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화 〉 18장 - 새로운 바람
“…그러면 클라우스님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이행토록 하겠습니다.”
애써 아닌 척 하려는 듯 진중한 표정을 다시 돌아가지만.
얼굴에 머물고 있는 연한 열기까지는 미처 지워내지 못 한 모양이다.
플랑슈는 혹여 제 손이 클라우스의 몸에 닿지 않도록 침대를 짚고서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제 보지에서 남자의 손가락이 빠져나가자 아주 조금 아쉽다는 눈빛이 머물렀지만.
어차피 이제 곧 자신이 원하던 대로 행동할 수 있다는 걸 위안 삼아 조금은 참아본다.
클라우스가 침대 위에 대충 걸터앉아있는 것을 확인한 플랑슈는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서.
그러나 완전히 털퍽 꿇은 것은 아니고 몸을 살짝 든 상태로 그의 앞에 자리했다.
“클라우스님.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손을 주실 수 있으십니까?”
고개를 끄덕이니 플랑슈는 조심스레 그의 손을 붙잡았다.
이후 손바닥을 살짝 오므려서는 마치 샘물을 떠내는 모양으로 만든 후.
클라우스의 손을 자신의 음부 사이 쪽으로 끌어당기고는 거기에 착 붙여놓는다.
“그렇게 손만 그 자리에 고정시켜두시면 됩니다.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뭘 알아서 하려는 건지는, 안 봐도 뻔한 것이다.
몸을 살짝 틀어서 그의 손이 물기로 반들거리는 음순 주변에 닿게 한 후.
플랑슈는 이 정도면 되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허리를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윽, 스윽-.
곧 클라우스의 손에서 여인의 말캉한 보지 살이 한가득 느껴지기 시작했다.
한 번도 다른 누군가에게 침범 당한 적이 없는, 여인의 성역과도 같은 곳이 남자의 힘이 아니라 오롯이 이 여인이 원하는 대로 남자의 손에 의해 만져지고 있었다.
“어떠십니까?”
“축축하네. 설마 이렇게 빨리 젖었을 줄은 몰랐다, 플랑슈.”
“남자를 기다리게 하는 것은 좋지 못 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언제든 상대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그게 바로….”
“숙련된 메이드의 자세다?”
“아닙니다. 숙련된 메이드의 자세가 아니라 다른 생각을 품은 메이드의 자세입니다.”
아무래도 율리아가 이전부터 말하던, 다른 생각하지 말라는 부분을 여태 마음에 담아둔 모양.
플랑슈는 마치 클라우스의 손으로 자위를 하듯 계속해서 제 보지를 마찰해댔다.
당장이라도 샘물이 왈칵 터져 나올 듯 점점 더 물기가 흥건해지고 있는데.
어찌 된 일인지 플랑슈는 아직까지는 상당히 멀쩡한 얼굴이었다.
“설마 내 손으로 자위만 하려다 말려는 생각은 아니겠지.”
“아닙니다.”
“그러면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데. 다른 생각을 품고 있다면서?”
“저는 전력을 다해서 클라우스님을 끌어당길 것입니다. 넘어오시면 제 승리이고, 넘어오지 않으신다면 클라우스님의 승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껏 기회를 얻었는데 그걸 내 선택에 맡기겠다, 이건가?”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런 결정을 한 거지? 그냥 해달라고 하거나, 안기면 될 텐데?”
클라우스의 질문에 플랑슈는 아주 미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한 마디를 하는데, 거기에 아주 자신만만한 느낌이 가득 들어가 있었다.
“제가 보기에 클라우스님이 넘어오실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이런. 그동안 여인들을 품었더니 너무 쉽게 보인 건가?”
“그건 아닙니다. 제가 여태 본 클라우스님은 고작 여인 때문에 빈틈을 보이실 정도로 무르거나 부족한 분이 아니었습니다. 이건 확실합니다.”
“그런데도 내가 넘어올 확률이 매우 높다, 라고 했잖아.”
“이번 기회에 저를 확실하게 잡아두시려고 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플랑슈는 자신의 말이 맞지 않냐는 표정으로 클라우스를 바라보았다.
그에 클라우스는 대답 대신 플랑슈의 보지에 비벼지고 있던 제 손을 슬쩍 움직였다.
손을 벌렸다가 다시 오므려주면서 단순히 음순 부근을 문지르고 있던 플랑슈의 허리 움직임과는 또 다른 자극을 준 것이었다.
“읏.”
손가락이 사방으로 벌어지면서 음순은 물론이고 살짝 벌어진 안쪽의 부분.
그리고 위에 톡 솟아오른 클리토리스를 건드리니 플랑슈가 작은 신음을 흘린다.
메이드의 몸이 움찔 떨리는 걸 분명 본 것 같은데, 클라우스는 일단 모른 척 했다.
“플랑슈. 언제까지 내 손으로 자위만 할 거냐고. 이러다가 시간 다 간다.”
“클라우스님. 하나만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이상한 것만 아니라면 답해주마. 뭐지?”
“가슴이 큰 여인이 좋으십니까, 아니면 작은 여인이 좋으십니까?”
“가장 좋은 건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가슴이겠지만, 굳이 둘 중 하나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전자다. 작으면 한 입 크게 베어 물 수도 없고 괴롭히기도 힘들거든.”
“음, 확인했습니다. 거유와 빈유의 취향은 모든 남자들의 고민 사항이라는데 다행히 클라우스님은 거유가 더 마음에 드시는군요.”
왜 거유를 좋아하는 게 다행이냐고 묻자 플랑슈는 클라우스마냥 대답 대신 행동으로 보였다.
자신의 두 가슴을 한껏 들어 모아서는 남자의 눈앞에 흐드러지게 내보인 것이었다.
“이 정도면 되지 않겠습니까?”
플랑슈의 가슴은, 확실히 풍만하다고 할 수 있다.
크기로만 따져도 일단 평균 이상에, 조금 전 만져보기도 했고 이전 회차에서도 다 알아봤지만 그 촉감 역시 못 해도 상위라고 볼 수 있을 정도였다.
플랑슈는 그런 제 풍만한 가슴을 자랑하듯, 혹은 그것으로 유혹하듯 가슴을 더욱 안쪽으로 모아댔다.
덕분에 그렇지 않아도 큰 가슴이 더 크게 느껴지니, 이런 식이라면 이 메이드의 주인으로서 약간의 옵션을 추가하고 싶어질 수밖에 없었다.
“물어봐.”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물라고. 네 젖꼭지, 네 입에 말이다. 충분히 될 것 같은데?”
자신의 가슴을 입에 문 채, 허리를 흔들면서 남자의 손으로 한창 보지를 애무하는 메이드라.
확실히 율리아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면서 잔뜩 경계를 할 만한 자태일 것이다.
플랑슈도 그 부분이 주는 포인트를 확신한 것인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클라우스가 원하는 대로 가슴을 한껏 모아서는 고개를 숙여 그 끄트머리의 과실을 한가득 입에 머금었다.
“….”
어떠십니까, 라고 묻는 눈빛이 그대로 전해졌다.
가슴을 물고 있는 것만으로도 음탕 그 자체라고 말 할 수 있는 판국인데.
거기에 제 허리를 열심히 흔들면서 남자의 손으로 자위를 하는 미녀라니.
이런 식이면 넘어가주고 싶지 않다고 해도 넘어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우긍!”
한창 쪽쪽거리며 자신의 젖꼭지를 빨던 플랑슈가 살짝 흔들린다.
손가락을 움직인다고는 해도 그 외에 별 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던 클라우스.
그런 그가 단순히 플랑슈가 허리를 흔드는 것의 몇 배 이상으로 그녀의 음부를 강하게 문지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찰박, 찰박, 찰박!-
끈적하게 묻어나던 소리가 곧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빠르게 진동하는 남자의 손과, 그에 맞춰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여인의 허리와 엉덩이.
그리고 그 와중에도 자신의 가슴을 물고서 열심히 빨고 있기까지.
이 정도면 이제 클라우스도 충분히 기다렸다고 볼 수 있었다.
“아.”
갑자기 제 몸이 뒤로 넘어가는 것을 느낀 플랑슈.
그래도 숙련된 메이드답게 바로 침대를 짚고 일어설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곧 그녀의 뒤를 따라, 자신의 어깨를 누른 채로 위를 점한 남자 때문에.
메이드는 그저 침대 위에 흐드러진 채로 다음 일만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다.
“으으.”
다시 한 번 플랑슈의 입가에서 신음 소리가 흘러나온다.
어느 틈에 바지를 벗은 것인지, 화끈하고 굵직한 감각이 자신의 질구 바로 근처에서 슬그머니 느껴진 것이었다.
아무리 플랑슈라고 해도, 숙련된 메이드라고 해도 이건 경험한 적이 없다.
때문에 조금은, 아주 조금은 긴장하거나 무서워하는 빛을 보여도 될 터인데.
플랑슈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한 채 그저 클라우스의 얼굴에 붙은 머리칼을 정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저는 가임기가 아닙니다. 따라서 성관계를 해도 혹 아이를 가지는 일은 없을 것이며 그로 인하여….”
“플랑슈. 다 좋은데 굳이 그런 부분까지 설명할 필요는 없어. 괜한 말로 분위기 깨지 말고, 이제부터는 조용히 있어라. 알겠냐.”
그러자 플랑슈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알겠다고 답했다.
허면 이제 대답도 받았겠다, 율리아의 허락도 있었겠다, 클라우스도 더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정확하게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불기둥의 끄트머리를 정조준 한 후.
허리에 힘을 주면서 천천히 그 안으로 깊숙하게, 아주 깊숙하게 들어가 본다.
찌걱, 찌거걱-.
이미 물기로 많이 젖어있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매끄럽게 들어간다.
분명 지금 이 모든 것이 처음인 처녀라면, 당연하게도 외부 침입자를 경계하는 모습이라도 조금 보여야 정상일 터인데 플랑슈의 속살은 그런 느낌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마치 이제야 왔냐고 투덜거리듯, 클라우스의 남근을 더더욱 안으로 끌어당겼다.
속살이 꾸물거리면서 강하게 자지를 물고 놓아주지 않는 게 확실하게 느껴졌다.
“으응….”
“아프지 않나? 아플 수밖에 없을 텐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 커피를 타다가 뜨거운 물에 손가락이 닿았던 것 같습니다.”
“무슨 비유가 그러냐.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을 해.”
“뜨거운 것 같은데 못 버틸 정도는 아닙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인가? 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목소리의 변화도 거의 없고, 강하게 저항하는 느낌도 들지 않고.
그러는 와중에도 플랑슈의 속살은 계속해서 자지를 원한다는 듯 끌어당기고 있고.
아마 그 상태에서 움직이지 않았다면 이 앙큼한 메이드의 거짓말은 들키지 않았을 것이다.
철썩!-
정말 괜찮냐, 아프지 않느냐, 뭐 이런 식으로 대화를 유도하면서 플랑슈가 방심한 사이.
클라우스는 살짝 엉덩이를 들었다가 그대로 플랑슈의 안에 강하게 남근을 꽂아 넣었다.
그리고 그 순간, 벼락같은 교성이 바로 앞에서 터져 나오고 말았다.
“하으으으응!!!”
덥석!-
매우 급하게 클라우스를 꼭 껴안으면서 학학, 거친 숨을 내쉬는 플랑슈.
바로 몇 초 전의 그 여유롭던 여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지금 이 메이드가 보이는 반응은 무척이나 민감한 것이었다.
“하응! 으으응!!”
“거짓말, 들킨 모양인데? 우리 지나가던, 숙련된 메이드. 플랑슈.”
“아으, 으으으으….”
“그래, 넣는 것까지는 아주 조용히 버텼다고 해주마. 하지만, 네가 알다시피 성관계는 이렇게 꽂고서 끝나는 게 아니잖아?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이지. 이제부터 진짜인 거고, 또 이제부터….”
다시 한 번 남근을 거의 끝까지 뽑아냈다가 그대로 안으로 밀어 넣는다.
곧 물에 잔뜩 젖은 여인의 따스한 속살과, 절로 기분이 좋게 만들어주는 주름이 느껴지면서.
동시에 남자의 본능을 강하게 일깨우는 여인의 교성이 또 한 번 날아든다.
“흐으으응!!”
여태까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지만, 심지어 삽입 때도 그러해서 깜빡 속을 뻔 했지만.
그녀 또한 클라우스의 약점 공략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여기구나. 플랑슈.”
포옥! 찌걱!
“하아아앙!!”
여인의 애타는 교성 소리가 곧 방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