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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최면물-234화 (234/299)

< 234화 > 유인 (4)

“...그냥 궁금해서 그래. 그레이프는 어떡하려나 해서.”

“절 싫어하는 사람을 만나는 법….”

“아, 싫어한다기보다는...그냥, 조금 만나려고 하면 자꾸 피하는 상대…?”

이 정도면 상황 설명은 충분하다.

그래이프는 진지하게 고민하며 입술을 만지다가 내 쪽을 힐끔거렸다.

어째서인지 그레이프의 눈빛이 오싹하게 느껴진다.

“일단...오해가 안 생기게 하는게...중요하고요….”

“응?”

“안 만나준다면...뭔가 오해가 있는거니까...그리고, 거짓말을 되도록 안 하는게 좋고….”

“어...응.”

“그리고...돌려 말하면 이해하기 힘들어 할 수 있으니까 그냥 직접적으로 말하는게...좋고…하아아….”

대답이 살짝 비틀린 것 같다.

그레이프는 갑자기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레이프가 생각하기에는 이게 자신을 피하려는 사람과 만나는 법이라는 걸까…?

“그게...일단은 그, 피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게 중요하고요...그게 어렵지만...아무튼, 솔직하게...솔직하게 그냥 말하는게 중요해요...안 그러면 자꾸 오해가 생겨서 멀어지기 쉬워요.”

“어...응.”

“그리고 같이 만날만한 약속을 잡을 때는 상대가 도망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해요...조금이라도 도망칠만한 틈이 있으면 도망치거든요….”

“어….”

그레이프는 한이 맺힌 것처럼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서로 대화의 축이 어딘가 어긋나 있지만, 묘하게 도움이 되는 조언이다….

도망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라…래피드는 도망칠 수 있으니까, 공간이동을 하지 못하게 하면 된다는 건가….

“이미 실수를 했으면?”

“아아아아...그러면, 그러면 사과를 어떻게든...제발 받아달라고 애원하더라도 사과할 수밖에 없어요….”

“근데 사과도 안 받아주려고 하면? 아예 안 만나는 상황인 거잖아.”

“으아아아아아….”

진심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앓는 소리가 들린다….

그레이프는 더 대답하기도 싫고 상상하기도 싫었는지 눈을 질끈 감으며 고개를 돌렸다.

내 쪽으로 손을 내밀어 그만하라는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아, 아무튼 결과적으로 잘 되면 된 거에요…! 결과적으로...어떻게든…! 중요한 건 괜히 은근하게 돌아가려 하지 않는 거…!”

“음….”

결국 그레이프의 조언을 정리하자면, 래피드를 도망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서 사과하고 솔직하게 얘기하라는 건가.

거기에 더해서 최면까지 걸면 완벽할 것 같다.

하지만...다른 사람이야 도망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 수 있을지 몰라도 래피드는 공간이동 마법을 사용하는데 대체 어떻게 도망치는걸 막을 수 있을까….

괜찮은 조언 같지만, 래피드에게는 처음 시작부터 적용이 안 된다….

“근데...그레이프, 이거 나를 피하려는 사람과 만나는 법 얘기하는 거 맞지…?”

“네? 그...렇죠? 아! 아뇨, 제가 다른 생각을 해서...처, 처음 만나는 사람 물어보는 거였죠? 회사...채용 담당자?”

“마, 맞아. 회사 얘기야 회사 얘기. 취업할 때 면접관이 안 만나 주잖아.”

“...어디 취업하고 싶은건진 몰라도 제가 받으라고 할까요?”

“마법소녀로 찾아가서 협박하려고…?”

“협박이 아니라 그냥 한번 이력서라도 읽어보라고….”

“그레이프...그러면 안돼….”

“네….”

그레이프는 원래 이런 짓을 하는 성격이 아닌데...왜 그런 과격한 짓을 하려는 걸까.

나는 권력이라는 마법을 사용하려는 그레이프를 말렸다….

이후 그레이프와 나는 서로 별 것 아닌 대화를 이어가며 아침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그레이프 같이 싱크대로 가 설거지를 했다.

세제와 수세미로 그릇을 닦으면 그레이프가 그릇을 물에 헹궈 건조대에 놓는다.

어느덧 이 별 것 아닌 행위도 서로의 합이 맞아떨어지고 있었다.

“앵거….”

“응?”

그렇게 설거지를 끝내고 내가 손에 묻은 세제를 씻어내려고 손을 씻고 있자, 그레이프가 등 뒤에서 갑자기 다가와 나를 끌어안았다.

커다란 가슴이 등에 눌리며 오싹한 간지러움이 등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레이프의 손이 천천히 앞치마 안으로, 배를 타고 밑으로 내려간다.

“자, 잠깐만...하, 하게?”

“앵거가 야해서….”

“대체 뭐가...? 읏….”

오늘도 그레이프는 갑자기 흥분해서 내게 섹스를 졸라대기 시작했다….

자꾸 내가 야하다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핑계다.

내가 이렇게 그레이프가 시도때도 없이 야하다고 말할 정도로 야한 행동을 할리가, 야할리가 없다는 건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제일 잘 알고있다….

그레이프는 식욕을 채우자 마자 성욕을 채우고 싶었는지 야한 숨소리를 내 귓가에 내뱉으며 내 몸에 밀착한 허리를 좌우로 살살 흔들었다.

피부가 스치는 것만으로 야하게 느껴지는, 섹스할 때의 쾌감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허리놀림에 몸이 멋대로 반응한다.

나는 몸이 기억해버린 쾌감 탓에 그레이프에게 저항하지 못하고 순순히 손길을 받아들여 버렸다.

그레이프의 손이 자지 뿌리를 잡아 위쪽으로 부드럽게 쓰윽 하고 쓸어올린다.

빨리 세우라는 명령에 가까운 손놀림에 자지가 멋대로 발기한다.

나는 오늘도 자지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그레이프에게 하반신을 농락당했다.

“쭈읍...쯥...이틀만에 자지...하아….”

“잠깐만...윽...싱크대만 닦고…빠, 빨지 마....”

“하아...설거지 아직이에요…?”

그레이프는 바닥에 앉아 내 자지를 마음대로 빨아댔다.

싱크대 앞에 서 있는 내 다리 사이로 머리를 집어넣고 자지를 손으로 잡아 내려 밑에서부터 머리를 위 아래로 움직인다.

빨지 말라고 하니 곧바로 혀를 내밀어 귀두를 혀끝으로 긁어올리다가 혓바닥에 빠르게 문지른다.

“빨리, 빨리….”

“잠깐만...아직...읏….”

그레이프가 쪼그려 앉은 채로 재주 좋게 옷을 벗는다.

나는 저절로 허리를 뒤로 빼 그레이프가 자지를 빨기 좋게 해주며 힘겹게 설거지 뒷정리를 마쳤다.

수도꼭지를 잠그자 끼익 하는 소리가 난다.

손에 묻은 물기를 수건에 닦기도 전에 그레이프는 내 허리를 끌어안으며 지금까지 참았다는 것처럼 자지를 입에 물었다.

“후응, 후응, 후읏, 응...쭈으읍...쪼옥! 쪼옥...쪼옵….”

“으읏…! 자, 잠깐…!”

“푸하…! 하아...앵거...섹스, 섹스 해주세요...섹스...빨리이….”

싸기 직전까지 빳빳하게 자지를 세워놓은 그레이프는 곧바로 자지를 입에서 놔 주고 바닥에 누워 다리를 벌렸다.

예쁘게 다물어진 보지를 손가락으로 살짝 벌려 자지를 기분좋게 해주고 싶다고 유혹한다.

나는 멍청하게도 그레이프처럼 빨리 섹스하고 싱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해져 그레이프의 위에 올라탔다.

“하아아….”

“후아아….”

서로의 숨소리가 완전히 일치하며 커다란 자지가 그레이프의 안쪽을 꾸욱 누른다.

창 밖에서 해가 슬슬 떠오른다….

나는 햇빛을 받으며 열기를 쏟아내듯 그레이프의 보지에 대고 허리를 흔들었다.

# # #

“저녁은 이걸로 해먹을까요?”

“음...나 이거 요리할 줄 몰라….”

“해주면 맛있게 먹어줄 거에요?”

“그레이프가 해 주면…?”

아침부터 시작된 그레이프와의 섹스는 점심이 지날때까지 이어졌다.

두통같은것도 전부 잊어버릴 정도로 기분 좋은 섹스에 기분이 한결 나아진 나는 저녁까지 그레이프랑 비전폰에 게임을 다운받아 같이 하고, 뷰튜브를 보며 놀았다.

그리고 저녁이 되기 전에 다시 한 번 섹스하고, 샤워를 하고 난 뒤에 같이 장을 보러 나왔다.

그레이프와 같이 시간을 보내면 늘 이렇게 된다….

그레이프같은 마법소녀랑...여자랑 같이 있는 거니 당연한 반응이긴 하지만, 정말 하루종일 섹스밖에 하지 않는 것 같은 매일매일이다.

나는 이런 일상에 만족하면서도 일말의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레이프는 더 이상 나를 강제로 덮치거나 하지 않았다.

다만, 내가 기분 좋아할만한 동작을 보여주며 섹스해달라고 조를 뿐이다....

그러면 나는 거절하지 못하고 매번 섹스하게 된다….

어쩔 수 없다...그레이프가 너무 기분 좋게 섹스해주니까, 자지의 약점을 다 알고 원하기 전부터 내가 원할만한 쾌감을 안겨주니까 섹스하고 싶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건...내가 그레이프를 덮치는 거라고 하기에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게 아닐까…?

그레이프가 나를 육체적으로 덮치는 건 아니지만, 정신적으로는 덮치고 있다고 해야 하는게 아닐까…?

그레이프랑 섹스할 때는 내가 그레이프한테 하자고 하기보다는 그레이프가 나한테 해달라고 조를 때다….

그러면 나는 섹스 스위치를 누르면 섹스하겠습니다 하는 것처럼 매번 섹스해주고...같이 놀다가, 또 섹스하고 싶다고 하면 섹스한다….

...내가 그레이프 밑에 깔려있을 때랑 달라진게 별로 없다.

그래도 일단 내가 위에 올라타는 건 맞고...그레이프가 덮치는 것도 아니고….

괜찮은건가...아닌가...이상한가...괜찮지 않을까….

괜찮겠지.

“맛있네요.”

“아...네….”

“아주 맛있어요.”

“예….”

나는 시식코너에서 큐브 스테이크를 다섯개씩 찍어 먹으며 그레이프에 대한 고민을 고기와 함께 삼켰다.

어쨌든 그레이프가 내게 순종적인 태도로 섹스를 졸라대는 건 사실이다.

괜한 걱정을 길게 할 필요는 없다.

스테이크를 먹으며 점원의 시선이 따가워진 나는 다른 곳으로 가 음료수를 한 컵 받아 마셨다.

작은 컵에 세번 쯤 받아 마시니, 점원이 한숨을 쉬며 평범한 종이컵을 꺼내 가득 따라준다.

나는 서비스가 좋은 시식코너라고 생각하며 자리를 떠났다.

“어…? 그 음료수는 뭐에요?”

“시식코너에서 받았어.”

“큰 컵에 줘요…? 이러면 남는 게 없을텐데….”

“몰라, 내가 마음에 들었나봐.”

“...여자였어요?”

“아니, 아저씨...그레이프도 한입 마실래?”

나는 그레이프에게 반쯤 마신 음료수 컵을 건네줬다.

순순히 음료수를 마신 그레이프가 컵을 근처의 쓰레기통에 넣는다.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며 살짝 허리를 숙인 것만으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모여든다.

즐겁게 배를 채우며 장을 보고 난 뒤에는 또 언제나와 같은 일이...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자꾸 그레이프를 힐끔거리는 남자들의 시선이 짜증이 나 속으로 꺼지라고 생각하며 노려봤다.

그러자 어째서인지 다들 눈치를 살피며 눈에서 보이지 않는 곳으로 멀어졌다.

내 몸에 붙은 근육 때문에 나를 전처럼 무시하지 못하는 건가…?

역시 남자는 몸이 좋아야 한다….

앞으로도 근육을 위해서 그레이프랑 열심히 섹스해야겠다.

[14번 구역에 네거티브 출현, 반복합니다, 11번 구역에 네거티브 출현.]

잠시 후, 그레이프와 함께 계산을 마치고 나자 건물 안에 조용한 습격 알림 경보가 울렸다.

14번 구역이면 여기에서 꽤 멀고 딱히 피해가 퍼질만한 거리도 아니어서 그런지 사람들은 경보를 못 들은 척 지나치고 있었다.

나는 그레이프를 힐끔거리며 질문했다.

“...가야 돼?”

“아뇨...특별 구조 요청같은게 오면 가야겠지만….”

“특별 구조?”

“음...중위급 이상의 마법소녀가 전원 전투불능이 되거나, 그 직전의 상황이에 오는 요청이에요. “

전에 지하철에 있을 때 그레이프랑 래피드를 불렀던 그것인 것 같다.

하긴, 그만큼 심한 일도 아닌 데 그레이프가 찾아가는 건 전력 낭비다.

다르게 말하자면 그렇게 심한 상황이 오면 그레이프가 가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 내 머릿속에 무언가 기발한 생각이 흐릿하게 떠올랐다.

나는 그레이프와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며 몇 번이고 생각을 반복해 정리했다.

될까...정말 이게 될까…?

아니…된다.

이건, 될 수밖에 없다.

온 몸에 전율이 흐른다.

해결책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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