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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8화 〉 138화. 1회차 종료. (138/348)

〈 138화 〉 138화. 1회차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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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화. 1회차 종료.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정호가 자판기에 있는 소주를 보며 유민에게 말을 걸어왔다.

“유민아. 소주도 파는구나.”

“아…. 정호 형.”

유민은 소주병을 보며 입맛을 다시는 정호를 보자 오랜만에 정호와 술잔을 나누고 싶어졌다.

“몇 병 사서 저녁에 다 같이 마실까요?”

“10포인트면 상당히 비싼데….”

“제가 누구보다 미션에 많이 참여했잖아요. 그 정도 여유는 있어요.”

“그래? 그럼 어디 유민이에게 신세 져 볼까?”

“물론이죠. 제가 지금까지 정호 형에게 얻어먹은 술이 얼만데요.”

낙원에 오기 전 유민은 항상 얻어먹기만 하는 정호에게 미안해서 한 번은 월급을 받은 날, 술을 한 잔 사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정호는 바보 같은 소리는 하지도 말라며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결국, 그날 유민은 다시 정호에게 술을 얻어 마셔야 했다.

유민은 지금의 상황이 뭔가 어색하기는 했지만, 이렇게라도 정호에게 술을 살 수 있게 된 것은 조금 기쁘기도 했다.

어느덧 여성 일행들은 원하는 속옷을 다 골랐는지 모두 모여서 유민과 정호가 서 있는 자리로 다가왔다.

“자. 이제 목욕실로 가요.”

“그러자.”

유민과 유민의 일행, 8명은 다 함께 목욕실로 향했다.

남녀의 구분이 없는 혼탕이다 보니 당연히 유민과 정호는 여성 일행들과 같은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같은 탕으로 들어섰다.

이미 서로의 앞에서 알몸을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질펀하게 섹스하는 모습까지 다 보인 일행들 사이에서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물론 가영은 그렇지 않았지만, 언니들 틈에 끼어서 신이 난 상태라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뜨거운 수증기로 가득 채워진 후끈한 목욕실은 아직 욕조에 몸을 담그지도 않았는데도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었다.

일행들은 줄지어 늘어선 샤워기 앞에서 한 자리씩 차지했다. 그리고 각자 챙겨온 목욕용품을 꺼내 간단하게 몸을 씻기 시작했다.

“유민 오빠. 우리 서로 등을 밀어줘도 괜찮나요?”

은근슬쩍 유민의 옆에 자리 잡은 가영이 유민의 알몸을 힐금거리며 훔쳐보면서 물어보았다. 지금까지 스킨십이 금지였던 낙원이었으니 이런 의문은 당연했다.

하지만 유민은 3성급의 권한을 가진 마스터였다.

3성급의 마스터에게는 캠프 인원 간 스킨십을 금지하거나 일정 수위로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물론 성적이지 않은 범위 내에서였다.

“응. 괜찮아. 등 정도 밀어주는 건.”

“그래요?”

“제가 미리 이야기를 못 했는데. 이제 성적이지 않은 가벼운 스킨십은 가능하니 다들 참고하세요.”

유민은 가영의 질문에 떠올리게 된 자신의 마스터 권한을 모두에게 알렸다. 모두 반가워하는 눈치였다.

“그럼…. 유민 오빠. 제 등 좀 밀어주세요.”

가영은 바로 유민에게 등을 보이며 말했다.

분명 등 정도 밀어주는 것은 전혀 성적이지 않은 행위였다.

더군다나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여동생의 등을 밀어주는 정도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크게 이상할 것도 없는 행위였다.

하지만, 가영과 그 일이 있고 이제 가영과 친남매 사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유민은 왠지 가영을 의식하게 되었다.

“어? 어…. 그래.”

그렇다고 여기서 가영의 귀여운 부탁을 거절할 수도 없었다.

유민은 손바닥에 바디 샤워를 짜낸 후 두 손바닥으로 비벼 거품을 내고는 가영의 등을 아래에서 위로, 다시 위에서 아래로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다.

“읏…. 유민 오빠…. 으…. 기분 좋아요…. 흣….”

유민은 가영이 간간이 흘리는 나지막한 신음에 아랫도리에 반응이 올 것만 같아서 식은땀이 났다.

다행히 유민은 남근을 발기시키지 않는 선에서 가영의 등을 모두 씻겨주었다. 유민은 남들 모르게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은 나.”

그런 유민의 앞으로 수지가 등을 내밀어 왔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본 나머지 여성들도 유민에게 등을 씻겨지기 위해서 줄을 섰다.

결국, 유민은 수지에 이어, 지원, 민서, 소영까지 모두의 등을 씻겨준 후, 다시 그 여성들에게 성기 부분을 제외한 온몸이 씻겨진 후에야 해방될 수 있었다.

그 사이 정호와 서현은 오붓하게 서로의 등을 씻겨주고 같은 욕조에 들어가 있었다.

유민과 서로의 몸을 씻겨준 나머지 일행들도 욕조로 들어갔다. 욕조는 제법 커서 8인이 들어가도 상당히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 이 욕조나 캠프 내의 청소는 우리가 해야 하는 거겠죠?”

“그러네. 개인실 청소도 각자가 했으니….”

민서의 질문에 서현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그러자 민서가 다시 서현을 바라보며 질문했다.

“그럼 청소 당번을 돌아가면서 해야 할까요? 아니면 다 같이 해야 할까요?”

“어차피 따로 할 일도 없는데 당번을 정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다 같이 하면 금방 끝날 텐데….”

“네. 그렇게 해요.”

수지가 민서의 질문에 서현을 대신해서 대답했고 그 의견에 가영도 호응했다. 다른 여성들도 비슷한 생각인 것 같았다.

“다 같이 하는 건 좋은데. 유민이는 빼주자. 난 할 테니.”

“네? 정호 형. 저도 같이할게요.”

하지만 정호의 의견은 조금 다른 것 같았다. 물론 유민은 바로 그 의견에 반박했다.

“유민이 넌. 우리 진영의 마스터잖아. 앞으로 뭔가 바빠질지도 모르는데…. 게다가 너 한 명 빠진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도 없어.”

“네. 그러네요. 여보. 유민이 넌 빼져도 돼.”

“그래. 유민아. 사실 네가 우리 모르게 지금까지 고생했다는 거, 다 알고 있거든. 그러니 이런 잡일은 우리에게 맡겨도 괜찮아.”

“맞아요. 청소는 우리에게 맡겨요. 오빠는 마스터로서 오빠 할 일을 하세요.”

“네. 집안일은 아ㄴ…. 여자가 해야죠….”

정호의 의견에 서현에 이어서 수지까지 찬성하고 나섰다. 그리고 줄줄이 찬성 의견이 쏟아졌다. 결국, 유민은 대세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목욕실에 있었다. 그리고 점심 식사 시간이 다가오며 어쩔 수 없이 목욕실을 나섰다.

목욕실을 나서는 여성들은 모두 새로 산 속옷 차림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입어보는 속옷이 기쁜지 겉옷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식사 배급은 주방의 벽면에 설치된 배급용 소형 엘리베이터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제법 큰 식판에 밥과 8개의 반찬, 그리고 국그릇이 놓인 생각보다 호화로운 식단이었다.

일행들은 8명이 모두 앉아도 여유 자리가 남는 12인용 식탁에 모여 앉아서 식사를 시작했다.

모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식사를 했다. 음식 자체가 맛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모두 모여서 함께 식사한다는 것이 입맛을 돋게 했다.

그리고 여성들 모두가 속옷만 입고 있다는 것도 왠지 유민의 입안에 침이 고이게 해 입맛을 더욱 돋게 했다.

식사를 마친 식기는 그냥 배급용 엘리베이터에 넣어두면 그만이라 따로 설거지는 필요 없었다.

식사 후 잠시 휴식을 취한 일행들은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아직 정하지 않은 각자의 침대를 고르기 시작했다.

각 침대에는 개인 옷장과 짐을 넣을 수 있는 사물함이 같이 딸려 있었다.

인원이 8명인데 반해 침대는 무려 24개나 되다 보니 선택의 폭은 넓었지만, 모두 마스터 룸에 가까운 7개의 침대를 하나씩 선택했다.

그렇게 일행들이 선택한 침대 옆의 옷장과 사물함에 각자의 짐을 정리하는 동안 유민은 캠프에 부족한 물품들을 구매하기 위해서 혼자 휴게실로 향했다.

유민은 자판기 판매 물품을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본 후 청소에 필요한 도구들과 커다란 벽걸이용 시계를 하나 구매했다.

맨손으로 이 넓은 캠프를 청소할 수는 없으니 청소도구를 구매하는 것은 당연했다. 시계 또한 필수 품목이었다.

그리고 유민은 정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소주 10병과 간단한 안줏거리도 구매했다.

이렇게 모두 구매를 하고 나자 순식간에 280의 포인트가 날아갔다. 하지만 유민은 딱히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모두가 꼭 필요한 지출이었다.

더군다나 유민은 기본 마스터의 주급 200포인트에서 3성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200포인트의 주급이 추가로 늘어났다.

따라서 유민은 한주에 400포인트를 받는 셈이었다. 그러니 지속적인 지출이 아닌 단발성 지출이라면 이정도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유민은 우선 주방으로 향해 대형 냉장고 속에 소주와 안줏거리를 넣어둔 뒤에 다시 방으로 돌아가 모두에게 청소도구와 벽시계를 선보였다.

“청소를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는데…. 유민아. 고마워.”

“그러게요. 서현 언니…. 안 쓰는 옷이라도 빨아서 걸레로 써야 하나 고민했어요.”

“역시 우리 마스터는 대단해. 청소 열외를 시켜줄 가치가 있어.”

“맞아요. 정호 오빠…. 유민 오빠는 청소 같은 건 안 해도 돼요.”

“그런데. 유민 오빠.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니에요? 이거 제법 포인트를 많이 썼을 것 같은데….”

“아냐. 그렇게 많이 안 썼어. 그리고 청소도구나 시계는 한 번 사면 오래 쓰잖아? 매번 사야 하는 것도 아닌데 그 정도는 전혀 문제없어.”

유민의 포인트 소모를 걱정하는 이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는 모두 반가워하는 분위기였다.

“시계를 보니 왠지 새삼스럽네요.”

“네. 뭔가 신기해요.”

“네. 지금까지는 시계가 없어서 혼자 방에 앉아 있으면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가 없어서 무지 답답했거든요.”

“민서 언니도 그랬어요? 저도 그랬는데…. 그래서 속으로 시간을 센 적도 있는데. 30분 이상 못 세겠더라고요….”

가영은 혼자 방에 있으면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했단 말인가? 유민은 왠지 속으로 웃음이 났다.

캠프 첫날이기도 했고 이것저것 정리할 것도 많아서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다시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

일행들은 주방으로 향해 다 함께 식사를 시작했다.

저녁 역시 점심때와 비슷하게 제법 괜찮은 식단이었다. 무엇보다 점심때와 중복되는 메뉴가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 테이블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며 조금 배가 꺼져갈 무렵 유민은 냉장고에서 미리 차갑게 식혀둔 소주와 안줏거리를 꺼냈다.

소주와 마른안주는 바로 테이블로 가져갔고 오뎅탕은 전자레인지에서 한번 데워서 가져갔다.

“유민 오빠. 이게 다 뭐에요?”

“오늘은 우리의 캠프 첫날이잖아? 다 함께 한잔하고 싶어서 준비했어.”

“소주…. 이게 얼마만의 술이야?”

“오늘 유민이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니?”

“아니에요. 그럼 한잔 씩 돌리죠. 정호 형 먼저 받으세요.”

“그래. 고맙다.”

유민은 우선 정호를 시작으로 서현과 수지의 잔에도 소주를 따라주었다.

그러는 사이에 유민의 잔에도 소주가 채워졌고 나머지 일행들의 잔에도 역시 소주가 채워졌다.

“난 아직 술을 마셔본 적이 없는데….”

가영이 자신의 잔에 채워진 소주를 보며 다소 난감해했다.

그러고 보면 가영은 낙원에 와서 20살을 맞이하며 성인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아직 술을 마실 기회가 전혀 없었다.

“그러네. 민서는 소주 마셔본 적 있니?”

“아뇨. 수지 언니. 맥주는 몇 번 마셔봤는데. 소주는 아직….”

그것은 20살 시기를 입시에 실패하며 재수로 바쁘게 보냈던 민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주 마시기 힘들면 마시지 마. 아니면 맥주로 사 올까?”

“아니에요. 유민 오빠. 그냥 마셔볼게요. 친구들 마시는 거 보면서 나도 한번 마셔보고 싶었거든요.”

“가영이는?”

“저도 한번 마셔볼게요.”

“그래. 술은 오빠, 언니들에게 배우는 게 좋아. 오늘은 처음이니 맛만 본다는 생각으로 간단하게 마셔보는 것도 좋지.”

“네. 정호 오빠.”

오붓한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유민이 사 온 소주는 마시는 인원이 8명인데 반해 10병뿐이라 그리 많은 양은 아니었다.

하지만, 소주를 처음 마시는 가영과 민서가 있었고 모두 정말 오랜만에 마시는 술이라 생각보다 빠르게 취해갔다.

물론 가장 먼저 녹다운된 것은 술을 입에 대 본 적도 없는 가영이었다. 유민은 테이블 위에 엎드려 잠이든 가영을 부축해 일으켰다.

“가영이 침대에 눕혀두고 올게요.”

“그래. 유민아.”

유민은 가영의 침대에 완전히 축 늘어진 가영을 눕히고 이불까지 꼼꼼히 챙겨서 덮어준 뒤 다시 주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민서가 녹다운되었다. 유민은 다시 민서를 부축해 민서의 침대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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