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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최면물-181화 (181/299)

< 181화 > Day to (7)

“헉…!”

또다시, 아침이다.

힘겹게 눈을 뜨고 잠에서 깨어난 나는 침대에 누워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렸다.

근육통이 보이지 않는 손처럼 온몸을 잡아 구속한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어젯밤의 기억이 선명히 떠올라 통증에 비틀리는 근육들처럼 뇌 속을 이리저리 휘젓는다.

그레이프에게 아주 잠시동안 강간당한 뒤, 나는 계속해서 나를 약 올리는 그레이프에게 열심히 허리를 흔들었다.

위에 올라타 귀두만 붙잡고 한 번 더 한 번 더 하는 그레이프에게 정액을 사정하고, 다시 발기해 자지를 세우기를 반복하기를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다.

한 시간쯤 지났을 때 그레이프는 완전히 녹아내린 내 위에서 벗어나 물을 가져와 내게 먹여주고, 먹을 것을 입에 넣어주며 계속해서 허리를 흔들었다.

자지를 잡아당기고 조이며 괴롭히듯이…더 길게 세워보라고 약을 올리며 뿌리부터 잡아 조이기를 반복했고, 그때마다 피가 쏠린 내 그곳은 기분 좋으면서도 괴롭고 갑갑한 느낌에 시달리게 되었다.

자지를 괴롭히고, 허리를 괴롭히고, 몸을 괴롭혀서 점점 나를 꼼짝 못 하게 만든다.

섹스하면 할수록 무력해지면서도 섹스를 더 원하게 되는 몸으로 조금씩 길들여 버리는 그레이프의 행동을 눈치챈 나는 소름이 돋으면서도 쾌감의 폭력에 당해 거절하지 못했다.

이대로 가다간 나는 정말로 그레이프에게 전용 딜도 취급을 당하게 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레이프랑 섹스하는 게 너무 기분 좋아서 심한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레이프는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마법소녀, 이성 있는 맹수다.

섹스로 내가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나는 그레이프와 섹스하고 싶은 거지, 그레이프에게 강간당하고 싶은 게 아니다….

계속해서 이렇게 길들여져선 곤란하다.

그레이프가 갑자기 너무 예쁘고 너무 야해 보여서 자꾸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지만 이래선 안 된다.

그레이프는 맹수, 나는 먹잇감이다.

하지만 나는 평범한 먹이가 아니다.

최면어플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그레이프와 섹스하는 건 나도 좋지만…주도권을 넘겨주고 싶지는 않다.

내가 그레이프에게 지배당하고 정복당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레이프를 지배하고 정복하고 싶은 쪽이다.

그레이프가 원하면 언제든 강간당하는 전용 딜도가 되어줄 생각은 없다.

래피드에게 어떤 최면을 걸어야 하는지,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은 대체 어떻게 된 건지, 에스더가 심어준 촉수는 무엇인지…그런 생각은 일단 접어둔다.

지금 당장 급한 건 그레이프를 어떻게든 하는 것이다.

나는 그레이프에게 어떤 최면을 걸면 좋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앗, 일어났어요…?”

그레이프는 이젠 완전히 익숙해진 모습으로 샤워실에서 타올을 두르고 나왔다.

슬슬 출근해야 하기 때문인지 곧바로 몸에서 물기를 닦아내고 마력으로 빠르게 머리를 말리며 속옷을 입는다.

그레이프는 내게서 옆으로 선 채 나를 몇 번이나 힐끔거리며 옷을 입었다.

“저기….”

“응…?”

나는 그레이프를 멍하니 바라보면서도 긴장한 목소리와 태도를 확인하고 나서야 그레이프가 내 눈치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무척이나 미안해하고 있다.

옷을 전부 입은 그레이프는 눈을 질끈 감고 심호흡을 하더니 갑자기 내게 사과했다.

“미안해요…! 그, 밤에…너무 흥분해서!”

“응?”

“가, 강간한다느니…나쁜 말 해서 미안해요. 저, 아프진 않아요…? 자제하려고 노력은 했는데….”

나는 그레이프의 사과를 듣고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그냥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무척 불안해하고 있다.

샤워하고 나올 때는 너무 익숙해진 모습이라 눈치채지 못했지만, 내게 겁먹은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어떤 최면을 걸어야 그레이프를 얌전하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던 내게는 조금 놀라운 모습이다.

최면을 걸어 얌전하게 만들 필요 없이, 그레이프는 이미 내게 상당히 얌전하고 순종적이다.

섹스할 때만 과격하다.

강간을 하는 게 나쁘다는 건 알고 있다.

그래도 너무 느끼거나 너무 흥분해서 강간하듯이 하게 되어버린다.

그건 그레이프가 마법소녀이기 때문인 걸까?

마법소녀로서 성욕이 쌓이고, 평범한 사람보다 강한 마법소녀니까 좀 더 주도적이고 위에 올라타 남자를 지배하는 섹스를 하는 걸까…?

“…왜 강간한 거야?”

잠시 고민하던 나는 그레이프에게 최면을 걸지 않고 질문했다.

최면을 걸지 않고 생각을 알아보고, 수정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좋다.

괜히 최면을 남용해 위화감과 부작용을 키울 필요는 없다.

이 정도 질문에는 최면 없이도 솔직하게 대답해 줄 것이다.

대답에 따라 내가 그레이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아, 아니…강간, 하려고 한 게 아니라…그게….”

“나 강간하고 싶어? 강간하는 거 좋아?”

“윽….”

그레이프는 내 질문을 듣고 수치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더니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대체 어째서인지 갑자기 미안해하던 태도를 접고 조금 화내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앵거가…앵거가 자꾸 야한 말, 야한 짓 하니까….”

“뭐?”

“앵거가 꼴리게 하잖아요!”

“아니, 뭐? 뭐?”

어이없는 대답을 들은 나는 대체 내 뭐가 그레이프를 흥분하게 한 걸까 하는 고민에 빠졌다.

그레이프의 목소리에서, 붉어진 얼굴에서 진심이 느껴진다.

억울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의 어떤 점이 꼴린다는 건지 모르겠다.

“아니, 내 뭐가 흥분된다는 건데…?”

“지금 이런 점요!”

그레이프는 오히려 내가 그걸 모르면 어떡하냐는 듯이 화를 내며 말했다.

내게는 이해가 불가능한 감성이다.

이런 몸의, 이런 얼굴의 어떤 점이 흥분된다는 걸까.

“내가 흥분돼…?”

“네, 네….”

“대체 언제? 어떤 점이…?”

촉촉이를 좋아하는 사람의 취향이라는 건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걸까 싶어지는 발언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내게 흥분할 리가 없다.

그렇다면 그레이프의 흥분의 원인은 그레이프가 엄청난 특이 취향을 가졌거나, 다른 원인이 있거나…둘 중 하나다.

“그레이프, 혹시…나를….”

“네…?!”

“…전용 딜도같이 생각하고 있는 거야?”

“아니에요….”

어쩐지 그레이프의 표정이 무척 밝아졌다가 어두워졌다.

왜 저러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단 다행스럽게도 나를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그레이프 전용 생체거래도 같은 걸로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편리한 섹스 도구로 생각해서 흥분하는 건 아니다.

“그러면 혹시 나를….”

“네…!”

“섹스프랜드로 생각하는 거야…? 우리 친구사이…지?”

“…어.”

이번에는 상당히 애매한 반응이다.

실망이라기보다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느낌에 가깝다.

당황하는 것 같기도 한 걸 보니…그레이프고 나와 어떤 사이인지 아직 잘 답을 내리지 못한 것 같다.

“음…그레이프랑 섹스하는 건 나도 엄청 기분 좋으니까…그레이프도 섹스가 기분 좋을테니…그, 마법소녀잖아? 공개적으로 막 연인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만들려면 비밀로 해서 만들 수 있어요….”

“어? 만든 적 있어?”

“아뇨?!”

그레이프가 중얼거리는 걸 듣고 순간적으로 의문이 생겼던 나는 기겁하는 그레이프의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왜 안도의 한숨을 내쉰 거지?

뭔지 모르겠지만…일단 조금 마음이 편해진 나는 의문을 뒤로하고 얘기를 계속했다.

“아무튼, 그레이프가 그, 남자한테 흥분하는 건 이해하거든…? 나랑 섹스하고 싶어 하는 것도 이해하는데…섹스 기분 좋잖아…?”

“네….”

“일단 그레이프한테는 그냥 내가 야하다고 치고…그런 모든 걸 따져봐도 오자마자 섹스하는 건 너무하…지?”

그레이프는 아무 말 없이 아주, 아주, 아주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 말에 동의는 해 주겠지만 뭔가 납득할 수 없다는 움직임이다.

나는 그레이프의 반응을 보고 어렴풋이 들던 생각에 확신을 가졌다.

그레이프는 내게 흥분하고 섹스하면서도 왜 섹스하고 싶어 하는지, 왜 이렇게 흥분하는지는 모르는 것인지, 말하지 못하는 것인지…확실하게 대답해주지 않는다.

즉, 그레이프 걸었던 최면의 영향이 남아있어서 이런 반응이 남아있는 거라고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나를 보면 야한 생각을 하게 되는 최면…그것 때문에 이러는 거라면 이해된다.

결국 내 자업자득이다.

그래도 그 사실을, 현재 상황을 확실히 알고 나니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그레이프가 왜 내게 흥분하고, 억지로 하지 않으려 하면서도 내게 억지로 하게 되는 이유를 이해한 나는 그레이프를 따라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야하다고 치는 게 아니라 진짜 야한데….”

“응,그래…그레이프가 야하다니까 야한 거겠지…그래도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막 덮치고 그러면 안 돼. 난 그레이프가 덮치면 저항 못 하니까 그레이프가 자제해줘야 한다고.”

“네….”

“자꾸 그렇게 할 때마다 점점 기분 좋아져서 길들여지는 것 같단 말이야. 나 원래 생각할 것 많았는데 그레이프랑 섹스하는 생각밖에 못 하게 되고….”

“꿀꺽….”

뭐지…?

나는 그레이프를 나무라고 있는 건데, 그레이프는 기가 죽거나 내 말에 동의해 주지 않고 그저 뜨거운 눈빛으로 내려다보고만 있다.

매트리스에 앉아서 그레이프를 올려다보며 얘기하던 나는 묘하게 오싹한 감각을 느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섹스해도 어제처럼 그러지 말고 그레이프가 자제해서….”

“알았어요.”

“알았어? 그래, 그레이프도 무슨 말인지 알겠지…?”

“네.”

나는 최면 없이 그레이프를 설득했다는 생각에 큰 성취감을 느끼며 몸을 작게 떨었다.

몸이 떨린 것이 성취감 때문인지, 오싹한 감각 때문인지가 조금 헷갈린다.

그렇게 안심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내 앞에서 그레이프는 갑자기 다시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레이프?”

“네?”

“옷 왜 벗어…?”

“섹스하려고요.”

“…뭐?”

그레이프는 급하게 비전폰을 꺼내 화면을 두드리고는 치마와 속옷만을 벗어 매트리스로 걸어와 내 허리 위에 곧바로 올라타 버렸다.

이미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는 내게 저항이라는 행동은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배신해버린 자지가 멋대로 순종적이게 그레이프에게 발기한다.

“왜?! 어?! 출근은?!”

“아직 출근 시간 조금 남았어요. 한 번만 할 거예요.”

“자, 자제, 자제는?!”

“자제하고 있어요.”

“뭐?! 아아앗…!“

그레이프는 어쩐지 평소보다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며 내 자지를 질내에 삽입했다.

그러고는 언제나 조여오던 것보다도 더 폭력적이게, 난폭하게 자지를 쥐어짜기 시작했다.

그레이프가 갑자기 왜 이러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체 왜?

최, 최면, 최면어플…!

혼란에 빠진 나는 다급하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필사적으로 비전폰을 찾아 손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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