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소녀 최면물-224화 (224/299)

< 224화 > Dayte (6)

촬영 소리와 함께 화면에 얼굴을 붉히고 눈을 감은 래피드와 흥분을 참느라 입술을 깨물고 있는 내 모습이 그려졌다.

내 몸에서 울리는 두근거림이 래피드의 몸을 통해 복사되어 느껴진다.

끌어안아도 저항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래피드의 촉감과 향기에 어지럼증이 찾아온다.

자연스러운 터치, 해도 되는 접촉….

어디까지 만져도 괜찮은 걸까.

좀 더 세게?

약간 더 위로 끌어안아도 될까?

엉덩이에 밀착된 다리,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으며 팔 위로 느껴지는 묵직한 가슴의 중량감, 부드러운 체취, 촉감이 예민하게 일어서는 느낌….

나는 나도 모르게 허리를 아주 살짝 앞뒤로 움직였다.

래피드의 커다란 엉덩이가 부드럽게 올라오며 움찔거린다.

[포즈를 취해주세요!]

“후….”

“하아…아….”

조용히 뒤에서 안고, 안기고 있던 래피드와 나는 화면에서 들려온 기계음을 듣고 천천히 떨어졌다.

접촉에 당황한 래피드가 숨을 뱉으며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걷어 넘긴다.

나는 말없이 화면에 나온 다음 자세를 확인했다.

다음은 남자가 여자 어깨에 팔을 걸치고 여자는 남자를 끌어안는 상태로 서로 얼굴을 가까이해서 촬영…상당히…밀착할 수밖에 없는 자세다.

나는 숨을 고르는 래피드의 어깨에 태연하게 팔을 올렸다.

그대로 살짝 끌어당기자 자연스럽게 커다란 가슴 위로 손바닥이 올려진다.

“어? 앗? 에?”

“…래피드는 저 끌어안으면 돼요.”

“네?! 아, 읏….”

나는 래피드의 가슴을 위에서부터 잡아 쥐고 싶은 걸 필사적으로 참으며 말했다.

그러자 래피드는 우물쭈물하다가 조심스럽게 내 허리를 안았고, 묵직한 쿠션감이 내 가슴 밑에 밀착되게 되었다.

그대로 내가 허리를 조금 굽혀서 서로 얼굴을 가까이…엄청나게 두근거리는 자세다.

얼굴이 이렇게 가까운 건 아마도 진짜 커플들이 촬영할 때 키스하기 좋게끔 하기 위해서겠지.

나는 래피드의 입술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그러자 래피드는 입술을 살짝 깨물고 침을 꿀꺽 삼키더니 커다란 눈을 깜빡거리며 불안한 눈빛으로 올려다봤다.

“하아…하아….”

“꿀꺽….”

심장의 위치가 가깝다.

두근두근거리는 소리가 두근두근두근두근 으로 변해 몸속을 빠르게 울린다.

나는 나도 모르게 래피드의 어깨에 팔을 걸친 손가락 끝을 살짝 쥐었다.

“아….”

래피드의 가슴 위를 간지럽히듯 긁는다.

실수했다고 생각하면서도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아 손가락을 떨어뜨리지 않고 가만히 얼굴을 마주한다.

가슴을 살짝 만진 건 실수, 촬영하려고 자세를 잡다가 일어난 아주 약간의 사고….

래피드의 고개가 아주 살짝 밑으로 떨어지며 눈이 점점 치켜떠진다.

실수인 거죠? 놀라서 죄송해요 하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알겠다는 듯한 반응…땀이 날 정도로 몸이 뜨거워진다.

아주 약간, 아주 살짝…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한다고 생각하며 조금 더 끌어안아서 밀착한다.

[찰칵!]

“하아아아….”

“후….”

한계까지 치솟은 긴장감을 단숨에 풀어헤치는 듯한 셔터 소리와 함께 서로의 한숨이 터져 나온다.

숨이 섞이고 심장 소리가 겹치며 입안이 끈적해진다.

나는 더 안고 있다가는 이대로 가슴을 위에서부터 손에 쥐어 버릴 것 같아 시선을 돌리며 팔을 풀었다.

래피드는 천천히 나를 끌어안은 팔을 풀어 내게서 떨어졌다.

갑갑할 정도로 뜨거운 공기가 좁은 공간에 가득하다.

끈적끈적하고 찐득한 습기에 젖은 화면에서 다음으로 해야 할 자세가 그려진다.

[포즈를 취해주세요!]

“앗….”

서로 끌어안은 자세다.

하복부를 밀착시키고…가슴을 붙이고, 얼굴을 바로 앞에….

평범한 자세라고 할 수 있으면서도, 가장 강렬하다 할 수 있는 접촉이 가득하다.

가슴, 배, 다리, 얼굴, 머리, 전부 다 바로 앞에 두고…품 안에 두고 느낄 수 있다.

래피드를 잔뜩, 바로 앞에서, 밀착해서, 끌어안아서….

심장이 터질 것같이 빠르게 뛴다.

“자, 잠깐…잠깐만요…저기….”

나는 래피드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안으라고 했으니까, 안아도 된다.

지금이라면 래피드를 끌어안아도 문제 되지 않는다.

놀란 눈을 크게 뜬 래피드가 벽면으로 뒷걸음질 친다.

벽에 등이 닿는다.

구석으로 몰아넣어, 천천히 두 손을 벽에 댄다.

“어…어…아….”

두 손을 내려 벽에 붙인 래피드가 치켜뜬 눈을 깜빡거린다.

뜨거운 열기에 살짝 젖은 눈동자, 작게 벌어진 입술, 숨소리, 어쩐지 더 달콤해진 체취.

나는 천천히 손을 내려 래피드의 어깨를, 팔을 쓰다듬었다.

“하아…앗…?!”

좀 더 밑으로, 허리보다 더 밑으로…손을 잡는다.

살짝 쥐어서 엄지손가락으로 손바닥을 누르고, 깜짝 놀라며 벌어진 손가락 사이사이에 깍지를 낀다.

꽈악 쥐어 누르며 천천히 벽면으로 래피드를 누른다.

“아…읏…흐응…!”

눈을 질끈 감은 래피드의 고개가 뒤로 젖혀진다.

커다란 가슴이 내 가슴 밑에서부터 밀착되며 눌린다.

다리가 서로 얽히며 부드러운 몸이, 아랫배가 서로 꾸욱 맞닿는다.

“하아아….”

뜨거운 한숨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듯 새어 나온다.

귓가에서 숨소리를 들은 래피드의 몸이 움찔 떨리며 손가락이 꾸욱 조여진다.

부들부들 떨리는 몸에서 뜨거운 열기가 전해져 온다.

“앗, 앗, 아읏, 아흐으….”

흥분에 매몰된 채 허리를 내밀어 벽에 대고 래피드를 누른다.

좀 더 밀착되게, 좀 더 가까이, 좀 더 꾹 눌리듯이….

앞뒤로 허리가 흔들릴 때마다 래피드의 입에서 끈적한 숨소리가 새어 나온다.

“후아, 후앗, 흐아앙…아흐응….”

젖은 눈빛, 젖은 숨소리, 땀에 젖어가는 손가락 사이가 서로 얽힌다.

어느새 빳빳하게 발기되어버린 자지가 래피드의 배에 부드럽게 닿는다.

포옥, 포옥 하고 부드럽게…래피드의 배꼽 아래에, 자지 아래쪽의 묵직한 느낌이 톡, 톡 하고 서로 닿으며 안쪽이 우웅, 우웅 하고 묵직하게 울린다.

“앵거…씨이…하아, 아으응….”

래피드도 똑같이 안쪽이 울리는지 움직임에 맞춰 숨소리가 끊긴다.

부드러운 가슴 한쪽이 갑자기 단단하게 되어 살짝 긁히는 게 느껴진다.

갑자기 놀라 발버둥 치려 하는 래피드의 손을 꽉 잡아 쥐며, 더욱 세게 눌러 안는다.

“앗, 잠, 까한, 시러엇…하아…!”

나는 래피드와 깍지 낀 손의 손바닥 안쪽을 서로 톡톡 두들기며 무겁게, 묵직하게 허리를 흔들었다.

벽면에 대고 내리찍듯이, 꾸욱, 꾸욱, 꾸욱 하고 느릿하게, 확실하게, 선명하게….

이대로…그냥…래피드랑….

“안, 대해앳, 안, 돼요오오….”

“…헉?!”

이성을 잃고 허리를 흔들던 도중 갑자기 정신이 돌아온다.

녹아내릴 정도로 달콤하게 젖은 안된다는 말이 귓가에서 맴돌다 서서히 뇌에 인식된다.

나는 깜짝 놀라며 래피드에게서 몸을 떨어뜨렸다.

…내가 지금 뭘 한 거지?

저질러버렸다.

래피드한테 섹스하고 싶다고 대놓고…자궁에 대고 싸고 싶다고 조르듯이 이런 짓을 하다니….

“하아, 하아, 하아, 하아….”

나는 래피드를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래피드는 눈을 감고 벽에 머리를 기댄 채 고개를 들어 올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붉어진 얼굴에 젖은 눈, 끈적거리는 입술, 떨리는 다리…조금 전과는 다르게 양쪽 가슴의 끝이 살짝 튀어나온 게 눈에 띈다.

과도하게 흥분해서 이런 짓을 저지른 건 내 실수다.

곧바로 주머니에서 비전폰을 꺼낸 나는 래피드에게 최면을 걸기 위해 최면어플을 작동시켰다.

그대로 래피드에게 화면을 보여줘서 조금 전의 기억을 지우려던 나는 묘한 위화감을 느끼고 손을 멈췄다.

“읏…하아…후…하아….”

래피드는 숨을 몰아쉬며…가만히 있었다.

딱히 싫어한다는 느낌의 얼굴도 아니다.

부끄러워하며 진정하려고, 가슴을 두 손으로 살짝 가리며 눈을 감고 있다.

…왜 겁먹거나, 경멸하거나…도망가지 않지?

빳빳하게 발기한 자지를 배에 문질러댔는데…왜?

누가 봐도 래피드를 성적인 눈으로 본 게 확실한,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는 선 넘는 행동이었는데…?

설마…발기한 걸 눈치채지 못했나?

아니, 그럴 리는 없다….

이렇게 커다랗게 세워놓고, 배에 그렇게 눌렀는데 래피드가 그걸 느끼지 못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뭐지…?

왜…아무 반응도 없지?

나는 알 수 없는 무반응에 혼란에 빠져 얼어붙었다.

“여, 여기에서….사진…여기에서니까….”

래피드는 벽에서 떨어져 스티커 사진기 화면에 들어오는 곳으로 다시 섰다.

벽 구석은 촬영되는 곳이 아니었던 탓에 스티커 사진기는 아직도 대기 중이었다.

그대로 래피드는 내게서 시선을 피하고 눈을 깜빡이며 천천히 두 손을 벌려 들어 올렸다.

“어…?”

붉어진 얼굴에 옆으로 돌려진 고개, 지면을 보는 시선, 젖은 눈을 숨기듯 빠르게 깜빡이는 눈.

팔을 벌리고, 내 쪽을 힐끔거렸다가 고개를 들며 입술을 살짝 벌리고 눈을 감는다.

…끌어안아도 된다는 뜻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몸짓이다.

키스해달라는 건…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겠지?

그럼…안아도 되는 건가…?

나는 어리둥절하며 래피드를 천천히 끌어안았다.

"후읏…."

래피드는 천천히 나와 몸을 맞대며 두 손으로 등을 끌어안았다.

나는 하체가 밀착되지 않도록 허리를 살짝 뒤로 빼며 래피드의 허리를 안았다.

래피드는 나를 거부하지 않았다.

이해가 가질 않는다.

왜…괜찮은 거지?

왜…?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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