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4화 〉 154화. other 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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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화. other side.
철민과 철민의 추종자들은 그 이후로도 머리를 맞대고 내에서 지켜야 할 규칙들을 하나둘씩 만들어 나가기 시작했다.
3선 국회의원인 상원에 능력 있는 변호사인 원길까지 있다 보니 진행은 상당히 빨랐다.
철민과 재진 역시 한 집단을 이끄는 수장이다 보니 그 둘에 비해서 그리 뒤처지지도 않았다.
물론, 그렇게 만들어진 규칙들은 철민의 마스터로써 권한을 강화하고 추종자들이 편해지기 위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처음부터 너무 강압적으로 나가서는 반발을 살 우려도 있었다. 따라서 우선은 가벼운 규칙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무거운 규칙 순으로 공포하기로 했다.
철민은 세 명과 함께 다시 마스터 룸을 나서 모두를 집합시켰다. 그리고 지금까지 정해진 규칙들을 공포했다.
기상, 취침, 소등 시간과 화장실, 샤워실 이용 그리고 내의 청소 등에 관련된 비교적 느슨한 규칙들이었다.
그리고 매트리스를 캠프 참가자들에게 하나씩 배정하기 시작했다.
매트리스는 마스터 룸의 침대를 제외하고 총 24개가 있었다. 다시 말해 총 25개의 잠자리가 있다는 의미였다.
처음에 26명이었던 진영 참가자 중 한 명이 이미 죽었으니, 남은 진영 참가자를 모두 에 가입한다면 딱 맞아 떨어지는 숫자였다.
남성 참가자는 입구에서부터 차례대로 배정해주었고 여성 참가자는 반대로 마스터 룸 근처에서부터 차례대로 배정해주었다.
이로써 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규칙이 마련된 셈이었다. 몇몇 구시렁대는 캠프 참가자가 있긴 했지만, 큰 반발은 없었다.
물론 이렇게 순순히 따르는 분위기가 된 것은 철민을 진심으로 따라서가 아니라, 그 규칙들이 개개인의 자유를 크게 침해하지 않아서였다.
특히 철민의 마스터로서 권한인 이 두려워서이기도 했다.
캠프 참가자들은 이제 막 에 들어왔을 뿐이지만, 다시 로 나가기는 정말 싫었다. 그만큼 에서의 생활은 최악이었다.
이렇게 소속 캠프 참가자들의 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원래 행복이란 상대적인 것이다. 100평 아파트에서 살던 사람이 50평 아파트로 이사 가면 너무나 좁게 느껴지겠지만, 원룸에서 살던 사람이 50평 아파트로 이사 가면 대궐같이 넓게 느껴질 것이다.
의 딱딱한 바닥에서 일주일을 보냈던 캠프 참가자들은 그리 편한 매트리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꿀잠을 잘 수 있었다.
취침시간에 소등이 가능하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간혹 다소 밝은 환경에서 더 쉽게 잠이 드는 사람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런 사람일지라도 대낮처럼 밝게 켜진 전등불을 환영하지는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포인트로 구매 가능한 물품들이 캠프 참가자들을 만족하게 해주었다.
캠프 참가자들에게 주기적으로 지급되는 보급품은 매일 식수 한 병, 작은 빵 하나 그리고 일주일마다 비누, 치약, 칫솔 하나로 진영 참가자와 같았다.
따라서 식료 외에도 샴푸, 린스, 로션, 면도기부터 해서 수건이나 옷 등등 부족한 생필품들은 많았다.
하지만 거의 모든 캠프 참가자들이 가입 첫날, 포인트를 사용해서 구매한 물품들은 대부분 참치, 햄 등의 통조림과 햇반 같은 식료품이었다.
일주일간의 허기를 한 번에 해결할 생각인지 첫날 하루 동안 포인트의 절반 가까이 써버린 캠프 참가자도 나올 정도였다.
사실 100이라는 포인트는 상당히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소속 캠프 참가자들이 주당 100포인트를 비교적 여유 있게 쓸 수 있는 것은 기본 삼시 세끼 음식이 제공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거기다 3성급 마스터로 포인트에 여유가 있는 유민이 필요 물품들을 조금씩 사서 캠프 참가자들에게 나눠주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은 포인트 대부분을 식료에 쓸 수밖에 없으니 기타 생필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포인트를 절약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에 가입하지 않은 진영 참가자들과 비교하면 훨씬 나은 생활이 가능해졌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의 캠프 참가자들이 에서 생활한 지도 일주일이 지났다.
그 사이에 캠프 참가자들은 생활에 상당히 익숙해졌다. 철민이 정한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며 별다른 트러블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입 첫날 에 가입하지 않았던 이들 중에서도 몇 명이 추가로 에 가입하게 되며 캠프 참가자가 늘어났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여성 참가자의 절반도 에 가입하지 않은 실정이었다.
오늘도 철민과 철민의 추종자인 상원, 재진, 원길은 마스터 룸의 거실에 모여 대책 회의에 여념이 없었다.
“생각보다 오래 버티는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상원과 원길은 처음 예상과는 다르게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버티고 있는 여성 참가자들 때문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다른 여자는 몰라도 수빈 그년은 꼭 가입시키고 싶은데….”
재진 역시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상원과 원길의 의견에 동의하며 나지막하게 혼잣말을 했다.
재진이 말한 수빈이란, 풀네임은 설수빈으로 올해로 21살이 된 재진의 연예 기획사 소속 신인 아이돌 가수였다.
수빈은 늘씬한 키와 몸매, 그리고 예쁜 얼굴에 가창력까지 받쳐주는 차세대 가요계를 휩쓸 보석같은 존재였다.
재진은 수빈이 연습생 시절부터 눈독을 들였고, 아이돌 가수로 데뷔시키는 동시에 그동안 품고 있었던 욕망을 풀려고 했다.
수빈은 재진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칼같이 거절했고, 그대로 재진의 연예 기획사를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7년간의 계약에 묶여있는 수빈은 재진의 연예 기획사를 나갈 수도 없었고, 다른 연예 기획사로 옮겨 아이돌 가수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도 없었다.
그러다 그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게 되며 신인이긴 했지만, 상당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었던 수빈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재진의 연예 기획사는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재진은 그때의 복수도 겸해 이번에야말로 수빈을 꼭 한번 따먹고 싶었다. 물론 마스터 권한으로 가능한 것은 핸드잡에 불과했지만, 우선 그것만이라도 시키고 싶었다.
재진은 냉정한 표정으로 자신의 요구를 거절했던 수빈이 싫은 표정을 지은 채 자신의 남근을 손으로 잡고 흔드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남근이 풀 발기되었다.
한동안 회의가 이어졌지만, 별다른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회의 진행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거실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지? 한 번 나가보게.”
“네. 형님.”
철민의 말에 올해 42세로 철민의 추종자 중에서 가장 막내인 원길이 소파에서 일어나 거실문을 열었다.
그러자 의외의 인물이 서 있었다.
지금까지 누군가가 찾아온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은 대부분 남자였다. 하지만 지금 찾아온 것은 여자였다.
“안녕하세요…. 안으로 들어가도 될까요?”
방금 거실문을 노크했던 인물, 즉 희정이 문을 열어준 원길을 바라보며 방긋 웃으며 양해를 구했다.
원길은 고개를 돌려 철민을 바라보았고, 철민은 고개를 끄덕여 허락해주었다.
“그러시죠.”
희정은 원길이 비켜준 틈을 지나 당당한 발걸음으로 소파로 다가가 빈자리에 앉았다. 원길 역시 다시 소파로 돌아가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무엇 때문에 오셨죠?”
원길이 다시 희정에게 질문했고, 희정은 상석에 앉은 철민부터 상원, 재진 그리고 다시 원길의 얼굴을 훑어보더니 입을 열었다.
“우선, 제 소개부터 할게요. 전 권희정이라고 해요. 저는 여러분들이 앞으로 를 이끌어나가실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여러분에게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어서 찾아왔어요.”
지금 이곳에 있는 네 명의 남자들은 평범한 남자들이 아니었다. 각자의 위치가 있다 보니 가만히 있어도 풍기는 포스가 예사롭지 않았다.
하지만, 희정은 그런 네 명의 남자를 앞에 두고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자신 있게 말을 내뱉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 희정도 평범한 여자는 아닌듯했다.
“호오~ 뭘 해줄 수 있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요….”
희정은 앉은 자세에서 그대로 가슴을 살짝 내밀며 고개를 살짝 기울이는 것으로 상당히 섹시하면서도 도발적인 포즈를 취했다.
희정은 이미 이 자리로 오기 전부터 마음을 굳혔다. 그래서 거칠 것이 없었다.
희정은 올해로 36세가 된 올드 미스였다. 사회에서는 연봉 10억 이상을 벌어들이는 제법 잘나가는 보험 설계사였다.
희정의 연봉이 그렇게 많았던 것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우선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언제 치고 언제 빠져야 하는지 그 타이밍을 가늠하는 능력 또한 뛰어났다.
희정은 천사에게서 “마스터”라는 존재를 듣게 되며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꼭 마스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희정은 마스터로 선출되기 위한 사전 로비도 했고, 실제로 마스터 후보 선출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게 생각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강력한 경쟁자인 철민에 의해서 희정의 꿈은 좌절될 수밖에 없었다.
희정은 최선책인 본인이 마스터가 되는 것에 실패했으니, 이제 차선책으로 넘어가야 했다.
희정은 곧 누구에게 줄을 대야만 하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말 그대도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희정은 비록 나이는 36세였지만, 운동이나 미용 관리를 철저하게 해서 실제로 보기에는 많아도 20대 후반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거기다 미모도 괜찮은 편이었다.
희정은 그런 몸매와 미모를 살려 대형 거래처와의 계약에서는 섹스 로비도 서슴지 않았다.
그렇게 살아온 희정은 남자들을 보는 눈이 탁월했다.
특히 어떤 남자가 실속이 있는지, 아니면 겉만 번지르르한 빈껍데기에 불과한지 파악하는 능력이 대단했다.
사실 원길은 몰라도 대기업 총수였던 철민과 3선 국회의원이었던 상원 그리고 대형 연예 기획사 사장인 재진은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매스컴에 노출이 많이 되는 인물들이었다.
하지만 희정은 남들이 판단한 대중적인 인간성을 믿지 않는 편이었다. 무조건 자신이 직접보고 판단한 것만을 믿었다.
희정은 이들을 일주일간 관찰하며 일반적인 시선에서 느낄 수 있는 것보다 더욱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희정은 이들에게서 본 것은 우선 권력욕이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지위에 오른 남자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욕구라 특별할 것도 없었다.
그리고 희정은 이들에게서 깊숙이 감춰진 남자들의 추악한 성욕까지 보았다. 바로 희정이 자주 상대했었던 남자들에게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감각이었다.
그렇다면 일은 간단했다. 희정은 사회에서도 늘 해오던 그 일을 이곳에서 반복하면 되었다.
희정은 자신의 몸을 이용해 이 남자들에게 성욕을 채워주고 자신은 그 대가를 받으면서 서로 윈윈(winwin)하면 그만이었다.
철민은 알아서 굴러들어온 여자를 그대로 놓칠 수는 없었다. 다만 아직은 모든 것을 터놓고 이야기할 정도로 희정에 대해서 아는 것도 아니었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들은 앞으로 를 이끌어나감에 있어서 중요한 내용이라 일단 당신이 얼마나 협조를 할 수 있을지 의지부터 보고 싶군요.”
철민은 당장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기 이전에 희정에게로 다시 바톤을 넘겼다.
“뭐든지 할게요. 대신 저도 여기에 끼워주세요.”
“뭐든지 한 다라…. 그럼 당신의 의지를 실험해봐도 좋을까요?”
철민은 지금의 희정과 비슷한 눈빛을 숱하게 보면서 살아왔다. 바로 자신에게 빌붙어서 권력의 맛을 보려는 자의 눈빛이었다. 한 번쯤 찔러봐도 좋을 것 같았다.
“네. 물론이죠…. 다만, 그 전에 말씀 편하게 하세요. 희정이라고 불러주세요. 다른 분들도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제가 오라버니라고 불러도 괜찮을까요?”
하지만, 희정은 철민의 예상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나왔다. 그렇다면 더는 망설일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 희정…. 내가 희정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원래 사람을 쉽게 믿으면 안 되는 법이지.”
“물론이죠. 철민 오라버니…. 저도 오라버니 말씀에 충분히 공감해요.”
“그래. 이해해준다니 다행이군…. 그렇다면 여기서 옷을 모두 벗어 볼까?”
“네. 철민 오라버니.”
희정은 전혀 망설이지 않고 낙원에서 지급된 공통적인 옷인 단출한 상의를 걷어 올리더니 그대로 벗었다. 풍만한 젖가슴이 출렁거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서 희정은 하의마저 아무렇지 않게 벗었다. 아랫배 아래에서 드러난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음모가 특히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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