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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화 〉마법소녀 (5) (36/299)



〈 36화 〉마법소녀 (5)

어둠 속에서도 태양처럼 빛나는 붉은 머리카락이 마력에 휩쓸려 천천히 허공으로 솟아오른다.
그레이프와 수없이 접촉하며, 일반인이라고 하기에는 점점 마력에 예민해 지고 있는 내 몸에 전에는  수 없었던 에스더의 마력량이 대략적으로 느껴진다.
무지막지하다. 아니, 무언가가 달라진  느껴진다.
그레이프나 래피드의 느낌과는 다르다.
촉각을 곤두세우는 게 아니라 오히려 촉각을 죽이는 듯한…감각을 예민하게 하는  아닌, 내 감각을 빨아들이는 듯한 인력이 느껴진다.
에스더의 시선이 닿는 곳의 신체가 흡수되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루이와 함께 트럭에 치이는 것처럼 벽으로 밀어붙여 진 나는 뒤늦게 내 몸에 느껴졌던 부유감과 다르게 전혀 통증이 없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의문에 빠졌다.
수 미터는 되는 거리를 눈 깜짝할 사이에 이동했다고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벽으로 빨려 들어가듯 끌려갔는데 내 몸에는 전혀 상처가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말이 되지 않는 얘기였지만, 곧바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에스더의 허리에서 나온 날개의 끝 부분이 내 등을 감싸고 있었다.
밀쳐내면서도 충격을 막아주기 위한 천막처럼 내 등을 감싸 보호해주고 있었다.
대체 어째서지? 에스더가 나를 보호해줬다는 상황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읏…흐읏…! 큭…! 에, 에스더…사, 살려….”
“아하하하! 뭐야 루이~? 혹시 내가 죽일 거라고 생각해서 겁먹은 거야?”

에스더는 나를 보며 정말로 반갑다는 듯 광기 어린 웃음소리를 내고는 곧바로 불타오르는 손으로 꼼짝 못 하게 배를 잡아 벽에 천천히 박아넣고 있는 루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안 죽여~우리 친했었잖아? 그치~?”
“으, 응…친했…었지?”

콰드득 하는 소리가 나며 콘크리트 벽이 천천히 부서지고 파여나간다. 그 안으로 루이의 몸이 점점 넣어지고 있다.
루이는 뭔가 불안해하면서도 고통스러운 얼굴로 애써 웃어 보이고 있었다.
이길 수 없다. 래피드나 그레이프와는 확연히 다른 차이가 느껴진다.
루이는 힘도, 마력도, 육체의 강도도 에스더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배에 파고들어 가던 손이 점점 더 벽으로 밀어내며…루이의 몸을 말 그대로 벽에 접어 넣는다.
루이는 어느새 벽에 허리를 굽히고 들어가 두 다리와 머리만 밖으로 내놓은 모양새가 되었다.
그대로 에스더는 벽에 끼이게 된 루이에게서 손을 떼 다시 손가락을 튕겼고, 루이의 앞에는 여러 촉수들이 자리하게 되었다.

“히이익!”
“친구니까~죽일 리가 없잖아? 그치~? 아하하하하하!!”
“에, 에스더! 시, 싫어! 촉수는…!”
“싫어~? 그러면 좋아하게 해줄게!”


에스더는 활짝 웃으며 손가락을 하나 들어 올려 앞으로 오라는 것처럼 까딱였다.
그러자 그녀의 뒤에 있던 촉수들중 무척이나 특이한 촉수가 천천히 기어 나왔다.
민달팽이 같은 커다란 스플릿 마우스 형 촉수로, 온몸에 모호한 빛이 반짝이며 움직이고 있다.
온몸에서 세로줄로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빛이 어지럽다.
애벌레처럼 생긴 촉수괴물은 끈적한 체액을 흘리며 천천히 기어오고는, 온몸에서 가느다란 촉수들을 뽑아냈다.
무언가 지금까지 있던 촉수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든다.


“잠깐만 참아…기분 좋게 해줄게! 루이는 친구잖아?! 직접 말했지? 친구라고!!”
“시, 싫어…싫어…!”

루이의 주변에 다른 촉수들이 모여들어 촉수의 벽을 만들어버린다.
벽에 박힌 채 꼼짝하지 못하게 된 루이는 촉수들에게 유린당해 옷을 잘려나가고 찢겨지며 어린아이 같은 자그마한 몸을 드러냈다.
그대로 루이의 머리 위로 민달팽이 같은 형태의 스플릿 마우스형 거대 촉수가  모양의 촉수를 씌워간다.

“싫어! 싫어! 싫어! 흐으으읏!!”
“좋아하게 될 거야!”


가느다란 촉수들이 루이의 온몸에 달라붙고, 주변의 다른 촉수괴물들은 페니스 헤드 형태의 촉수를 하나둘씩 들이밀어 자그마한 몸을 휘감고, 앞뒤의 구멍과 입까지 전부 쑤셔대며 음액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루이는 촉수에 완전히 덮여져버렸다.


쯔붑쯔붑쯔붑쯔붑♡


“후으으읍!! 후윽! 후으윽! 후읏, 후읏, 후읏♡ 시러어♡ 강제로 느끼는  시러어♡”


순식간이다.
루이의 보지에 가느다란 촉수들이 달라붙어 클리를 바싹 세워주며 만져대고, 순식간에 음액에 흠뻑 젖게  자그마한 몸을 농락한다.
 팔을 감아 양손에 촉수를 쥐게 한 채 촉수가 앞뒤로 직접 움직여대고, 귀여운 가슴에도 루이의  정도 굵기의 입 모양 촉수들이 달라붙어 빼곡한 돌기를 문질러대며 쪼옥쪼옥 소리가 나게 빨아대는  보인다.
자그마한 보지에는 처음엔 가느다란 촉수들만 잔뜩 들어가 안쪽 주름을 구석구석 만져대고 있었지만, 얼마 되지 않아 가느다란 촉수들이 보지를 조금씩 벌려주며 예열시키고는 굵은 촉수를 넣어 쑤셔댔다.


“후으읏♡ 안댓♡ 또♡ 이런 큰거♡ 망가져♡ 망가져여♡”
“아하하하! 루이~촉수 그렇게 기분 좋아?”
“조아♡ 조아♡ 조앗♡ 시러엇♡ 옷, 오혹, 오호오♡”

퓨웃, 퓻, 퓻, 찌걱찌걱찌걱찌걱


촉수들이 정말 기분 좋은 듯 루이의 온몸에 달라붙어 간다.
눈과 귀를 덮으며 머리를 삼킨 촉수도 쭈읍쭈읍하고 무언가 빨아들이는 것처럼 움직이고, 유두를 자극하는 촉수도 마찬가지다.
배꼽에는 막힌 구멍을 파고드는 것처럼 가느다란 촉수들이 쉴 새 없이 문질러지며 파내고 있고, 두 손을 감싸고  다리를 삼키며 꼼짝 못 하게 만든 채 자그마한 보지를 가느다란 촉수로 쓰다듬고, 클리를 세워 잡으며 섬세하게 움직이고, 안쪽을 커다란 촉수들로 푹푹 쑤셔댄다.
뒤쪽의 구멍까지 어느새 채우고 있다.
완전히 촉수 전용 육변기 수준이다.

쿠풉, 쿠풉, 쿠풉, 쯔붑쯔붑쯔붑쯔붑♡


“후오옥♡ 안대애♡ 머릿속에 들어오지 마앗♡ 앗♡ 앗♡ 앗♡ 앗♡”

음액뿐만이 아니라 루이의 보지에서도 물이 너무 많이 나오고 있다.
퓻퓻 뿜어대던 애액이 주륵주륵 흘러나올 정도가 되자 촉수가 움직이는 소리 자체가 달라진다.
눈을 가리게끔 머리에 씌워진 이상한 촉수는 루이의 뇌에 빛을 집어넣는 것처럼 온몸의 빛을 반짝이고 있으며, 온몸에서 나온 가느다란 촉수도 루이의 몸 구석구석에 빨판처럼 달라붙어 있다.
촉수에게 윤간당하고 있다.


“오♡ 오♡ 오♡ 오혹♡ 오호옥♡”
“아하하하! 목소리 귀여워~짐승 같아!”

정말로 짐승 그 자체 같은 목소리다.
루이의 귀여운 목소리가 한껏 낮춰져 짐승의 울음소리처럼 변해있다.
발정기의 고양이 같은 울음소리다.

그런 루이의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던 에스더는 천천히 웃음을 멈추고 내 쪽으로 돌아봤다.
그러고는 갑자기 나를 한쪽 날개로 감싸고는 화가  듯한 굳은 얼굴이 되어서 루이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데려갔다.

말 그대로다. 루이가 보이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촉수들도 보이지 않는 곳으로 데려갔다.
터널 안에 있는 전력제어실 같은 공간으로, 문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차를 세울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철로 옆으로 움푹 들어가 있는 공간이다.
그곳에서 조금 멀리에서부터 들리는 루이의 신음소리를 무시하는 것처럼 에스더가 무시무시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124번?”
“예…?”
“나한테 할 말은 없어?”
“사, 살려주세요…?”


뭐지…?
에스더를 본 순간에는 공포심이 일어났지만, 날개로 감싸서 날 보호해 준 순간부터 뭔가가 이상하다는 게 느껴졌다.
에스더가 나를 해칠 생각이 별로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124번째 팬클럽 회원이어서 그런가?  마음에 들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나는 에스더가 꺼낸 말을 듣고 마음속에 단두대가 쿵 하고 떨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흐으응…잘못은 아는구나? 감히 팬 주제에 마법소녀의 소중한 곳을 만져?”
“소, 소중한 곳이요…?”


…기억하고 있는 건가?
설마? 그럴 리가 없다. 이미 여러  연구해본 결과 최면어플은 해제하기만 하면 딱히 기억을 잃으라는 말을 강조하지 않아도 최면을 당하는 당시의 의식과 기억을 잃어버리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혹시 타락한 마법소녀는 다른 건가? 머리에 뿔이 있어서?
식은땀을 한 방울 흘린 나는 에스더의 시선을 피했다. 그러자 에스더는 묘하게 얌전한 느낌으로 팔짱을 끼더니 왠지…아주 약간이지만 부끄러워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흐으으응…마법소녀한테 그런 말을 하게 하는 거야? 역시 너 엄청나게 변태 같은 팬이구나?”
“뭐, 뭐가요?”
“내 여기, 만졌지?”


…에스더가 밑쪽을 턱짓하며 말하자 머릿속에 에스더의 촉수보지가 떠오른다.
가느다란 촉수들이 흠뻑 젖어 꿈틀거리는…묘하게 야하면서도 무서운 보지….
대체 어떻게 내가 만진 사실을 기억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에스더의 입에서 확신에 가까운 말이 나왔다는 것만으로 등골이 서늘해졌다.
대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변명해도 소용없어 124번, 촉수들이 얘기해줬거든?”


망했다. 그러고 보니 촉수들이 보고 있었다.
아니, 촉수들이 전부 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없는 녀석이 더 많아서 직접 시각적으로 보고 있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지만, 촉각으로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건지 궁금하긴 하지만~상관없어. 말해도 어차피 결과는 똑같으니까. 그래도 한번 해봐. 변명은?”


죽나?
에스더가 내 목을 잡으며 다른 한 손에 불을 휘감자 주변이 환해지며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저대로 아까 루이에게 하던 것처럼 배에 손을 대거나 하면…루이는 뭔가 방법을 써서 불에 타지 않도록 막아낸  같았지만 나는 닿자마자 타죽어 버릴 게 분명했다.
타죽지 않아도 배가 익어가고 구멍이 뻥 뚫려서 죽을 것이다.
머리가 핑핑 돈다. 그레이프는 아직도 도착할 기미가 안 보인다.

“벼, 변명하겠습니다!”
“좋아, 해 봐.”
“갑자기 멍하니 서 계시길래,  소원이 에스더의 보지 만져보기여서 만졌습니다!”
“그게 변명이야?”


에스더의 손에 피어오르는 불의 색이 점점 변한다. 붉은색이 푸른색으로, 푸른색이 하얀색으로 변하고 있다.
 열기도 점점 강해진다. 위험하다.
나는 온몸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필사적으로 말했다.

“에스더 퀴즈 맞혔잖아요!”
“흐으으응~?”
“퀴즈  맞추면 소원 들어준다면서!”
“흐응….”


에스더의 표정이 조금 풀어진다. 화가 난 살벌한 표정이 아니라 약간 인상을 쓰고 망설이는 듯한 표정이다. 아주 미세한 차이지만 목숨이 걸려있기 때문인지 본능적으로 느껴져서 구별할 수 있었다.

에스더의 손에 피어오른 불의 색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고 서서히 사라졌다.
그대로 날개로 감싸고 있던 내 몸을 풀어주고 바닥에 내려다 준 에스더는 커다란 가슴을 두 팔을 팔짱을 껴 모아 올리며 말했다.

“그래애…소원이라서 했다?”
“…예.”
“아하, 아하하…아하하하하하!!!”

갑자기 에스더가 미친년처럼 웃기 시작했다. 괜찮은 건가?
이렇게 웃다가 갑작스럽게 손을 휘둘러 내 목을 베어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무서운 상상이 들었지만, 다행히 그건 아닌 모양이었다.
에스더는 내게 손가락 하나를 들어 보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렇게 퀴즈 좋아하면  내줄게.”
“예?”
“에스더 퀴즈, 시즌 2. 전에 그렇게 끝나서 아쉽다고 했잖아?”

…입이 방정이다.
에스더는 내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며 광기가 어린 눈빛으로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말했다.
어쩐지 즐거워 보인다.


“문제는 4개! 문제를 다 맞히게 되면 소원을 들어줄게, 대신 틀리면…못된 짓을 한 손을 잘라버리고, 촉수로 만들었을 때도 페니스헤드는 새끼손가락만  촉수만 달아줄 거야.”


촉수괴물이 되는 것 자체가 싫지만, 자지가 새끼손가락만 해진다는 얘기는 더 무서웠다.
하지만 에스더 퀴즈라면 자신 있다. 에스더에 대한 정보를 묻는 퀴즈…래피드와 애쉬의 방송이 없어 간접적으로라도 보기 위해 방송을 매번 집중하며 챙겨본 내게는 어렵지 않은 문제다.


“자, 1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객관식이고 복수정답이야.”

…네?

“1번, 나만을 바라봐주는 사람. 2번, 나에 대해 누구보다  아는 사람. 3번, 나에게 사랑한다고  주는 사람. 4번, 진실한 사람.”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건…다 좋아하지만, 그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거 2가지를 선택하라는 거지?
이걸 어떻게 맞춰?
…어떻게 맞추긴!
나는 곧바로 최면어플을 에스더에게 들이밀었다.
아니, 들이밀려고 했다.

“흐응? 뭐야, 비전폰이네?”
“어?”


들어 올리려던 손은 어느새 에스더의 끝 부분이 거꾸로 된 하트 모양으로 되어있는 가느다란 꼬리에 휘감아져 잡혀있었다.
식은땀이 흐른다. 최면을 거는 순간을 저지당했다.
저번에는 방심해서 당해줬지만…이번에는 다른  같다.
큰일이다, 이대로 문제를 못 맞히고 새끼손가락만  자지를 가진 촉수괴물이 되어야만 하는 건가…?

“아하하하! 뭐, 다른 녀석도 아니고 124번이니까 좋아, 오픈북 테스트로 해줄게! 한번 찾아봐도 좋아!”

…그런데 에스더는 전혀 비전폰에 무언가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는  같았다.
쿵 하고 속이 떨어지는 것 같았던 마음이 안정되며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살았다….

하긴, 누구나 들고 있는 비전폰 안에 무언가 특별한 능력이…그것도 마법소녀를 무력화시킬 능력이 들어있다는 생각은 쉽게  수 없는 생각이긴 하다.
나는 에스더의 말을 듣고 비전넷을 켜는  하다가…단축키를 통해 최면어플을 실행시켰다.
그리고 그대로 에스더에게 살짝 내밀었다.

“여기 보세요~”
“하아? 뭐…어….”

좋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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