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0화 > Day to (6)
“잠깐, 잠깐, 잠깐?! 어?!”
순식간에 문을 잠그고 도어체인을 건 그레이프가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한다.
상의를 하나씩 벗어 떨어뜨리고, 치마 지퍼를 내린다.
그 행동에서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낀 나는 허리에 감싼 수건을 꽉 쥐며 뒷걸음질 쳤다.
“저기, 저기요?!”
대답 없이 앞쪽에 후크가 달린 브래지어를 풀고 떨어뜨린다.
그레이프의 커다란 가슴이 크기에도 불구하고 전혀 처지지 않고 묵직한 느낌만 남기며 흔들린다.
이어서 팬티를 벗어 내리는 걸 확인한 나는 무의식적으로 침대 매트리스 상태를 확인하며 말했다.
“하, 하게? 어? 지금 집에 왔는데?”
“왜요, 안 돼요?”
“어? 아니, 그게…어?”
어차피 내가 안 된다고 해도 그레이프는 할 생각이면서 왜 아직까지 이런 걸 물어보는 걸까.
당연히 해도 되는데…그건 맞지만 뭔가 자꾸 위화감이 든다.
그레이프랑 섹스하는 게 너무 기분 좋아서, 거절할 생각이 들지 않게 되어버리고 있다.
“하, 할 거야?”
“네.”
“바로…?”
“네.”
“진짜?”
“네.”
나는 당황하면서도 천적을 앞에 둔 먹잇감처럼 완전히 얼어붙어 제자리에 서서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그레이프가 마지막 남은 속옷을 벗어 떨어뜨리고는 내 쪽으로 다가와 나를 끌어안고, 어깨 옆에서 긴 한숨을 내쉰다.
뜨거운 숨이 옆으로 길게 새어 나가는 것과 동시에, 커다란 가슴이 부드럽게 내 가슴을 밀어내며 밀착된다.
“하아아….”
오싹한 느낌, 이미 섹스할 걸 예상하고 있던 몸이 저절로 반응해 그레이프와의 접촉에서 쾌감을 느낀다.
이러고 나면 섹스한다는 걸 알고 있는 뇌가 멋대로 기대해 기뻐한다.
쾌락 물질이 잔뜩 흘러나와 기대감에 젖은 자지를 발기시킨다.
허리춤에 두른 수건을 억지로 벗겨낸 그레이프가 내 엉덩이 위에 손을 올려 누르며 자지를 입구에 맞춘다.
무서울 정도로 강한 힘에 저항해야 한다는 의지를 상실당하면서도 부드러운 촉감에 흥분한다.
압도적인 힘으로 구속당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앵거도 하고 싶구나?”
“아니, 이건, 생리적인…자연스러운 반응이잖아….”
“그래요?”
“애초에 그레이프가 이러는데 흥분할 수밖에…윽…!”
내가 발기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그레이프가 놀리듯이 한 말에 나는 어이없는 오해를 바로잡아 주었다.
그러자 그레이프는 이성을 잃은 짐승처럼 갑자기 내 허리를 꽉 끌어당기며 자지를 입구에 문지르기 시작했다.
뜨겁게 젖은 입구가, 부드러우면서도 탄력 있는 복부가 내 배에 밀착된다.
“제가 이러면 흥분돼요?”
“그건, 당연한…잠깐….”
“이거 좋아?”
“하, 하지 마….”
“좋아?”
그레이프는 계속해서 날 놀리듯이 귓가에 이상한 말을 속삭이며 내 허리를 잡아 앞뒤로 흔들었다.
가만히 있어도 움직일 수밖에 없는, 커다란 자위기구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런데도 기분이 좋아서, 섹스의 기대감이 커져서 몸이 점점 더 굳어버린다.
“좋으니까 그만…!”
더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그만해달라고 외친 순간 그레이프의 허리가 부드럽게 원을 그리며 자지를 단숨에 삼켜버렸다.
조임과 열기와 습기가 엉망진창으로 뒤섞여 쾌감으로 변한다.
자지 전체를 조여 잡아당기기도, 주무르듯이 비틀기도 하는 폭력적인 쾌감이 허리를 녹여버린다.
“윽…!”
늘, 이렇게 넣기만 해도 힘이 풀려버린다.
꽉 조여 잡는 힘이 조금 무서운데도 너무 기분 좋아서 그레이프에게 구속당하는 건 기분 좋다는 착각에 빠져든다.
쾌감을 무기로 한 무언가가 뇌를 망가뜨린다.
“하아…하아….”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레이프의 허리에 매달리듯 두 팔을 얽혀 꽉 끌어안았다.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섹스밖에 생각하지 못하게 되어버린다.
자지를 넣고 있는 게 기분 좋다.
“좋아?”
“으, 응….”
“보지 기분 좋아…?”
“응….”
“하아아아….”
그레이프는 이미 섹스에 당해버린 나를 끌어안은 채 희열에 젖은 신음소리를 내며 질내를 꽈악 조여오더니 내 두 발밑으로 재주 좋게 발을 집어넣었다.
서로 가만히 서서 삽입한 채 천천히 방을 걸어 다닐 수 있게 된 그레이프는 나를 데리고 현관에서 싱크대까지 걸어간 뒤, 싱크대에서 한 손으로 약통을 집어 들었다.
“오늘 약 먹었어요?”
“아직….”
그레이프는 내게 먹였던 약들을 전부 한 알씩 꺼내고는 손에 집어 들었다.
그대로 내 입 바로 앞에 약을 가져다 댄다.
“아~약 먹으면 더 기분 좋은 거 해줄게요~”
“하아…응….”
나는 멍하니 자지에서 느껴지는 쾌락에 빠져 그레이프가 시키는 대로 입을 벌리고, 혀 위에 약을 올렸다.
순간적으로 이거 혹시 사실은 영양제가 아니라 위험한 약인 걸까 싶었지만, 그레이프가 그럴 것 같지는 않다.
그런 약이 없어도 그레이프랑 섹스하는 건 기분 좋으니까…쓸 필요가 없으니 쓰지 않을 것이다.
“하아….”
그레이프가 손에 물을 담아 입안에 살짝 흘려 넣어 주는 것까지 마셔 약을 삼킨 나는 곧바로 열기가 뱃속에서부터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따뜻한 간지러움이 뱃속에서부터 온몸으로, 아랫배로, 자지로…근육 구석구석에 퍼진다.
그와 동시에 그레이프의 손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지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심각할 정도로 몸이 뜨거워져 순식간에 온몸에서 땀을 흘러나온다.
뭔가 위험하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그레이프의 손이 닿은 곳마다 빠르게 기운이 스며들어 조용해진다.
하지만 손이 닿으며 안정되는 몸과 다르게 보지에 삼켜져 있는 자지는 다른 곳과 느낌이 달랐다.
더 깊게, 더 안쪽에, 더 가득 채워 넣고 싶다.
더 크게, 난폭하게, 더 커지고 싶다.
더, 더, 더…더, 좀 더, 좀 더….
왼손이 차가워지고, 그레이프의 손이 닿은 곳이 조용해지고, 자지가 뜨겁고, 온몸이 부글부글 끓는 듯이 시끄러워지며 내 머릿속에서 점점 제대로 된 이성이라는 게 사라져간다.
남아있는 건 동물적인 욕망뿐이다.
섹스가, 너무 하고 싶다.
그레이프는 흥분한 나를 안은 채 매트리스까지 걸어가 부드럽게 나를 넘어뜨렸다.
그레이프가 내 위에 올라타는 게 당연해지고 있는 곳에서 당연해져 버린 자세로 자지를 삽입한다.
그 순간 나는 온 힘을 다해 입을 열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레이프…내가, 내가 할래….”
“네…?”
“내가 올라탈래…내가 섹스할래….”
우습게도 내가 그레이프 위에 올라타 허리를 흔들고 싶으니 하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지금 내게는 정말 필사적인 저항이었다.
밑에 깔려서 당하다가는 또 저항하지 못하게 되어 얌전히 그레이프의 전용딜도가 되어 버릴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올라타서, 내가 주도권을 잡고 조절해 섹스해야 한다.
“앵거가 섹스하고 싶어요…?”
“응, 내가 할래….”
“저랑 섹스하고 싶어요?”
“응….”
“앵거가 직접 허리 흔들어서 자지 박아대고 싶어요…?”
“그래! 하고 싶으니까 누워달라고!”
나를 흥분시키고 싶은 건지, 아니면 자기가 흥분되는 건지 계속해서 야한 말을 하고, 요구하는 그레이프에게 화를 낸 나는 수치심에 주먹을 꽉 쥐며 소리쳤다.
그러자 그레이프는 묘하게 웃는 얼굴로 내 허리 밑에 팔을 집어넣더니 그대로 가볍게 돌려 내 밑에 깔려줬다.
평범한 정상위지만 그레이프가 원하지 않는다면, 허락해주지 않는다면 그 어떤 남자도 절대로 할 수 없는 자세다.
갑작스러운 섹스에도 잔뜩 흥분해버리게 된 나는 그레이프의 위에 올라타 몸을 밀착하고 있다가 이렇게 붙어있다가는 또 곧바로 사정해 버릴 것 같아 팔로 몸을 지탱했다.
피부의 접촉이 줄어들며 자극이 덜해진다.
하지만 어느 각도에서 봐도, 누가 봐도 감탄할 만한 얼굴이 눈앞에 내려다보이는 것만으로 또다시 사정할 것만 같아진다.
“큭…!”
나는 그레이프랑 섹스할 때마다 순식간에 사정하기만 하고 있다는 게 부끄러워져 조금이라도 더 참기 위해 노력했다.
팔로 몸을 지탱한 채 허리만 위아래로 흔들어 주름이 빼곡한 질내에 자지를 삽입한다.
잔뜩 젖은 보지가 찌걱찌걱 하고 음란한 소리를 내며 조여온다.
“허억, 헉…!”
“하앙…! 하앗…! 응…! 하아…!”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내 몸을 지탱하는 것도 힘겨워져 팔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덜 느끼려고 몸을 지탱하며, 더 기분 좋아지고 싶어 열심히 허리를 흔든다는 모순과 함께 쾌락에 젖어 든다.
“후욱…! 후욱…!”
평범하게 그냥 사정하려고 자위하듯이 허리를 흔들었다며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겠지만, 그레이프에게 몸을 접촉하지 않고 팔로 몸을 지탱하며 자지만 넣다 빼려고 엎드린 자세를 유지하다 보니 순식간에 체력이 바닥난다.
쾌감에 마비된 신체가 부들부들 떨면서도 섹스를 계속하게 해주고 있으나 그것도 슬슬 한계다.
나는 숨을 거칠게 내쉬며 그레이프의 위로 쓰러졌다.
“조금만 더 해줘요….”
“읏….”
하지만 곧바로 그레이프의 목소리를 듣고 다시 몸을 일으켰다.
쾌락에 젖어 애원하는 목소리를 들은 것만으로 발정 나버린 자지가 멋대로 허리를 흔든다.
이미 한계인데, 한계 이상으로 몸이 움직인다.
“좀 더, 좀 더…싸도 되니까 좀 더…앗, 앙, 아앙…좋아아….”
“윽…! 후우…!”
지금 당장이라도 절정해버릴 듯이 조여오는 보지가 허리를 계속해서 움직이게 만든다.
자지로 만족시키고, 사정하고 싶다.
나는 땀을 주륵주륵 흘리며 정말 온 힘을 다해 허리를 흔들었다.
“하나, 둘, 하나, 둘….”
“허억, 허억….”
“한번 더, 한번 더…거기, 거기…흐으응…! 하아…!”
어쩐지 그렇게까지 느끼고 있지 않은 것 같다는 묘한 의심이 들면서도, 이미 몇 번이나 느껴본 보지가 절정하는 움직임에 남자로서의 욕구가 끓어오른다.
신음소리가 커지고, 그레이프의 다리가 허리에 감긴다.
더 박아달라고 조르듯이 엉덩이에 살짝 올려진 손끝이 허리를 눌러 당긴다.
“아아앙…! 앙, 앙, 좋아아…더어, 더어…!”
“윽…!”
나는 정말 온 힘을 다해 섹스하다가 결국 자극에 못 이겨 사정해버렸다.
푸욱 하고 최대한 깊숙이 박아넣어 질내에 사정하기 시작하자, 그레이프가 귀여워하듯 허리를 쓰다듬는다.
사정을 한 걸 칭찬해주는 움직임에 기뻐한 자지가 좀 더 열심히 정액을 사정한다.
“하아…! 하아….”
“후으응…하아…응….”
그레이프의 안에 기분 좋게 사정하고 난 뒤 힘이 완전히 빠져버린 나는 그레이프의 위에 엎드려 쓰러진 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움직일 때는 몰랐는데, 정말로 몸을 한계 이상으로 움직였다.
분명 내가 한 건 섹스인데, 운동할 때 보다도 힘들다.
그레이프는 얌전히 내 정액을 받아준 후 허리에 감고 있던 다리를 천천히 풀더니, 조심스럽게 나를 눕히고 내 위에 올라탔다.
그제야 나는 내가 한 행동이 헛수고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올라타서 아무리 움직여 봤자 나는 평범한 사람이고 그레이프는 마법소녀다.
둘 사이에 있는 압도적인 체력 차이가 있으니, 섹스하다 보면 다시 저절로 내가 그레이프의 밑에 깔리게 될 수밖에 없다.
올라타서 주도권을 잡으려 해봤자 그레이프에게는 그저 즐거운 재롱잔치 정도였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남자로서 자존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잠시 올라타서 마음대로 하게 해준 것뿐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내 허리 위에서 자세를 고쳐 앉은 그레이프는 지금까지 섹스는 사실 봐준 거였다고 말하듯 보지를 꾸욱 조이며 허리를 올려 뽑아내듯이 자지를 잡아당겼다.
나는 수치심과 패배감, 무력한 쾌감에 젖어 떨리는 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그레이프는 그런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며 자지를 잡아 당겨 올리기를 반복했다.
뿌리에서부터 조여 귀두에 걸릴 때까지 올리고, 다시 뿌리로 가서 똑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이상하게도 그 움직임이 좀 더 길게 세워, 크게 세워 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나는 그레이프의 보지가 시키는 대로 더 열심히 자지를 세웠다.
빳빳해지면 빳빳해질수록 더 기분 좋게 조여주는 보지에 자지를 조금이라도 더 깊게 넣고 싶어져 떨리는 허리를 위아래로 흔든다.
그러자 그레이프는 나를 보고 입맛을 다시며 당황스러운 말을 꺼냈다.
“애, 앵거….”
“허억…허억…응…?”
“잠깐만…10초만 강간해도 돼요?”
“어? 읏?!”
그리고 곧바로, 내 허락도 구하지 않고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위아래로 크게 흔들며 매트리스 모서리가 뛰어오를 정도로 쿵쿵 찍어대듯이 누른다.
남자를 아래로 보는, 얌전히 자지를 세우고 있으라고 혼내는 듯한 난폭한 허리 놀림이다.
“잠, 안, 그만…!”
“후읏…! 후응…!”
“아아아앗…!”
이렇게 난폭하고 이기적인데도 자지는 자존심 하나 없이 멋대로 기분 좋아져서 더 빳빳하게 발기된다.
이미 그레이프의 보지에 길들여져 가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강간당하는데, 억지로 난폭하게 찍어누르는데도 거절 같은 건 생각하지 않는다.
“안돼, 잠깐…윽…!”
“하아아앙…후읏…후으응….”
결국 10초 만에 나는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절정해버려 정액을 사정해버렸다.
사정을 참아보려 해도 부욱, 부욱, 부욱 하고 정액이 멋대로 그레이프의 안에 들어가 버린다.
이미 내 말 같은 건 전혀 들어주지 않는 하반신에서 정액을 짜내버린 그레이프는 만족스러운 목소리를 흘리듯이 내며 허리를 살살 비틀었다.
질내를 조이고, 쥐어짜듯이 잡아 올려 정액을 전부 안에 깨끗하게 사정하게 만든다.
“크읏…윽….”
정액과 함께 성욕이 빠져나가기라도 한 건지, 사정과 동시에 이성이 일시적으로 돌아온다.
그레이프에게 강간당해도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다니…이건 뭔가 잘못됐다.
이대로 이런 일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가, 그레이프가 온몸을 밀착해 올라타 보지를 꾸욱 조여주는 것과 동시에 사라진다.
나는 그레이프가 원하는 대로 무력하게 자지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