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0화 > 야근 (8)
상황이 이해되질 않는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냥 조용히 야근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부터인가 그레이프를 야한 눈으로 볼 때마다 혼나야 한다는 얘기가 되어 있었다.
아주 잠깐, 그레이프랑 섹스하고 싶다는 생각을 진심으로 한 것만으로 갑자기 그레이프가 예민하게 반응하며 일이 이상하게 흘러갔다.
무슨 상황인지도 아직 이해가 되질 않는다.
어째서인지 내가 야한 눈으로 본 게 굉장히 큰 잘못인 것처럼 되어서, 앞으로 또 이러면 내가 벌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되어있다.
죄목은 업무방해…처벌은 황당하게도 야근을 또 하자는 벌이다.
일이 이렇게 된 이유도 모르겠고, 원인도 잘 이해되지 않는다.
내가 그레이프를 야한 눈으로 봐서?
그건 내 잘못이 아니다.
그레이프가 야한데 내가 야한 눈으로 보는 게 왜 잘못이지?
사과가 빨간 걸 보고 빨갛다고 하는 건 잘못이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만히 야근하다가 갑자기 이런 이상한 얘기가 된 이유를 모르겠다.
단순히 내가 그레이프의 가슴을 야한 눈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얘기의 흐름이 이상하다.
무언가 원하는 게 있는 사람처럼, 나를 함정에 몰아넣는 것처럼 얘기를 끌고 갔다.
그레이프의 목적은 이미 알고 있다.
그레이프가 말한 대로라면, 이렇게 나를 몰아넣은 이유는 나를 또다시 야근시키기 위해서다.
황당하고 용납할 수 없는 목적이지만, 어찌 보면 나쁜 행동은 아니다.
눈으로 가슴과 허리를 훑어보며 침을 삼키고 자지를 발기시키는 건 솔직히 말해 성희롱이다.
그레이프의 말대로 상사를 야한 눈으로 계속해서 보고 있는 것에 대한 처벌이 겨우 야근이라면 굉장히 많이 봐준 것이라 봐야 한다.
그런 걸 다 이해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야근은 아니다.
그냥 농담이라고 넘기기에는 그레이프의 눈이 너무 진심이었고, 또 단둘이 있자는 말을 할 때 주변을 옥좨오는 묘한 분위기도 진짜였다.
그냥 잠깐 그레이프랑 섹스하고 싶다고 생각한 게 왜 이렇게 된 건지는 아직도 이해가 잘 되질 않지만, 지금 중요한 건 원인과 이유가 아니다.
일단 그레이프가 나를 야근시키지 못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야근 도중에 내가 야하게 본 순간부터의 기억을 날려버리거나, 유자차를 마시기 시작한 순간부터의 기억을 날려버리는 건 곤란하다.
유자차는 이미 어느 정도 마셔 둔 상태고, 유자차를 마시며 검토하던 자료도 검토 속도가 너무 빨라 얼마 안 남아 있다.
충분히 비어버린 기억의 위화감을 느낄만한 차이다.
야근 자체의 기억을 날려버릴 수도 없다.
다른 직원들이 야근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유자차를 주고 내가 야하게 보기 시작한 순간부터의 기억을 날리는 건 괜찮을지도 모른다.
거기까지 생각한 나는 지금 생각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떠올렸다.
기억을 지워도, 이런 생각을 해낸 구조를 모르는 이상 나중에 야한 눈으로 보면 또다시 같은 일이 반복될지도 모른다.
지금 결과를 지워봤자 그레이프의 안에서 과정을 바꾸지 않으면 똑같은 과정을 거쳤을 때 다시 같은 결과가 출력된다.
지금 기억을 지우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다.
발생 원인과 출력 자체를 바꿔야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에 대한 발생 원인은 내가 팀장을, 친구를 야한 눈으로 봤기 때문이다.
상사를, 친구를 야한 눈으로 봐선 안 되며, 앞으로 야근을 해야 하긴 하지만 내가 야근을 싫어하는 게 느껴져 미안하게 느껴진다는 과정을 거쳐, 그러면 야한 눈으로 볼 때마다 그에 대한 벌로 야근을 하는 거로 하자는 결괏값이 출력되었다.
그레이프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나쁜 생각은 아니다.
내가 야한 눈으로 보는 것도 막을 수 있고, 야근도 시킬 수 있다.
한 번에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이다.
하지만 내게는 이득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고 손해밖에 없는 불공정 계약이기도 하다.
“일단…내가 야한 눈으로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나는 일단 근본적인 원인부터 제거하기 시작했다.
야한 눈으로 보면 안 된다고 계속 말하니, 야한 눈으로 보이는걸 즐기게 한다.
대상을 나로 한정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게 한다.
“내가 야한 눈으로 볼 때마다 내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잠깐 기분이 좋아지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게, 계속해서 내가 야한 눈으로 보는 걸 좋아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으으음…내가 야한 눈으로 보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 두면 조금 전과는 다르게 팀장이나 친구라고 해도 내가 야한 눈으로 볼 수도 있고, 야한 눈으로 봐 주는 게 기분 좋고, 야한 눈으로 볼수록 호감을 느끼게 될 테니…그레이프가 방금처럼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상대가 승낙하지 않으면 절대로 야근을 시키지 않는다.”
철저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결괏값도 수정해둔다.
이것으로 그레이프가 내게 야한 눈으로 봤다는 이유로 야근을 시킬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후우우….”
일단 안심한 나는 여전히 멍한 눈으로 앉아있는 그레이프를 보며 책상에 엉덩이를 기대고 앉았다.
최면어플이 있으니 지금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원하지 않는 상황이 있을 때 상황을 수정할 수 있어서 좋다.
이걸로 안심이다.
그대로 최면을 끝내려던 나는 멍한 눈으로 앉아있는 그레이프를 보고 이런 일이 발생한 원인을 떠올렸다.
커다란 가슴에 단추가 풀어진 셔츠…커다란 골반을 자랑하는 것처럼 찰싹 붙어있는 치마까지…정말 야한 몸이다.
야한 눈으로 볼 수밖에 없는 몸이다.
“꿀꺽….”
끈적한 침이 목을 타고 잠깐 걸렸다가 흘러 넘어간다.
요즘 계속 그레이프의 영상을 보고 자위해대서 그런지 가까이서 그레이프를 바라보자마자 저절로 자지가 빳빳해진다.
예쁜 얼굴에 가느다란 허리, 커다란 엉덩이, 탄탄하고 쭉 빠진 다리….
다른 것보다도 이미 한번 느낌을 알아버리고, 또 한 번 마음대로 섹스해댔던 보지의 느낌이 잊혀지질 않는다.
영상 속에서처럼 자지를 꽈악 물고 놔주질 않는 입구와 영상만으로는 알 수 없는 안쪽의 구불구불하게 비틀어 조이고 쥐어짜는 질 내, 정액이 닿으면 마력으로 흡수하며 귀두를 뜨겁게 달궈주는 자궁까지….
“…책상에 엎드려.”
더는 참기 힘들어진 나는 그레이프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 그대로 책상에 상체를 올려 엎드리게 시켰다.
커다란 엉덩이를 뒤로 쭈욱 내밀어 준 그레이프의 치마를 잡아 걷어 올려 스타킹을 신고 있는 다리를 드러낸다.
곧바로 망설임 없이 치마 안으로 손을 뻗은 나는 그레이프가 입고 있는 스타킹과 속옷을 단번에 내려버렸다.
깨끗하게 정리되어있는 보지가 드러나며 야릇한 냄새가 순식간에 퍼지는 게 느껴진다.
이미 스타킹이 축축할 정도로 흠뻑 젖어있다.
그레이프의 머리 바로 옆에 비전폰이 놓이도록 놓아 최면이 풀리지 않게 해둔 나는 흥분에 젖은 한숨을 몰아쉬며 바지를 내려 잔뜩 발기해있는 자지를 꺼냈다.
“후읏…후응….”
“허억….”
이미 뜨겁게 젖어있는 보지에 자지 끝을 가져다 대자 의식 없는 보지가 멋대로 입구를 꼬옥 닫아버리며 자지를 물어준다.
분명 최면에 걸려 있는데도 이걸 원하고 있었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지가 끈적하고 집요하게 달라붙어 와 자지를 쭈읍 쭈읍 소리 나게 빨아댄다.
나는 그레이프의 보지에 천천히 자지를 삽입해 탄력 있는 엉덩이에 아랫배를 꾸욱 밀어붙였다.
“아으으응….”
넣게 되며 확실히 느끼는 거지만, 중위권 마법소녀들하고는 비교도 못 할 정도로 확실히 다른 자극이 느껴진다.
극한까지 단련된 육체가 자지를 비틀어주듯 잡아 쥐어 조이고, 깊고 선명한 주름이 귀두에 하나하나 걸리며 서로를 긁어주고 지나간다.
뜨겁게 달아오른 보지가 하반신을 녹여버리는 것 같고, 끈적하면서도 미끄럽고 뜨거운 애액이 맛있는 걸 입에 물고 군침을 흘리듯 쉴 새 없이 흘러나온다.
“앗, 앗, 앗, 앗, 아읏…아응….”
철썩철썩 하는 소리가 사무실 안에 가득 차도록 조금도 참지 않고 허리를 흔든다.
부장이 내 머리를 때리던 책상 앞쪽, 팀장인 그레이프가 매일 일하는 곳….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책상 위에 그레이프를 올려놓고, 자위기구 사용하듯 기분 좋게 일방적으로 허리를 흔든다.
어째서인지 그레이프의 보지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미 녹아내린 것처럼 젖어있었고, 안쪽도 섹스를 원하고 있던 것처럼 계속해서 두근거렸다.
허리를 흔들면 흔들수록 귀두에 애액이 퍼 올려지며 그레이프의 질구 주변을 엉망으로 만든다.
그레이프의 보지는 단정하고 깔끔한 미인의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음란하고 천박하게 끈적한 애액을 질질 흘려대며 자지를 오물오물 씹어대고 있었다.
“허억…! 허억…! 허억…!”
짝짓기하는 짐승처럼 점점 그레이프의 등 위로 상체를 덮으며 올라타 최대한 깊숙이 박을 생각만 하며 허리를 흔든다.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어 귀가 뜨거워질 정도로 흥분해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정액을 안에 싸고 싶다는 본능만이 가득해져 자지를 푹푹 박아댄다.
멍하니 있는 상태에서도 그레이프의 몸은 여자로서 본능이 남아 정액을 짜내기 위해 열심히 보지를 조여댔다.
깊숙이 넣으면 질구로 자지 뿌리를 붙잡아 꽈악 조여오고, 빼낼 때면 그대로 달라붙어 쯔으윽 하고 빨아들인다.
넣을 때도, 빼낼 때도 정액을 짜내지는 듯한 감각에 점점 몸에서 힘을 풀고 허리만 흔들어대던 나는 그레이프의 등에 올라타 두 손 위로 내 손을 덮어버렸다.
건강미 넘치는 하체가 쭈욱 뻗으며 질 내부 전체를 완전히 닫아버린다.
찌걱찌걱 하고 이어지던 소리가 한순간 쯔읍쯔읍 하는 작은 소리로 변하며 그레이프의 보지가 자지를 조용히 물어왔다.
소리는 작아졌지만, 자극은 훨씬 커져 있다.
너무 뜨겁게 조여서 자지가 녹아버린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든다.
“윽…! 읏…!”
“흐으읏…흐으으응…흐으으응….”
무의식적으로 안쪽에서부터 자지를 쯔윽, 쯔윽 하고 빨아대며 절정해버리고 정액을 졸라대는 움직임에 나는 결국 사정감을 참지 못하고 커다란 엉덩이에 몸을 가만히 밀착시킨 채 몇 번이고 자지를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부륵, 부륵, 부륵 하고 몇 번이고 강탈당하듯 정액을 사정해버리자 그레이프의 자궁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정액을 마력으로 바꿔 가져가 버린다.
귀두를 살살 조이고 문질러주며 따뜻하게 쓰다듬어주자 이미 사정해 버린 자지가 다시 빳빳하게 세워진다.
정액을 흡수해버리는 마법소녀의 특성상, 콘돔을 끼지 않고 안에 사정해버려도 흔적이 잘 남지 않는다.
그레이프 몰래 안에 잔뜩 싸버린 나는 뜨거운 숨을 몰아쉬며 꽈악 조이고 있는 보지에서 천천히 자지를 뽑아냈다.
“후우우….”
“하아…하아…하아….”
사정한 건 한 번뿐이지만, 그레이프의 정액을 뽑아내는 듯한 움직임에 쥐어짜이듯 사정해 버려 두세 번 싼 것보다도 더 많은 양을 안에 내 버렸다.
정액을 가득 받아버린 그레이프는 이런 행위를 당했는데도 전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최면에 빠져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를 생각만으로 압박하던 마법소녀가 이런 짓을 해도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숨이 막힐 정도로 흥분된다.
성욕과는 별개로 그레이프라는 마법소녀가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저열한 정복욕구를 아찔할 정도로 충족시켜준다.
한번 잔뜩 싸고 나니 조금은 성욕이 가라앉아 진정이 되고 있었지만, 빠르게 뛰는 심장은 전혀 진정되지 않는다.
일단 기분 좋게 쌌고, 퇴근해야 하기도 하니…최면을 너무 오래 걸고 있을 수는 없다.
나는 애액투성이가 된 그레이프의 보지를 가까이에 있는 티슈를 뽑아 깨끗하게 닦아준 뒤, 속옷과 스타킹을 올려 다시 원상태로 되돌려놨다.
그대로 최면을 건 목적을 전부 달성하고 그레이프를 원래대로 되돌려 놓으려던 나는 갑자기 문득 든 생각에 다시 최면어플을 내밀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아직 최면에서 벗어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섹스를 해서 성욕이 해소되고 나니…나한테 자꾸 야한 눈으로 보지 말라고, 혼난다고 한 게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조금도 잘못 없는데, 자기가 야한 몸을 하고 있으면서 내게 야한 눈으로 봤다고 혼나야 한다고 말하다니….
나를 이상한 이유를 대며 혼내려 했으니, 나도 혼내줘야 한다.
그게 얼마나 불공평한 말인지, 얼마나 말이 안 되는 말인지 그레이프도 확실하게,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고 싶다.
“…내 얼굴을 볼 때마다 야한 상상을 하고, 나를 상상하면서 자위할 때는 절정 할 수 없다.”
나는 그레이프에게 마지막 최면을 걸고 난 뒤 최면을 걸기 전의 자세를 다시 똑같이 취하게 만들었다.
내 얼굴을 볼 때마다 야한 상상을 하게 해놨으니, 나도 그레이프에게 똑같이 나를 야한 눈으로 보지 말라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상상하면서 자위하면 절정 할 수 없다는 건, 야한 상상을 하게 된 그레이프가 자위할 때 기분 좋게 절정해버리면 혼내는 게 아니라 상을 주는 게 될 것 같아 조금이라도 괴롭히기 위해 추가했다.
모든 최면을 마친 나는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그레이프의 옷차림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뒤 최면어플을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