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화 〉3장 - 슬기로운 아카데미 생활
“아, 아앙… 시, 싫어. 싫어어….”
이 여자, 가면 갈수록 늘어나는 게 거짓말이다.
싫다면 남자의 손을 쳐내거나 하다못해 제 몸이라고 이리저리 비틀면서 어떻게든 벗어나려는 모션을 취해야지 왜 자꾸 몸에서 힘을 빼면서 남자가 더 집요하게 괴롭힐 수 있도록 해준단 말인가.
쪼오옥-.
“하으응… 시러어어…. 빨지 마, 빨지 마요. 거, 거기. 거기이….”
여인의 부탁에도 남자는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다는 듯 그녀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다.
젖가슴과 유두를 한 번에 입술 안으로 넣고는 가볍게 우물거려본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사탕을 빨아먹듯 부드럽게 빨아주다가 혀로 살살 굴리기도 해주니 나타샤는 어찌 할 줄을 모르면서 다만 앙앙 신음을 지를 뿐이었다.
“찌, 찌르지 마요. 부끄러워, 부끄러워. 하윽! 히그긍!”
찌걱찌걱-.
그러는 사이 클라우스의 손가락은 여인의 보지를 가르고 질구를 계속 괴롭혔다.
안으로 들어갈 듯 말 듯 애를 태우면서 잔뜩 애만 태우는 그의 장난에 나타샤는 계속 보지를 벌름거리며 그쯤 해두고 관두던가 아니면 안에 푹푹 넣어달라고 몸으로 요구했다.
물론 말로는 여전히 그만해달라고, 싫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힉, 히익! 아아앙… 아, 흐아아앙!”
여인의 상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남자의 잔인한 공격 앞에 나타샤는 또 한 번 애달픈 비명을 내지르며 절정에 치달아야만 했다.
이미 침대 위는 나타샤가 흘린 애액으로 흥건하다 못 해 아예 작은 호수가 만들어졌을 정도로 푹 젖어 있는 상태였다.
땀으로 흠뻑 젖은 채 가쁜 숨을 내쉬며 몸을 늘어트린 여인의 모습은, 멀쩡한 남자도 본능만 남은 짐승으로 돌변하게 만들 정도로 위험한 자태라 할 수 있었다.
‘같이 씻으면서 또 한 번 빨아주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지금은 나타샤가 너무 지쳤다.
오늘 강의에서 율리아와 거의 진심으로 부딪친 대련으로 인해 이미 피로가 좀 쌓였던 상황.
거기에 짧은 시간 동안 몇 번의 절정을 거쳤으니 완전히 체력이 소진되었을 것이다.
상대가 세실리였다면 오히려 이런 때에 더 괴롭혀주는 것이 더 좋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타샤는 앙칼진 겉모습과는 달리 깨지기 쉽고 부서지기 쉬운 여인이었다.
나타샤가 반드시 꼭 있어야 하는 필수 요소는 아니나 없으면 아쉬운 부분이 많은 건 확실하기에 멘탈 케어를 해줘야 할 필요가 있었다.
‘아직 자존심도 살아있고, 강제로 넣으면 반발만 산다.’
아직 그녀는 본격적으로 자신을 받아들일 준비가 덜 되었다.
일찌감치 자존심은 접어두고 클라우스와 함께 같이 한 번 나아가보겠다는 결심을 한 율리아와는 달리 나타샤는 클라우스를 이용하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 한 상태였으니까 말이다.
그녀의 가슴에서 입술을 떼고는 보짓물로 흥건히 젖은 제 손을 그녀에게 슬쩍 보여주었다.
“내가 나타샤 생도한테 빠지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모르겠네요.”
“하긍, 하으으응….”
“이래서 이번 학기가 끝나기 전까지 내 마음을 돌릴 수 있겠어요? 당장 방학 시즌이 시작되면 더 많은 이들이 나한테 다가올 텐데 말이죠.”
아카데미 교수직으로 있는 동안 교수들은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면 외부 활동을 자제한다.
그건 생도들도 마찬가지이다. 외부의 개입이나 간섭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이었기에 바깥의 이들은 방학이 되어야 생도나 교수들과 접촉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거, 걱정 마요. 반드시, 반드시 당신을 유혹해서는 내가 속삭이기만 해도 부탁이란 부탁은 다 들어주게 만드는 그런 남자로 만들 거야. 그렇게 할 거야….”
꿈도 참 야무진데 심지어 실현 가능성은 1도 없는 희망 사항이다.
이 여자가 얼마 뒤에는 스스로 제 가랑이를 벌리며 보지를 보이고는 자존심 다 접고 앙앙대는 모습이 무척 기대가 되었다.
그 속내를 숨긴 채 클라우스는 짐짓 유혹 당한 것처럼 거친 숨을 내뱉으며 ‘한 번 더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할까?!’ 라고 과장된 반응을 보였다.
나타샤의 종아리를 붙잡고는 또 좌우로 벌리고서 음부를 핥으려고 하니 그녀는 기절초풍을 하면서 더는 안 된다고, 제발 오늘은 그만하자고 애걸복걸했다.
여인의 이런 약한 모습은 남자의 보호 본능과 약간의 가학성을 자극하기 마련이다.
그냥 상큼하게 무시하고 이대로 빨아줄까, 아니면 이쯤에서 관둘까 다시 한 번 고민하던 클라우스는 문득 제 방에서 숨죽인 채 앙앙대고 있을 또 다른 여인을 떠올렸다.
‘솔직히 당장 죽여 없앨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가끔 가다가 그런 필요성을 느낀 적도 있었다.
율리아나 나타샤, 세실리와 같이 개인적으로는 밑에 둘 수 있어도 대외적으로는 조력자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그런 사이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상하 복종 관계를 가지는 그런 녀석이 하나 있었으면 하고 말이다.
해서 괜찮은 능력을 지닌 자들이나 충성심이 높은 이들을 거두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재미있는 건 바들바들 떨면서 무조건 자신에게 복종하는 그런 부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리르, 그 여자가 확실히 괜찮기는 해.’
이미 단 한 번의 고문으로 정신이 거의 완벽하게 망가졌다.
최면술을 깰 정도로 실력이 고강해지는 인물도 아니기에 혹여나 스킬이 풀어져서 뒤통수를 맞을 일도 없고 설사 맞는다고 해도 그리 아프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리르는 전투보다는 잠입이나 미행 같은 은밀한 부분에 있어 재능이 있는 여인이니 나름 쓸모가 있기도 했다.
‘한동안은 데리고 있자. 나중에 다시 죽일지 말지 결정하면 되겠지.’
일단 조금 더 가지고 놀자, 식으로 결론이 내려지니 아무래도 돌아가서 거의 미치기 일보 직전일 여인을 봐주러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가서 달래주지 않는다면 무조건 버텨야 한다는 최면술과 몸에 쏟아지고 쌓이는 수용 불가능의 쾌감들이 부딪쳐서 그녀를 완전히 망가트릴 수도 있음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클라우스는 방주인의 허락 따위는 필요 없다는 듯 욕실로 향했다.
나타샤가 뿜어댄 애액을 닦아낸 후 가볍게 입가심을 하고 나오니 나타샤도 어느 정도 정신을 차렸는지 침대 위에 걸터앉은 채로 그를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읏….”
물론 둘의 시선이 부딪치자마자 반사적으로 다리를 오므리며 더는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젓는 모습을 보이며 남자 마음에 또 불을 지르기는 했지만 말이다.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만의 매력으로 나를 유혹하겠다는 전략이라면 솔직히 말해서 상당히 유효할 것 같네요. 아까도 당신을 괴롭히다가 나도 모르게 이성을 놓을 뻔 해서.”
“…필요 없어요. 이미 실컷 괴롭혀놓고서는 이제 와서 무슨.”
그리 말하면서도 나타샤는 그리 기분 나쁜 기색이 아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형편없다고 악담을 퍼붓던 남자가 솔직한 마음을 말하고 있다 생각되니 저도 모르게 긴장감이 풀어진 것이었다.
더해서 클라우스는 대륙 전쟁의 최고 영웅이다.
항상 올곧고 정의로우며 명예만을 고집하는 이로 알려져 있는 남자의 본모습을 다름 아닌 자신이 이끌어냈다는 생각이 드니 요정 특유의 자존심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 것이었다.
“그건 그거고. 나타샤. 오늘 대련을 보니 마력 제어가 전혀 되지 않는 것 같던데요.”
“네? 아, 그건… 제가 아직 마력을 잘 다루지 못 해서 그래요. 조만간 익숙해진다면….”
“요정이 수가 가장 적음에도 그리 당당할 수 있는 이유가 뭔지 알고 있습니까? 남녀를 불문하고 매혹적인 외모와 더불어서 별 다른 노력이 없어도 마력을 잘 다뤄 마법을 곧잘 쓴다는 부분 때문입니다. 그 사실을 요정인 나타샤, 당신이 모를 리 없을 텐데요?”
“….”
“솔직히 말하세요. 조만간 익숙해질 수 없는 그런 수준 아닌가요? 벨라루스의 여인인 그대가 몸까지 그리 내주면서 나를 그 가문으로 데려가려고 하는 것. 그게 단순히 당신 가문을 위한 충성심만으로 나올 것은 아니잖아요.”
정확하게 허를 찌르고 들어오는 남자의 질문에 나타샤는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그렇다, 사실이다, 요정인 자신은 참으로 웃기게도 마력을 제어하는 것에 재능이 없다.
마법에 소질이 있는 이는 요정에 견줄 정도로 요정이란 종족은 마법에 능통한 자들인데 그 요정인 자신은 마법에 영 소질이 없었다.
‘그것 때문에 가문에서도 날 자꾸만 천덕꾸러기 신세로 몰아붙였어.’
벨라루스 가문은 요정 사회에서도 최고로 알아주는 가문 중 하나이다.
요정들은 그 벨라루스에 강한 동경을 품고 있었고 그 영향으로 벨라루스의 요정들은 어느 작은 부분이라도 다른 가문의 요정들보다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벨라루스의 피를 받은 나타샤는, 마법에 재능이 없었다.
요정 기준에서 재능이 없는 수준이 아니라 인간이 보기에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 정도로.
당연히 벨라루스의 여러 구성원들은 물론이고 가주조차 그녀를 달갑게 보지 않았다.
자칫 가문의 흠이나 결점이 된다면 언제든 내칠 수 있는 것이 바로 요정 사회였다.
“나를 데리고 가는 것으로 공로를 인정받고 싶은 것이군요. 마력을 잘 다루지 못 하는 당신이 대신 실력이나 재능으로도 요정과 비슷한데다가 사회적으로 이미 명성이 드높은 나를 끌어들인다면 충분히 가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
“내 말이 맞습니까? 나타샤 생도?”
“…그래서 어쩌라고요.”
처음으로 나타샤가 상당히 날카로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벨라루스의 일원이라고 항상 스스로를 강조하고 다니는데 정작 그 가문에서는 자신을 골칫덩이나 짐으로 여기고 있으니 알게 모르게 자격지심에 시달렸기도 했다.
그런 부분을 인간이, 남자가, 하지만 자신보다 더 뛰어난 이가 쿡쿡 찌르고 있으니 아프면서도 반박조차 불가능했기에 그녀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고 있었다.
“어때요. 내가 당신을 도와줄 수도 있는데. 아니, 이미 도와주었다고 해야 하나?”
“무슨 말이죠?”
“한 번 돌려보세요. 당신의 마력.”
“지금요? 여기서?”
나타샤의 반문에 클라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전혀 모를 테지만, 이미 그는 여인의 몸에 한 가지 선물을 넣어준 후였다.
단순히 몸을 가지고 놀면서 자존심을 무너트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마음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 하나를 슬쩍 넣어주면 그때야말로 최고로 마음에 드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었다.
“….”
나타샤는 잠시 경계심 어린 눈길로 클라우스를 쳐다보다가 슬쩍 눈을 감았다.
그리고 숨을 가다듬으며 항상 자신을 곤란에 처하게 만들던 체내의 마력을 돌려보기 시작했다.
‘…어?’
그리고 곧 그녀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뭐, 뭐야. 왜 이렇게 잘 움직여? 원래 이러지 않았는데?’
마력은 일종의 기, 혹은 내공과 같아서 체내에 머물다가 사용자가 원할 때마다 가속시켜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체외에 형상화시키는 것을 마법이라고 부르게 된다.
이상이 클라우스가 자신의 소설에, 이 세계에 넣어둔 마력과 마법의 설정이었다.
그리고 나타샤는 바로 그 체내에서 마력을 가속시키는 것이 잘 되지 않는, 마법 사용에 있어서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는 바로 그런 캐릭터였다.
원래라면 죽을 때까지 마법과 딱히 친해지지 못 하는 요정, 나타샤 벨라루스.
하지만 클라우스에게 안기게 되면 그녀의 인생은 그야말로 180도 바뀌게 된다.
- 스킬, ‘특성 개발’ 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 -
- 대상자 ‘나타샤 벨라루스’ 의 마력 제어 능력이 소폭 상승했습니다. -
스킬 ‘훌륭한 선생’ 의 하위 스킬이라 할 수 있는 ‘특성 개발’.
클라우스가 지정한 이성의 능력 중 가장 낮은 부분을 일정 부분 상승시켜주는 스킬이었다.
스킬이니 능력이니 전혀 알 수가 없는 평범한 이들과는 달리 이제는 모든 것을 전부 다 꿰차고 있는 클라우스에게 이 정도 일은 쉬워도 너무 쉬운 일이었다.
“뭐, 뭐에요? 제가 이렇게까지 마력 제어가 잘 되는 편이 아니었는데?”
“놀랍죠?”
“무슨 짓을, 아니 어떤 일을 벌인 거예요. 어, 어떻게 제가 이 정도로 마력을….”
“이래 뵈도 요정들에게 전투 마법으로는 인정을 받은 나입니다. 크지는 않지만 상대방의 마력 제어를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쓴 것뿐이에요. 마침 나타샤 생도의 마력 제어 능력이 평균 이하였기에 잘 들어간 모양이군요.”
은근슬쩍 네 마력 제어가 평균보다도 낮다고 까는 클라우스.
하지만 나타샤는 거기에 미처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이전까지는 마력을 체외로 형상화하기는커녕 안에서 돌리는 것조차 고통스러울 정도로 힘들었는데 이제는 가속을 시켜도 고통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개인 강의를 잘 따라오고 있는 당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해두세요. 아, 물론 아주 기본적인 마력 제어를 도와주는 것뿐이니 너무 좋아하지는 말고요. 요정들은 원래 다 그 정도는 합니다. 나타샤 생도도 알고 있죠?”
“….”
클라우스의 말은 나타샤의 귀에 더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는 다만 멍하니 입을 벌리고서는 알다가도 모를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