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화 > 야근 (10)
“사고?”
“네! 저는 앵거 씨를 야한 눈으로 본 적이 없어요!”
“조금 전에는 봤다면서요?”
“그러니까 그게 처음으로 앵거 씨 대상으로 야한 상상 한 거라니까요? 가, 강간 계획 같은 거 짜본 적 한 번도 없거든요…?”
그레이프가 나를 강간하려는 계획 같은걸 진지하게 짤 리도 없고, 날 대상으로 야한 생각을 그렇게 많이 했을 리도 없다.
하지만 지금은 그레이프의 말이 맞다는 걸 알아도 사실을 인정해 줘서는 안 된다.
나는 정말 조금도 안 믿긴다는 감정을 몸으로 드러내며 그레이프에게서 한걸음 뒷걸음질 쳐 멀어졌다.
“아니…그게 아니고 야한 눈으로 보는 거…이해했으니까, 잘못 아닌 거 알았으니까…그, 오해, 풀렸으니까…저도 오해 풀고 싶어서…네? 오해에요, 강간하려고 한 게 아니고 그런 생각 전혀 안 했거든요? 알잖아요, 앵거 씨랑 저 그 일 있기 전에는…애, 앵거 씨가 말했잖아요? 제가 거리감 느껴지게 했다고? 그런데 어떻게 강간하려고 해요!”
“관심도 없었다는 게 강간하려는 생각이 없었다는 증거다?”
“네! 아니, 네? 아뇨? 아니, 아닌 게 아니라…잠깐만요?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는 아니고…오해가 이것저것 섞이고 뭔가 저희 이것저것 꼬이긴 했는데 아무튼 그러려고 한 게 아니라 저도 모르게 어쩌다 보니까…그리고 앵거 씨도 잘못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저 모텔 데려갔으면서!”
그레이프의 말이 점점 길어진다.
말이 길어진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으나, 침착하지 못하고 당황한 상태라는 건 알 수 있다.
그레이프는 필사적인 표정을 지으며 한 걸음 멀어진 내게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저는 그래도 가슴만 만지고 참았지만 그레이프 씨는 제 정액 강제로 짜냈잖아요.”
“읏…으읏…그건, 사고…사고, 라니까요…전혀, 그런 생각 조금도 안 했어요…야한 생각을 한 건, 앵거 씨가…내 잘못 아니야…아니에요…기, 기분! 기분 좋았다면서요! 앵거 씨도 좋았다고!”
일부러 내가 괴롭히고 있는 거긴 하지만, 나는 그레이프의 말에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간당하는 거 기분 좋았잖아 라니…정의로운 마법소녀가 실수로 부하 직원을 강간하고 할만한 말이 아니다.
“그래요! 앵거 씨도 기분 좋았다고 해줬잖아요! 앵거 씨가 거절하지 않은 것도 잘못이에요!”
“제가 거절 안 한 게 잘못한 거라고요? 정말로?”
“그, 그건…아니, 그게….”
“그레이프 씨 말대로 서열 6위의 마법소녀가 진심으로 강간하는데, 일반인인 제가 벗어날 수가 있어요?”
“진심으로 강간한 거 아니에요! 저도 모르게! 실수! 전 그런 상상 안 했다고요! 그래…아니에요, 제가 그런 걸 할 리가 없어…앵거 씨한테 제가 그렇게 강제로 할 리가….”
“정말로 조금 전에 그게 저를 대상으로 처음 야한 상상을 했던 거라는 말이죠?”
“…네!”
그레이프는 단호하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아쉽게도 그렇게 쉽게 내가 원하는 대로 생각해주지는 않는다.
내가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그레이프는 얘기를 할수록 강간도 실수고, 야한 생각도 전혀 한 적 없고, 그런 일도 생각해보니 자기가 할 리 없다는 쪽으로 생각을 바꿔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나를 강간했다는 죄책감도 잊어버릴지도 모르고 내가 야한 눈으로 보는 게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도 제대로 느껴주지 않게 될 것이다.
지금 그레이프를 제대로 혼내주지 않으면 또다시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그레이프의 사고가 흘러가 버린다.
또 야근하게 되거나 야한 눈으로 보는 건 잘못되었다며 다른 벌을 줄지도 모른다.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지만…어쩔 수 없다.
나는 주머니에서 비전폰을 꺼내 들고, 한숨을 쉬며 정말 안타까우면서도 슬퍼하는 표정을 연기했다.
“그레이프 씨 그렇게 안 봤는데 거짓말쟁이네요.”
“네…?”
“실망했어요…거짓말해서까지, 제 잘못이라고만 하고….”
나는 당황하는 그레이프를 무표정하게 바라보며 비전폰 화면을 조작했다.
천천히, 그레이프가 보는 앞에서 SNS를 켜 그레이프의 비밀 계정에 접속한다.
기억에 남아있는 영상, 최근에 본 영상 중에서도…같이 식당에 가 타코를 먹은 날 밤에 올라온 영상을 찾았다.
“…이렇게까지는 하기 싫고, 저도 그냥 비밀로 해 드리고 싶었는데.”
재생 구간을 선택해 내가 원하는 구간을 정확하게 찾았다.
그대로 재생 버튼을 누르자 몸에 찰싹 달라붙은 셔츠를 입은 그레이프가 딜도로 열심히 보지를 쑤셔대고 암컷 같은 울음소리를 내며 애액을 흘려대는 순간의 영상이 그레이프의 앞에서 재생된다.
영상이 재생되고 비전폰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들은 그레이프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하아아…어떡해, 못 참겠어…하고 싶어어…앙, 앙, 앙, 앙…강간, 하고 싶어어….]
“…어?”
[앗, 앗…앗…죄송해요오, 못 참겠어요오…! 강간할래애…!]
“이거 그레이프 씨죠?”
나는 그레이프에게 화면을 보여주며 보지에 쑤시고 있는 딜도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레이프는 내 비전폰에서 영상이 재생되자 조금 걱정이 될 정도로 얼굴이 창백해져서 두 다리와 두 팔을 부들부들 떨었다.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며 새하얗게 질리고, 두 눈이 크게 떠지며 동공이 빠르게 떨린다.
침을 꿀꺽 삼켰다가도 입이 말라 입술을 입안으로 물고 숨을 점점 빠르게 쉰다.
“…이거는 전에 같이 밥 먹을 때, 이거는 회사 출근할 때…어제 올린 것도 그저께 입었던 옷이네요.”
“어, 아, 어? 아…? 네? 아?”
아니라고 하려 해도 증거가 너무 명확하다.
그레이프가 입었던 옷을 그레이프가 입은 날 입고 나와 헤어진 시간 이후에 자위 영상을 올린다.
커다란 가슴에 조여진 허리, 큰 골반에 탄탄한 몸까지…이런 몸이 흔할 리도 없다.
어딘가 망가진 것처럼 그레이프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이상한 소리만 계속해서 내고 있었다.
망상이 현실로 나타나자 뇌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레이프는 회사에서 누군가에게 덮쳐지는 망상을 하며 자위하는 걸 좋아한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그레이프의 얼굴에 화면이 좀 더 잘 보이도록 비전폰을 들이밀었다.
“맞죠?”
“네? 네…? 네?”
“그레이프 씨, 본인 맞죠?”
어깨를 떨고 목소리를 떨며 누가 봐도 거짓말인 걸 알 수 있는 모습으로 숨을 헐떡이며 말한 그레이프가 고개를 돌리고 조금씩 뒷걸음질 친다.
영상 속에서 그레이프는 내 것과 비슷한 크기의 딜도를 사용하고 있었다.
“심지어…저랑 그런 일 있었던 뒤부터 제 거랑 비슷한 크기의 딜도로 바꿨죠? 저랑 하는 거 상상하는 거로밖에는 안 보이는데요?”
“아, 아니, 아니, 그게, 그게, 왜, 저기, 언제, 아니, 뭐, 왜, 이거….”
“그냥 우연히 팔로우 하고 있었는데…정말 몸매 너무 비슷해도 그레이프 씨 평소 모습이 있으니 설마설마했는데…평소에 입는 옷을 입고 하면 당연히 들키죠?”
“그, 그게…그게, 저기, 앵거 씨, 이건, 이건 그게 아니라….”
[강간, 하고 싶어어…강간할래애…!]
가슴에 손을 얹은 그레이프의 몸이 위아래로 빠르게 흔들린다.
조금 과도할 정도로 빠르게 호흡하며 얼굴이 점점 파랗게 된다.
“헤엑, 헤엑, 헤엑, 헤엑….”
“강간하고 싶다고요?”
“아냐, 아냐, 이럴 리가 없는데, 비밀인데, 이런 거 상상에서만…아니, 이게 아닌데, 이러면 안 되는데…이러면, 이러면…왜, 왜 또…왜…계속…아니야, 예전엔 아니야, 진짜 아니야, 오해야, 아니야아…아니야, 거짓말 아니야, 아니야아….”
점점 한계에 몰린 그레이프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한다.
억울하고 속상하고 충격받아 괴로워하며 눈물이 흘러나오려 하고, 현실을 믿기 어려운 듯 초점을 잃은 채 아니라는 말을 반복한다.
그대로 눈물을 흘리려는 모습을 본 나는 깜짝 놀라며 내가 너무 심하게 몰아붙였다는 걸 느끼고 비전폰을 내렸다.
“아냐, 싫어, 아냐, 오해에요, 아니야…언제부터, 왜애, 어째서….”
그레이프는 최면어플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최면에 걸린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여기에서 더 괴롭히는건 뭔가를 망가뜨려 버릴 것 같다는 직감이 든다.
더 괴롭히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레이프 씨.”
“애, 앵거 씨…아니에요, 진짜 거짓말 아니에요…영상은, 그게, 그런 게…그런, 계획한 게….”
“그레이프 씨.”
“진짜로, 진짜 아니에요, 정말, 진짜 믿어주세요, 정말, 오해, 오해야, 오해에요!”
“그레이프, 대답.”
“읏…으윽…네, 네에….”
그레이프의 눈에 눈물방울이 맺히며 빠르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당장에라도 울어버릴 것처럼 그레이프가 작게 흐느끼는 소리를 낸다.
“그레이프 씨가 이런 야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걸 보고 조금 놀라긴 했지만, 취미를 보고 실망하거나 한 건 아니에요.”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제가 실망한 건 그레이프가 계속 거짓말을 하니까…정의의 마법소녀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거짓말을 하며 결백한 사람한테 잘못을 덮어씌우니까 실망한 거에요.”
“죄, 죄송해요오…읏, 흐으윽….”
“그레이프 씨, 전에도 말했지만 저는 그레이프 씨한테 강간당한 게 싫었던 건 아니에요.”
“네? 에? 네…에?”
나는 점점 이성을 잃어가는 그레이프의 어깨에 조심스럽게 손을 올리며 말했다.
천천히 불안해하는 강아지를 쓰다듬어주듯 어깨를 톡톡 두들겨주며 최대한 상냥하고 자애로운 목소리를 내며 달래준다.
설마 여기에서 자신을 달래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지 그레이프의 초점이 이상해지며 귀를 의심하는 듯 고개가 좌우로 흔들렸다.
“계속해서 말했잖아요, 그레이프의 몸이 야하니까…제가 그렇게 볼 수밖에 없고, 그렇게 볼 수밖에 없는 몸이니까 강간당해도 그렇게 싫어하지 않았다고.”
“아! 아앗! 네에…! 맞아요! 그랬어요!”
“제가 그레이프를 야한 눈으로 보고 있었으니까, 그레이프한테 강간당한 게 기분 좋았던 거에요.”
“네에…마, 맞아요…야한 눈으로 보고 있으니까….”
“마법소녀로서 있을 수 있는 사고라는 것도 이해하고…그레이프를 싫어하는 게 아니니까 섹스한 것 기분 좋다고 했잖아요? 강간당한 거지만 괜찮다고…그쵸?”
“네…그랬…어요.”
“그런데 그게 다 그레이프를 야한 눈으로 봐서 그런 건데…야한 눈으로 보면 안 돼요?”
그레이프는 깔끔하게 묶은 머리가 흐트러질 정도로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사고긴 하지만 그때 그레이프 진심으로 저 강간했잖아요.”
“그게…그건….”
“음액에 중독되었으니까 어쩔 수 없었던 거죠?”
“네, 네에….”
“저도 어쩔 수 없어서 거절하지 못한 거에요, 진심으로 강간하는 것도 모자라서 그레이프 거기가 제 걸 물고 안 놔주고 밑에서부터 잡아서 빨아대듯이 하는데 어떻게 안 싸요? 저항하기 힘들 정도로 느끼게 하는데?”
“빠, 빨아…빨아요…?”
“네, 그레이프 거기가 엄청 빨아대고 조여서 억지로 정액 짜냈잖아요, 싸기 싫어해도 기분 좋아질 수밖에 없게….”
“꿀꺽….”
나는 그레이프에게 당할 때의 상황을 세세히 설명해주며, 그레이프가 자신이 잘못한 순간의 일을 잘 기억할 수 있게 했다.
그대로 비전폰을 다시 보이고 그레이프가 자위하는 영상을 재생시키며 말을 이었다.
“그때 강간은 정말로 사고에요?”
“아! 아…! 네에! 사고, 사고! 사고에요! 에스더, 에스더 때문에! 사고….”
“그러면 여기에서 말하는…강간하고 싶다고 하는 건, 그 이후에 저를 보면서 야한 상상을 한 거에요?”
“그게, 그…그게요, 그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솔직히 말해주세요, 저도 그레이프 보면서 야한 상상 하고, 영상 보면서 자위하기도 하니까.”
“네에?!”
“그레이프도 저 보면서 야한 상상 하고 자위 잔뜩 했죠? 그런데 거짓말하면서 저만 그렇게 본다고, 혼나야 한다고 또 할거에요?”
얼굴을 붉히며 입을 다물고 무언가 망설이던 그레이프가 결국 고개를 젓는다.
나는 그레이프를 설득하며 조금 피곤해진 이마를 손으로 짚은 채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도 얘기했죠? 서로 사고를 쳐 버려서 섹스하는 상상을 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레이프도 저도 서로 야한 눈으로 보는 거라고…심지어 우연이지만 저는 그레이프가 자꾸 섹스 상상하면서 자위하는 영상까지 봐 버리게 되었는데…어떻게 그레이프를 야하게 안 봐요? 그쵸?”
“마, 맞아요…야하게 볼 수밖에 없어요. 그치만…대체 어쩌다가…언제부터 본 거에요 대체 그, 계, 계정….”
“정말 우연히요, 예전부터 팔로우 하는 계정이었는데…아까 말한 대로 요즘 보니까 그레이프 씨가 입는 옷을 똑같이 입고 나오더라고요.”
“예전부터…하아…하아…꿀꺽, 꿀꺽….”
언제부터 계정을 봤냐는 질문에 적당히 얘기를 꾸며내 거짓말을 하자 완전히 속아넘어 간 것처럼 보이는 그레이프는 고개를 끄덕이며 침을 꿀꺽꿀꺽 삼켰다.
목이 타는 것 같은 반응에 나는 혹시 내가 자위 계정을 알고 있다는 게 그렇게 불안하고, 충격적이고 갑갑한 걸까 싶어 조금 신경 써주며 괜찮다고 안심시켜줬다.
“걱정하지 마세요…마법소녀라는 비밀도 숨겨주고 있는데 이런 것도 안 숨겨 주겠어요? 입막음으로 비싼 인형도 선물해줬잖아요? 이것도 그걸로 입막음 당한 거라고 생각할게요.”
안심하라고 다독이며 말하자 그레이프의 표정이 어째서인지 이상하게 일그러진다.
그레이프의 반응을 본 나는 자위 계정을 운영한다는 비밀을 지켜주겠다는데도 왜 조금도 기뻐하지 않는 걸까 생각하다가,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
때때로 사람은 약속을 할 때 너무 대가가 없으면 약속이 가볍게 느껴져 신뢰를 잃게 되기도 한다.
내가 지켜주고 있는 그레이프의 비밀은 마법소녀의 정체, 야한 계정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 나를 강간했다는 것 세 가지다.
30만 정도 하는 인형 하나로 지켜주기에는 너무 큰 비밀이다.
“…나중에 또 다른 걸 요구할 수도 있고요?”
“다, 다른…거?”
나는 놀랐는지 얼굴을 붉히고 가슴과 허리를 직접 껴안으면서도 좀 더 풀어진 표정으로 말하는 그레이프에게 고개를 끄덕여줬다.
딱히 무언가를 따로 더 요구할 생각은 없지만, 이렇게 말해야 그레이프가 좀 더 안심할 수 있다면 말해주는 게 좋다.
잠시동안 당황하고 이성을 잃은 것처럼 보였던 그레이프는 내 얘기를 들으며 점점 설득되고 공감하게 되어 이제는 완전히 진정하고 얌전해져 있었다.
차분해진 모습으로 심호흡하며 나를 가만히 노려보는 그레이프의 눈빛은 더 이상 이성을 잃은 것처럼 흔들리고 있지 않았다.
음침하면서도 또렷하게 빛나는 눈빛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 해 보였다.
이제 확실히 알아준 것 같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레이프가 강간한 게 너무 기분 좋으니까 야한 눈으로 볼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가 야한 눈으로 보는 건 그레이프 잘못이에요. 다시는 제 잘못이라고 하지 마세요.”
“네에에….”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 내 말에 동의하는 그레이프를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컴퓨터를 가리켰다.
“그럼 이제 마저 체크해주시겠어요? 퇴근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