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5화 〉 165화. other side.
* * *
165화. other side.
서준은 자신의 설득이 전혀 통하지 않자 아예 철민의 앞에 무릎을 꿇고 간청을 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그 정도 성의로 이미 윤서를 즐길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한 철민의 마음을 바꿀 수는 없었다.
“이미 말했을 텐데? 이건 나만 좋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나중에 있을 미션을 대비하기 위함이야. 그때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기면 이런 식으로 아내만 빼달라고 할 텐가?”
철민은 그저 자신의 욕망에 휘둘러 한 말에 불과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낙원에서 치러지는 미션이라는 시스템을 잘 반영한 말이라고 볼 수도 있었다.
서준은 어떻게 하든 철민의 생각을 바꿀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서준은 철민의 양옆에 서 있던 철민의 추종자들이 자신을 향해 한발 앞으로 나서기 시작하는 것을 보며 자신의 얄팍한 무력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아니 서준이 정말 뭔가를 하게 되면 철민의 추종자들에게 제재를 당하기 전에 낙원으로부터 먼저 제재를 받게 될 것이다.
사실 서준은 처음부터 에 가입하지 않으려 했다. 그 이유는 물론 아내인 윤서에게 마스터 권한이 쓰일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평소 사치에 길들어져 있던 윤서는 도저히 에서의 생활에 적응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남편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여보. 어차피 해봐야 핸드잡 정도가 다잖아요? 그러니 그냥 에 가입해요.”
서준은 아무리 직접 성기를 맞대는 섹스가 아닌 손으로 남근을 잡고 흔드는 행위에 불과할지라도 다른 남자와의 성적인 접촉을 그렇게 쉽게 말하는 아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그걸 어떻게 그렇게 간단하게 말할 수 있어?”
“그럼 어쩌라고요…. 여기서 평생 살자는 말인가요? 먹을 곳도, 잘 곳도 없는 이곳에서?”
하지만 생활에 도저히 못 견디는 아내와 그런 아내의 끈질긴 설득으로 인해 서준과 윤서는 뒤늦게 에 가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서준이 우려했던 사태가 벌어졌다.
서준은 자신의 힘으로 지금의 상황을 바꾸지 못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가슴 속에서 끓어오른 분노를 완전히 잠재울 수는 없었다.
서준은 자신도 모르게 제 자리에서 일어서 한 발 앞으로 내디뎠다.
그러자 옆에 서서 계속 사태를 지켜보고 있던 윤서가 급히 서준에게 다가와 나지막하게 말했다.
“여보. 참아요…. 이런다고 달라질 게 없다는 건 똑똑한 당신이 더 잘 알잖아요? 전 정말 괜찮으니 참아요….”
“…그래. 미안해. 내가 아무런 힘이 없어서….”
“아니에요. 당신 잘못도 아닌걸요….”
이로써 서준의 쓸쓸한 저항은 작은 해프닝으로 끝나버렸고 결국 철민이 호명한 마스터 권한의 대상자는 바뀌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었다.
저녁 7시가 되자 이미 철민과 철민의 추종자 세 명이 소파에 앉아 있는 거실로 세 명의 여성 참가자가 들어섰다.
어제 해프닝이 있었던 윤서 그리고 다연과 아름이었다.
오늘 마스터 권한을 쓸 남성 참가자는 한 자리가 고정된 철민과 순번상으로 상원, 원길이었다. 이들은 어떤 여성 참가자를 상대할지 미리 결정을 해둔 상태였다.
오늘도 추종자 중 막내인 원길이 진행을 맡았다.
“그럼 세 명 모두 옷을 벗어요.”
윤서와 다연은 비교적 아무렇지 않은 듯 옷을 벗기 시작했다.
물론 윤서와 다연은 네 명의 남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옷을 벗는 행위가 부끄럽기는 했지만, 이미 이곳으로 오기 전에 충분히 각오한 상태였다.
다만, 아름만은 겁에 질린 표정을 지은 채 손을 덜덜 떨고 있었다. 하지만 옷을 벗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처음부터 없었다.
어쨌든, 그렇게 세 명의 여성 참가자가 모두 알몸이 된 것을 확인한 원길이 추가 지시를 내렸다.
“하윤서는 철민 큰 형님 앞으로, 성아름은 상원 형님 앞으로, 그리고 다연은 내 앞으로 테이블 위로 올라와서 다리를 벌려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윤서와 다연은 그대로 원길의 지시를 따랐지만, 아름만큼은 테이블에 힘겹게 올라온 뒤에도 다리를 꽉 오므리고 있었다.
“성아름. 지시를 안 따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잘 알 텐데? 그냥 여기서 지시를 따르고 편해질 건지 아니면 그냥 나가서 험한 꼴을 당할 건지 빨리 선택해”
원길은 지금까지의 존댓말을 없애고 다소 강압적인 목소리로 아름을 윽박질렀다.
원길의 직업은 변호사였다. 그것도 그냥 변호사가 아니라 능력을 인정받는 뛰어난 변호사였다.
그런 원길은 스스로 변호사 사무실을 차려 독립하기 전까지 검사로서도 활약했었다.
각종 강력 범죄자들도 무수히 상대했던 원길이 이런 갓 20살이 된 어린 여자아이 하나 구워삶지 못할 리가 없었다.
아름은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두려웠지만,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원길과 그런 원길이 하는 말이 더욱 두려웠다.
아름은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벌리고 지금까지 그 어떤 남자에게도 보인 적이 없었던 음부를 드러냈다.
“그래. 성아름. 그렇게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 그러니 계속 말을 잘 따르도록…. 나머지 두 명도 그렇게 각자 파트너의 지시를 따르면 됩니다.”
이로써 사전 진행을 마친 원길은 이제 자신의 파트너인 다연에게 집중하기로 했다.
“다연. 이제부터 말을 놓도록 하지.”
“…네.”
다연은 딱 봐도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 보이는 원길의 반말에 크게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다연. 몇 살이지?”
“…29살요.”
“사회에서의 직업은?”
“…그런 것까지 다 말해야 하나요?”
다연은 옷을 벗기고 이렇게 다리까지 벌리게 했으니 뭔가 성적인 주문이 들어올 거라고 예상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질문이 이어지자 어이가 없었다.
“먼저 서로에 대해서 알아야 하지 않겠나?”
“그럼 원길씨는 사회에서 뭘 하셨는데요?”
어이가 없어진 다연은 원길에게 맞받아쳤지만, 원길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나부터 물었다.”
“…만남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어요.”
“데이트 웹사이트 같은 건가?”
“뭐 대충 그런 셈이죠.”
윤다연. 올해로 29살이 된 그녀는 원길에게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다고 말했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아니 다연이 운영하는 만남 사이트는 남녀를 이어주는 사이트가 맞긴 했다.
다만 단순한 데이트나 이성 친구를 사귀기 위한 목적이 아닌 섹스만을 목적으로 하는 남녀를 주로 매칭시켜주는 사이트였다.
수많은 남녀가 다연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찾는 이유는 제각각이었다.
쌓인 욕구를 쉽게 풀기 위한 원나잇 상대나 섹스파트너를 찾기 위해서, 또는 불륜 상대를 원해서. 또는 돈을 목적으로 한 매춘을 원해서 등 다양했다.
그런 목적으로 운영되는 사이트이다 보니 당연히 불법이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불법이었지만, 다연은 거기서 한 단계를 더 나아갔다. 바로 사기 매칭이었다.
아무래도 이런 사이트를 찾게 되는 남녀의 성비는 극단적으로 갈릴 수밖에 없었다. 여성 회원의 수에 비해서 남성 회원의 수가 극단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그걸 그대로 내버려 두면 정상적인 남녀 회원 간의 매칭이 될 수가 없었다.
따라서 다연은 사이트가 아직 정착하기 전 초창기 시절, 적을 때는 수 명에서 많게는 수십 명의 남자 회원까지도 혼자서 상대했었다.
그렇게 대줄 듯 말 듯 아슬아슬한 채팅으로 남자 회원들의 결재를 끌어내며 눈먼 돈을 벌어들였다.
그리고 지금 사이트가 어느 정도 정착된 뒤에는 매크로 채팅 프로그램이나 여자 직원, 심지어는 여자를 가장한 남자 직원까지 동원해 남자 회원들을 상대했다.
남자를 상대하는 데 익숙하고 남자 경험도 많은 다연은 채팅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가끔 호구 고객이 보이면 직접 선수로 뛰기도 했다.
이런 다연이다 보니 자신의 개인 정보를 그리 발설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물론 거짓으로 대답을 해도 되겠지만, 아무래도 여기 있는 남자들이 평범한 인물들이 아니다 보니 다소 꺼려지기 마련이었다.
“제가 말했으니 이제 그쪽 직업을 말해주세요.”
공격보다 더한 방어는 없다. 다연은 원길에게 질문함으로써 자신에게 향하는 질문을 피하려 했다.
“나? 난 검사 출신 변호사야.”
“…검사.”
도둑이 제 발 저리듯이 다연은 원길의 직업을 알게 되며 다소 긴장하게 되었다.
“이제 저에 대해 대충 아셨으니 하려던 걸 하죠. 제가 뭘 하면 되죠? 대딸 처 드리면 되나요?”
다연은 지금까지는 그리 내키지 않았지만, 이런 상황이 되고 나니 차라리 먼저 나서서 원길을 빨리 사정시키고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아니…. 그 전에 자위해봐.”
“…자위요?”
“그래 네가 자위하는 걸 보고 흥분되면 그때 제대로 다시 시작하지.”
어쩔 수 없었다. 다연은 스스로 한 손으로는 젖가슴을 주무르며 다른 손으로는 다리 사이로 손을 가져가 음부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다연은 처음에는 다소 부끄럽기도 했고 어색하기도 했지만, 첫 만남인 남성과 섹스까지 했던 경험은 이미 적지 않았고 자위하는 여성이 자신뿐인 것도 아니라서 빠르게 적응해 나갔다.
그러면서 다연은 오랜만의 자위에 정말 느끼기 시작했다.
다연은 이제 원길의 지시가 없어도 스스로 클리토리스를 비비며 질에 손가락을 삽입하고 빠르게 쑤시기 시작했다.
그런 다연의 옆에 나란히 앉아서 다리를 벌리고 있는 윤서 역시 열심히 자위 중이었다.
윤서는 처음부터 딱히 큰 거부감 없이 철민의 지시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애초에 부부인 서준과 윤서가 에 가입하게 된 것도 서준을 설득한 윤서 때문이었다.
윤서가 그렇게 에 가입하기 위해서 서준을 설득한 것은 에서의 생활이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정말 철민에게 핸드잡을 해도 크게 상관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사실 윤서는 제론토필리아(Gerontophilia)라는 성적 도착증을 지니고 있었다. 제론토필리아는 노인을 성적 대상으로 선호하는 성적 도착증을 말한다.
물론 그렇다고 윤서가 모든 노인에게 흥분하는 것은 아니었다. 최근 윤서가 가장 흥분했던 대상은 바로 서준의 아버지, 즉 시아버지였다.
그리고 그런 시아버지와 분위기가 비슷한 지금의 철민 역시 윤서를 흥분시켰다.
다시 말해 윤서가 서준을 설득한 이면에는 철민에게 마스터 권한을 당하고 싶다는 욕구가 깔려있었던 셈이었다.
따라서 윤서는 원하던 철민과 만남이 성사되었으니 철민의 지시를 성심성의껏 따르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윤서. 상당히 쌓여있었나 본데? 자위를 제대로 하는데?”
“아잉…. 몰라요. 아버님….”
윤서는 철민의 지시를 따르기 시작하며 철민을 부르는 호칭을 아버님으로 해도 되는지 양해를 구했다.
철민은 딱히 별 상관없어서 허락해주었다. 아니 며느리를 범하는 것 같은 금단의 흥분도 느껴져서 오히려 반갑기도 했다.
철민은 자신을 아버님이라고 부르며 열심히 자위해대는 윤서를 통해 며느리들의 얼굴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철민의 아들들은 다들 재벌가의 2 세답게 고르고 골라 결혼한 며느리들의 외모와 몸매는 뛰어났다.
그런 며느리들은 철민이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다만 아무리 철민이 여자를 많이 밝힌다지만 며느리들에게까지 손을 댈 수는 없었다.
따라서 철민은 지금 윤서를 통해서 하는 대리만족이 상당히 흥분되었다.
물론 윤서가 철민에게 이런 호칭을 원했던 것은 철민의 숨은 취향을 눈치채서가 아니라 철민과의 관계에서 평소 아버님이라고 부르던 시아버지를 떠올리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두 커플의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가운데 상원과 아름 커플만은 전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름. 뭐 하는 거야. 보지에 손가락을 넣으라니까?”
“제발…. 흑…. 흑….”
상원의 질에 손가락을 삽입하라는 지시를 받은 아름은 그저 자신의 음부를 손바닥으로 가린 채 눈물만을 흘리고 있었다.
“도대체 왜 이러지? 옆에 언니들을 봐…. 다들 잘 하고 있잖아?”
“저…. 저 흑…. 아직…. 넣어 본…. 흐흑…. 적이 없어서….”
울음 섞인 아름의 말은 잘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아름이 말한 의미를 알아들은 상원은 급격히 흥분되었다.
“뭐? 아직 남자와 한 번도 해본 적 없다고?”
“네…. 흑흑….”
“그럼 숫처녀란 말인가? 손가락도 넣어 본 적 없어?”
“네…. 흑….”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