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법소녀 최면물-204화 (204/299)

< 204화 > 변화 (1)

원인 추측, 결론, 대책까지…이 정도면 안심이라고 생각하며 노트북의 전원을 끈 나는 배에서 허기를 느꼈다.

충분히 움직인 근육이 충분한 휴식을 해야 하듯 충분히 생각한 뇌에도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휴식을 위해서는 영양분이 필요하다….

마침 시간도 어느새 저녁이 되어있었다.

편의점에 찾아가 새우튀김과 돈까스, 치즈볼…인공적으로 합성해 만든 기름진 음식을 잔뜩 산 나는 집에 돌아와 어쩐지 먹는 양이 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배를 채웠다.

칼로리가 높은 걸 원한다는 건 근육을 만들 영양분이 필요하다는 걸까?

배가 부르니 또 잠이 쏟아진다.

이러다 먹고 자기만 하는 돼지가 될 것 같다….

이렇게 뭔가 먹고 싶어지고, 먹자마자 잠이 자꾸 오는 건 내 몸이 영양분과 휴식을 원하기 때문인 걸까….

그레이프의 마법은 활성화…신진대사를 일시적으로 올려주는 거니까…지금까지 보충하지 못한 열량과 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몸이 이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은 아직 잠을 자기에는 이른 시간이지만…자려고 한다면 못 잘 시간도 아니었다.

쓰레기를 대충 방 한구석에 모아둔 나는 샤워를 하고 나온 뒤 머리도 안 말리고 매트리스 위에 누웠다.

생각도 정리했고…이제 몸 상태도 빨리 원래 상태로 되돌려 둬야겠다.

# # #

월요일….

이전에는 출근했어야 할 날에, 얼마 전에는 당연한 것처럼 그레이프에게 아침에 막 일어난 자지에서 정액을 짜내지며 근육통에 시달리는 평일을 맞이한 나는 완전히 개운해진 몸을 쭉 뻗으며 누운 채로 몸을 이리저리 비틀었다.

개운하고, 힘도 좋고, 정신도 말끔하고…아침마다 꼬박꼬박 서 줘야 할 물건도 잘 서 있다.

최고의 기분이다.

완전히 회복한 나는 매트리스에 씻지도 않고 누워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렇게 기분 좋을 때 괜히 움직여서 에너지를 손실시키고 싶지 않다.

옆으로 누워 비전폰을 키고 비전넷을 뒤져보다가…뷰튜브를 켠다.

오랜만에 뷰튜브를 켜자 눈에 익숙한 채널들이 보인다.

VIP 구독 창에 있는 에스더의 채널, 모든 동영상이 내려가 없는 채널이나 다름없게 된 래피드의 채널…그 외에는 경보 알림 방송과 방위군의 홍보 채널, 그리고 마법소녀에 대한 여러 가지 루머를 마구잡이로 올리는 마법소문 이라는 채널이 구독 목록에 채워져 있다.

에스더의 채널은 방위군에 의해 차단당해 모든 영상이 볼 수 없게끔 잠금 처리되어있다.

래피드의 채널에 있는 영상은 아예 삭제되어버렸고, 경보 알림이나 홍보 방송은 래피드를 조금이라도 더 만나보려고 등록해 둔 거였고…방위군 채널은 정기적인 경보방송과 홍보영상뿐이다.

그 때문인지 최근 업로드 영상을 보여주는 홈 화면은 마법소문 채널에서 올라온 영상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헛소문이 가득한 이 채널은 마진사 유저들 사이에서는 정말 이름 잘 지었다고 놀림당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소문, 사실 같은 건 신경 쓰지 않은 추측만이 난무하는 영상 채널이다.

마진사를 알게 되기 전에, 에스더의 채널을 구독하기 전에 그 소문이라도 주워듣고 싶어 구독해뒀지만…딱히 쓸모 있어 보이는 정보는 보이지 않았다.

자극적이게 가공된 영상들, 내용과 크게 관련 없어 보이는 제목들이 눈에 보인다.

뷰튜브는 트루비전과 방위군이 함께 운영해 검열이 심한 곳인데도 이런 채널이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그보다…대체 누가 이런 채널의 영상들을 이렇게 열심히 봐주는 걸까….

릴리가 은퇴한 이유, 그 비밀을 단독분석!

검색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릴리가 은퇴할 때의 뉴스 기사들만 이어붙이고, 읽어주기만 하는 영상이다.

영상 마지막에는 지금까지 현역인 릴리가 은퇴한 정확한 이유가 무엇인지 아시는 분은 댓글을 달아주시라고 말하며 끝이 난다.

래피드의 구조율이 99%인 이유, 구하지 못한 1%들?

건물 붕괴의 대형 사고에서 구하지 못한 일부 사람들, 래피드가 아직 그렇게 강하지 않았을 때 죽게 된 마법소녀 마리아….

이걸 영상으로 써서 올리다니…상당히 악독한 사람이다.

마리아는 처음 각성 때부터 중위권 수준이었던 것으로 유명했다.

상위권까지 치고 올라오는 거 아닌가 하는 기대로 로열블러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으며, 핑크색 머리에 각성으로 인해 특이한 문양이 새겨지게 된 눈동자, 빈곤해 보이기만 하는 가슴과 달리 커다란 골반까지…어찌보면 청순해보이고 어찌보면 야릇해보이는 외관 덕에 빠르게 많은 팬을 거느리게 된 마법소녀였다.

사용하는 마법은 부식, 부패라는 강력한 마법…마리아의 마법은 느릿하지만 공격력만큼은 탁월했다.

맞추기만 하면 아무리 강한 네거티브여도 확실하게 유효타를 남긴다.

그만큼 강력한 마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지 사람들의 주목도가 특별할 정도로 높았다.

잘만 성장했다면…최상위권 마법소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리아는 몇몇 시민들에 의해 방송용 카메라가 아닌 곳에서는 평소의 친절하고 상냥한 모습을 보기 어렵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그로 인해 평가는 곤두박질치고, 더는 본래의 성격을 감추지 않게 된 마리아는 모두에게 상냥한 래피드보다는 무심하고 강한 애쉬를 따라하기로 했는지…다른 중위권 마법소녀 동료들도 버리고 점차 혼자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죽었다.

혼자서 찾아간 습격지에서 간부급을 만나 죽임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현장에는 래피드가 뒤늦게 찾아갔지만, 이미 다른 곳에 나타난 간부를 상대한 직후였던 래피드는 마력이 부족해 마리아를 치료할 수 없었다.

그게 전부인 얘기였지만, 래피드가 치료하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사람들은 떠들썩해졌고, 유명해 지게 된 마법소녀다.

당시 마리아의 상태는 누가 봐도 살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마력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자궁을 관통, 심장을 절개, 두부를 관통…마법소녀를 확고하게 죽일 수 있는 세 번의 치명상…시체나 다름없는 게 아니라 그냥 시체였다.

하지만 그런 사실은 사람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마력이 없었다, 다른 곳에서 간부급을 상대하고 왔다, 이미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아는데도 정말 혹시나 싶어 약간의 희망을 품고 시도라도 해 보려 찾아왔다.

그런 래피드의 사정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사람들은 래피드가 누군가를 살리지 못했다는 것만으로 불안해했다.

그 불안감은 이후 래피드의 마법으로 마법소녀를 살리는 데에는 평범한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마력이 든다는 애쉬의 발언으로 인해 사그라들었지만, 한동안은 이 얘기로 시끌시끌했었다.

그런데도 래피드의 잘못이 전혀 아닌 사건을 래피드가 구하지 못한 마법소녀라며 발언하는 영상이라니….

이런 영상을 래피드가 봤다가는 분명 상처받고 말겠지.

나는 영상을 신고한 뒤, 다른 영상을 찾아봤다.

그렇게 큰 가슴이 이런 형태로 존재할 수 없는 이유, 래피드의 가슴은 사실 뽕이다?

그레이프가 광고하는 스포츠 드링크 후기…그레이프의 입맛은 이런 맛?

뷰튜브에 올라온 마법소녀 관련 영상들은 두 마법소녀의 정체를 알고, 서로 대화도 나누는 사이인 내게 있어서는 전부 엉망인 얘기뿐이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재미있었다.

영상을 보는 동안 시간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듯 지나가 점심이 되어버렸다.

점심시간인가….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기운이 넘치는 몸을 쭉 뻗어 기지개를 켠 뒤 샤워실에 들어갔다.

샤워실에서 아무것도 안 입고 전신 거울에 몸을 비출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얼굴색도 좋아지고 보기 좋게 근육이 자리한 몸에…다른 것보다도 커다란 자지가 매우 만족스럽다.

자지만 보고 있어도 자신감이 넘쳐흐른다.

화장실에 있는 물건들을 사용해 재 보니 굵기는 면도크림 스프레이 정도, 길이는 그 이상이었다.

세세히 살펴보니 자지 옆, 뿌리 안쪽에 세로줄로 피부가 갈라진 자국이 보인다.

급하게 성장해 생긴 튼 살이다.

자지의 근육과 피부는 신축성이 좋을 텐데 이런 게 생기다니…이것만 봐도 원래 크기보다 얼마나 커졌는지 느껴진다.

그래도 아주 조금만 더 커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커지면 안 좋다지만, 정말 아주 아주 조금만 더….

아무리 못해도 래피드의 가슴에 끼웠을 때를 대비해 가슴에 파묻혀도 귀두가 위로 나올 정도까지는 키워둬야겠지.

그레이프랑 섹스할 때도 커다란 엉덩이 살에 밀리지 않고 자궁을 괴롭힐 수 있는 길이는 됐으면 좋겠다.

나는 샤워를 마치자마자 약부터 꺼내 먹었다.

“음….”

뜨거운 기운이 뱃속에 좀 더 쌓여 가라앉는다.

확실히, 어제보다 조금 더 뭔가가 쌓여있다는 게 왼손을 통해 느껴진다.

내가 아니라 왼손이 내 명령을 듣고 알아봐 주는 것 같다.

“응?”

머리를 말리고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은 나는 메신저 알람 소리를 듣고 비전폰을 찾아 들었다.

래피드일까, 그레이프일까…누가 내게 메시지를 보냈을까 기대하며 메신저를 연 나는 뜻밖의 인물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퇴사한 회사의 여직원…날 안 좋게 말한 여직원들 중 한 명이었다.

“뭐지…?”

업무 때문에 한번 메신저를 교환한 적이 있을 뿐, 그 후로는 대화 같은 건 한 적도 없는 상대다.

사이도 안 좋았고…이 사람이 나한테 메시지를 보낼 이유가 없는데….

나는 입 밖으로 생각을 내뱉을 정도로 이상해하며 대화창을 열었다.

<앵거 씨…지금 대화 괜찮으세요?]

[뭐죠.>

별로 대화하고 싶지는 않지만, 왜 말을 걸었는지는 궁금하다.

그런데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여직원에게서 이번에는 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잠시동안 5번 자리 여직원이라는 이름이 떠 있는 화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전화를 받았다.

“예.”

[아…! 앵거 씨, 안녕하세요! 혹시 지금 바쁘신가요…?]

“네.”

[어….]

무심하게 말하자 여직원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지금 내 자지의 형태를 확인하고 그레이프가 올 때 뭘 입고 있을지 정하느라 바쁘다.

어차피 셔츠에 검은 바지를 선택하겠지만, 팬티 색 정도는 고민하고 있다.

[저…그러면 잠깐만 시간 주실 수 있을까요?]

“뭐죠.”

[저…혹시 다른 회사에 취업…하셨나요?]

호기심에 대답해주자 여직원에게서 곧바로 이상한 질문이 날아왔다.

퇴사한 사람한테 취업했는지를 대체 왜 물어보는 걸까.

아직 취업 안 했으면 약 올리려고 하는 건가?

“안 했는데요?”

[다행이다…! 혹시 그러면 복직하실 생각은…없으신…가요?]

나는 더러운 단어에 고막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비전폰을 귀에서 멀리 떨어뜨렸다.

복직이라니…어떻게 그런 끔찍한 소리를….

생각도 하기 싫은 말을 들은 나는 구역질 소리를 내며 대답했다.

“우웁…없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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