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3화 〉 153화. other 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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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화. other side.
[이제부터 의 마스터인 참가자 장철민이 가입자를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가입은 진영 참가자의 승낙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마스터는 가입을 원하는 희망자에게 다가가 캠프 가입 명령을 발동하면 됩니다. 그 명령어는…. “참가자 ooo. 가입.” 입니다.]
[ 추방 시의 명령어는 “참가자 ooo. 추방.”]
[마스터 권한 발동 시의 명령어는 “참가자 ooo. 권한 발동.”]
….
….
….
천사는 마지막으로 마스터에게 전해야 할 각종 권한과 그 권한을 발동할 수 있는 명령어까지 알려주며 모든 공지를 마쳤다.
사실 이런 사항들 역시 마스터인 철민만 따로 불려서 상세히 알려줘야 하는 것이었지만, 천사는 이런 식으로 간략하게 해결했다. 물론, 귀찮아서였다.
[저는 이제 물러나겠습니다.]
천사의 목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되며 에는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진영 참가자 모두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누군가는 마스터로 선출 당하지 못한 좌절감을 느꼈고, 누군가는 이제부터 새롭게 시작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고, 누군가는 지긋지긋한 를 벗어난다는 것에 다소의 희망을 품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머릿속이 복잡하면서도 빠르게 회전하고 있는 이는 다름이 아닌 철민이었다.
철민은 원하는 대로 마스터로 선출되었다.
철민은 이미 예상했던 결과이긴 했지만, 그래도 변수란 것은 어디든지 존재하니 마스터 선출이 확정되고 나자 일단 안심이 되었다.
그럼 이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철민이 당장 해야 하는 일은 당연히 진영 참가자들을 에 가입시키는 일이었다. 철민은 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가입하기로 마음먹었다.
철민은 아직 앞으로 진행하게 될 미션이라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일단 어떤 단체이든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인재가 필요했고, 그 인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대기업의 총수였던 철민은 수많은 사람을 거느리며 인재의 필요성에 대해서 누구보다 절실하게 체감하고 있었다.
철민은 사람을 보는 눈이 탁월하긴 했지만, 이 짧은 시간에 모든 진영 참가자를 파악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가장 쉬운 해결 방법은 일단 모든 진영 참가자를 에 가입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계속 지켜보다가 영 쓸모없다고 판단 되는 이는 그때 가서 추방하면 그만이었다.
가입은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추방은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가능한 전략이었다.
생각을 정리한 철민은 자신의 옆에 나란히 서 있는 미리 섭외를 마친 추종자들을 둘러보았다. 철민과 눈이 마주친 추종자들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여왔다.
이들은 이곳 낙원뿐만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도 철민에게서 떨어질 특혜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이니 완전히 철민의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새로운 추종자들을 섭외해야 했다. 철민은 한발 앞으로 나서며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을 시작했다.
“여러분.”
주변으로 정적이 감돌고 있었던 터라 철민의 목소리가 그리 크지 않았음에도 모두를 주목시키기에는 충분했다.
특히 철민의 뒤로 늘어서 있는 추종자들이 철민을 더욱 돋보이게 해 시선을 끄는 역할을 해주었다.
“이제부터 가입 희망자를 받겠습니다. 희망자는 제 앞으로 줄을 서 주세요.”
말을 마친 철민은 자신의 앞으로 진영 참가자가 줄을 서기를 기다리며 우선 추종자들부터 하나씩 에 가입시켰다.
추종자들을 모두 에 가입시킨 철민은 뒤돌아 줄을 선 이들을 바라보았다. 철민의 예상보다 수가 적었다.
아니 남성 참가자는 대부분 줄을 섰지만, 여성 참가자의 수가 극히 적었다. 줄을 선 여성 참가자는 전체 인원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마스터의 권한 중에는 성적인 권한도 포함되어 있으니 이런 결과는 이미 예상했던 대로였다. 아마도 여성 참가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그 권한의 내용일 것이다.
진영 참가자로 남아 있으면 그 권한에서 벗어나지만, 일단 에 가입하고 나면 빠져나갈 틈이 없었다.
하지만 철민은 딱히 서두르지 않았다. 미션이 시작되려면 아직 3주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사실 에서의 생활은 그 자체만으로도 괴로움과 고통의 시간이었다. 일주일만으로도 상당히 지쳐있는 상태였다.
그것을 앞으로 3주나 더 이어나갈 수 있을까? 철민의 예상으로는 아마도 무리라고 판단 했다.
그렇다면 에 가입하며 를 이용할 수 있고 또 100포인트를 받는 것으로 얼마나 나아진 생활이 가능한지를 알려주면 쉽게 낚일 것이다.
하지만, 철민 역시 그 차이를 아직은 알 수 없었다. 그러니 일단 에서 생활을 해보고 조금 더 정보를 얻은 후에 추가로 섭외에 나서기로 했다.
철민은 우선 줄을 선 이들만 에 가입을 받았다.
“그럼. 에 가입하신 분들만 로 이동하죠.”
철민이 앞장서 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철민의 뒤로 추종자가 따르고 그 뒤로 새롭게 합류한 가입자가 뒤따랐다.
의 입구에 도착한 철민은 의 문고리를 잡고 돌렸다. 지금까지는 굳게 잠겨있던 문이 가볍게 열렸다.
철민이 다시 앞장서 내부로 들어섰다. 그러자 제법 넓은 내부의 모습이 보였다.
우선 보이는 것은 일정 간격으로 놓여있는 개인 옷장과 수납장이 딸린 매트리스였다.
침대도 아닌 매트리스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딱딱한 맨바닥에서 일주일을 지내온 이들에게는 너무나 반가웠다.
그 이후로도 내부를 모두 둘러보았다. 그동안 참가자들은 마치 오리 뒤를 따르는 오리 새끼들처럼 철민의 뒤를 졸졸 따랐다.
먼저 보인 매트리스도 반가웠지만, 개별 칸으로 나뉘어 있는 화장실과 샤워실 역시 무척 반가웠다.
특히 샤워실은 욕조도 없는 모두가 함께 써야 하는 공동 샤워실이긴 했지만, 지금까지 세면대에서 졸졸 흐르는 물로 몸을 씻어왔던 이들에게는 이것만 해도 감지덕지했다.
그리고 자판기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었다. 1성급 자판기이다 보니 특별한 물품이 판매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일 식수와 작은 빵 하나만을 먹어온 이들에게 각종 통조림과 햇반의 가치는 사회에서 맛보아온 웬만한 진수성찬을 능가했다.
“그럼 각자 볼일을 보고 있으세요. 다만 아직 매트리스는 쓰지 마세요. 개인 매트리스 배분은 추후 다시 통보하겠습니다.”
철민은 그렇게 참가자들을 모두 해산시킨 후에 여전히 옆을 지키고 있는 상원과 재진, 그리고 원길에게 시선을 보냈다.
철민은 상원과는 과거 국회의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고, 재진 역시 대형 연예 기획사의 사장으로 이미 알고 지내던 사이었다.
그리고 새롭게 추가된 인물인 원길은 상원과 재진의 추천을 받아서 이번에 새롭게 추종자로 합류했다.
이름은 하원길로 사회에서의 직업은 변호사였다. 제법 유명한 변호사로 돈만 많이 쥐여주면 패소가 짙은 소송에서도 승소를 끌어낼 정도로 실력이 있었다.
그런 만큼 원길은 재력이 되는 기업가나 사건 사고에 많이 엮이는 세력이 큰 조폭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변호사였다.
철민이 판단하기에 이 세 명이 자신이 를 이끌어나가는 데 있어 보좌 역할을 맡기기에 가장 적합해 보였다.
“상원, 재진, 원길. 잠시 나 좀 보지.”
“네. 큰 형님.”
철민의 지시에 이 세 명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상원이 대표해서 대답했다. 철민은 이들을 데리고 마스터 룸으로 향했다.
이 마스터 룸은 마스터 전용 공간으로 침실과 거실 그리고 화장실로 나뉘어 있었다.
외부 공간의 잠자리가 매트리스인 것과 다르게 마스터 룸의 침실에는 그리 고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버젓한 침대가 있었다.
그리고 거실에는 6명이 앉을 수 있는 기다린 소파가 좌우로 놓이고 상석에는 1인용 소파가 놓인, 회의하기 적합한 테이블이 있었다.
물론 철민이 이들을 데리고 간 곳은 바로 이 테이블이었다.
철민은 상석에 앉았고, 그 좌우로 상원, 재진 그리고 원길이 앉았다. 철민은 세 명의 시선이 자기에게 향한 것을 확인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 일단 마스터 선출에 성공했네.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을 것인지 각자 의견을 말해보게.”
철민 스스로 생각해둔 계획도 있었지만, 우선은 모두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혼자의 머리보다는 네 명의 머리를 합치는 것이 더욱 좋은 의견이 나올 확률이 높았다. 철민은 그러기 위해서 이들을 섭외한 것이니 충분히 활용해야 했다.
“우선 에 가입하지 않은 이들부터 설득해서 가입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역시 상원은 정치했던 사람답게 인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것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당연한 의견이었다.
“에 가입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대한 규칙을 만들어서 큰 형님에게 모두가 따르게 해야 합니다.”
법에 관련된 사람이 아니랄까 봐 원길은 규칙과 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물론 이것 역시 타당한 의견이었다.
“큰 형님. 마스터 권한이 하루에 고작 3번뿐이라고 했죠? 그 권한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역시 재진은 재진이었다. 벌써 마스터의 권한에 의한 성적인 행위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재진을 탓을 수만은 없었다. 철민 역시 눈여겨 봐둔 여성 참가자들이 있어서 한시라도 빨리 권한을 사용해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음. 그건 조금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원길에 이어서 상원까지 반대하고 나섰다. 그러자 의견을 낸 재진이 조금 불만 어린 표정을 지었다.
사실 철민 역시 마음은 있었지만, 당장 실행하기는 꺼려지는 편이었다. 자기 생각과 둘의 생각을 맞춰보고 싶었다.
재진이 뭔가 말을 꺼내려고 했지만, 철민이 앞서서 입을 열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원길과 상원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원길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직은 에 모든 진영 참가자가 가입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렇게 가입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아무래도 성적인 마스터 권한 때문이겠죠.”
“여성 참가자 가입이 적은 것을 보면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이겠지.”
“네. 맞습니다. 큰 형님. 그러니 일단 모든 진영 참가자를 에 가입시키기 전까지는 조금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모든 인원을 에 가입시키기 전까지는 마스터 권한을 쓰지 말자는 말인가?”
원길의 의견은 타당했지만, 당장이라도 욕구를 풀고 싶은 재진이 나서서 반대 의견을 냈다.
“재진 형님. 그것은 아닙니다…. 끝까지 가입을 망설이는 이들도 한둘은 나올 텐데…. 언제까지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죠.”
“…그럼?”
“일정 인원을 에 더 가입시키고 그 이후로 다시 판단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지금 급하게 서두르다 에 가입하려고 마음먹었던 이들의 마음마저 떠나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재진은 다시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다시 철민이 한발 앞서 입을 열었다.
“재진 됐네…. 원길의 말이 맞아.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 몇 명 없는 여성 참가자에게 권한을 써대다가 정작 추가로 가입할 여성 참가자가 줄어들면 더 낭패네.”
“네. 맞습니다. 큰 형님. 조금 기다리면 더 다양한 여성 참가자를 즐길 수 있지 않겠습니까?”
“네. 그것도 그렇고 차후에 있을 미션도 대충 설명을 들어보니 여성 참가자가 많을수록 좋을듯한데 그때를 생각해서도 지금은 참을 때입니다.”
세 명의 의견이 같으니 재진도 어쩔 수 없이 승복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조금만 더 기다리면 더 다양한 여자를 즐길 수 있다는 원길의 이야기에 마음이 끌렸다.
사실, 현재 에 가입한 여성 참가자도 나름 수준급이었지만, 아직 에 가입하지 않은 여성 참가자 쪽에 더 수준 높은 인물들이 포진해 있었다.
재진은 물론 나머지 세 명도 다 같은 생각인지, 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입맛을 다셨다.
이렇게 마스터의 성적인 특권은 잠시 자제하자는 것으로 모두의 의견이 수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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