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9화 〉추적 (8) (69/299)



〈 69화 〉추적 (8)

최면에 걸린 리프의 표정이 점점 안정되어간다.
지금까지 혼자서 연구해온 것이 맞다면 최면어플을 본 이 순간은 무의식적인 상태로, 의식이 있을  작용하는 최면이 모두 일시 정지하는 순간이었다.
내가 내린 명령에 단순하게 반응하는 동작은 가능하지만, 최면 당사자의 자율적인 의사는 모두 정지된다.
당연하게도 나에 대한 기억을 잊으라는 최면도 이 순간에는 멈추게 된다.

고통스러워하는 기색 없이 조용해진 리프를 보며 나는 잠시 무슨 최면을 걸면 좋을지 고민에 빠졌다.
리프는 마법소녀로서 힘이 약하기 때문인지, 저항력도 낮다.
최면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해도 에스더처럼 스스로 깨어날 일은 없어 보였고, 명령을 아무리 내려도 저항력이 강해질  같지도 않다.
그런 만큼 생각할 시간은 충분하다.
나는 최면상태에 빠져있는 리프를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에스더에게 최면을 걸 시도를 해서라도 리프를 죽이지 않으려  이유는 갑자기 든 생각 때문이었다.
이번에 느낀 거지만, 나는 리프보다 확실히  멍청하고 최면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다.
한가지 명령만으로 최면에 걸린 당사자가 최면 내용에 맞지 않는 부분을 다 알아서 정리해주면 좋겠지만, 정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이상한 점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기억에서 구멍을 느낀다.
그레이프도 처음 최면을 걸 때 스스로 내 방에 찾아온 걸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리프는 그게 훨씬 심했다.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아차린 순간부터  문제점을 찾아간다.


지금까지 래피드와 그레이프에게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운이 좋았을 뿐이다.
그레이프는…왠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지만, 래피드가 최면에 위화감을 느끼게 되는  곤란했다.
 더 최면에 대해서 공부하고 조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굳이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

리프는 나보다 최면에 대해서   알고, 나보다 더 생각이 빠르다.
그리고 내게는 마법소녀를 맘대로 할 수 있는 최면어플이 있다.
리프는 에스더나 래피드처럼 최면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지도 않다.
그러면 리프를  대신 생각하는 최면 어플의 보조장치 정도로 사용하면 되는 것 아닐까?

공부도 할 필요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도 리프에게 최면에 대한 것들을 얘기하게 시켜서 배우면 된다.
나를 갑자기 습격하고 해부하려 든 건 괘씸하지만…죽이기에는 아깝다.
리프는 앞으로 내 최면을 평생 보조해주는 것으로 내게 사죄해야 한다.
리프는 살아서 좋고, 나는 내 약점을 보완할 수 있어 좋다.
이것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이 아닐까?

“음….”

나는 일단 안전장치를 걸기 위해 리프에게 걸어야  최면들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일단…지금까지 리프에게 걸어뒀던 최면이 뭐였지?
피해가 되는 행동 금지, 말 못하게 하기, 최면 나한테 못 걸게 하기….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했다.
리프 X라는 로봇을 통해  공격한 걸 생각하면 더욱 철저한 최면이 필요하다.

애초에 어떻게 로봇을 만들어서 날 공격하는 게 가능했을까?
공격하려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인가?
단순히 로봇을 만들어서 인격을 옮겨야겠다는 생각만 하는  공격으로 생각되지 않는 건가?
아니, 리프 X의 발언을 생각해보면 그레이프를 경계해서 애초에 알아보기만 하고 풀어줄 생각이었으니까 그런 행동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최면을 걸어야 하는 걸까….
어떤 최면을 걸어야 무슨 짓을 해도 내가 안전할  있을까.


“일단…지금까지 건 최면 전부 무효.”

우선 이미 지금까지  최면을 통해 문제가 생겼던 만큼, 기존의 최면을 없애고 다른 방식으로 거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면을 전부 해제한 나는 여전히 최면상태에 있는 리프를 가만히 내려다보며 고민에 빠졌다.
어떤 최면을 걸어야 할까.

“저, 저기…앵거씨?”
“응? 뭐야?”
“잠깐! 말 길게 안 하도록 노력할게요! 잠깐만…우리 협상해요! 네?”


그때 촉수뱀에게 칭칭 감겨있는 리프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당황한 나는 곧바로 최면어플을 내밀었지만, 리프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계속해서 입을 움직였다.
자세히 보니 눈은 여전히 초점이 나가 있는 상태다.
최면상태가 풀린 건 아니다.


“이, 일단…리프 X로 있었던 기억은 캡슐에서 다 다운로드 됐거든요? 사과할게요! 네? 그건 인격이 저랑 달라서…! 멋대로 그런 거에요! 리프 X가 잘못한 거에요!”
“뭐?”
“자, 우리 진정하고 대화를 나눠봐요. 지성인이잖아요? 뷰지도…앵거님도 똑똑한 사람! 나도 앵거님하고 같은 사람! 사람은 대화를 나눠야죠. 그렇게 험악한 물건을  들이대면 안 돼요!”

나는 리프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만나자마자 최면 펜라이트를 들이민 녀석이 할 말은 아니다.
계속해서 최면어플을 얼굴에 들이밀어 보지만, 리프의 상태는 그대로였다.
최면에 반쯤 걸린 것처럼 저항은  하지만 입은 살아서 계속해서 움직인다.
대체 왜 최면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거지?


“자자, 우리 대화를 나눠보지 않으실래요…? 아, 혹시 최면상태에서 말을 하는 게 이상해서 그래요? 그건 빔 출력이 일그러지면서 트랜스 유도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서 그런 거니까   시도해도 계속 그럴 거예요. 무의식 최면으로 유도하는  아니라 의식을 가진 상태로 유도했다고 할까? 왜, 옛날 최면 영상 보면 의식은 있는데 팔이  움직이고 그러잖아요. 그래도 감각제어랑 동작 제어는 당하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네? 우리 대화시간을 좀 가지자고요!”
“말이 길어.”
“히익, 짧게 할게요. 짧게 할 테니까!”

리프의 말을 듣고 나는 비전폰의 화면을 내려다봤다.
에스더의 발에 걷어차이며 이리저리 금이 가있는 화면이 보인다.
이것 때문에 최면이 제대로 걸리지 않고 있다는 얘기인가?
리프는 저렇게 말하고 있지만, 말하는 걸 전부 다 믿을 수는 없었다.


“혀 내밀어 봐.”
“에에에엥….”


나는 리프가 제대로 최면에 걸려있는 상태인지 실험해보기 위해 이것저것 최면을 걸어보기 시작했다.
혀를 길게 내미는 모습을 보긴 했지만, 이건 최면이 아니어도 말을 하면 해볼 만한 행동이다.
최면에 걸렸다고  수는 없다.


“원래대로.”
“아, 혹시 최면에 제대로 걸렸는지 반응체크 하는 거예요? 그러면 평범한 방법으로는 할 수 없는 동작을 시켜야죠.”
“닥쳐.”
“으응읍으, 으읍으….”


나도 그래야 하는  알고 있다.
열심히 생각하고 있는데 멋대로 다 파악했다는 것처럼 조언을 하는 모습이 짜증 난다.
하지만…역시 이런 모습을 볼수록 느낀다.
리프 이 녀석, 엄청나게 머리가 좋다.
생각도 빠르고…나보다 훨씬 우수하다.
역시 에스더가 죽이도록 내버려두지 않기를 잘했다.

나는 머릿속에 리프의 조언을 참고로 하며 어떤 명령으로 최면상태를 확인할  있는지에 대해 떠올렸다.
평범하게 시키는 걸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육체적 행동….
생각해보니 무척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
곧바로 방법을 떠올린 나는 촉수뱀에게 오른손을 내밀어 명령하고, 리프에게도 최면 명령을 내렸다.


“하체만 풀어줘. 다리 벌리고, 보지 곧바로 적셔. 물이 줄줄 나올 정도로. 그리고 애액을 다섯 번쯤 뿜어.”
“우응으읍?!”

곧바로 리프는 다리를 양옆으로 쭈욱 벌리고 보지를 움찔거리며 애액을 흘려대더니, 위쪽에서 퓨웃, 퓨웃 하고 애액을 뿜어댔다.
평범한 상태라면 이런 걸 시킨다고 곧바로  수 있을 리가 없다.
이걸로 확실해졌다.
리프는 최면상태에 걸려있다.

“좋아, 이제 말해봐.”
“헤엑…헤엑…뭐, 뭐야…생각보다 엄청 멍청하지는 않네요…정답이에요, 뭐…이것 말고도 다른 방법도 있지만.”
“다른 방법은 뭔데.”
“평소의 출력 이상의 근력을 내게 하는 거죠. 예를 들면 동전을 손가락으로 구부려봐라 라던가. 본인의 손을 다쳐도 멈추지 않고 행동하게 하는 거예요. 천박하지도 않고, 전통적인 방법이죠?”

리프는 여전히 눈에 초점이 나가 있는 상태로 다리를 벌린 채 투명한 액을 흘려대는 질구를 움찔거리면서도 이것도 모르냐는  건방지게 말했다.
그 목소리가 왠지 신경에 거슬린 나는 오른손을 촉수에게 내밀며 명령했다.


“보지 겁나 쑤셔.”
“응오오오오혹♡ 자, 잠까안…♡ 헥?! 가, 갑자기 어째서엇!”

명령을 내리자 촉수가 리프를 포박한 채로 자지 모양의 머리를 보지에 처박고  새 없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깊숙이까지 들어간 촉수가 리프의 배가 볼록 튀어나올 정도로 거칠게 움직이며 살짝 분홍빛이 감도는 음액이 입구에서 질질 새어 나올 정도로 내뿜어 리프의 몸을 발정시켰다.
리프는 머리를 지면에 비벼대고 침을 질질 흘리며 바보 같은 표정을 지었다.
초점을 잃은 채 표정이 점점 엉망이 되어가는 걸 보니 그제야 기분이 조금 풀린다.

찌걱찌걱찌걱찌걱

“거기 어떡♡ 아닛♡  약점 왜 다 아는 거얏♡ 자, 잠까안♡ 헥!! 헤엑…?! 사, 살려…살려줫♡ 음액, 너무 많앗…♡”
“보지 감도 50배”
“응호오오오옥…!!! 아그으윽♡ 학! 하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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