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화 〉단련 (5)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래피드의 얼굴을 밑으로 내려다보자 얼굴을 가리고 있던 선글라스 사이가 아슬아슬하게 보인다.
래피드의 두 눈은 당장 울어버릴 것처럼 젖어있었다.
자지 박아주고 싶다.
이런 건 변태 같은 상상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래피드는 우는 모습이 정말 야했다.
눈물이 흘러내리기 직전이 되어 눈가가 젖어있는 얼굴에서 정말 내 안의 가학심을 간질간질 자극하는 야한 분위기가 풍긴다.
괴롭히고 싶어진다.
그레이프가 평소에는 시원시원한 미녀인데 보지로 정액을 짜내야 하는 음란한 본능이 숨어있는 보지의 짐승이라면, 래피드는 그냥 귀여운 양 같았다.
보고만 있어도 푹신푹신하고 따뜻한 느낌이다.
나는 래피드의 배에 상스럽게 발기한 자지를 문질러대며 당당하게 말했다.
“래피드 보니까 야한 영상 보여준 거 생각나서 더 커졌어.”
“누, 누가 들어요….”
“래피드 귀여워.”
“읏…으으….”
“래피드 푹신푹신해, 래피드 예뻐, 래피드 야해.”
“아, 안돼요 앵거….”
“뭐가 안돼?”
반응이 너무 귀엽다.
래피드의 귀에 대고 하나하나 칭찬을 해줄 때마다 발을 구르는 것인지 토끼처럼 폴짝폴짝 뛰어댄다.
가슴을 내게 밀착시킨 채 콩콩 뛰어오르며 살살 문질러대는 게 야하다.
달콤한 우유 향기가 묘하게 야릇하다.
“친구인데 자꾸 그렇게 헷갈리는 말 하면 안 돼요….”
“사실을 말한 건데?”
“사실이라니….”
“래피드 귀여운 데다가 이렇게 예쁜데…어디가 어떻게 예쁘고 귀여운지 얘기해줘?”
약을 올리듯 말하자 래피드는 두 손으로 귀를 막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지금 보니 머리를 양 갈래로 묶는 리본의 색이 평소와 다르다. 전에는 분명 회색이었는데 오늘은 분홍색이다.
어쩐지 귀엽다.
“아, 안돼애…부끄러워요 정말로….”
“그런 야한 영상 보여줄 정도로 야하고….”
“실수, 에요….”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숙인 래피드는 애써 발기한 자지를 감춰 주려는 듯 두 손으로 래피드와 내 몸 사이를 가려 애쓰고 있었다.
다행히 지금은 출근 시간에서 약간 지나 사람들이 거의 없었지만, 슬슬 계속 서로 밀착해 있는 걸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기는 하다.
나는 바지에 손을 넣어 앞쪽에 공간을 만들어 발기한 게 잘 보이지 않게 하면서 래피드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어쩔 수 없잖아, 서로 반응하는 건 친구기 전에 남자고 여자니까 이러는 건데.”
“으, 으으…그, 그건…알지만….”
래피드는 내 말을 듣고 움찔움찔 떨더니 가슴을 손으로 끌어안으며 떨어지고는 내 자지를 계속해서 힐끔거렸다.
얼굴을 바라봤다가 자지를 힐끔거리기를 계속 반복하며 점점 얼굴이 빨개진다.
귀엽다.
점점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른 래피드는 손끝을 부들부들 떨면서 조심스럽게 내 옷깃을 잡아 살짝 당겼다.
“따, 따라와요….”
“응?”
“빨리…!”
살짝 화를 내는 듯한 래피드의 목소리에 나는 너무 심했던 건가 생각하며 래피드가 당기는 대로 끌려갔다.
래피드는 나를 데리고 갑자기 아파트로 끌고 가더니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통해 건물 지하로 내려갔다.
주변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지만, 이곳은 나도 몇 번 와봐서 잘 보이지 않아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대로 지하에서 조금 더 밑쪽의 계단으로 내려가 붉은 등이 어둡게 켜져 있는 구역으로, 더 밑으로 내려간다.
붉은빛은 특수한 파장을 뿜어내는 마수 퇴치용 적색등이다.
괴수에게는 효과가 없지만 주로 쥐, 개가 괴수에 의해 오염된 마수들에게는 큰 효과를 보인다.
내가 알기로는 시야와 감각을 교란해 혹시나 몰래 숨어들어도 알아서 나가고 싶어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위력이 강하지는 않아 이곳처럼 사방이 막힌 곳을 전부 광선으로 채운 게 아니면 효과가 없었다.
그림자가 하나만 져도 그 그림자에 숨어서 이동할 수 있다.
이런 특수한 전등이 있는 이곳은 아파트마다 준비되어있는 공용쉘터였다.
정확하게는 쉘터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쉘터의 첫 번째 문에 도착한 래피드는 허공에 손을 넣어 마법소녀 허가증을 꺼냈다.
그대로 쉘터 옆의 터치패드에 허가증을 대자 곧바로 굳게 닫혀있던 철문이 열렸다.
“여기…쉘터 문은 상위권 마법소녀들은 다들 마음대로 열 수 있어요. 두 번째부터는 기록이 남아서 힘들지만…첫 번째만 들어와도, 아무도 못 오니까….”
“꿀꺽….”
아무도 못 오는, 래피드와 둘뿐인 공간….
분명히 이 붉은 빛은 사람들에게 쉘터 안까지 들어가기가 너무 무섭다는 불만이 가득한 전등이었는데 래피드의 말을 듣고 나니 묘하게 야릇하게 느껴진다.
붉은빛에 비치고 있는 래피드의 모습이 머리가 살짝 어지러울 정도로 퇴폐적이게 느껴진다.
퇴폐적이게 느껴져 봐야 귀엽고 귀여운 래피드였지만, 조금이라도 퇴폐적이게 느껴진다는 게 중요하다.
래피드는 나를 잡아끌고 쉘터의 첫 번째 문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다시 잠가버렸다.
이젠 정말 완전히 둘뿐인 공간이다. 괴수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쉘터는 방음에 철저한 특수 구조의 철문을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서 무슨 소리가 나도 누가 들을 일도 없다.
집 근처에 단둘이 있을 수 있다는 곳이 있다 해서 대체 어디인가 싶었는데 설마 쉘터 안일 줄이야….
첫 번째 문 다음에는 곧바로 올라가야 하는 계단이 있었다.
그렇게 높지는 않았으나, 겨우 이 정도의 계단도 올라가지 못하는 부정형 마수를 막기 위한 구간이다.
문 틈새를 통해 들어올 수 있는 슬라임들은 특수종들은 어쩔 수 없었지만, 대부분이 계단을 오르지 못한다.
급경사가 연속되면 몇 개 오르지 못해 계속해서 흘러내리게 된다.
래피드는 그 계단을 의자로 삼아 앉아버리더니, 조금 불만스러운 듯 팔짱을 끼고 귀엽게 화를 내는 듯이 말했다.
화가 난 것 같지 않은데, 화를 내는 척을 하는 듯한 목소리다.
귀엽다.
“앵거, 아무리 우리가 비밀친구라고 해도…단 둘이 있을 때가 아니면 그냥 친구예요. 그렇게 남들 있는 곳에서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음…그래?”
“네! 그랬다가 비밀이 들키면 어떡하려고 그래요…!”
비밀친구는 서로 비밀을 지키는 사이니까 비밀이 들킬만한 곳, 그러니까 단둘이 아닌 공간에서는 비밀을 얘기해서는 안 된다는 건가….
최면에서 세세하게 정하지 않은 부분은 직접 머릿속에서 빈틈을 채워버리는 것 같았다.
래피드의 머릿속에서는 비밀친구라는 최면이 이런 식으로 정리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하긴, 둘만의 비밀이 있는 관계인데 아무 데서나 그러는 건 말이 안 된다.
나는 이번 일은 내 실수라는 생각에 래피드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
“미안…래피드가 보여줬던 영상이 자꾸 생각나서 흥분해버렸나 봐.”
“자, 자꾸 그런 부끄러운 일….”
“나도 래피드 자위하는 거 보고 쌌으니까 너무 부끄러워하지 마.”
“헤엑?!”
붉은 조명 탓에 래피드의 얼굴이 붉어졌는지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두 눈이 커져서 내 다리 사이를 힐끔거리는 게 보인다.
귀엽다.
“미안, 너무 야하고 귀여워서 못 참았어.”
“읏…!”
래피드의 자위 영상을 보고 그레이프 보지에 아주 기분 좋게 잔뜩 싸줬다.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래피드는 내 말을 듣고 머뭇거리더니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약간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아아…지, 진짜 실수에요…일부러 한 거 아니에요….”
“왜 그렇게 부끄러워 하는 거야?”
“그야…친구인데…그런….”
“보지 톡톡 두들기고 손바닥으로 쳐대면서 자위하는 거?”
“아으으으으….”
래피드는 시선을 피하고 계단에 앉은 채로 엉덩이를 옆으로 움직여 내게서 조금 떨어져 앉았다.
귀여운 반응에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래피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며 귓가에 속삭였다.
“래피드 자위하는 거 너무 귀엽고 야했어.”
“흐읏…흐으응…후으으…”
“래피드 보지 자꾸 생각나.”
단순히 귓가에 속삭이는 것만으로 래피드의 몸이 움찔거린다.
나는 살며시 래피드의 등에 손을 댔다가 그대로 천천히 내려 엉덩이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그렇게 야한 영상으로 자위하게 해놓고 남들 있는 데서 세우지 말라는 건 너무한 거 아냐? 래피드도 보지 젖었잖아.”
“하아앗…♡ 애, 앵거어…♡ 너무해요오…♡”
“뭐가 너무해?”
“친구 사이에…보…보지, 떠올리면서 자위…하고….”
나는 곧바로 래피드의 엉덩이를 꽈악 잡아 혼내듯이 말했다.
“래피드도 내 자지 떠올리면서 자위했잖아.”
“흐읏?! 그, 그거언…언제….”
“영상에서 내 이름 부르면서 클리 만졌잖아. 아니야?”
“흐으으, 흐으으으….”
래피드가 울먹이는 소리가 점점 커질수록 가학심을 자극받는 기분이 든다.
가슴이 간질간질하며 더 괴롭히고 싶어진다.
나는 얌전히 앉아있는 래피드의 가슴을 옷 위로 희롱하듯 주물렀다.
“앗…♡”
“래피드는 야해.”
“읏♡ 읏…♡”
“따라해봐, 래피드는 야해.”
“래, 래피드는…야해, 요….”
울먹이면서도 흠뻑 젖어있는 래피드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손을 천천히 래피드의 옷 안으로, 브래지어 안으로 집어넣어 커다란 가슴을 살며시 잡아줬다.
“흐읏…흐읏…♡ 안돼애…♡”
“왜?”
“이, 이거 유두 세워주는 거 아니에요…♡ 야해, 야한 손이에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전혀 내 손을 막지 않고 있는 모습이 귀엽다.
래피드는 두 손으로 내 팔을 잡아 살며시 쓰다듬는 정도의 저항만 하며 가슴을 만져졌다.
나는 래피드의 말을 듣자마자 손가락 끝으로 유두를 찾아 손끝으로 만져주며 말했다.
“유두 세워졌는데?”
“앗♡ 하아아…♡ 서, 서버렸지마안…세웠지만…♡ 달라아…♡”
“뭐가 달라?”
“모르겠어요…♡ 달라아, 손 저번하고 달라…♡ 야해요….”
야하다는 말이 기분 좋다는 말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어쩐지 울먹이는 느낌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게 느껴진다.
“후읏…♡ 후으…♡ 같이 고양이 보면서…고민상담 받고 싶었는데…이러면, 고민상담 못 하잖아요….”
훌쩍일 정도로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은 나는 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들어 손을 멈췄다.
그레이프는 이런 야한 말을 하는 걸 좋아하는데…뒤늦게 래피드는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혹시나 하고 래피드의 얼굴을 살폈다.
래피드는 눈을 살짝 감은 채 입을 작게 벌리고 후우 후우 하며 뜨거운 숨을 빠르게 내쉬고 있었다.
얼굴이 붉어졌는지는 붉은 조명 때문에 잘 모르겠다.
표정을 봐도 알 수가 없다.
싫지만 기분 좋아서 참고 있는 건가 아니면 좋아하는 건가….
단순히 기분 좋은 걸로 따먹을 수 있는 상대라면 좋겠지만, 래피드는 그랬다가는 뒷일이 두려운 상대다.
혹시라도 쾌감에 젖어 실수를 저질렀다가 애쉬에게 고민상담이라도 했다간 잘못하면 내 목이 날아간다.
래피드를 따먹는 건 어디까지나 래피드가 자발적으로 섹스하고 싶어지게 만들어야만 한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나는 손을 멈추고 래피드의 가슴에서 꺼냈다.
“미안, 그렇게 싫었어?”
“후읏…♡ 후읏…어?”
“나는 래피드도 나 상상하면서 자위할 정도니까 나처럼 흥분한 줄 알고….”
“어? 네, 네에…읏….”
“친구여도 래피드는 너무 예쁘고 귀엽고 야하니까, 고민해결이긴 해도 래피드한테 몸이 반응할 수밖에 없어서….”
말하면서 생각해보니 실수할 뻔했다.
래피드는 그레이프와 다른데…야한것도 잘 모르는 순진한 래피드는 변태자위중독녀 그레이프처럼 야한 말이나 이런 행동에 대한 내성이 전혀 없을 것이다.
너무 거친 자극을 줬다는 생각이 든 나는 지금까지 조심히 잘 쌓아오고 있던 탑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말 진심으로 래피드에게 사과했다.
“미안! 오늘은 고민만 말해줘도 괜찮아. 유두 세우는 건 래피드가 혼자서도 잘하고 있기도 하고.”
“에? 에?”
“래피드 유두 세워주고 싶기도 하고, 나도 전에 래피드가 해줬던 고민해결 받고 싶어서…너무 흥분했나 봐. 친구 사이에 이러면 안 되는 거지?”
“어…?”
“울려고 할 정도로 싫어할 줄은 몰랐어, 미안해.”
애쉬라는 엄청난 과보호 엄마가 뒤에 버티고 있으니, 억지로 했다가 래피드에게 상처가 되어서 애쉬의 귀에 들어가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됐다.
마법소녀에게 있어서 처녀를 잃는다는 것은 단순히 섹스했다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지금은 참아야 할 때였다.
이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