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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최면물-222화 (222/299)

< 222화 > Dayte (4)

나는 놀란 눈으로 래피드에게 시선을 향했다.

총 게임을 할 때는 그렇게 총을 잘 쏴 놓고 사격 게임을 못 한다니…말이 되는 걸까.

총 게임은 레이저였고 이건 실체가 있는 탄을 장전해서 쏘는 거니까…그럴 수도 있나?

“혹시 앵거…는, 사격 잘해요?”

“어…저는, 잘…하는 편이죠?”

내 훈련병 때의 사격 성적은 꽤 좋은 편이었다.

20발을 쏘면 그중 19발은 명중시킬만한 수준…저격수 정도의 정밀사격은 불가능하지만, 소총수 중에서는 상위권에 속했다.

래피드는 내게 공기총을 내밀고 엉성한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

“그러면…저 총은 쏴 본 적이 없어서…가르쳐 줄 수 있어요?”

“아…네!”

나는 어리둥절하면서도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곧바로 래피드에게 다가갔다.

오늘 처음 가지게 된 스킨십 찬스다….

자연스럽게, 래피드의 몸에 손을 대고 사격 자세를 가르쳐 주면 된다.

“그러면…일단, 조준 견착부터…이렇게, 어깨에 개머리판을 대고….”

“개머리판이 뭐예요…?”

“아, 여기 뒤쪽에….”

“뒤쪽…?”

래피드는 총을 들어 올려 밑 쪽을 어깨 위에 올렸다.

나는 총을 쏴본 적도 없어 총의 뒤가 어디인지도 모르는듯한 순진한 행동에 웃으며 총을 잡아 어깨에 붙여줬다.

그러자 커다란 가슴 위쪽에 저절로 손가락 끝이 닿았다.

“앗….”

래피드는 내 손가락이 닿았다는 걸 느끼지 못한 건지 태연한 표정으로 총을 견착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야한 의미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는 스킨십…이것이 오락실에서의 자연스러운 스킨십이라는 걸까…정말 대단하다.

나는 래피드의 손목을 잡아 총을 잡는 자세를 잡아줬다.

“읏…하아아….”

손목을 잡힌 래피드는 묘한 숨소리를 내며 총을 잡은 손을 꽉 쥐었다.

래피드는 손을 잡으면 보지에 접촉된 것과 같은 쾌감을 느낀다.

그렇다면 손목은…어딜 어떻게 자극당하는 기분일까….

“이, 이렇게…하고 쏘면 되나요?”

“네…근데 여기는 이, 선반이 있으니까…서서 쏘는 것보다 팔꿈치를 선반에 대는 게 더 쏘기 좋을 거예요.”

“이렇게요…?”

“아뇨, 그러면 머리가 위로 올라와서 조준점을 볼 수 없게 되니까…좀 더 허리를 숙이고, 엉덩이를 뒤로…상체를 낮게….”

커다란 가슴이 가장 먼저 선반에 올려져 입고 있는 옷을 헐렁하게 만든다.

나는 래피드의 배에 살짝 손을 대 밀어 올리고, 엉덩이 위에 손을 올려 살짝 눌렀다.

엉덩이를 뒤로 뺀 자세가 된 래피드의 모습에 하반신이 저절로 반응한다.

“그대로 머리를 좀 더 기울여서…조준경을 보고, 앞뒤가 중앙에 맞았을 때…숨 참고, 천천히.”

“흡….”

“네, 그렇게 쏘면 돼요.”

“맞췄어요!”

“네…계속…그렇게….”

나는 사격에 집중하는 래피드에게서 약간 뒤쪽으로 거리를 벌렸다.

…상체를 숙이고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있는 래피드의 모습이 보인다.

짧은 반바지 사이로 살짝 새어 나오듯 보이는 엉덩이 살이 엄청나게 야하다.

보기만 해도 저절로 침이 꿀꺽 삼켜진다….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면 허리 자세가 아직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하며 골반을 잡아봤을 텐데…아쉽다.

아니면 살짝 잡아당겨 보거나, 다리를 쭉 뻗으라며 안쪽 다리를 만져보거나…상상만으로도 흥분된다.

이런 무방비한 자세라니…래피드같이 야한 몸으로 이런 자세를 이렇게 하고 있어도 괜찮은 걸까.

이건 몰래 촬영해서 기념으로 남겨둬야 하지 않을까…그러면 들키겠지…어쩔 수 없이 눈으로 보고 기억에 새길 수밖에 없다.

나는 사격에 집중한 래피드 뒤에서 숨을 죽이고 래피드의 엉덩이를 구경했다.

“…앵거는 안 쏴요?”

“네?! 아뇨?!”

“어? 저만 하는 거예요…?”

“아, 사격 말이구나? 사격 말이죠? 저도 해야죠.”

래피드의 작으면서도 커다란 엉덩이에 집중해 있던 나는 래피드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당황해 고개를 저었다.

안 쏴요가 아니라 안 싸요라고 물어본 줄 알았다.

나는 곧바로 내가 잘못 들은 거라는 사실을 깨닫고 래피드의 옆에 서서 장난감 총을 잡아 들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역시 실총보다 훨씬 가볍다.

그만큼 조준 피로도도 낮아서, 총을 쏘는 건 무척 쉬웠다.

큰 과녁을 노려서 쏴보니 탄환 속도는 적당하고, 탄이 그렇게 밑으로 휘지도 않는다.

나는 빠르게 과녁들을 맞혀 쓰러뜨린 과녁의 수를 래피드와 맞췄다.

래피드가 잘 쏘고 있나 싶어 래피드 쪽을 힐끔거리니 어느새 거의 모든 과녁을 맞혀가고 있었다.

나야 사격 경험이 많아서 이런 게 자신 있지만, 래피드는 처음 쏴 보는데도 놀라울 정도로 잘 맞춘다….

이것도 역시 마법소녀여서 그런 걸까.

“와! 저희 다 맞췄어요!”

“상품은…둘 중에 하나 선택할 수 있네요. 어떤 게 좋아요?”

“어….”

과녁을 전부 쓰러뜨린 래피드와 나는 사격을 멈추고 상품 목록을 살펴봤다.

모든 과녁을 제한 시간 내에 전부 쓰러뜨리는 게임이어서 그런지 상품의 기준은 사격을 끝내는 데 걸린 시간이었다.

래피드와 내가 받을 수 있는 상품은 두 가지…커다란 인형을 받거나 영화관 커플 좌석 할인권 받을 수 있다.

“…여, 영화관 할인권…받을까요?”

“어? 인형 좋아하지 않아요?”

“인형은…많으니까….”

나는 래피드의 의견을 따라 영화관 커플 좌석 할인권을 받았다.

지금의 영화관은 신작 영화 없이 네거티브가 나타나기 이전의 명작 영화를 돌아가며 큰 스크린으로 방영해주기만 하는…좋아하는 사람들만 가는 영화 감상실이다.

나는 취향이 아니라서 가본 적은 없지만…래피드가 인형보다도 이걸 받고 싶어 했다는 건 영화를 보는 걸 좋아한다는 거겠지…?

“…다음에 같이 영화 보러 갈래요?”

“앗, 네…! 마침 할인권도 생겼으니까요!”

나는 자연스럽게 래피드와 다음 데이트 약속을 잡았다.

예상대로 래피드는 영화관을 가고 싶었는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살짝 붉어진 얼굴에서 기대감이 엿보인다.

“다음은….”

“인형 뽑기 해요!”

“인형 뽑기…?”

비전넷에서 읽은 적이 있다…오락실 데이트를 한 커플 중 남자가 여자에게 인형뽑기에서 뽑은 인형을 주는 건 오락실 데이트의 전통이라고….

래피드가 좋아하는 인형을, 내가 뽑아서 선물한다….

내가 선물한 인형이 래피드의 침대에 놓여 같이 잠에 든다면…그건 간접 동침이 아닐까?

나는 래피드와 함께 인형 뽑기 코너로 걸어갔다.

인형 뽑기 코너는 귀여운 인형들이 가득한 기계들이 차례로 놓여져 있었다.

하지만 대체 어째서인지 가장 앞에 설치되어있는 인형뽑기 기계에는 촉촉이 인형이 가득 들어가 있었다.

이런 외설적인 인형을 3번 구역에서 팔아도 되는 걸까….

아니…이건 학생들이 합법적으로 슬쩍 구매할 수 있는 촉수 성인용품 외형의 인형이니까…그래서 파는 걸지도 모른다.

나는 그레이프한테 사주면 좋아하겠다고 생각하며 좀 더 안쪽의 인형뽑기 기계 앞에 섰다.

“제가 하나 뽑아줄게요.”

“정말요? 저 그러면…이걸로…?”

당당하게 인형을 뽑아주겠다고 말한 내게 래피드는 고양이 인형이 가득 든 인형뽑기 기계 안에 보이는 한 인형을 가리켰다.

기운 빠진 표정을 짓고 있는 곱슬곱슬한 느낌의 갈색 고양이 인형이다.

멀쩡하게 귀여운 것도 많아 보이는데 왜 하필 이런 인형인 걸까…여자들이 귀엽다고 느끼는 기준은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

“좋아…그러면….”

인형뽑기 기계에 코인을 넣은 나는 순식간에 인형을 뽑아 래피드에게 멋있게 선물해 줄 생각으로 레버를 조작했다.

가로로 한번, 세로로 한번…정확하게 위치를 잡고 나면 하강 버튼을 누른다.

천천히 떨어져 내린 집계는 인형을 정확하게 캐치했다가…그대로 놓쳐버렸다.

“앗!”

“아…아깝다.”

“아니…이걸 왜 흘려?”

대체 왜 이걸 흘리는 거지…?

누가 봐도 그대로 인형을 뽑는 데 성공할만한 상황 아니었나?

잡아서 들어 올려놓고 왜 위에 딱 멈췄을 때 그대로 떨어지는 건지 모르겠다.

“아니?!”

“아까워요!”

다시 코인을 넣고 인형을 뽑아봤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같았다.

인형은 위로 들어 올려졌다가 떨어지길 반복하고, 아무것도 잡혀있지 않은 집게가 배출구 위에서 벌어진다.

이해가 안 된다…뭐지?

“이거 왜 놓치는 거예요? 뭐지? 망가진 건가?”

“어? 혹시 인형 뽑기 처음 해 봐요…?”

“처음인 건 맞는데….”

“아…인형 뽑기는 그게…원래 이래요! 쉽게 뽑으면 재미없잖아요!”

원래 이렇다고…?

기계가 인형을 잡았다가 떨어뜨리는 게 정상이라는 건가…?

그럼 이건 왜 인형뽑기 기계라고 부르는 거지?

인형 잡아 제자리 떨어뜨리기 상하운동 구경 기계 라고 불러야 하지 않나…?

“뽑을 수 있는 거 맞아요…?”

“뽑을 수 있어요! 제대로 잡으면….”

“…제대로?”

제대로 잡았는데…?

나는 어리둥절하며 집게로 다시 한번 인형을 잡았다.

세 개의 갈고리가 인형을 정확하게 잡아 위로 들어 올린다.

그대로 이동하던 도중 갈고리가 풀려 인형을 떨어뜨린다.

돈을 뜯어내기 위해 뽑힐 듯 말듯 사람을 약 올린다.

좋아, 알았다.

이건 쓰레기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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