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1화 〉101화. STAGE TWO. round five. (101/348)



〈 101화 〉101화. STAGE TWO. round five.

101화. STAGE TWO. round five.



준영은 점점 마음이 급해졌다. 남근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처음부터 얼마 없었던 남은 시간도 이제는 절반 이상으로 줄어 들어있었다.

“소영아. 지금 뭐 하는 거야? 내 이름을 불러줘!!”

“아아아앙…. 유민 오빠…. 아흐윽…. 나 미쳐…. 아앙…. 미쳐 버릴 거 같애…. 하아앙….”

준영은 간절하게 소영에게 부탁해보았지만, 소영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자신이 원하던 것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준영을 더욱 미쳐버리게 하는 말들이었다.


“야!! 서소영.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유민이 아닌 내 이름을 부르라고!!”

“하으흑…. 유민 오빠…. 아읏….  또 가…. 흐읏…. 또…. 가버려…. 흐아아앙….”


하지만 유민이 주는 쾌락에 흠뻑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소영의 귀에는 준영의 목소리가 전혀 닿지 않았다.



“야!! 서소영!!”

참다 참다 못한 준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유민의 등에 둘려져 있던 소영의 손을 세게 움켜잡고 자신 쪽으로 강하게 당겼다.


준영의 갑작스러운 난입으로 인해 소영의 몽롱한 눈빛이 준영에게 향했고 유민역시 박고 있던 허리의 움직임을 멈췄다.


한껏 흥분한 준영에게는 이미 천사가 했던 커플 여성에게 터치하면 안 된다는 경고도 떠오르지 않았다.


아니 그게 뭐가 중요하겠는가? 어차피 이대로면 준영은 죽는다. 이러든 저러든 준영에게는 똑같은 결과가 있을 뿐이었다.

그걸 아는 준영은 필사적으로 될 수밖에 없었다. 준영은 계속해서 소영을 몰아 붙었다.


“소영이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유민이가 그렇게 좋아?”

“하아…. 하아…. ……네?”

“유민이가 박아주는 게 그렇게 좋냐고?”


소영은 쾌락의 늪에 여전히 깊게 빠져있는 상태였지만, 유민이 움직임을 멈췄고 준영의 닦달하는 큰 소리를 듣게 되자 조금은 정신이 돌아왔다.


“어떻게 유민이가  박아줬다고 바로 날 잊을 수가 있어?”

“……아니에요. 준영 오빠…. 잊은 건….”

“뭐가 아니야? 난 완전히 잊고 유민이이름 계속 부르면서 좋아 죽더니.”

“…….”


사실 소영은 유민이 주는 쾌락에 빠져 한순간 준영의 존재 자체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 따라서 준영의 말에 확실한 반박을   없었다.




소영은 잠시 침묵했다. 그러면서 조금 전까지 쾌락에 취해 자신이 유면의 이름을 연호하며 내뱉고 있었던 부끄러운 대사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소영은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준영의 앞에서 그랬다는 게, 아니 유민에게 그런 모습을 보였다는 게 너무나도 부끄러워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다.

하지만 소영의 그런 이성적인 생각과는 별개로 연속으로 절정에 오르던 도중에 멈춘 상태라 소영의 육체는 여전히 유민의 남근을 원하고 있었다.

소영은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를 한번 들썩거리며 멈춰있던 유민의 남근을자신의 몸속으로 깊게 받아들였다.


그런 소영을 보며준영의 분노는 한층 더 커져만 갔다. 분노에 지배된 준영의 눈에는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유민이 큰 자지가 그렇게 좋아? 소영이  허벌 보지에  자지가 박히는 게 그렇게 좋냐고?”


소영은 준영의말이 너무하게 들렀지만, 그래도 준영과의 대화 도중에 참지 못하고 엉덩이를 움직인  자신의 잘못이니 일단 변명하려 했다.

“…네? ……아니….”

“아니긴 뭐가 아냐? 그럼 소영이  자지가 크든 작든 아무나 박아주면 그렇게 질질싸면서 천박한 신음을 내는 거야? 걸레 같은 년아.”

“……네?”

“내가 처음부터 소영이  걸레인  알아봤어. 창녀 같은 년이…. 그때 꼬신 게 내가 아니라 다른 남자였어도 소영이 너는 쉽게 다리를 벌려줬을 거지?”


소영은 자신의 잘못이 있으니 그냥 참고 참았다. 그렇게 계속 듣고 있으니 준영의 말이 점점 더 천박해져갔다.


하지만 준영의 마지막 말은 소영으로서는 도저히 반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제가 아무 남자에게나 대준다구요?”

“아니라고는 절대 말 못 할걸? 그때 유민이랑 사귀던 중인데도 내가 모텔 데려가니 순순히 따라와서 바로 다리 벌려줬잖아?”

“…….”

소영은 그냥 입을 다물었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준영에게 너무나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소영은 아직도 유민에게 일종의 죄책감과 미안함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준영은 자신에게 이러면 절대 안 되었다.

소영은 그때 준영과 하기 전까지 처녀였고 낙원을 오기 전까지도 준영 외의 남자는 몰랐다.


소영이 낙원에 온 이후에 다른 남자와 섹스를 한 것은 모두 미션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 한 행위에 불과했다.

물론, 지금 소영은 유민과의 섹스에서 유민이 주는 쾌락에 취해 준영을 잠시 잊은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소영은 그렇다고 해서 준영이 자신을 걸레 취급, 창녀 취급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소영도 바보가아니다. 그때 유민에게서 자신을 뺏기 위해서 준영이 조금 치사한 방법들을 썼다는 것을 지금은 알고 있었다.

사실, 소영은 낙원에서 다시 유민을 만나며 그때 유민과 헤어진 사실을 후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여자들이 아직 어릴 때는 나쁜 남자에게 빠지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여자들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취향이 바뀌며 나쁜 남자보다는 성실하고 자신만을 위해주는 남자를 선호하게 된다.


소영은 아직도 어린 편이지만, 그 일이 있었던 이후로 시간이 흐르며 그 당시보다는 훨씬 더 철이 들어있었다.

그 당시의 소영은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의 소영은 유민이 그때 자신을 너무나도 소중하게 대해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군다나 소영은 낙원에 오게 되며 유민에게서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강한 쾌감까지 맛볼 수 있었다. 준영과 했던 섹스는 섹스도 아니었다.


그때 준영의 방해가 없었다면…. 소영은 그대로 유민과 계속 사귀었을 테고, 그럼 이런 기쁨은 자신만이 독차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소영에게 있어 준영은 유민과의 사이를 갈라놓은 원흉이자 이런기쁨을 알  없게 만들었던 사랑의 방해꾼이었다.


소영은 낙원에 오기 전부터 처음에는자신을 꾀기 위해서 선물도 자주 하며 엄청 잘해주던 준영이 자신과 연인이 된 이후로는 조금씩 자신에게 소홀해져 가는 것을 보며 이것저것 불만이 쌓여가는 중이었다.


그러던 소영은 낙원에서 유민을 다시 만나게 되고 최근 준영과의 사이가 더욱 소원해지면서 준영에 대한 마음이 거의 떠나가던 중이었다.

소영의 마음이 갈대라서가 아니라 아무래도 유민과 준영의 성격과 여자를 대하는 태도, 특히 남근의 크기와 섹스 실력을 비교하게 되니 한 명의 여자로서 어쩔  없는 일이었다.

소영이 지금도 준영과 헤어지지 않고 있었던 이유는 단지 그렇게 유민과 헤어졌던 자신에 대한 반성과 지금까지 준영과 사귀었던 것에 대한 의리 정도가 다였다.


그렇게 준영에 대해 불만이 쌓여있던 소영이었는데 지금 이런 준영의 태도를 접하게 되니  조금 남았던 애정마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더군다나 지금은 미션 중이다. 준영의 이런 행동은 소영의 목숨마저 위태롭게 하는 행위였다.


소영에게 있어 준영은 실시간으로 애증의 남자를 넘어 목숨의원수가 되어가는 중이었다.

소영은 준영의 손을 강하게 뿌리치며 아직도 이어져 있는 유민의 몸을 다시 껴안으며 말했다.


“유민 오빠. 그냥 무시하고 계속해요. 저 아직 미션 해야 해요. 저에게 아까처럼 세게…. 박아주세요….”

“안 돼!! 소영이 너 다시 유민이랑 절대 못 해.”


준영은 다시 소영의 손을 강하게 잡아끌며 유민과 다시섹스하려는 것을 방해했다.

“아니. 도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천사님? 이 남자 계속 방해하는데 그냥 내버려 두는 건가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던 소영은 아예 준영을 무시하고 관리자인 천사를 불렀다.


그러고 보면 경고를 무시한 준영에게 바로 제재를 가해도 시원찮을 천사가 농땡이를 피우고 있었다.


그리고 농땡이를 피우고 있는 사람은 천사뿐만이 아니라 하나가 더 있었다. 바로 유민이었다.


사실 지금의 유민에게는 준영의 방해를 충분히 커버하며 소영을 지켜줄 능력이 되었다. 하지만 그냥 내버려 뒀다.

유민이 소영을 포기해서가 아니었다. 소영은 이미 미션 달성 목표에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소영은 이미 유민이 두 번째 사정하기 전부터 80 이상 쾌락 수치 1분간 누적을 달성한 상태였다.


지금 천사가 준영에게 즉시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는 이유도 유민이 준영을 막지 않고 있는 이유와 비슷할 것이다.


아니 평소에도 천사는 조금 자기 멋대로 굴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경향이 있으니 섣불리 판단하긴 힘들었다.


그럼 유민은 왜 두 번째 사정을  이후에도 계속 소영에게 박고 있었던 것인가? 그건 모두 다 미션 달성 목표가 남은 준영을 위해서였다.

그리고 준영은 그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 아니 그대로 계속 흘러갔어도 준영이 미션에 성공하는 일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네! 네! 천사 이제 등장했어요.]


천사는 뭔가 극적인 등장씬을 연출하려고 했을까? 하지만 너무나 작위적인 대사와 말투가 모두 것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참가자 최준영은 미션의 경고 사항을 어겼고, 이제는 미션을 완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벌칙 “사망”을 집행하겠습니다.]


천사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준영이 제자리에서 스르륵 쓰러졌다. 아마도 준영은 죽었을 테지만, 그런 무거운 무게감이전혀 느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남은 참가자 이유민, 참가자 서소영은 미션 달성 목표에 성공했으니 미션 성공입니다.]


“네?”

준영의 방해가 사라지면 다시 유민에게 박아달라고 하려 했던 소영은 깜짝 놀랐다.


소영은 아직 자신이 미션 달성 목표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소영은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뜻밖의 미션 성공에 너무나 기뻤다. 목숨을 건졌으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소영….  이미 내가  번째 사정하기 전에 쾌락 수치를 채웠었어….”

유민이 소영의 의문을 해소해주었다. 유민은 수시로 미션룸 벽면을 보며 소영의 쾌락 수치를 확인했으니 소영의 미션 성공 타이밍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소영 역시 유민의 말을 들으며 유민이 미션 중에 어떻게 행동했는지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소영은 유민이 자기 목숨이 걸린 미션에서 자신의 미션까지도 세세하게 신경 써줬다는 사실에 무한의 감동을 느꼈다.


그리고 소영은 감동과 기쁨을 느끼는 와중에도다시 유민에게 박히지 못한다는 사실이 조금 아쉬웠다.

조금 여유가 생긴 소영은 침대 곁에 쓰러져 있는 준영을 바라보았다. 얼굴이 바닥을 향한 채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아무런 외상도, 이상도 없어 보이는 지금의 준영은, 준영의 죽음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그냥 피곤함에 지쳐 잠이 들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정도였다.

그런 준영을 바라보는 소영의 마음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피어올랐다. 슬픔, 안쓰러움, 연민, 쓸쓸함….

준영과 사귄 기간이 짧지 않았고 더군다나 자신의 처음을 가져간 남자이니 소영이 그런 감정을 가지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소영의 마음속을 가득 채우는 감정은 원망과 분노였다. 준영은 막판에 미션을 방해하며 다 같이 동귀어진하려 했다.


다행히 준영의 방해 전에 나머지 두 명이 미션 달성 목표에 성공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준영의 의도대로 흘러갔을 수도 있었다.

다시 말해 준영은 소영의 목숨을 앗아갈 불구대천의 원수가  뻔했다.

물론 그리되었다면 소영과 준영은 바로 죽었을 테니 그 원수를 갚을 기회도, 갚을 대상도 이 세상에서는 남아 있지 않았을 테지만….

거기다  이전에 준영이 내뱉었던 천박하고 신랄한 말들은 소영에게 마음에큰 상처를 줬었다.


소영이 마냥 준영의 죽음을 아쉬워하기에는 지금 소영의 마음속에 남은 준영에 대한 악감정들이 너무나 커져 버린 상태였다.

소영은 슬그머니 준영에게서 눈을 돌렸다. 그리고 생명의 은인이자 자신에게 무한의 쾌락과 감동을 주는 대상인 유민을 바라보았다.


“유민 오빠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소영은 유민에게 지금 자신이 품은 생각과 감정을 모두 표현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생각이 너무나 복잡했고 감정이 너무나 커서 정리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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