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0화 > 변화 (7)
잠들었다가 지금 막 일어나 아무것도 모르는 척을 완벽하게 해낸 나는 일부러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그레이프는 그렇게 지금 아예 깨도 좋다는 듯이 빨아놓고 막상 내가 일어나자 당황했는지 침을 꿀꺽꿀꺽 삼키며 시선을 피했다.
나는 입가를 핥는 그레이프에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그레이프 왜 자지 빨고 있던 거야?”
“아, 아니…저기…그게요…그, 믿기 어렵겠지만…자지가, 갑자기 나와서…제가 벗긴 게 아니라….”
“그래…?”
“그, 진짜로…제가 벗긴 게 아닌데…갑자기 자지가…그래서 빤 거예요…!”
변명을 하는 것 같지만, 변명이 되질 않는다.
직접 벗긴 게 아니라는 건 말하고 있어도 자신이 자지를 빨았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혼란에 빠져 제대로 된 사고를 하지 못하는 그레이프에게 보란 듯이 자지를 잡아 살살 흔들었다.
“참는다면서…하고싶었어?”
“아, 아니…그게…참았…참았는데…섹스, 아직….”
“섹스는 아직 안 한 거야?”
“아…네? 아니, 네? 아니아니, 아직이 아니고, 섹스는 참았고…방이, 상황이…앵거가…야해서…아니, 그게 아니라아….”
“내가 야해서 이런 거다…?”
“아, 아니! 책임을 회피하는 게 아니고요! 그게…! 제가…못 참아서…잘못했어요!”
“흐음….”
나는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레이프를 가만히 바라봤다.
어디까지나 본인의 책임, 내가 야했어도 참지 못한 자기가 잘못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결국 입을 대 버리긴 했지만…올라타서 허리를 흔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레이프 말대로 섹스는 안 한 거지…?”
“네…?”
욕구를 참기 위한 기다려를 충분히 가르쳤다면 그 명령을 잘 따른 것에 대한 상을 줘야 한다.
그레이프에게 내가 줄 수 있는 상은 하나뿐이다.
나는 반쯤 감은 눈을 살짝 올려다보며 그레이프에게 조용히 말했다.
“혹시 섹스하고 싶어서 빤 거야?”
“네? 아, 어…그게….”
“하고 싶으면 아까 말하지….”
나는 일부러 그레이프를 자극하며 자지를 살짝 움직였다.
그레이프는 눈을 빠르게 움직여 내 하체를 한번 힐끔거리더니 크게 뜬 눈을 깜빡거리며 침을 꿀꺽 삼켰다.
“어…? 네…?”
“하고싶어?”
“…어?”
“…해줘?”
그레이프는 엎드려 있던 몸을 벌떡 일으켜 앉았다.
공손하게 무릎을 꿇고 앉아 몸을 부들부들 떨어댄다.
나는 그레이프에게 눈길을 주지 않으려 하며 한계까지 발기해 있는 자지를 뿌리에서부터 잡아 위로 쭈욱 쓸어올렸다.
“해, 해달라고 하면…해주는 거예요?”
“음…뭐, 해달라고…하면?”
“…진짜?”
“대신 콘돔 끼고, 그레이프가 나 안 덮치면….”
“안 덮칠게요! 제가 밑에! 네!”
그레이프는 다급하게 침대 옆에 준비해놓은 콘돔을 집어 들었다.
내가 거절하기라도 할까 봐 떨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뜯고, 콘돔을 두 손으로 내민다.
나는 전에 그레이프가 콘돔을 잡아 뜯었던 모습을 떠올리며 확실히 변한 모습에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
나는 그레이프에게 콘돔을 받아 자지에 씌우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리고 손을 멈췄다.
분명 전에는 다 씌우고도 조금 남아있었는데, 지금은 끝까지 씌워지기 전에 길이가 부족해진다.
끝에 돌돌 말린 부분이 없다니…이런 적은 처음이다.
자지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모양이 꽤 보기 좋지만, 이대로 섹스할 수는 없었다.
깊숙이 넣어서 빼내려 했다가는 그대로 조임을 버티지 못하고 콘돔이 벗겨질 게 틀림없다.
나는 혹시라도 그레이프의 질내에서 콘돔이 벗겨져 버리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씌웠던 콘돔을 벗겨냈다.
“음…콘돔이 조금 작아져서 그런데, 콘돔 안 해도 돼?”
“네?! 네! 괜찮아요!”
“대신 마법 안 쓰는 거다?”
그레이프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매트리스에 누워버렸다.
급하게 속옷을 내려버리고 입고 있는 셔츠를 올려 브래지어를 푼다.
순식간에 나체가 된 그레이프가 야하다기보다는 귀여워 보인다.
“그렇게 급하게 안 해도 되는데….”
“그게…저기, 오랜만이라서….”
“이틀만인데?”
“저한테는 오랜만이거든요! 진짜 퇴근할 때도 시간이 너무 안 가서 미칠 것 같았다구요….”
그레이프한테는 이틀 안 하면 오랜만인 건가….
이건 조금 놀랍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사실이다.
앞으로 주말의 평화를 잘 사수하지 않으면 매일매일 섹스하게 될 것 같다는 불안한 예감이 확신으로 변한다….
“이틀도 못 참는건…조금 너무 좋아하는 거 아냐…?”
“좋은걸…어떡해요….”
“아, 응….”
하긴…자지랑 섹스 좋아하는 건 어쩔 수 없지….
성욕은 참으려 한다고 해서 참아지는 게 아니긴 하다.
그레이프처럼 매일매일 섹스하고 싶어 하는 내가 할 말이 아니었다.
“앗….”
나는 몸을 일으켜 그레이프의 밑으로 내려가 양손으로 다리 안쪽을 밀었다.
내가 밀어 젖히는 대로 얌전히 두 손을 무릎 안에 넣으며 다리를 벌려준 그레이프는 기대감이 가득한 두 눈을 크게 뜨고 나를 올려다봤다.
나는 그레이프의 배 위에 자지를 올려 손으로 꾸욱 누르며 말했다.
“자지 박아줘?”
“네, 네에….”
“어디에…?”
“읏…하아….”
질구에 귀두를 대고 쪽, 쪽 소리가 나게끔 스친다.
이미 애가 타는 걸 넘어서 자위하며 잔뜩 달아올라 버린 보지가 움찔거리며 빨리 넣어달라고 졸라댄다.
나는 그레이프의 위에 완전히 올라타며 정복감에 빠져들었다.
“보지에…하아…넣어주세요….”
“어디?”
“보지에, 넣어주세요….”
“뭘?”
“아으으으…자지이…자지, 자지….”
너무해, 못됐어 하고 매달리는 보지에 귀두를 살짝 넣어 살살 흔든다.
그러자 그레이프는 곧바로 허리를 살짝 밀어 올려 귀두를 쯔윽 하고 물어버렸다.
허리를 들어 올리자 귀두에 매달린 보지가 뽁 하고 아쉬워하며 떨어진다.
“흐으으응….”
“앞으로 내가 시키는 대로 할 거야?”
“네에에…할게요, 할게요오….”
“또 내 위에 멋대로 올라탈 거야?”
“네에…할게…아니, 안 할게요…! 안 할 테니까아….”
커다란 가슴을 움켜쥐어 살짝 누른다.
짜내듯이 쥐어도 그레이프는 조금도 아파하지 않고 황홀감에 젖은 숨을 뜨겁게 내뱉는다.
나는 내 말대로,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말하는 그레이프에게 흥분하며 자지를 천천히 삽입했다.
“하아아아아앙….”
“읏…하아….”
처음에는 달라붙듯이 물어오고, 반쯤 넣으면 잠시 멈추는 듯 했다가 조금 더 넣는 순간 확 하고 끌어당긴다.
깊숙이 넣으면 빼곡한 주름 이곳저곳에 걸린 듯한 자지에 무시무시한 쾌락이 단숨에 쏟아져 들어온다.
마치 내 자지에 맞춰진 것처럼 조여진 보지 깊숙이 삽입한 나는 무서울 정도의 일체감을 느끼며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자지 안쪽의 신경 하나하나를 자극하는 듯한 마력의 흐름도, 살짝 허리를 들어 올리려고 하면 안쪽을 긁어내기보다는 자지 뿌리를 뻐근하게 만들어 버리는 조임도…다른 마법소녀와는 다르다.
이럴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가는 길들여진 자지가 멋대로 사정해 버릴 것 같다.
머릿속까지 때려 휘젓는 쾌락이 쉴 새 없이 쏟아져 온다.
나는 체중을 전부 실어 그레이프의 안 깊숙이까지 자지를 밀어 넣었다.
자궁 입구…아르나랑 섹스하며 알게 된 마법소녀의 약점을 찾아 문지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레이프는 자궁 입구를 귀두로 압박해도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벼…별로야?”
“어? 네? 아, 아뇨…? 좋아요…!”
분명 흥분해있는데…엄청 젖어있는데…별 반응이 없다.
그레이프는 아르나처럼 짐승같이 신음하지도, 최면에 걸린 것처럼 초점을 잃은 눈을 하지도 않았다.
그저 황홀감에 젖으면서도 행복해하며 조금이라도 더 이러고 싶은 듯이 자지를 꼬옥 물고 있을 뿐이었다.
“큭….”
역시 그레이프한테는 지금 자지로는 부족한 건가….
그레이프는 아르나보다 키도 좀 더 크고, 골반도 크고…마법소녀로서의 신체 강도도 높다.
지금의 자지로는 아직 그레이프의 자궁 입구 주변을 자극하는 것만으로 절정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앗, 혹시 쌀 것 같아요…?”
분해서 낸 목소리를 들은 그레이프는 깜짝 놀라며 질 내의 조임을 줄여줬다.
일부러 신경 써서 덜 조이려고, 내가 바로 싸지 않게끔 해준다는 게 느껴진다.
내가 넣자마자 싼다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다니….
그레이프의 배려에 오히려 더 큰 패배감을 느낀 나는 그레이프의 가슴을 움켜쥐며 허리를 흔들었다.
“제대로 조여!”
“앗…흐응…그치만, 하앙….”
“괜찮으니까 조이라고…읏…?!”
그레이프는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봐주지 않고 질내를 조여오기 시작했다.
허리를 흔드는 것에 맞춰 자극을 조금씩 다르게 한다.
나는 자지를 쥐어 짜내는 듯한 움직임에 점점 허리를 천천히 흔들다가 결국 그레이프와 배를 맞댄 채 완전히 멈춰버렸다.
뿌리를 쥐고 기둥을 쓰다듬으며 귀두를 올려 끝을 빨아들인다.
마치 정액을 짜내기 위해서만 움직이는듯한 움직임에 무력한 사정감이 올라온다.
그대로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사정하려는 순간, 그레이프가 말없이 조임을 살짝 풀어주었다.
“앗….”
“읏…후응…응….”
남자로서의 패배감을 느낀 나는 나를 봐주는 그레이프에게 괜히 분노해 그레이프의 다리를 꽉 잡아 눌렀다.
섹스라기보다는 교미에 가까운, 여자를 꼼짝 못 하게 하며 완전히 찍어 누르는 자세다.
나는 그대로 내가 빨리 싸지 않도록 상냥하게 신경 써주는 보지에 위아래로 내려찍듯이 난폭하게 자지를 박아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