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왕가 비선실세-329화 (329/341)

〈 329화 〉 외전 2. 호랑이를 조심해

* * *

클라우스에게 있어서 여인과의 섹스는 단순히 욕정을 풀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항상 이용했고, 유리한 방향을 잡기 위한 공략이었으며, 필요하다면 약점으로 잡기 위해서라도 온갖 수를 부리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로 단순하게 이 행위 자체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여인들은 약점 한 번씩 공략해주면 알아서 앙앙 울어대면서 허물어졌지만.

그리고 카엘라도 평상시에 안아줄 때는 다른 여인들과 똑같이 울어댔지만.

“하악! 하악! 하악!!”

발정기의 이 호랑이 여인은 평소와는 확실하게 달랐다.

오직 자신의 육욕을 풀기 위한, 번식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행위.

이 정사에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든가 정세를 논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지금 있어 카엘라에게 중요한 것은 제 안에 얼마나 더 많은 씨를 받느냐는 것.

다만 그것만이 중요할 뿐이었다.

‘진짜… 얘 인격이 둘 있는 건 아닌가 싶다니까.’

평소에는 자신의 말에 서슴없이 무릎을 꿇고, 항상 아래를 고집하던 카엘라다.

혹여나 발이라도 좀 만져주면 그러시면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치고 말리곤 했다.

그녀를 안아서 제 위에 두려고 하면 이것은 절대 불가한 일이라고 바로 내려갔다.

수인들에게 서열은 그 어떤 율법이나 규칙보다도 중요한 것.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이가 저자세로 나오는 것을 카엘라는 이해하지 못 했다.

또한 받아들이지도 못 했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

그러다가 딱 한 번, 그런 것들을 모두 잃고 미친 듯이 얽히는 때가 있는데.

그 때가 지금과 같은, 번식 욕구가 뭐든 앞지르는 발정기라는 순간이었다.

“얼른! 얼른 주세요! 제게, 제게 당신의 씨를! 엄마가 되게 해주세요! 하악!”

클라우스를 넘어트린 후 그 위에 올라탄 카엘라.

그녀는 애무 한 번도 하지 않았음에도 이미 애액으로 축축한 보지를 클라우스의 남성에 박아 넣은 후 미친 듯이 몸을 흔들면서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평소에는 감히 손도 못 대겠다던 클라우스의 몸이었는데.

지금은 아예 두 손으로 일어나지도 못 하게 가슴팍을 강하게 누르고 있었다.

두 눈에서는 번뜩이는 안광이 어두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퍽! 퍽! 퍽! 퍽!­

물에 젖은 살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무척이나 야릇하다.

복부 위로 무게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가 가벼워지기를 반복한다.

“히익! 힉! 하악!”

발정기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물이 오른 여인의 몸이다.

육감적인 골반이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제 안에 박아 넣고 있는 남성에게서 한 방울의 아기씨라도 더 받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 모습이 마치 먹음직스러운 먹잇감을 먹고 있는 한 마리 맹수 같았다.

카엘라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여인의 탐욕스러운 보지가 남근을 삼켜나간다.

그럴 때마다 안광을 번뜩이고, 입가에 짓고 있는 미소도 더더욱 진해진다.

“흐으으으! 흐읏! 더, 더, 더!”

제 위에 올라탄 여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클라우스는 큭, 하고 침음을 내뱉었다.

육체적으로 느끼는 쾌감도 쾌감이지만, 정신적으로 들어오는 쾌감도 만만치가 않았다.

평소에는 그렇게나 조용하던 여자가 이렇게 돌변할 거라고는.

카엘라를 처음 안았을 때는 정말 상상도 못 하던 일이었다.

“하악! 흐악!”

거친 숨소리에 섞여 들어오는 것은 오직 쾌감, 그리고 쾌감.

저 정도로 만족스러운 걸까, 그 정도로 좋은 걸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발정기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풍만한 여인의 엉덩이가 또 한 번 아래로 내려온다.

한 번 방아질을 할 때마다 카엘라의 몸이 움찔움찔 떨리면서 어쩔 줄 몰라 한다.

자신이 그렇게나 사모하던 남자 위에 올라타고 있다는 정신적인 만족감.

그리고 그 남자의 씨를 받아 곧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원래라면 절대 하지 않을 여성 상위에 완전히 매료된 여인이 천천히 몸을 들어 올린다.

주르륵­.

남근을 물고 있던 여인의 보지가 천천히 위로 떠오른다.

그 광경이 눈에 들어오니 클라우스는 절로 제 남근에 피가 또 한 번 쏠리는 느낌이 들었다.

카엘라는 거의 반 넘게 빼냈던 남근을 물고서 다시 한 번 둔부를 밑으로 내렸다.

철썩!­

“하아앗! 학! 히야아악!!”

아무래도 이 호랑이는 이 체위가 가장 마음에 든 듯 했다.

대련을 할 때도 이 정도로 엄청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지금 카엘라는 거의 무아지경의 수준으로 미친 듯이 몸을 흔들고 있었다.

퍽퍽! 퍽퍽퍽퍽!­

기쁨에 겨운 눈물과, 쾌락에 겨운 애액을 줄줄 흘리면서.

제 가랑이를 활짝 벌리고 연신 방아를 찧는 여인의 모습은 그 어떤 미약보다도 더 강렬했다.

거기에 앞에서 출렁거리는 발정기 수인의 가슴이 그렇게나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당장 손을 뻗어서 저 가슴을 쥐고 싶고 입에 한가득 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난다.

하지만 카엘라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본인의 뜻대로, 본인의 의지대로 하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엄마, 엄마가 되고 싶어요…! 클라우스님의 아기, 그 아기의 엄마가…!”

“…그래. 내 아이의 엄마가 되도록 해. 안 말린다. 안 말려.”

“흐응! 으응! 흥아아아!!”

슬슬 끝이 다가오는 듯 하다.

클라우스가 연신 입술을 깨물면서 사정을 참으려고 하고.

카엘라는 벌써 이 쾌락을 끊을 수 없다는 듯 절정을 참아내면서 계속 방아질을 했다.

어느 순간 남자와 여자 사이에 자존심 싸움이 시작되었다.

누구 입에서 먼저 ‘슬슬….’ 이라는 말이 나올까.

누가 먼저 쾌락에 항복하여 그 끝으로 달려가고자 하는 것일까.

다른 여인들과 많은 관계를 지녔었기에 클라우스는 거기에 약간 자신이 있었다.

이 여자가 한계에 치달을 때 주도권을 한 번 빼앗아 올.

체위를 바꾸지는 않아도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서 자신의 속도와 페이스로 바꿔줄 자신이 말이다.

“…큭?!”

하지만 어림도 없다는 듯, 발정기의 수인을 얕보지 말라는 듯.

카엘라가 갑자기 허리를 이리저리 비틀기 시작했다.

덕분에 남근을 꽉 물고 있던 여인의 속살이 온갖 사방에서 더욱 강하게 남근을 꽉 물고서 얼른 아기씨를 싸내라고 압박을 가한다.

불의의 기습을 받은 클라우스는 끄윽, 하고 억지로 사정감을 참아냈다.

이 앙큼한 고양이가 발정기라고 호랑이가 되어서는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다.

한 번 져줄까 생각도 했지만 자존심이 그걸 용납지 않았다.

그래도 사령관이었는데, 그녀의 윗사람이었는데, 같이 가는 거라면 몰라도 먼저 싸질러서 흐억대는 장면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턱­.

카엘라의 허리를 붙잡은 클라우스는 그녀가 원래 내고 있던 속도를 더 빠르게 했다.

그 페이스를 말리게 하니 잘 버티는 듯 하던 카엘라도 ‘흐으약!’ 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여태까지 일정한 속도와 힘으로 아기씨를 요구하던 몸짓도 갑작스레 다급하게 변한다.

“흐윽! 학! 크, 클라우스님! 저, 저 더는! 더는!!”

제 몸에 선물을 받을 준비가 되었다는 듯.

아주 마음대로 싸질러도 자신은 상관이 없다는 듯 카엘라가 울먹거린다.

절정 바로 앞에 다다르니 아주 약간이나마 이성이 돌아온 듯 하다.

그 모습에 남자는 자신 역시 더는 참을 수 없음을 직감하면서 가만히 있던 몸에 힘을 준다.

제 위에 올라탄 여인의 몸이 위로 치솟는 순간.

그녀의 팔을 붙잡고서 아래로 끌어당기며, 동시에 자신의 허리를 힘껏 위로 쳐올렸다.

“크으아아앙!!”

남자와 여인의 몸이 거칠게 부딪치는 순간 우렁찬 호랑이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쾌락에 겨운 교성과 함께 집이 무너질 듯 비명을 내지르던 여인.

활짝 펴진 등과 연신 경련을 일으키던 몸이 어느 순간 천천히 앞으로 허물어진다.

보드라운 머릿결이 얼굴을 간지럽힌다.

입술 사이로 연신 터져 나오는 숨결이 따스하게 얽힌다.

클라우스는 천천히 손을 들어서 바르르 떨고 있는 여인을 가볍게 안아주었다.

“…저, 실수한 건가요…?”

정말 제대로 욕구를 풀어서 그런 것일까.

그 사이에 이성이 돌아온 듯 카엘라의 목소리에는 흥분과 기대감 대신 긴장과 떨림이 가득 맺혀있었다.

혹시나 자신이 뭔가 잘못이라도 한 게 아닐까 무척 염려하는 모양.

“아니.”

“….”

“실수한 거 없어. 했다면 그건 내가 한 거야. 넌 그 실수에 당한 거고.”

“하지만….”

“아,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아이 가지면 여기로 도망쳐올 생각 마라.”

카엘라라면 능히 그러고도 남을 것이다.

율리아의 눈치를 보기도 좀 그렇고, 수인들은 묘하게도 새끼들을 본인만의 장소에서 낳고 또 기르려고 하는 습성이 있었다.

“네 집은, 네게서 가장 안전한 곳은 다른 어느 곳도 아닌 마왕가야.”

“…네. 알겠습니다. 반드시 그럴게요.”

헌데 클라우스는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이 정도면 아주 충분하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몸을 일으킨 카엘라가 갑자기 또 몸을 돌려서 남성 쪽으로 몸을 돌린 것이었다.

“…뭐하냐?”

“아직 부족해요. 더 하고 싶어요. 그런데 저 혼자 쌩쌩하면 좀 그러니까….”

먹잇감을 바로 앞에 둔 맹수는, 또 다시 두 눈을 번뜩인다.

“조금 전보다 더 팔팔하게 세워드릴게요.”

발정기의 수인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다시 한 번 깨닫는 클라우스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