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9화 〉래피드 (3) (29/299)



〈 29화 〉래피드 (3)

단순히 손을 만지는 거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야한 한숨 소리가 들린다.
반응이  재미있다. 기분이 너무 좋은데 대체  기분이 좋은 것인지 이해를 하지 못 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리고 그때쯤 내 눈에 재미있는 문장이 눈에 띄었다.
로맨스 소설답게 조금 판타지적인 내용이다.

“이거 문장이 참 재미있죠? 운명의 사람하고 닿으면 그것만으로 행복한 기분이 든다는 거.”
“어? 그, 그쵸….”

그럴 리 있나. 운명의 사람하고 섹스도 안 하고 닿는 것만으로 기분 좋으면 그건 뭔가 마약이라도 한 거겠지.
비밀 사이트에서 그런 약을 들어본 적이 있는  같긴 하다.
온몸을 성감대로 만들어 손만 잡아도 절정하게 해 주는 괴수 음액 정제 마약이었나.

물론 그런 마약들은 특정 괴수의 사체에서 성분을 뽑아내는 만큼 쉽게 만들 수 있는 약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판매 갯수가 제한되어있었는데도 반응이 꽤 뜨거웠어서 기억하고 있다.
그것과 별개로 문장 자체는 재미있기는 했다.
나는 실수인 척 래피드의 손을 잡았다.

“후윽?! 후으읏♡”
“앗, 미안해요. 책 읽을 때 집중하면 뭔가 만지는 습관이 있어서….”
“에?! 앗, 네, 아뇨, 괘, 괜찮아요….”

또다시 손을 자신의 손으로 주물러보며 무척 당황스러워한다.
내 손과 자신의 손을 몇 번이나 힐끔거리고는 정말 조심스럽게 내 손에 손끝을 톡 가져다 대는 게 보인다.

“읏…응…읏…? 후읏…? 응♡”

손가락 끝을  손에 대고 빙글빙글 돌리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쾌감에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해가 되지 않아 계속해서 손가락을 돌리는 모습이 귀엽다.
점점 얼굴이 빨개지고 어리둥절하면서도 내 손을 만지는 것만으로 기분 좋다는 사실이 서서히 이해되면서도 그 이유가 이해되지 않아 혼란스러워한다.

“…후읏? 후읏…후으윽, 하아, 하아…♡”

시간이 갈수록 손이 점점 노골스러워진다.
이유는 이해할 수 없지만, 기분 좋다는 것만은 알 수 있는지 래피드의 손이 손끝을 꾸욱 문질러대는 것에서 점점 손바닥을 비벼대는 거로 변하고 있다. 이미 소설책에는 관심이 없는지 일부러  페이지씩 넘겨봐도 아무런 말이 없다.

“읏, 응…읏…♡”

기분이좋은데 왜 기분 좋은지는 모르겠고, 근데 그냥 손을 만지는  기분이 좋다 보니 성적인 쾌감보다는 그냥 기분 좋다는 생각만 들어 멈출 수가 없는  같아 보인다.
부끄러워하는  아니라 단순히 대체 왜 손을 만지면 쾌감을 느끼는지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어느 순간부터인가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허리를 의자에 대고 좌우로 비벼대며 입에서 음란한 소리를 흘려버리고 있다.

“저기…손은 왜….”
“앗?! 아, 아뇨?! 어? 아니에요!”

결국, 더 이상은 이상하다는 생각을   같아 손을 살짝 피하며 말하자 래피드는 깜짝 놀라 내 손을 만지던 두 손을 머리 높이로 번쩍 들어 올리며 눈동자를 굴리며 자신의 두 손을 번갈아 살펴봤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모양이다.
왜 기분 좋은 것인지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나는 문득 재미있는 생각이 나 래피드에게 말했다.

“음…혹시 손이 차서 그러는 거에요?”
“네? 손요…?”
“가끔 그런  있잖아요. 손이 차면 따뜻한  잡고 싶어져서…제가 손이 조금 뜨거운 편이거든요. 그래서  읽을 때 땀 나니까 다른 차가운 걸 만지려 드는 버릇이 있어요.”

반쯤은 거짓말이었다.
손이 뜨거워서 땀이 나는 건 진짜였지만 뭘 만지려 하지는 않는다.
나는 빠르게 래피드의 손을 잡아 양손으로 주무르며 말했다.

“아, 역시…손이 좀 차네요. 좀 주물러 드릴게요.”
“헤엣?! 힉! 하윽…♡”

반응이 엄청나다.
허리를 움찔 떨어대며 커다란 가슴이 바들바들 떨어대는  보인다.
도저히 도서관에서 할 수 없는 바보 같은 표정이 되어 눈을 크게 뜨고 중앙으로 모아 내게 잡힌 손을 바라보며 입을 벌리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보인다.

“기분 좋으시죠?”
“네헥?! 아, 아뇨오?! 흣♡ 후읏?!”
“손이 차니까 그냥 마사지만 해 드려도 엄청 기분 좋을 거에요. 수족냉증은 결국 피가  안 통한다는 거니까, 마사지를 하면 피가  통하고….”
“후윽♡ 읏♡ 읏…♡”

우와아…자지 발기할  같다.
고개를 돌리고 다른  손으로 입을 가리며 필사적으로 신음을 참고 있다.
 다리를   없이 꼬아서 비벼대며 움찔거리고, 내게 내민 손은 손가락이 쭈욱 펴졌다가 모아지기를 반복하며 야하게 움찔거린다.

“여기 기분 좋으세요?”
“읏♡ 응♡ 으응♡”
“손끝이 피가  돌아야 하는데….”

손끝을 잡아 꾸욱꾸욱 누르자 이를 악문 채 신음하며 입을 가리던 손을 꾸욱 쥐는  보인다.
대체 왜 이렇게 기분 좋은 것인지 이해할 수 없어하는 래피드가 손을 빼내야 할지 가만히 있어야 할지 고민하는 게 느껴진다.
문득 대체 손끝은 어떤 식으로 느끼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손이 보지처럼 느끼는 거니까 손끝이면…어딜까?

“안마 자주 안 받으시나 봐요. 많이 피곤하신가…엄청 좋아하시네.”
“후으읏♡그, 그게 아니…♡ 읏…♡”
“손가락이 되게 가늘고 예쁘네요.”
“하악♡ 하악♡ 하악♡”

손가락을 하나하나 잡아 주물거리자 꾸욱 잡을 때마다 신음소리가 터져 나온다.
그냥 깜짝 놀래키려고 한 게 이렇게까지 반응할 줄은 몰랐다.
악수할 때마다 짜릿하고 기분 좋은 인상을 주길 원한 거였는데…재미있다.
손을 만지면 반응하는 장난감 같다.

“음…손바닥도 차갑네요.”
“앗, 앗♡ 거기♡ 거기♡”
“여기 기분 좋으세요?”
“흐으으읏♡ 아, 아니잇♡ 꾹, 누르며언…♡”

우와아아….
반응 진짜 엄청 야하다.
결국 책상에 상체를 숙인 채 한쪽 손만 힘없이 내게 내밀고 얼굴이  보이게 신음하고 있다.
대체 손바닥은 어떤 느낌이길래 이러는 걸까.
보지처럼 느끼는 거니까…이게 질구인가? 아니면 질 내?  들어간 곳…? 지스팟 정도? 아니면 완전히 안쪽…?
어떻게 느끼는 것인지  수는 없지만 중요한 건 손을 만지는 거로 래피드가 느끼고 있다는 거다.

“손목도 해드릴게요.”
“후으으으윽…!! 안댓♡ 그거 안대애♡”

더는 기분 좋은 걸 참을 생각도 없는지 양손으로 손목을 잡아 손을 위아래로 까닥거리게 하자 래피드가 책상을 반대쪽 손으로 긁어대며 온몸을 움찔거렸다.
허리를 구부렸다가 피기를 반복하면서 엉덩이가 살살 흔들려 의자가 덜컹거리고 있다.
…간 건가?

“하악♡ 하악…♡ 하아악…♡”

움찔거리던 래피드가 천천히 고개를 젖혀 책상에 묻고 있던 얼굴이 보이게 했다.
대체 왜 이런 건지 아직까지도 이해하지 못해 혼란해 하고 있다.
얼굴에서 당혹감이 느껴진다.

이런 야한 모습을 봤지만 아쉽게도 내 자지는 쉽게 발기되지 않았다.
커질 것 같지만 커지지를 않는다…역시 그, 레이프…어차피 오늘은 래피드랑 할 생각은 없고 참으려고 하고 있긴 했지만, 아예 래피드에게 서지도 않게 만들어 버렸을 줄은….
그레이프가 너무 많이 착정해버린 탓도 있었지만, 교복 모습이 평소의 모습보다 조금 덜 야한 것도 있다.
교복도 귀엽고 범죄적이긴 하지만…역시 본래의 모습과는 그 상냥한 느낌이랄까, 푹신푹신하고 자애로운 분위기의 농도가 다르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눈가를 적신 채 얼굴을 붉히고 침을 꿀꺽 삼키던 래피드가 내 그곳을 힐끔거리는 게 느껴졌다.
시선이 몇 번이고 밑을 향했다가 올라오고 오히려  당황스러워하는 게 보인다.
…혹시 내가 전혀 서지 않는 걸 느끼고 더 당황스러워하는 건가?


마법소녀들은  예민한 감각으로 주변의 남자가 발기한 것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런 래피드 입장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데도 발기하지 않는다는  확실히 이상해 보일 수 있다.

“괜찮으세요? 좀 아팠나요?”

나는 곧바로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작전을 실행했다.
평소라면 불가능했을 테지만 그레이프에게 속이 텅 빌 정도로 착정당해온 지금의 나라면 가능하다.
자지를 전혀 발기시키지 않은 채, 정말 아무 일도 없었고 순수하게 손을 안마해줬을 뿐인 남자를 연기할  있다.

“네, 네에…읏, 아뇨, 괜찮아요….”

다행히 연기가 잘 먹혀들어간 것인지 래피드가 한층 더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곳을 힐끔거리고 자신의 손과 내 손을 보면서 정말로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아무래도 추리가 맞은 모양이다.


나는 전혀 성적인 이유에서 한 행동이 아니었는데, 자신만 쾌감을 느껴버린 게 믿기지 않으면서도 혼란스러운 듯 하다.
단순히 손 안마를 해준 건데 기분 좋아서 처음 보는 남자 앞에서 절정하는 모습을 보여버렸으니 그럴 만도 하다.
진정이 되질 않는  숨을 거칠게 내쉬던 래피드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저, 저기…저, 급한 일이 있어서….”

래피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도망치는  택한 것 같았다.
나도 더는 래피드를 잡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여기에서 혼란스러운 래피드에게  이상 접촉하는 건 이상해 보일  있다.

“아, 혹시 어딘가 괴수가…?”
“아, 아뇨! 그건 아니고…그게, 애, 애쉬가 부르는 것 같아서…!”

거짓말이 너무 티가 난다.
무언가 마법적인 수단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걸 받은 것 같지는 않았고, 비전폰을 꺼내 보지도 않았다.
나는 사람 좋아 보이게 웃으며 래피드에게 손을 들어 흔들었다.
그러자 내 손을 경계한 것인지 래피드가 흠칫 놀라며 뒷걸음질 쳤다.


역시 여기서 더 자극하는   좋을 것 같다.
억지로 하면 지금 당장은 기분 좋겠지만 무언가 이상한 걸 느껴 애쉬에게 얘기할 지도 모르고, 그렇게 되면 내 목숨이 위험하다.

이대로 보내주는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래피드에게 인사했다.

“그럼 다음에 뵈요. 저는 이 책 마저 보고 갈게요.”
“네, 네에….”
“아, 참….”

나는 그대로 떠나려는 래피드에게 최면어플을 내밀며 말했다.

“가기 전에 보지 보여주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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