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화 〉010화 TUTOTIAL. (10/348)



〈 10화 〉010화 TUTOTIAL.

010화. TUTOTIAL.



“이야. 여기는 분위기 좋네.”

유민 일행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깨는 불청객이등장했다. 바로 남상현이었다. 상현은 유민의 중학교 시절의 트라우마이자 양아치로 낙원을 오기 전까지 조폭 조직의 말단으로 있었다.


유민 일행의 분위기는 차가워졌다. 단지 식기만  것이 아니라 뾰족한 얼음 덩어리를 구성해서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려고 했다.


“유민아. 우리 오랜만이지 않아? 중학교 이후로 처음인가? 긴가민가했는데 이름 보고 바로 알아보겠더라. 정말 반갑다.”

이놈이 머리에 총을 맞았나. 왜 친한 척을 할까? 유민은 어이가 없었다. 하긴 돌을 던진 놈은 개구리가 맞아 죽는 것에 신경 쓰지 않지. 상현에게는 동급생들에게 삥을 뜯고 폭력을 행사한 것도어린 시절의 추억에 불과한 모양이다.

“그래서 뭐하러 왔는데?”

“뭐하긴. 그냥 중학교 때 친구 보러 온 거지. 너 요즘 여자에게 인기 많다? 아주 여자에 둘러싸여 있네.”

“네가 신경 쓸 일은 아니잖아?”

“신경 쓰이지. 그렇게 여자들을 돌려가며 섹스를 해대는데. 나는 아직  명 밖에  해봤는데. 그러고 보니 여기도 너랑 섹스했던 여자들 많네?”

“이제   다 했으면 가줬으면 좋겠는데?”

지금의 유민은 중학교 시절의 유민이 아니었다. 물론 지금도 싸움이 싫고 싸움을 해본 적도 없지만, 그때와는 키도 덩치도 다르다. 중학교 시절 키도 작고 허약하던 모습은 이제 없다.

그리고 그때와 결정적으로 다른 건 보호해야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유민은 가령 혼자서 피해를 보고 끝난다면 그런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동생이나 지인들이 엮이게 되면 이야기가달라진다.

상현도 뭔가 강하게 나오는 유민에게 살짝 위압감을 느꼈다. 키도 자신보다커 보이고 간략한 옷 위로 드러나는 근육도 예사롭지 않았다. 상현은 타깃을 바꾸기로 했다.

“에이. 뭘 그렇게 까칠하게 말하냐.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서로 친하게 지내자는 거지. 너만 여자들을 독식하면 쓰냐. 우리는 다 손가락만 빨아야 해? 거기 누님. 수지 누나라고 부를게요. 안 그래요?”

“전 댁에게 관심 없거든요.”

“이야. 까칠하시네. 유민이랑 할 때는 그렇게 정열적으로 하시더니.”

“유민이를 좋아하거든요.”

“아. 그래요?”

“네.”


상현은 유민의 주변에 앉아있는 여자들을 빠르게 스캔했다. 사실 처음부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강지원이었다.

키도 늘씬하고 가슴도 풍만했다. 특히 도도한 표정이 마음에 들었다. 상현은 이런 여자에게 박을 때가 가장 기분이 좋았다. 그 도도한 표정이 쾌락으로 흐트러지는 모습을 볼 때 희열을 느꼈다.

“그럼. 거기 지원씨는 어때요? 유민이에게 만족  하는 것 같던데. 내가 10배는 잘 해줄  있는데. 경험치가 다르다고요.”


지원은 아예 고개를 돌린 채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지원은 상현이 너무나 한심해 보였다. 가뜩이나 레즈비언이라 남자에 관심 없는 지원에게 상현 따위는 발톱의 때만도 못한 존재였다.


지원은 그나마 유민에게 처음을 주고 유민의 상냥한 성격에 마음이 조금 동했을 뿐이었다. 거기다 대학교에서 오랫동안 봐온 유민의 착한 성품과 성실함도 한몫했다. 그러니 유민 외의 남자에게는 아직도 전혀관심이 없었다.

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 상현은이제 서현에게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옆에 앉은 정호가 서현의 어깨를 감싸 안고 강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걸 보며 포기했다. 남은 가영과 민서도 양쪽에서 유민의 팔을 끌어안고 있었다.

유민에게 상현은 정말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존재였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유민만이 아니었다. 이전 남상현-임지윤의 미션을 모두 지켜보았다. 그때 보여줬던 상현의 행동은모두에게 반감을 사기 충분했다.


이제 남은 건 미경뿐이었다. 상현도 이렇게 막무가내로 굴지만, 눈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조폭 생활을 하게 되면 싫어도 눈치가 늘 수밖에 없다. 상현은 이 모임에서 미경만은 어울리지 못하고 붕  있는 것을 눈치챘다.


“그럼. 거기 미경이는 어때? 보니 여기서 잘 어울리지도 못하는 것 같은데, 아웃사이더 끼리 잘 해보자고.”

사실 요즘 미경은 상현이 말한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갑자기 이상한 곳으로 납치되어 이상한 미션을 하게 되었다. 집으로 돌아갈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 불안하고 외로웠다.

미경은그러던 와중에 유민과의 섹스에서 절정을 맛보며 유민에게 반했다. 그래서 유민이 속한  그룹에 슬며시 끼어들었다. 하지만 자신을 배척하는 느낌이 너무나 강했다.


미경이 고민에 빠진 것을 보며 상현은 허락으로 받아들였다. 상현은미경의 손을 잡아끌어 옆에 빈 테이블로 데려갔다. 미경은 급하게 발을 멈추려 해봤지만, 이미 의자에 앉은 후였다.

그러는 사이에 유민 일행은 누구 하나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앓던 이가 빠진  속이 시원했다. 유민 일행은 미경이 같은 자리에 앉는 것을 거부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받아들인 것도 아니었다.


유민 일행은 불청객의 난입으로 잠시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다시 끌어 올렸다. 다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옆 테이블이 살짝 소란스러워 진 것을 보며모두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다. 바로 상현과 미경이 앉은 테이블이었다.


상현의 손이 미경의 바지 속으로 들어가 있었고 미경이 그 손을 빼내려고 하고 있었다. 그렇게 둘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아씨. 유민이한테는 그렇게 쉽게 다리를 벌려주고 좋아라 하더니. 나한테는 왜 이러는 거야.”

“그건 미션이었잖아요.”

“미션? 미션은무슨 얼어 죽을 미션. 그럼 하기 싫었는데 그렇게 헐떡거렸다는 거야?”

“암튼 싫어요.  빼주세요.”

상현은 미경이 뭐라고 하던 아랑곳하지 않고 미경의 바지 속에 넣은 손을 거칠게 움직였다. 그러더니 아예 미경의 바지를 끌어 내리더니 테이블 위에 엎드리게 했다.


유민은 순간 이걸 막아야 하나? 망설였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미경은 지금까지 많은 여자에게 강제로 성매매를 시켜왔다. 그런 미경을 도와줄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는 사이에 상현의 남근이 미경의 질에 닿았다. 그리고 상현의 남근은 단숨에 미경의 질 속으로 삽입되었다. 그 순간 천사의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미션외에 성적 접촉은 금지입니다. 지금 바로 멈춰주세요.]

“아씨. 누군  여자, 저 여자 돌려가면서 박아내고, 누군 혼자서 딸딸이만 치냐. 금방 끝낼게.”

상현은 천사의 말을 무시하고 미경의 질 속으로 남근을 박아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천사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당장 멈추라고요. 마지막 경고예요. 강력한 제재에 들어갈 거예요.]


천사의 목소리와 말투가 너무나 가벼워서였을까? 상현은 천사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박아댔다. 점점 속도를 높여가며 박아댔다.

“아. 씨발. 이제 곧 싼다고. 조금만….”

상현은  말을 끝으로 미경의 몸 위로 엎어졌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상현이 사정하고 있는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상현의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며 갑작스러운 사태에 광장의 모든 이들이 굳어버렸다.


처음으로 움직인 것은 상현에게 박히고 있던 미경이었다. 미경은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그러자 위에 포개져 있던 상현이 스르륵 옆으로 흘러내리더니 바닥으로 쓰러졌다.


[참가자 남성현. 경고를 무시한 것에 대한 제재로 “사망” 처리했어요.]

[참가자 여러분. 죄송해요. 제가 밤참을 먹느라 모니터를 잠시 놓쳤어요. 원래는 그 전에 막았어야 했는데…. 정말 죄송해요. 그래도 좀 봐주세요. 저도 먹고살아야죠. 헤헷….]

천사는 여전히 해맑은 목소리로 천진난만하게 이야기를 이어갔지만, 광장에 있는 모든 이들은 그 목소리에 집중할 수 없었다.

처음 천사가 낙원을 소개할 때 강력한 제재로 사망까지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미션을 계속 진행해나가며 설마 그렇게까지 할까 하는 낙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사망자가 나오자 이것이 바로 현실이라는 것을 강하게 자각할  있었다. 지금 이 사망은 전혀 남의 일이 아니라고. 나도 언젠가 이렇게  수 있다고.

[뒷수습해야하니. 광장개방은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참가자 여러분. 개인실로 복귀해주세요.]

착 가라앉은 기분으로 유민 일행은 작별 인사를 나누고 각자의 개인실로 향했다. 그리고 개인실에 도착해서도 충격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유민은 자신의 왼쪽 팔목에 착용하고 있는 금속 팔찌를 내려다보았다. 여성 피임 호르몬이나 오늘의 사망.  모든 것의 원인인  팔찌일 것이다. 이 팔찌로 또 어떤 것을 할 수 있는 걸까?


유민은 금속 팔찌가 자신의 목을 졸라매는 올가미처럼 보였다. 언제라도 간단하게 사람의 목숨을빼앗아 갈 수 있는 물건이다.


유민은 잠을 자기 위해 침대에 누워서도 진정이 되지 않았다.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있는 기분이었다. 한참을 뒤척인 후에야 겨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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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사망자가 나오며 다들 놀라셨죠?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웬만하면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통제만  따라주시면 괜찮아요. 그럼 9번째 미션을 공지할게요.]

미션의 날이 되어 모든 참가자는 광장에 모였다. 그리고 천사의 미션 공지 전 간단한 설명이 있었다. 천사는 걱정하지 말라며 괜찮다고 했지만, 듣는 처지에서는 전혀 안심되지 않는 설명이었다.

[튜토리얼 9번째 미션 공지입니다. 참가자는 손호준. 남상미. 미션룸으로 입장해주세요.]


[미션 내용은 참가자 손호준의 질내 사정 1회. 제한 시간은 30분. 그럼 즐거운 시간 되세요.]

호준은 미션  참가자이고 상미는 이월된 미션을 제외하면 여성 중 처음으로 2회 참가를 하게 되었다.

이번에 호명된 참가자 두 명도 모두 유민의 지인이었다. 상미는 권력 빈대형 촌지 교사이고 호준은 유민이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한 곳의 사장이었다.



유민의 부모님은 유민이 대학을 입학하고 얼마 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갑자기 한 집안의 가장이 된 유민은 부모님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기도 전에 생활비를 걱정해야 했다.


유민이 부모님의 상과 그 이후의 일들을 처리한 뒤 가장 먼저 한 것은 4인 가족이 살던 집을 처분하고 방 2개가 있는 여동생과 함께 살 집으로 이사한 것이었다.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이사한 차액과 부모님이 물러주신 돈으로 당장은 아무런 무리 없이 생활할  있었다. 하지만 그 돈을 어영부영 계속 쓰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고등학생인 여동생을 돌봐야 했다. 그리고 이제 갓 대학생이 된 자신과 앞으로 대학생이 될 여동생의 학비만 해도 어마어마했다.


그래서유민은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바로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경험도 부족하고 자격증도 없는 대학 1년생이 고임금의 일자리를 구할 수는 없었다. 과외 자리도 알아보긴 했지만, 쉽게 구해지진 않았다.


결국, 유민은 일반 음식점의 주방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유민이 하는 일은 설거지와 힘을 쓰는 잡일이었다.


근무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9시까지 총 10시간. 남는 시간은 유민 개인 공부와 여동생 공부도 봐줘야 해서 하루가 상당히 빠듯하게 돌아갔다.


근무시간도 길었지만.  자체도 상당히 힘들었다. 익숙하지 않은 일이라서 더욱 그랬다. 그래도 우는소리를 할 수는 없었다. 이제 유민은 여동생을 책임져야 하는 한 집안의 가장이다.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은 총 3명이었다. 음식 조리를 위주로 하는 사장인 40대 중반의 호준, 설거지와 잡일을 담당하는 유민, 그리고 홀 서빙 등을 담당하는 21살의 여성이었다.

여성은 한국인이 아니라 베트남 사람으로 이름은 후인이라고 했다. 한국말을 더듬거리기는 했지만,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했다.

유민은 거의 주방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가끔 짐을 옮기거나 화장실을 가거나 하면서 홀을 지날 때가 있었다. 그럴때마다 호준이 후인의 엉덩이를 더듬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다.


유민은 처음에는 잘 못 본 줄 알았다. 하지만 자주 보게 되면서 둘의 관계가 의심스럽기 시작했다. 40대 중반인 호준과 21살의 후인이 사귀는 사이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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