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소녀 최면물-225화 (225/299)

< 225화 > Dayte (7)

“후, 후우…후우…아, 사, 사진 꾸밀 수 있네요!”

세 번의 촬영이 끝나고 래피드는 내 시선을 피하며 품속에서 빠져나와 화면 앞에 섰다.

나는 래피드의 시선 뒤에서 보이지 않게 바지 안의 물건을 잡아 위치를 조정했다.

발기한 티가 안 나게 자지 위치를 수정한 뒤 래피드의 뒤로 다가간다.

“조금…묘하네요.”

“읏….”

사진은 상당히 묘한 분위기로 찍혀 있었다.

붉어진 얼굴에 젖은 눈, 나뿐만 아니라 래피드도…서로 점점 흥분하는 게 드러나는 듯한 표정과 몸짓.

다른 것보다도 마지막 사진의 흐릿하게 감긴 래피드의 표정과 눈을 크게 뜨고 흥분하고 있는 내 얼굴은…사진들을 섹스하기 전의 상황을 촬영한 것처럼 느껴지게 했다.

“커플…사진이니까, 조금, 저희한테는 아직…강했던 게 아닐…까요?”

“그…러게요.”

래피드와 나는 서로 부끄러워하며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사진을 꾸몄다.

사진 위에 펜으로 원하는 글자를 적거나 그림을 덧그리는 방식이다.

…두 번째 사진에서 래피드의 가슴 끝이 빳빳하게 세워져 있는 게 보인다.

“앵거 씨도…뭔가…그려주세요.”

래피드는 두 번째 사진의 가슴 부분에 하트를 그려 가슴이 보이지 않게 해 버렸다.

나는 뭘 그리면 좋을까를 고민하다가 세 번째 사진으로 넘겼다.

…허리를 뒤로 빼는 바람에, 묵직하게 커진 자지 형태가 옷 위로 드러나 보인다.

“래피드도 뭔가…그려요.”

나는 래피드가 눈치채지 못했길 바라며 래피드와 내 하반신 하트를 그렸다.

래피드는 한동안 세 번째 사진에서 서로의 입술 사이에 멍하니 펜을 올리고 있다가 다음 페이지로 넘겨 버렸다.

출력 필터 설정…스티커 방식과 사진 방식 선택…전부 래피드가 조작하고 난 뒤 완성된 사진이 기계에서 출력되어 나온다.

“나, 나갈까요…?”

래피드는 기계에서 사진을 받은 뒤 스티커 사진기 안에서 도망치듯 밖으로 나갔다.

나는 손으로 얼굴을 부채질하는 래피드를 뒤따라 두꺼운 커튼을 젖히며 나갔다.

래피드는 기계 바로 앞에서 얼굴에 손을 대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했다.

“스티커 사진기가 이런 건 줄 저도 처음 알았어요….”

“커플…모드…여서…그랬던 게 아닐까요.”

“커…플들이 하기에는 좋겠네요!”

생각해보면 별것 아닌 자세들이긴 하다.

그레이프랑 했다면 그냥 깔깔대면서 하고 섹스하러 갔을 것이다.

아마 다른 커플들이 하기에도 그냥 놀면서 찍는 사진 정도겠지.

하지만, 래피드와 내게는 너무 자극적이었다.

래피드는 최면 때문에, 나는 래피드에게 순수하게 흥분된다는 걸 서로 숨기고 있는데…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흥분하다는 걸 알려줄 수밖에 없는 자세라니….

스티커 사진기는 아주 훌륭한 게임기였다.

나는 마음속으로 스티커 사진기가 이 오락실 최고의 게임기 상을 수상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래피드를 바라봤다.

손에 든 사진을 힐끔거리며 부끄러워하고 있다.

…싫어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스티커 사진기 덕에 래피드와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었다….

…원래 하려던 것 이상의 접촉을 했는데도, 래피드는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

이건 내 예상과 너무 다르다.

흥분해버린 내가 한 행동은 게임기에서 지시한 내용과 달랐다….

벽에 대고 밀치며 허리를 흔들기까지 했는데…배꼽 아래에 대고 그런 짓을 했는데…이렇게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다니….

나로서는 그런 짓을 해도 모른 척 해줄 테니 언제든 그래도 된다는 뜻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사진은…그, 혹시 모르니까…남들 안 보이는 곳에 보관해 주세요.”

“앗…네.”

심지어 이런 사진을 내게 넘겨주기까지….

둘이서 스티커 사진을 찍은 거니 당연히 한 장은 내게 주는 게 맞지만, 이건 평범한 사진이 아니다.

래피드가 부끄러운 표정을 하고 남자와 끌어안는 사진…어딘가 퍼지기라도 한다면 무지막지한 사건이 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이다.

이런 사진을 내게 이렇게 건네준다는 건 그만큼 나를 믿는다고 봐도 좋다.

믿으니까…내가 나쁜 짓을 하지 않을 걸 믿으니까….

…그래서 그런 짓을 해도 넘어가 주는 건가?

“슬슬…시간, 식사…하러 갈까요?”

“아, 네.”

나는 비전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며 래피드와 함께 오락실을 나섰다.

오락실에 들어오기 전보다도 더 어색해진 공기 속에서 래피드와 나는 서로 시선을 피하며 나란히 걸었다.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으면서도 서로 어깨가 부딪칠 일은 없을 정도의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래피드와 나 사이의 긴장된 거리감이 느껴진다.

나는 내 쪽을 힐끔거리는 래피드를 힐끔거려 가끔씩 눈을 마주치며 생각했다.

감각적으로 알 수 있다.

내가 상상한 래피드와 실제의 래피드는 다르다.

내 예상 이상으로 나를 거부하지 않는다.

안기 전에 손을 잡아 흥분시켜서?

나와 대화할수록 나를 이성으로 보게 되는 최면이 점점 쌓여 이제는 이렇게 해도 괜찮은 수준이 된 걸까?

…어디부터 거부하고, 어디까지 허용해 주는 걸까.

궁금하다….

빨리 어디까지 되는지 알아내서 아슬아슬하게 선을 지키며 해버리고 싶다….

래피드가 상냥하게 아무 일 없었던 척을 해준 순간부터 인내심이 조금씩 깎여나가는 기분이 든다.

왜 괜찮은 건지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중요한 건 내가 래피드에게 어디까지 해도 괜찮은지…현재의 래피드가 날 허용하는 적정선을 찾는 것이다.

일단은 재확인, 어디까지 해도 괜찮은지를 확실히 한다.

“앗….”

레스토랑에 도착한 나와 래피드는 문 앞에 멈춰 섰다.

휴식 시간이라는 팻말과 함께 적혀있는 식당 오픈 시간은 오후 다섯 시, 지금은 오후 네 시다.

아직, 시간이 남는다.

“한 시간…근처에서 뭐 하고 있을까…효옷…?!”

나는 마침 잘 됐다고 생각하며 래피드의 손을 잡았다.

래피드는 움찔거리며 제자리에서 허리를 쭉 폈다.

스티커 사진기 안에서 봤던 것보다도 더욱 당황한 눈빛이 내게로 향한다.

“잠깐, 여기로….”

“네, 네에? 읏…? 흐으…?!”

붙잡은 손에 힘을 줘 래피드를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래피드는 힘 빠진 얼굴을 하고 눈가를 적시며 내가 당기는 대로 순순히 따라왔다.

나는 래피드를 레스토랑 건물 옆의 골목길로 데려갔다.

래피드의 흔적을 채취하기 위해 이런 골목길로 몇 번이고 숨어다녔던 나는 뒷골목 구조와 건물 유형을 전부 파악하고 있다.

레스토랑 건물은 외형으로 볼 때 방위군의 테라리움 계획 초기에 주로 제작된 3번 유형 설치형 조립건물이다.

이 건물은 골목으로 들어서면 측면에…다수의 실외기를 설치하기 위한 작은 공간이 존재한다.

마법소녀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마진사의 회원들이 드론을 피해 숨기 좋은 구조다.

나는 몇 번이고 비슷한 곳에 와본 기억을 더듬으며 래피드를 건물 틈새의 좁은 공간으로 데려갔다.

얼마 전에 비가 내린 덕인지, 벽면이 상당히 깨끗하다.

“앵거 씨…저기, 갑자기…왜…앗…?”

아무도 없는, 둘뿐인 장소로 순순히 따라온 래피드는 얼굴을 붉히며 순수하게 질문했다.

나는 그런 래피드를 벽면으로 부드럽게 밀치며 천천히 다가갔다.

둘 사이의 어색한 공기가 순식간에 끈적해지며 실외기의 웅웅거리는 바람 소리와 함께 뜨겁게 달아오른다.

“래피드….”

“…네?”

천천히, 느리게 가까이 다가간다.

가슴을 맞대고…꾹 누른다.

래피드를 지긋이 내려다보며, 거절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마음속으로 섞어 작게 속삭인다.

“조금…안아도 돼요…?”

“읏….”

조금은 지저분한 건물 사이, 실외기들이 갑갑한 공기를 바로 옆에서 내뱉는 시끄러운 공간, 이젠 숨길 생각도 없는 것처럼 발기된 자지.

서로 안으라고 명령하는 게임기 같은 건 없다.

이상하다고, 안된다고 거절해도 되는 상황이다.

래피드의 눈동자가 위아래로 움직인다.

발기한 자지를 힐끔거리고, 내 얼굴을 젖은 눈으로 살펴본다.

당황한 눈빛을 숨기지 못한 눈동자가 겁먹은 듯이 부르르 떨린다.

입은 굳게 닫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앗….”

나는 래피드를 천천히 벽으로 밀어붙이며 안기 시작했다.

언제든 밀어내도 좋다는 듯이, 느리게…천천히….

그러면서도 거절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듯 눈을 마주치며 내려다본다.

“하아…응….”

래피드는 마법소녀…이렇게 여리고 부드럽지만, 나보다 훨씬 강하다.

싫다면 알아서 나를 떨쳐낼 것이다.

래피드는 나를 떨쳐내지 않았다.

“하아…하아….”

“저기…잠까안…앗….”

그러니까…이건…싫어하는 게 아니다.

안아도 괜찮다.

안게 해준다.

래피드는 나와 서로 접촉이 생겨도 나를 싫어하거나 거부하지 않는다.

해도 된다.

이 정도는 해도 된다.

나는 흥분에 젖어 실외기의 바람이 차갑게 느껴질 정도로 뜨거운 숨을 뱉었다.

한쪽 손은 깍지를 끼고, 한쪽 손은 놔 주며 허리를 끌어안는다.

엉덩이 위쪽에 올린 손을 꾸욱 눌러 내 쪽으로 당긴다.

래피드는 놀랐는지 움찔거렸지만, 나를 밀쳐내지 않았다.

오히려 깜짝 놀라며 한 손을 내 등에 올리고 손끝을 세워 살짝 긁는다.

나는  래피드를 다시 끌어안았다.

“자, 잠까…안…마한, 요오…촬영, 촬영 끝….”

“…안고 있어도 돼요?”

“하아…읏….”

부드러운 배에 뜨겁게 발기한 물건이 닿으며 래피드의 몸이 작게 폴짝 뛰어오른다.

예민해진 감각 사이로 래피드의 간지러운 마력이 느껴진다.

진하고 부드러운, 폭신폭신하면서도 끈적한…오묘한 감각이 허리 안쪽을 가득 채운다.

“자, 잠까…안…마한, 요오…갑, 자기….”

“잠깐만 이렇게….”

“하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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