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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6화 〉 156화. other side. (156/348)

〈 156화 〉 156화. other 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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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화. other side.

잠시 생각에 잠겼던 희정이 주변을 둘러보며 상원, 재진 그리고 원길과 한 번씩 눈을 마주치고는 다시 철민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네. 일단 철민 오라버니께서 지금까지 마스터 권한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정말 잘하신 것 같아요.”

“뭐…. 그렇지.”

“그래서 좋은 방법이 있어요.”

“그래? 한 번 이야기 봐.”

희정의 뭔가 자신 있는 눈빛을 보며 철민도 다소 기대가 되었다.

“네. 지금 에 가입하지 않은 여자들은 대부분 마스터 권한을 무서워하고 있어요…. 그런 사태를 예상하셨으니 철민 오라버니도 지금까지 마스터 권한 사용을 자제하신 거 아닌가요?”

“맞아…. 바로 그 말대로야.”

“그러니 그걸 강조하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에 가입해도 철민 오라버니는 마스터 권한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설득하는 거죠.”

“음. 그 역할을 희정이 맡는다는 거군?”

“네. 맞아요…. 사실 에서 일주일을 보내는 동안 이미 안면을 튼 여자들도 몇 있거든요.”

물론, 희정이 그들과 안면을 튼 이유는 자신의 마스터 선출에 도움을 받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까지 철민에게 할 필요는 없었다.

“희정도 알고 있겠지만…. 여자들을 어느 정도 에 가입시키고 나면 그때부터는 마스터 권한을 쓸 생각이야. 그때 희정은 거짓말을 한 셈이 되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것에 대해서는 철민이 걱정할 문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희정을 자기 사람으로 받아들였으니 어느 정도는 챙겨주기 위해서 물어보았다.

다만 철민이 이렇게 물어본 이면에는 희정의 능력과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시험해보려는 의도도 일부분 있었다.

“철민 오라버니를 위해서라면 그 정도 비난쯤은 감수할 수 있어요…. 일단 에 가입시키고 나면 자기들이 어쩌겠어요? 철민 오라버니에게 밑 보이면 추방당하고 끝일 텐데…. 철민 오라버니가 절 보호해주실 거잖아요?”

“하하. 물론이지.”

철민은 역시 희정은 보통 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믿음직했다.

이렇게 네 명의 남자를 오랫동안 괴롭혔던 난제가 해결되었다.

물론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던 것에 비하면 크나큰 진전이었다.

이제 희정이 좋은 결과를 가지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일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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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는 마스터 룸의 입구에 걸린 작은 시계를 확인했다. 현재 시각은 오후 5시 30분이었다.

이 시계는 마스터인 철민이 자신의 포인트로 구매한 것으로 내의 규칙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아이템이었다.

이곳과 반대편인 입구에도 하나 걸려있었다.

현재 마스터인 철민이 정한 내에서 지켜야 할 규칙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그중에서 정해진 시각이 있는 규칙은 다음과 같았다.

AM 9시에서 AM 11시까지 대청소, PM 1시에서 PM 3시까지 샤워실 남성 이용, PM 4시에서 PM 6시까지 샤워실 여성 이용. 이정도였다.

그 외 식사 시간에 관해서는 정해진 시각은 없었지만, 대체로 대청소 전에 아침 식사를 했고, 남성 참가자들은 샤워실 이용 전에 점심 식사를 끝냈고, 여성들은 저녁 식사 이후로 샤워실을 이용하는 편이었다.

따라서 여성 참가자의 샤워실 이용은 PM 4시에서 PM 6시까지이긴 했지만, 보통 PM 5시 이후로 많이 몰리는 편이었다.

상아는 이미 포인트로 구매한 과일 통조림으로 간단하게 저녁 식사를 끝낸 뒤라 샤워실로 이동했다.

상아는 최대한 늦춰서 온 거긴 했지만, 샤워실에는 현재 에 가입한 여성 참가자가 모두 있었다.

사실, 모두라고 해봤자 상아를 포함해도 네 명에 불과했다. 이것도 한 명이 늘어난 것으로 가입 처음에는 세 명뿐이었다.

샤워실에는 일정 간격으로 설치된 샤워기가 8개 있어서 전원이 에 가입한 남성 참가자들과 다르게 여성 참가자는 자리를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옷을 모두 벗고 알몸이 된 상아는 비어있는 샤워기로 다가가 샤워기의 물을 들고 몸의 구석구석을 적셨다.

그리고 몸에 비누칠하기 시작한 상아의 눈에 샴푸로 머리를 감고 있는 희정이 보였다.

상아는 가입 첫 주는 아직 생활에 익숙하지도 않았고, 에서 너무 허기에 시달린 나머지 대부분의 포인트를 식료를 구매하는 데 소진해버렸다.

그리고 이주차에 접어든 상아는, 생활에 조금 익숙해지며 포인트 소비에 관한 계획도 어느 정도 세워졌다.

상아는 최소한의 식료에 들어갈 포인트를 제외하고 당장 필요한 수건과 여유분의 옷을 샀다.

그렇게 포인트를 쥐어 짜내며 사용해야 했던 상아는 샴푸 같은 것에 눈독을 들일 여유가 없었다.

다만 샴푸가 필요 없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여성이라면 모두 공감하겠지만, 긴 머리를 비누로 감고 났을 때의 찝찝함은 이루 형용할 수 없었다.

“저기요….”

상아는 희정의 옆으로 다가가 불렀다. 그러자 희정은 샴푸에 의해서 제대로 거품이 난 머리를 쓸어 올리며 상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왜 그러시죠?”

“샴푸 조금만 빌려주시면 안 될까요?”

“네. 안 되겠네요…. 죄송해요.”

상아의 부탁을 희정은 단칼에 거부했다. 상아는 그런 희정이 짜증 나긴 했지만, 폭력이 허용되지 않는 내에서 상아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사실 상아가 이렇게 짜증을 내고 있지만, 반대의 경우였다면 상아 역시 샴푸를 빌려주진 않았을 것이다.

언제 봤다고, 얼마나 친하다고 빌려주겠는가? 그리고 한 번 짜낸 분량의 샴푸를 다음에 어떻게 받아낸단 말인가?

상아는 다시 머리를 감기 시작한 희정의 뒤통수를 한 번 째려보고는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 마저 씻었다.

상아는 포인트를 아껴 구매한 수건으로 몸을 닦아낸 뒤에 샤워실을 나섰다.

샤워실 입구가 입구에서 가깝다 보니 당연히 남성 참가자들이 쓰는 매트리스에서도 가까웠다.

그러다 보니 상아가 샤워실을 나서 자기 매트리스로 돌아가는 동안 숱한 남성 참가자의 시선이 상아에게 쏠렸다.

상아는 그만큼 미모와 몸매가 뛰어났다.

특히 몸에 밴 가슴을 강조하며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드는 섹시한 걸음걸이는 여성을 안을 수 없는 남성 참가자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상아는 처음에는 마스터 룸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였지만, 희정에 의해서 그 자리를 빼앗기며 한 자리가 밀려난 자기 매트리스로 돌아갔다.

사실 상아는 희정에게 여러모로 감정이 좋지 않았다.

샴푸를 빌려달라는 부탁을 냉정하게 거절한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자리가 바뀐 것은 더욱 마음에 들지 않았다.

상아는 옷장에 젖은 수건을 걸어서 말려둔 뒤에 마스터 룸의 입구를 바라보았다.

지금쯤이면 마스터 룸 내에서 철민과 철민의 추종자들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거나 마쳤을 것이다.

할 일 없는 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사람들을 관찰하는 게 다였다.

그러다 보니 상아는 마스터 룸에 들어간 적은 없지만, 문을 들락거리는 사람들을 보며 그 안에서 대충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짐작할 수 있었다.

희정이 샴푸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희정이 마스터 룸을 들락거리기 시작한 직후였다.

‘감히 날 무시하다니….’

마음속에서 칼날을 간 상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스터 룸으로 향했다.

상아가 문에 다가서 노크를 하니 곧 한 명의 남자가 문을 열어주었다. 바로 철민 일행 중 막내인 원길이었다.

“무슨 일이죠?”

“마스터에게 잠시 볼 일이 있어서요.”

원길의 질문에 상아는 자신이 여기에 온 목적을 말했다. 그러자 원길은 잠시 고개를 뒤로 돌리더니 다시 상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음…. 들어오세요.”

상아가 마스터 룸에 들어서자 널찍한 소파로 둘러싸인 테이블이 보였다.

그리고 그 테이블의 상석에는 마스터인 철민이 앉아 있었고 그 좌우로 상원과 재진이 앉아 있었다.

상아는 원길이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보며 테이블로 다가가 철민을 정면에서 바라보았다.

“저를 보고 싶다고요?”

철민은 상아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훑어보았다. 방금 샤워를 마치고 왔는지 물기 어린 피부와 젖은 머리카락이 남자의 욕구를 자극했다.

“네. 반가워요.”

상아는 뱀처럼 자신의 몸을 징그럽게 훑어보는 철민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받아들였다. 아니, 철민 외에 나머지 시선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철민뿐만 아니라 이곳에 있는 모든 남자의 시선이 상아를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중이었다.

“제게 무슨 볼일이죠?”

“저는 신상아라고 해요. 제가 오빠들이 원하는 것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왔어요.”

“우리가 원하는 것?”

“네. 전에 천사에게 듣기로는 마스터에게는 무슨 권한이란 게 있다면서요. 그 권한을 제게 써보지 않으시겠어요?”

상아가 당당한 포부를 밝히며 도발적인 시선으로 철민을 바라보았다.

“호오~”

그에 감탄한 철민은 다시 상아를 쳐다보았다.

상아는 자신의 얼굴과 몸매의 매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각도와 포즈로 철민의 선택을 바라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철민은 사회에 있을 때, 지금 상아와 같은 행동과 모습을 보이는 여성을 숱하게 봐왔다.

그래, 고급 유흥주점에 가서 처음 아가씨를 고를 때 쭉 늘어선 아가씨들이 철민에게 보이던 모습이었다.

철민이 정확하게 보았듯 상아는 유흥업소의 도우미를 직업으로 가진 여성이었다. 그것도 그저 그런 도우미가 아니라 최상류층을 상대하는 텐프로였다.

사실, 철민과 재진은 상아가 일하는 곳을 몇 차례나 찾은 적이 있었다. 다만 그때마다 상이가 비번이거나 다른 손님을 상대하느라 못 만났을 뿐이었다.

그때 만약 그렇게 엇갈리지 않았다면, 이들은 이미 구면일 수도 있었다. 물론 얼굴만 구면인 게 아니라 몸 구석구석까지 구면이었을 것이다.

이런 상아이다 보니 남성들을 대하는 데 있어 일류 장인 수준이었다.

물론 마찬가지로 남자들을 다루는 데 일가견이 있는 희정과는 여러 면에서 결이 달랐다.

희정은 자신의 미모와 몸을 남자가 가진 경계심을 하나씩 풀어가는 수단으로 썼고 그러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했다.

그런 희정과 반대로 상아는 이미 경계심이 다 풀려 여자를 즐길 마음이 가득한 남자를 상대하며 그 기대 이상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희정과 상아가 가진 매력 포인트도 다소 차이가 있었다.

희정은 다양한 지식과 사회 경험을 토대로 거기에 미모와 몸매까지 더해 그 전체를 무기로 삼아 남자를 공략해나갔다.

반대로 상아는 애초에 미모와 몸매 경쟁에서 뒤처져서는 살아남지 못하는 세계에서 꿋꿋하게 살아남는 것을 넘어 에이스로 군림하였다.

여자를 보는 눈이 남자마다 따로따로라 희정과 상아의 전체적인 매력이 누가 더 낫다고 쉽게 판단할 수는 없었다.

다만 얼굴과 몸매만 봤을 때는 아무래도 상아의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었다.

희정은 36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20대 중, 후반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했다면, 상아는 애초에 실제 나이가 26세였다.

상아가 아무리 연이은 음주와 다양한 남자를 상대하며 나이에 비해 몸이 망가져 갔다지만, 그렇게 크게 벌어들인 돈을 자기 몸에 다시 투자하며 그만큼 더욱 가꾸어나갔다.

철민과 철민의 추종자들은 이렇게 매번 식사를 모여서 함께 했다. 희정 역시 철민의 추종자가 되었다지만, 아무래도 초창기 구성원과 완전히 같은 대우를 받을 수는 없었다.

그러다 보니 희정이 철민 일행과 함께 하는 시간은 오후 회의 시간과 저녁 마스터 권한을 발동하는 시간뿐이었다.

따라서 아직 희정에게 마스터 권한을 쓰지 않은 철민에게는 3번의 기회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철민은 우선 맛보기로 마스터 권한을 한 번 써보기로 했다.

“상아라고 했나. 그런 생각으로 왔다면 뭐부터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겠지?”

철민은 희정 때와는 다르게 처음부터 편하게 말했다.

상아가 한참 어리기도 했고, 처음부터 오빠라고 부르며 서슴없이 나오는 모습에서 굳이 예의를 지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였다.

“오빠. 물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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