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화 〉6장 - 마왕 키우기
“하으윽! 하윽! 응아아앙!!”
검을 휘두르면서도 세실리는 끊임없이 교성을 내질렀다.
잊을 만하면 자신을 지도하던 클라우스가 줄을 위로 잡아당겨서는 이미 제 음부 안으로 바짝 조여든 줄을 더욱 강하게 조이고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줄을 계속해서 움직이니 매듭이 지어진 뭉툭한 부분이 보지를 쓸고 지나가는데 거기에서 느껴지는 쾌락이 정말 무서울 정도로 좋은 것이었다.
“상단, 막으세요.”
“하응!”
세실리의 몸을 잔뜩 괴롭히면서도 클라우스는 검술을 가르치는 걸 잊지 않았다.
제 앞에서 보지 물을 질질 흘리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여인을 계속 몰아붙이면서 생각하고 나서 막는 게 아니라 일단 머리가 받아들이기도 전에 손이 먼저 움직여서 자세를 취하는 단계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간 것이다.
물론 보지에서 전해지는 아찔한 고통과 쾌감에 세실리는 그 공격들을 전부 막아내지 못 했다.
그럴 때마다 찾아드는 건, 클라우스의 어김없는 매질이었다.
찰싹! 찰싹!-
“방금 팔이 잘렸습니다. 이것으로 두 팔이 다 없어졌군요!”
“아흑! 아, 아파아!! 흐으윽!!”
“팔이 떨어지면 이것보다 더 아플 테니 입 다무세요. 뭘 잘 했다고 징징대는 겁니까.”
한 마리의 사나운 맹수처럼 으르렁대면서 클라우스는 다시 한 번 지휘봉으로 공격해왔다.
이번에는 정확히 앞으로 찔러들어오는 동작.
그에 세실리는 눈앞이 하얗게 변하는 듯 한 쾌락 속에서도 거의 반사적으로 몸을 틀면서 손에 들고 있던 목검으로 적의 공격을 쳐냄과 동시에 바로 반격을 준비하려고 했다.
“틀렸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갑자기 클라우스의 공격이 멈춰서기 전까지는 말이다.
“방금 이 찌르기 공격에 나는 체중을 절반도 채 싣지 않았습니다. 발의 위치를 보세요. 이 상태로 찔러들어가 봤자 뱃가죽만 뚫는 선에서 끝날 겁니다. 이런 허수를 잘 구별해야 한단 말입니다! 왜 자꾸 속느냐고!”
짜악! 짜아악!!-
“아흑! 죄송해요! 죄송해요!! 하으읏!!”
주르륵-.
세실리의 새하얀 허벅지를 타고 애액이 강물처럼 흘러내린다.
이미 그녀의 발밑으로는 야한 물로 인해 웅덩이가 이루어졌는데 그로 인해 바닥에서 찰박거리는 소리가 다 들릴 정도였다.
“한심합니다. 한심해요! 당신을 천재라고 불러줬습니까? 웃기지 말라고 하세요. 레블랑 가문의 막내딸이기에 그냥 가져다 붙여준 겁니다! 당신은 형편없어요! 세실리 너, 기대 이하라고!”
짜악! 짜악! 짜악!!-
연신 엉덩이에 날아드는 지휘봉, 보지를 마구 쓸고 지나가는 줄.
그리고 귓가에 틀어박히는 칼날보다도 더 날카로운 남자의 비난까지.
보통의 마족이라면 이보다 더 한 치욕은 없다고 외치며 자결을 했을 것이다.
아니, 그 전에 아무리 교수라고 해도 생도를 이런 식으로 대우할 수는 없다면서 괴성을 지르고는 생사를 건 싸움이라도 벌였을 것이다.
하다못해 세실리는 동부 마족들 사이에서도 알아준다는 가문, 레블랑의 딸이다.
제아무리 전쟁 영웅이라고 해도 결국 과거의 영광일 뿐 이렇게 레블랑 가문의 직계를 이리 처참하게 대할 수 있는 권리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하악! 흐윽! 아앙! 아아앗!!”
하지만 세실리는 정작 그런 부분에 전혀 관심이 없어보였다.
시뻘겋게 변한 엉덩이, 계속 쓸려서 부어오른 보지, 그 외에도 몸 곳곳에 새겨진 붉은 실선.
무척이나 아팠을 텐데, 그리고 그런 이유로 눈물까지 흘렸는데.
이상하게 세실리는 점점 더 몸이 붕 뜨는 것 같은 게 마치 하늘 위를 걷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다 들 정도로 고양감이 차올랐다.
‘나는 검술을 배우고 있는 거야, 검술. 검술. 교수님은 내게, 잘 따라오지 못 하는 내게 실망하셔서 벌을 내리고 있는 거고. 그런 거야. 그런 것뿐이야. 이건, 이건….’
아직 제 취향을 인정치 못 해서인지, 세실리의 이성은 그렇게 소리쳤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레블랑 가문의 고귀한 혈통인 자신이 그런 변태일 수는 없다고.
죽어도 그런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이건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이다.
허나 그것도 오래 가지 못 했다.
최후의 일격이라도 꽂아넣듯 세실리 곁으로 다가온 클라우스가 줄을 짧게 잡고서는 그대로 들어올려 세실리의 보지를 강하게 자극한 것이었다.
“아으윽!!”
“내 강의를 전혀 따라오지 못 하는 당신에게 벌을 내리고 있는데 참 이상하군요. 혹시 지금 그 벌을 즐기고 있는 겁니까? 세실리 레블랑 생도, 당신 설마 그런 취향이었습니까?”
“아, 아니야, 아니에요. 이, 이건… 하윽!”
“당연히 그렇겠죠. 설마 당신이 그런 취향을 가지고 있을 리가. 그렇지 않습니까?”
찰싹, 찰싹-.
풍만하게 살이 오른 엉덩이를 가볍게 쳐주면서 클라우스가 그리 말한다.
사실 그런 취향이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왔을 수가 없다는 걸 이미 그도, 그리고 그녀도 다 알고 있다.
다만 한 명은 그걸 아직은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서,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네 스스로 그걸 받아들이기 전까지 천천히 괴롭혀줄 시간은 많다고 말하고 있는 중이었다.
“하으, 하으으….”
이미 몇 번이나 가버렸는지 셀 수조차 없었다.
어쩌면 지금도 계속 가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간신히 붙잡고 있던 정신도 이제는 한계에 달했고, 고통이 주던 쾌락이 너무 많아서 넘쳐흐르다 못 해 이제는 감당조차 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문득 세실리는 뭔가가 자신의 앞으로 날아오고 있음을 감지했다.
정말, 거의 본능적으로 그것을 느꼈고 세실리는 미처 생각이란 걸 하기도 전에 일단 손에 들고 있던 검을 정확히 사선으로 휘둘러 그 뭔가를 막아내고 말았다.
팅, 덩그렁!-
“아아….”
하지만 이미 힘이 다 빠져버린 터라 손에 쥐고 있던 목검은 그 충격에 의해 떨어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실리는 또 한 번 자신이 한심한 짓을 했다고 중얼거리면서 점점 감겨오는 눈을 굳이 뜨려고 하지 않았다.
너무 피곤했고, 너무 힘들었으며, 동시에 너무 좋았고 너무 짜릿했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이 순식간에 많이 쳐들어온지라 피로가 쌓인 모양이다.
‘흐으으….’
앞으로 고꾸라지기 전, 세실리는 문득 클라우스가 뭔가 중얼거리는 걸 들을 수 있었다.
다만 온 몸이 완전히 늘어졌기에 뭐라 말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법…이제…하겠군.”
“아으아아….”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제대로 말해주세요, 크게 말해주세요.
세실리는 그렇게 속으로 외치면서 팔이라도 흔들려고 했으나 몸은 이미 제 제어를 벗어난 지 오래라고 할 수 있었다.
한편 정신을 잃어가는 세실리를 바라보면서 클라우스는 되었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내지른 공격을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동작으로 막아내는 데에 성공했다.
무의식적으로 나온 행동이기에 더더욱 만족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었다.
“제법이네. 이제야 비로소 쓸 만해졌어. 나중에 율리아가 좋아라 하겠군.”
점점 허물어지는 세실리에게 다가가는 클라우스.
보지에서는 애액을 줄줄 흘리고, 눈에서는 고통과 쾌락 모두로 인해 눈물을 쏟으면서.
세실리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 * * * * * * * * *
“…생도.”
“….”
“세실리 생도!”
“아아앗!!”
화들짝 놀란 세실리가 고개를 든다.
그러자 얌전히 강의를 듣고 있던 생도들이 묘한 시선으로 그녀를 쳐다본다.
아카데미의 첫 주말이 끝나고 새로이 맞이한 한 주.
그 한 주의 첫날에 한 생도가, 그것도 마족이 클라우스의 강의를 듣지 않고 멍하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가 딱 걸린 것이었다.
“어, 어어….”
“지금 내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었는지 아는대로 말해보세요.”
“아, 그, 그게….”
혹시 자신이 꿈이라도 꾼 건가? 악몽 같지만 사실은 최고로 즐거웠던 그런 꿈을?
주변을 둘러보면서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 하고 있던 그녀에게, 클라우스가 인상을 일그러트리곤 그녀가 여태껏 꿈에서, 아니 어제 하루종일 들었던 말을 던져주었다.
“한심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세실리는 조금 전까지 제 머릿속에 가득한 게 단순히 꿈이 아니었음을.
어제 하루 종일 자신을 괴롭게 만들던, 그러나 그 이후 한껏 몸이 달아올라서 자신을 무척이나 애달프게 했던 일임을 떠올리고는 얼굴을 붉혀야만 했다.
그런 세실리를 바라보면서 클라우스가 막 다음 말을 내뱉으려는 찰나.
강의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면서 또 한 번 세실리를 잔뜩 흥분시킬 수도 있었던 말들은 그의 입 안으로 사라져버렸다.
“…오늘 강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한 주 시작 잘들 하고, 내일 봅시다.”
클라우스의 말에 생도들이 하나 둘씩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강의실을 나선다.
그런 생도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클라우스는 슬쩍 율리아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저번에 말했던 대로 네 숙부에 대해서 이야기 할 게 있으니 교수실로 따라오라는 뜻이었다.
클라우스의 그 뜻을 바로 알아차린 율리아는 알겠다는 뜻으로 슬며시 미소를 짓고서는 책들을 챙긴 후 막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뭐야.’
자신의 근처에 앉아있던 레블랑 가문의 막내딸, 세실리 레블랑.
그런 그녀가 클라우스를 무척이나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마치 뭔가를 열렬히 원한다는 듯, 내지는 구애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 순간 율리아는 제 속이 이리저리 뒤틀리는 걸 느꼈다.
이미 레블랑 가문이라면 자신의 숙부를 지지하는 빌어먹을 가문이 아니던가.
그것 하나만으로도 저 세실리라는 마족 여인이 싫을 수밖에 없는데 거기에 한 술 더 떠서 이제는 완벽하게 제 남자라 할 수 있는 클라우스를 저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 망할 년이.’
율리아는 입술을 깨물면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제하느라 고생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나타샤가 자꾸 클라우스 주변을 알짱대고 있기에 신경이 곤두서있는 마당에 이제는 자신의 강력한 적대 세력 중 하나인 레블랑 가문의 막내딸까지 가세했으니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나마 한 가지 위안이라면, 세실리는 나타샤와는 달리 클라우스에게 말을 건다거나 다른 언행을 일체 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였다.
‘하아아.’
한숨을 내뱉으며 율리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발걸음을 옮겨 클라우스의 교수실로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클라우스와 자신의 관계는 절대 드러나서는 안 될 비밀.
클라우스를 견제하는 자들에게도, 그리고 자신을 노리는 자들에게도 물어뜯기 딱 좋은 약점이 될 테니까 말이다.
달칵-.
이제는 노크도 없이 그냥 안으로 들어가는 율리아.
자신은 마왕이요, 클라우스는 그런 마왕을 따르고자 하는 새로운 신하다.
거기에 제 남자의 방으로 들어가는데 어떤 여인이 문을 두드릴까.
안으로 들어선 율리아는 자신보다 조금 먼저 교수실로 돌아와서는 강의 때 사용했던 책들과 서류들을 정리하고 있는 클라우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렇게 보고 있으면 그냥 평범한 인간 남자처럼 보일 뿐인데 전장에서는 악마로 불렸던 이요, 당장 자신과 시간을 보낼 때에는 굉장히 위험한 수컷이 되기도 하는 남자였다.
“뭘 그리 보고 있습니까?”
“…당신을 보고 있죠.”
“으음. 율리아가 그렇게 말하니 조금 야하게 들리네요.”
“아, 아니에요! 그런 의도로 말한 거 아니거든요?!”
마왕의 반응에 클라우스는 속으로 킥, 웃음을 터트렸다.
확실히 그 때는 아니라고, 아닌 척을 했지만 여전히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는 한 모양.
물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리고 자신과의 관계가 계속될수록 그런 부분은 희미해지다가 종국에는 아예 사라질 것이었다.
“장난은 그쯤 해두고, 한 번 말해보세요.”
“당신의 살결이 얼마나 부드러웠는지 말인가요?”
“…아무 힘도 없는, 당신 앞에 서있는 이름뿐인 마왕. 나를 제 위치로 되돌려 둘 방법이요.”
얼굴을 붉히면서도 면박은 주지 않는 율리아였다.
어쩔 수 없는 여인, 자신을 안은 남자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 때 얼마나 황홀했는지 직접 입으로 듣는 것만큼 부끄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은 건 없으니까.
율리아를 바라보며 클라우스는 미소를 한 번 지었다.
그 후 턱을 살짝 괴고는 그녀를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당신에 비해서 당신의 정적은 강대하기 짝이 없죠. 지금 율리아, 당신이 가지고 있는 건 마왕이라는 이름, 그리고 몇몇 수하들, 마지막으로 나까지. 음, 마지막 것이 상당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율리아 생각은 어떤가요?”
“…부정을 할 수 없다는 게 참 슬프네요.”
마족들의 군주인 마왕이, 인간 남자 하나의 지지가 그토록 든든할 줄이야.
율리아는 어이가 없고 조금은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만 동시에 내심 뿌듯하기도 했다.
그만큼 중요한 인물을 기어코 끌어들여서는 자신의 남자로 두었으니까 말이다.
“율리아도 알다시피 아카데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없어요. 바깥에서 당신을 도와줄 믿음직한 이들이 많은 게 아니니까요.”
“맞아요. 지금은 누가 배신자이고 누가 충성하는 자인지도 불투명한 상황이에요.”
“그걸 당신의 숙적, 당신의 숙부에게도 알려주는 건 어떨까요.”
“…네?”
“그를 지지하는 세력들을 흔들어서 당신의 숙부가 주변을 의심의 눈길로 쳐다보게 만들자, 이런 말입니다.”
클라우스의 말에 율리아가 어떻게 그리 할 거냐는 물음을 담아 그를 바라본다.
말은 쉬울지 몰라도 제 숙부가 멍청한 이도 아니고, 진작 속아내야 할 이와 옆에 두어도 될 이들은 전부 구별을 해두었을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그 빌어먹을 남자를 흔들자는 것인가.
“마침 그 답이 왔네요.”
똑똑똑-.
“크, 클라우스 교수님! 세, 세실리 레블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