 입시에 전념해야 할 고교 3년 시절, 소위 길거리 캐스팅을 당하게 되었다.
유진은 연기 공부는 꾸준히 해왔지만, 사실 연예인이 되고 싶은 욕심은 없었다. 낯선 사람을 대하는데 서툰 자신의 성격상 연예인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만약 길거리 캐스팅을 한 곳이 모텔 또는 가수들을 주로 키워내는 연예 기획사였다면 유진은 신경도 쓰지 않고 거절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침 유진이 관심이 있는 영화배우 쪽에 주력하는 연예 기획사였다.
아직 신생이라 작고 소속 배우도 적은 편이긴 했지만, 그래서 유진은 더욱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유진은 스크린을 통해서만 관객들과 만나고, 다른 사람을 대할 때도 연기로서만 대하면 되니 영화배우라는 직업이 자신에게 딱 맞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유진은 곧장 자신을 캐스팅한 연예 기획사를 찾아갔다. 그리고 서류 심사와 연기 오디션을 거쳐 정식 계약을 하게 되었다.
“반가워요. 이곳의 대표인 한혜경이라고 해요.”
“네. 반갑습니다. 오유진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유진은 대표가 여자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나이는 50대로 보였지만, 고운 주름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알게 해줘서 더욱 그랬다.
유진은 혜경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 대단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그러는 사이에 둘은 조금씩 편하게 말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유진아. 이번에 하나의 영화가 제작되는데 거기 주연을 뽑고 있거든? 한번 지원해보지 않을래?
어느새 혜경은 일 관련 이야기로 넘어갔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들은 유진은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제가…. 주연을…. 절대로 안 될 거 같은데요….”
“그냥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보면 돼. 원래 떨어지는 것도 좋은 경험이니까.”
혜경이 인생의 선배이자 연예 기획사 대표로서 조언을 해주자 유진은 마냥 거절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모든 일은 경험이 중요하다. 혜경의 말대로 떨어져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유진은 곧 혜경이 말한 영화의 주연 오디션을 보게 되었다.
유진의 걱정스러웠던 생각과는 다르게 유진은 연이어 오디션을 통과하며 결국은 최종 2인에 들게 되었다.
하지만 유진은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의 경쟁자들은 비교적 신인 배우들이 많았지만, 자신과 함께 최종으로 남게 된 후보는 달랐다.
지금은 여러 가지 스캔들에 휘말리며 다소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한때 톱배우의 반열에까지 들었던 적이 있는 규리였다.
유진은 그래도 만족이었다. 여기까지 온 것이 어딘가? 혜경의 말대로 좋은 경험도 쌓았고 나중을 위한 좋은 경력이 되기도 할 것이다.
규리는 한때 느꼈던 절정의 인기에 목말라 있었다.
규리는 지금, 몇 가지 스캔들로 인해서 팬들이 떠나가며 자연스럽게 인기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멍청한 새끼들. 여자랑 떡치는 것 말고는 머리에 든 게 없으니 이런 실수를 하지….”
규리는 자신과 스캔들이 난 몇 명의 남자들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다만 그 남자들 덕에 그런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는 것은 이미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규리는 어떻게든 인기를 되찾아서 과거의 톱스타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규리는 오디션 자리가 있으면 되는대로 모두 지원했다.
과거의 규리였다면 제의해오는 주연 자리, 그것도 고르고 골라서 출연했겠지만,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었다.
그렇게 연이어 오디션에서 떨어지며 몇 번의 고배를 마시던 규리는 어떤 영화의 주연 후보 2인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규리와 함께 남은 후보는 완전 초짜 신인이었다. 게다가 아직 고등학생이었다.
규리로서는 너무나도 만만한 상대였지만, 그래도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르는 규리는 돌다리라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신중함이 필요했다.
규리는 곧장 이번 영화의 제작을 맡은 제작사의 대표와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대표님. 오랜만에 뵙네요.”
규리는 자리에 앉아 있는 배에서 인격이 물씬 풍기는 대표에게 인사를 건네면서 시선은 지금 있는 장소를 둘러보았다.
‘아니, 갑자기 룸살롱에서 만나는 건 아니잖아?’
규리는 속으로는 투정을 부려보았지만, 이런 남자들을 하나둘 만나본 것은 아니라서 어느 정도 익숙하기도 했다.
규리는 당연히 대표의 반대편에 앉으려 했지만, 대표가 손짓으로 자신을 부르자 하는 수 없이 대표의 옆자리로 가서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규리는 지금 대표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 자신의 각선미를 살린 미니스커트를 입은 상태였다.
규리는 최대한 싼 티가 나지 않으면서도 섹시해 보이는 자세를 생각하며 대표의 옆자리에 엉덩이를 대고 살며시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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