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왕가 비선실세-333화 (333/341)

〈 333화 〉 외전 3. 잘들 지내더라

* * *

어쩌면 리르와의 관계야말로 가장 본능에 충실했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거다.

다른 여인들과는 다르게 그녀를 취한다고 해서 가져오는 이득이라곤 없었다.

오히려 마왕을 해하려고 했던 여인을 안았다는 위험만 지니는 게 전부일 상황.

그렇다고 리르가 다른 여인들보다 더 강렬한 매력을 지녔다던가 하지도 않았다.

대체할 여인은 얼마든지 있었고, 그녀를 치워버릴 이유 또한 얼마든지 있었다.

그런데도 왜 리르를 안았던 것일까, 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면.

아마 매일 같이 차려지는 산해진미에 자신도 모르게 질렸던 것은 아닐가.

클라우스는 그렇게 대답을 할 것이었다.

“하윽! 흑! 아흥!”

의자의 팔걸이를 꽉 붙잡은 채 바르르 몸을 떠는 여인.

남자의 혀가 집요하게 음핵을 괴롭힐 때마다 신음소리가 점점 더 커져간다

찌걱, 찌걱­.

거칠게 여인의 보지를 쑤시는 두 개의 손가락.

한 번 움직일 때마다 사방으로 애액이 튀고 흐른다.

애무인지, 아니면 고문인지 모를 정도로 남자의 손길은 아주 집요하고 또 잔혹했다.

“흐븝! 흡! 아그긍!”

눈물을 줄줄 흘린 채, 리르는 자신을 탐하고 있는 클라우스를 바라보았다.

아무 것도 아니었던 자신을, 여전히 아무 것도 아닌 자신을 이리 탐하는 남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무시하고 또 내칠 수도 있음이다.

이 남자의 반려는 대륙을 석권한 마왕이고, 자신은 그 마왕을 해하려고 했다.

때문에 그가 자신을 내치거나, 혹은 제거할 이유야 차고도 넘쳤다.

설사 자신에게 쏟는 이 감정들이 잠깐의 변덕이라도 해도.

그 주위에 있는 여인들 또한 감히 자신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이들이다.

요정 측 수장, 혹은 수인 최강의 전사, 그도 아니면 가장 뛰어난 마법사.

하다못해 시종장을 맡고 있는 플랑슈조차도 자신보다 아름답고 강하지 않았던가.

“다른 생각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네? 아, 아극?! 하으으으!!”

벌을 내리듯 클라우스가 리르의 음핵을 살짝 깨문다.

쾌감으로 잔뜩 부풀어있던 곳을 깨무니 당연히 여인이 몸부림을 친다.

짜릿하다는 말로는 전혀 표현이 안 되는 수준.

눈앞에 불똥이 튀고 벼락에 맞은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뭐가 그리 궁금해. 뭘 그리 생각하기에 내가 널 취하고 있는데도 다른 생각을 해.”

“아, 아니에요.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아니에요.”

도리질을 치면서 급히 눈앞의 남자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려던 찰나.

리르는 다음 이어진 클라우스의 말에 움찔 몸을 떨고 말았다.

“내가 왜 너를 여태껏 안고 있을까.”

“…!”

“그 부분이 여전히 궁금한 모양이지? 아, 정확히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해야 하나.”

정확하게 자신의 속내를 파악한 클라우스가 그리 물으니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결정에 의문을 가지지 말라고 그가 그렇게 강조했는데.

어리석은 자신은 또 다시 의문을 품고 말았으니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흐읏!”

“강하지도 않고, 뒷배가 강한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아름답지도 않지. 너라는 여자는.”

손으로는 연신 거칠게 여인의 음부를 헤집고.

말로는 더욱 거칠게 여인의 마음을 헤집는다.

클라우스의 그 말에 몸은 쾌락에 겨워하면서도, 리르는 못내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 했다.

만약 지금 이 자리가 혹여나 마지막이라고 한다면.

자신은 과연 웃으면서, 아무 미련 없이 이 남자에게서 떨어질 수 있을까.

여태까지 믿으라고 하면서 그리도 거칠게 자신을 몰아붙였던.

때로는 더 거칠게 제 품에 안았던 이 남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클라우스님. 혹여나… 제가, 제가 더는 쓸모가 없다면… 그 때는….”

쑤욱!­

“하으으응!!”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남근이 보지 끝까지 한 번에 치고 들어온다.

그 우람하고 속을 꽉 채우는 뜨거운 감각에 리르가 다급히 클라우스를 껴안는다.

아프고, 두렵고, 하지만 이상하게 안도감이 들고, 기분이 좋다.

서로가 상반되는, 전혀 맞지 않는 생각들이 이리 얽히고 저리 얽힌다.

이제는 울어야할지 웃어야 할지조차도 모르겠다.

“그런데도 난 너를 안고 있지. 그리고 네 마음대로 뭐 하나도 못 하게 하고 있지.”

“네, 네. 맞아요. 그러시고… 으흑!! 그러시고 있어요.”

“다시 말하지만 넌 강하지 않다. 뒷배도 없고 다른 여인들처럼 극히 아름다운 것도 아니야.”

“….”

“그래서 마음에 들어. 아무 것도 없기에, 그래서 더더욱 끌리는 게 있는 법이지.”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때로는 산해진미보다 그냥 아무 것이 당기는 날이 있다고.

너는 그런 순간에 만난 여인이라고 말하려고 했던 클라우스였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 제아무리 리르라고 해도 큰 상처를 받을 게 분명하다.

해서 최대한 말을 순화시켜서, 너만의 매력을 지녔다는 말로 바꿔서 해주었다.

그리고 그런 클라우스의 결정은 꽤나 옳은 것이 증명되었다.

조금 전까지 꽤나 우울한 얼굴빛을 띠고 있던 리르가 슬쩍 반색한 것이었다.

“…저만이 지닌 뭔가가 있다는 건가요?”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 정말 아무 것도 아닌데 날 여기까지 잡아끌었으니까.”

찰박­.

가볍게 허리를 튕기자 적당하게 젖은 속살이 꾸물거리면서 남근을 부드럽게 감싼다.

확실히 쾌감 부분에서는 다른 여인들의 보지보다 못 하다.

하지만 이리 어설프게 감싸며 남자를 기분 좋게 하려는 이런 움직임.

그리고 본인에 대한 불확실한 마음, 그런 모든 게 은근히 마음을 잡아끌었다.

이미 완벽한 것에 대한 경탄, 그리고 그로 인한 소유욕이 아니라.

불완전한 것에 대한 안스러움, 그로 인한 동정과 감싸주고 싶다는 마음.

그런 걸 다른 누구도 아닌 이 여자한테 품었다는 게 조금 이상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마음에 들기 위하여 항상 최선을 다 하고자 하는 리르의 모습이 썩 나쁘지 않았다.

찰박!­ 철썩, 철­썩!

“핫! 앗! 응! 으응!”

걱정하던 말이 아닌, 내심 기대하던 말이 나와서일까.

리르는 이전의 어둡던 모습을 거둔 채 아이처럼 클라우스에게 매달렸다.

그리고는 연신 그의 목덜미에 애달픈 신음을 흘리면서 더욱 강하게 그를 껴안았다.

“으흥! 앙! 그, 그러면… 저, 저 이번에도 괜찮은, 아항! 거죠?!”

“난 예전에 분명히 말했다. 안 버릴 거니까 안심하라고. 네가 자꾸 지레 겁을 먹는 거야.”

“그, 그럴 수밖에 없잖아요. 으흣! 자, 잘난 게 하나도 없는 저인데. 이런 저인데 당신이….”

“부족한 게 많지만, 어떻게든 노력하는 그 모습. 나쁘지 않아.”

“아흑! 흑!”

“그런 모습, 예전의 누군가와 참 많이 닮았어.”

그래. 아주 오래 전, 한 자릿수의 회귀에 도달했던 자신과 참 많이 닮았다.

더럽게 약하고, 뒷배도 없고, 회귀 대상조차 제대로 찾지 못 해 온갖 고생을 했던 순간.

초월적인 존재가 나타나서 도와주는 헛된 망상조차 수십 번이나 지니지 않았던가.

그래도 자신은 여러 번의 기회를 얻을 수 있기에.

저주이면서 동시에 축복인 그 능력을 지녔기에 겨우 버틸 수 있었지만.

이 여자는 클라우스 자신이 나서서 구해주기 전까지 모든 게 지옥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좋아하지는 마. 내가 말했지, 리르? 넌 여인으로서 반쪽의 행복만 지니는 거다.”

“으흣! 흣! 아, 알고 있어요. 조금 전 말씀하셨으니까….”

“그렇게 쉽게 받아들일 만한 문제가 아니야. 지금은 괜찮을지 몰라도 나중에 가면 또 무척이나 서운할 수도 있어. 마음 아프고, 허전하고, 나를 안고 있어도 먹먹하겠지.”

“….”

“그래서 도망칠 기회도 줄까 했어. 놓아줄까도 했지.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니까….”

츄릅!­

잠시 말을 멈추고 여인의 가슴을 한가득 입에 머금어본다.

여전히 다른 여인들에 비하면 아쉽지만, 이것으로도 충분했던 순간이 있었다.

“갑자기 심사가 뒤틀려서. 그래서 놓아주고 싶지는 않더라고. 해서 그냥 네게 희생을 강요하고, 내 옆에 계속 두려고 한다. 혹시 그에 대해서 불만이라도 있나, 리르?”

“없어요. 없어… 제가, 제가 어떻게 그래요… 이미 당신한테 붙잡혔는데 어떻게 나가나요….”

그런 말도 할 줄 알고, 생각보다 더 능숙해진 여인이다.

미소를 지으면서 클라우스는 다시 한 번 허리를 튕겼다.

이번에는 보다 더 거칠게, 보다 더 확실하게.

이제는 자신의 물건이 아니면 살 수 없게 된 이 음란한 보지를 마음껏 범해준다.

철썩! 철썩철썩철썩!!­

“아아앙! 앙! 흐아앙!”

“여태껏 고생 많았어, 리르. 그리고 앞으로도 고생 좀 해라.”

“네, 네! 그럴게요! 무조건 그럴게요! 그, 그러니까! 그러니까아아!!”

“그러니까, 나는 너를 계속 안아준다. 품어준다. 이 정도면 되려나?”

클라우스의 물음에 그 품에 안긴 리르는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아니 차고도 넘쳤다.

“허면 계속해서, 앞으로도 잘 부탁하마. 충실한 그림자.”

“여, 열심히 할게요. 최선을 다할게요! 다, 당신을 위해서!”

“그 뒤에 하나 더 붙어야지. 나를 난감하게 할 생각이 아니라면.”

“네, 넵! 다, 당신과 마왕 폐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아아앙!! 으아아아앙!!”

“좋아. 착하네. 상으로 오늘 안에 아주 가득 넣어줄게.”

부드러운 목소리, 나른한 표정과는 별개로.

어떤 여인을 안들 때보다도 거칠고 험악한 피스톤질로 음부를 쑤셔준다.

품 안의 이 여자는 다만 그것을 원할 뿐이니 그걸 실컷 해주면 될 일이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