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9화 〉6장 - 마왕 키우기
손가락을 빼낸 후 손끝으로 부드럽게 리르의 보지를 쓰다듬어준다.
축축하게 젖은 여인의 속살이 기분 좋게 손에 와 닿으면서 절로 야한 소리가 난다.
찰박, 찰박-.
“하응, 하응! 아아앙!!”
방금 전 손가락으로 거칠게 쑤셔주었다고는 하지만 쾌락보다는 고통이 더 심했을 것이다.
그 이후 손끝으로 보지를 톡톡 두드리듯 만져주고 있는 중이고.
그런데도 리르는 이미 흥건하다의 정도를 넘어서서 허벅지를 타고 애액이 줄줄 흐르는 상황이었다.
어찌나 흥분했는지, 어찌나 애타게 클라우스의 손길을 기다려왔는지 아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선불은 지금처럼 잔뜩 만져주다가 가버리게 해주는 것. 그리고 후불은 여기서….”
“하응!”
찌걱-.
보지를 살살 만져주던 남자의 손이 어느 순간 손가락을 세워서는 질구를 건드린다.
당장이라도 조금 전처럼 안으로 푹, 하고 들어갈 듯 끝을 세우는데 그럴 때마다 리르는 당장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쾌감에 몸부림쳐야만 했다.
“이렇게 안을 푹푹 해주는 거지. 물론 손가락이 아니라, 네가 가장 좋아하는 걸로 말이야.”
“으응, 흐으읏… 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거라면….”
“다 알면서 묻지 마. 괜히 부끄럽네.”
클라우스가 미소를 지으면서 그리 말하니 리르는 얼굴을 붉혔다.
저번에 밤새도록 자신을 범하던 남자를, 그리고 그의 우람한 물건을 떠올린 것이다.
사납고 드세고 아프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한 쾌락을 다시는 맛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해일과 같이 자신을 집어삼키는 그 쾌락이 무섭기도 했으나 다시 한 번 그 세찬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그대로 풍덩 빠져들고 싶다는 유혹이 강렬하게 일었다.
“크, 클라우스님의 것이 제, 제 안에….”
“그래. 당장이라도 꽉 물고 싶지? 네 속살 안에 내가 가득차기를 원하고 있지?”
“네, 네. 원해요. 원해요. 다, 당신의 것이 제 안에 가득하기를….”
지금 리르는 율리아나 나타샤마냥 솔직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녀는 거의 목숨이 걸렸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클라우스의 좆질이 간절했다.
최면, 미약으로 이미 완벽하게 조교를 당한 몸뚱이에 새겨진 쾌락의 감옥은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천국이면서 동시에 지옥과도 같은 것이었다.
리르는 이제는 당장이라도 박아달라고 빌 것처럼 두 눈이 풀어지기 시작했다.
다른 여인들과는 달리 리르는 남자를 기다리는 하루하루가 고문일 테니까.
아무리 스스로 해결하려고 해도 이미 클라우스가 아니면 그 갈증을 조금도 해소할 수 없도록 모든 부분에서 조교가 끝났으니까 말이다.
“하으, 하으으….”
“그러면 후불로 할 생각인가? 일을 잘 해오면, 그 때 다 받아가는 걸로?”
“네, 네. 후불, 후불로 할게요.”
“정말? 정말로?”
“네. 후… 하으으앙!”
대답을 하려던 리르가 교성을 지르면서 그대로 클라우스의 품에 스러졌다.
갑작스레 클라우스가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꼭꼭 문질러준 것이었다.
“하윽! 흑!”
찌걱, 찌거억-.
남자의 손이 다시 한 번 손가락을 세워서는 보지를 쑤시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거친 것이 아니라 아주 부드럽게, 말 그대로 정성스레 애무를 해주듯이.
질구를 지나서 속살을 톡톡 건드리다가 한 번 휘저어주고서는 슬그머니 뒤로 빠진다.
이미 클라우스가 건드리는 모든 곳이 성감대로 변한 리르의 입장에서는 이런 단순한 애무조차도 극상의 쾌락을 던져주는 행위로 바뀐 후였다.
“아아앙!! 으읏! 아으윽!!”
지금 자신이 누구 품에 안겨 있는지도 자각하지 못 한 채 리르는 앙앙 울어댔다.
제 품 안의 마족 여인을 바라보면서 클라우스는 마치 악마가 속삭이듯 입을 열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지금 이렇게 해서 가버리게 해주면 선불.”
“아응! 으으응!!”
“어때, 후불로 하겠다고 하면 더 안 하고.”
정말이라는 듯 남자의 손길이 점점 약해졌다.
한창 기분 좋게 몰아치던 쾌락의 파도가 갑작스레 잠잠해지니 한껏 달아올랐던 여인이 안타까워서는 스스로 허리를 흔들면서 더 해달라고 본능적으로 외친다.
하지만 클라우스는 리르에게 대답을 종용했다.
지금 가버리게 해주는 선불이냐고, 아니면 지금 이 상황을 이 악물고 참아내서는 더 큰 쾌락이 보장된 후불로 받아가겠느냐고 말이다.
“하으, 하으으….”
이제는 보지 바로 밑에서 남자의 손길이 완전히 멈췄다.
리르가 말만 한다면 다시 질펀하게 만져줄 수 있다는 듯 손끝이 아주 살짝 보지를 스쳐지나가면서 약을 올리기도 했다.
“너, 너무해요…. 이, 이런 건….”
보지 물에 눈물에 침까지 질질 흘리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리르였다.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 한 그 감각이 그대로 끊기니 정말 미칠 것 같았다.
선불보다 후불이 훨씬 더 좋은 조건임에도 이제 그녀는 후불로 하겠다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이대로 두 눈 딱 감고 후불로 하겠다 말하면 나중에 이보다 더 큰 쾌락을 받을 수도 있건만.
이미 녹아버릴 대로 녹아버린 그녀의 몸은 그런 당연한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불로 할게요….”
“뭐로 하겠다고?”
“선불, 선불로….”
결국 오늘도 보기 좋게 클라우스에게 조교 당하는 리르였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는 자신의 대답으로 인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만약 그녀가 기어코 후불이라고 말했다면, 클라우스는 그녀를 그 자리에서 죽였을 것이다.
그렇게 쾌락으로 찌든 몸을 만들어 두었는데 그걸 버티고 이성적으로 생각을 한다?
당연히 더는 쓸모가 없어진 패다, 오히려 믿을 수가 없는 쓰레기가 되는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쾌락일 이겨내지 못 하고 선불이라 말을 바꾼 리르는 클라우스의 기대대로 움직여주는, 아주 착실한 불량식품이 될 수 있었다.
“좋아. 그러면 선불로.”
“네, 네. 선불, 선불로….”
남자가 여인의 한쪽 다리를 잡아서는 제 다리 위에 걸친다.
리르의 가랑이가 벌어지면서 살짝 드러난 보지에서는 그야말로 애액이 뚝뚝 흘러내리면서 제발 빨리 어떻게 해달라는 듯 펑펑 울어대고 있는 중이었다.
조금 더 장난을 쳐볼까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대로 시간을 더 끌었다가는 정말 리르의 정신이 붕괴될 수도 있었기에 이쯤해서 그만하고 이 불량식품을 달래주기로 했다.
“아응! 응! 아아앙! 조아아앙!! 하앗! 학! 가, 가아앙!! 으아아아앙!!”
보지 너머 속살 속으로 쑥 들어간 두 손가락이 춤을 춘다.
위아래로 강하게 찔러주다가 일정 깊이에서 좌우로 오고가고, 그러다가 원까지 그리면서 정말 여인을 말 그대로 미치게 만드는 움직임을 선보인다.
곧 사방으로 애액이 튀면서 리르는 또 한 번 거하게 가버리고 말았다.
“아흑, 으극. 아그긍….”
비틀거리면서 그대로 쓰러진 리르가 거친 숨을 내뱉는다.
후불로서 클라우스의 자지를 받지 못 한 건 그녀에게 퍽 아쉬운 일일 테지만 그건 나중의 일.
지금 그녀는 이렇게 클라우스의 손길을 받은 것만으로도 날아갈 듯 행복해 할 것이다.
‘…이제 한 10분 남았군.’
말 그대로 뿅 가버린 리르와는 달리, 클라우스는 시간을 확인한 후 턱을 쓰다듬었다.
잠시 후면 그가 비밀리에 불러들인 손님 하나가 당도할 시간이었다.
원래 아카데미에는 외부 인사의 출입을 엄격히 금하나 그건 어디까지나 생도들에 한한 교칙이라고 할 수 있었다.
생도들에 비해서 교수들은 비교적 자유로웠는데 자신의 손님을 몇몇 아카데미 안으로 초대할 수 있다는 점이 그 중 하나였다.
그런 부분을 이용해서 클라우스는 주말 사이에 한 남자를 아카데미로 초대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마족’ 손님으로 말이다.
“리르.”
“아흑, 흐으응… 네, 네. 부, 부르셨나요….”
“얼른 네가 흘린 거 치우고 가라. 곧 손님이 올 테니까.”
“아, 알겠습니다….”
네가 흘린 보지 물은 네가 치워라, 클라우스의 교육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아주 거하게 가버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리르는 무척이나 재빠른 몸놀림으로 자신이 사방으로 튀긴 애액들을 닦아내기 시작했다.
제 겉옷으로 닦기도 하고, 손으로 문지르기도 하다가 아예 혀로 핥기까지 했다.
그 모습을 클라우스는 매우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바라보았다.
확실히 조교가 아주 잘 되었다, 앞으로 더 많이 써먹을 수 있을 듯 하다.
“클라우스님. 다 닦았어요.”
얼마 되지도 않는 시간에 그걸 다 치워낸 리르였다.
이 정도면 아예 전문 메이드로 고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은 클라우스는 진심으로 잘했다, 라고 말해준 후 그만 사라질 것을 명했다.
그에 리르는 방으로 들어왔을 때와 같이 창문을 통해서 바로 사라졌다.
그래도 그림자라고 은밀하게 움직여서 바로 밑층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직행했다.
‘일단 거짓과 진실을 적절히 섞어서 흘리는 것까지는 끝났고.’
다음 일도 역시나 율리아, 자신의 마왕님과 관련된 일.
아무리 자신이 전쟁 영웅이라고 하지만 결국 인간임은 변하지 않는다.
마왕은 마족들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거지 인간의 지지 따위는 필요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잠시 후 들어올 손님은 율리아에게 있어서 꽤나 반가운 전력이 될 것이었다.
율리아의 부친, 즉 전대 마왕이 죽은 이후 마족 내부에는 크게 세 개의 파벌이 생겼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두 개의 파벌이라고 해도 불러도 모자람이 없었지만 그래도 명색이 마왕가에 충성하는 자들인데 파벌 하나 정도는 맡고 있어야 하니 세 개라고 하는 수준이었다.
일단 가장 먼저 율리아의 숙부를 지지하는 파벌.
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율리아의 숙부에 의해 작업이 끝난 귀족들을 중심으로 했다.
전쟁 동안 아무런 일도 하지 못 하고 죽어버린 마왕, 그리고 그런 왕의 딸까지.
그들은 율리아를 절대 믿을 수 없다고 고성을 지르면서 그녀의 숙부를 새로운 마왕으로서 추대하자고 틈만 나면 주장하곤 했다.
당연히 그 영악한 남자는 불충을 저지를 수 없다며 극구 사절.
허나 그런 부분들로 인해 그의 지지자들은 더욱 강한 결집력을 보이며 응집했다.
그 결과 동부의 마족들 중 가장 큰 파벌을 형성하기에 이르렀고 말이다.
그들과 대척점에 있는 것이 바로 마왕 충성파.
비록 왕으로서의 능력을 보인 게 없기는 하나 율리아가 아직 젊다는 것.
그리고 이미 마왕이 존재하는데 어찌 불충하게 새로운 왕을 논할 수 있느냐는 것이 그들 충성파들의 주장이었다.
허나 세 개의 파벌 중 가장 약한 세력이 또한 그들이기도 했다.
어찌나 보잘 것 없는 정도냐면 율리아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아니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마왕성조차 율리아의 숙부를 지지하는 자들로 꽉 채워져 있다시피 할 정도였다.
그래서 율리아가 마왕성이 아니라 아카데미로 온 것이다.
여기라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바로 이곳이라면 최소한 제 숙부가 허튼 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과 함게 말이다.
물론 그녀의 숙부는 기어코 일을 저질렀지만.
‘다른 하나의 파벌은 이도 저도 아닌 중립파. 율리아의 숙부를 지지하자니 그래도 마왕이 존재하는데 어찌 그럴 수 있냐는 생각과 반대로 가진 건 오직 혈통뿐인, 능력도 재능도 없는 여인을 어찌 왕으로 모시고 동부를 재건할 수 있겠냐는 뜻이 충돌 중인 세력들. 율리아의 숙부를 지지하는 파벌 다음으로 규모가 큰 파벌이다. 충성파보다도 훨씬 더 큰 세력이지.’
즉 율리아는 자신을 확고하게 지지해주는 세력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라는 소리다.
당장 충성파가 제 숙부를 지지하는 자들과 거의 동등한 세력을 갖추고 있어도 모자랄 판국에 그들과 비교하기는커녕 중립파보다도 훨씬 더 작은 세력이었다.
그 사실을 율리아가 모를 리가 없다.
해서 그녀는 그 중립파들을 어떻게든 설득하고자, 자신의 밑으로 끌어들이고자 참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도 했었다.
하지만 항상 결과는 실망적이었고 그런 율리아의 낌새를 눈치 챈 그녀의 숙부가 바로 그녀에게 견제의 칼날을 들이민 것이었다.
‘단순히 율리아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녀에게 필요한 건 스스로 강해지는 것 말고도 지지 세력을 끌어 모으는 부분도 있으니까. 마왕 키우기는 단순히 그녀에게 강의 좀 해주고 섹스도 하면 끝이 아니란 거다.’
탕탕!-
“손님 받게나! 클라우스 사령관!!”
율리아가 어떻게든 하고자 했으나 해내지 못 한 일, 바로 중립파들의 충성 맹세.
그걸 클라우스가 나서서 확실하게 도와줄 생각이었다.
어떻게? 바로 제 이름과 명성을 이용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