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화 〉1장 - 교수입니다. 전쟁 영웅이 아니라. (10/341)



〈 10화 〉1장 - 교수입니다. 전쟁 영웅이 아니라.

‘다, 다리를 벌리라고?  무슨 상스러운 말….’


스륵-.


이번에도 나타샤의 몸은, 그리고 본능은 그녀의 이성을 비웃으며 먼저 행동에 나섰다.
덕분에 나타샤는 정말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인간 앞에서, 남자 앞에서, 요정이자 벨라루스 가문의 고귀한 여인인 자신이.
그 말도 안 되는 요구 앞에서 조금이라지만 분명 확실하게 다리를 벌린 것이었다.

“교수님의 지시를 잘 이행하는 성실한 생도군요.”
“아, 아니야! 뭐, 뭐하는 짓이야. 저리   치워?!”
“생도가 교수에게 할 말은 아니군요. 예의를 차리세요, 나타샤 생도.”
“개소리 집어치워! 저리 치워! 저리 치우라고!”



몸을 비틀고 손을 흔들며 점점 위로 올라오는 클라우스의 팔을 쳐낸다.

하지만 전혀 저항이라고 찾아 볼 수가 없을 정도로 그 몸짓은 미약하기 짝이 없었다.



“진정하세요, 나타샤 생도. 누가 보면 내가 당신을 겁탈이라도 하는 줄 알겠습니다.”
“그럴 의도잖아! 이 나쁜 자식! 변태 새끼! 저질! 인간 나부랭이가 감히!!”
“요정은 모계 사회라고 했죠. 그래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일처다부제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던데 사실입니까?”
“아니야! 우리 요정들은 고귀한 이들, 평생을 한 남자, 여자와만 사랑해! 너희 저질  자체인 인간과 비슷하게 보지 마라! 죽여 버릴 거야!!”


미안하지만 어림도 없는 짓이다.
이 세계를 만든 것이 누구인데, 설정을 집어넣은 이가 누구인데 그런 거짓말을 하나.


실제로 요정들은 정말 일처다부제가 가문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능력만 있으면 남자가 여러 여인을 두는 것이 오히려 대단한 것인 세상이니 반대로 역시나 능력 있고 아름답기까지 하다면 여러 남자를 두는 것도 별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이 요정 여인, 나타샤 벨라루스는 남자에 대한 멸시가 대단했다.
더해서 요정들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인간에 대한 요정의 우월 의식까지 겹쳐지니 그야말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까부는 그런 여자가 되었다.



‘웃긴 점은, 그렇게 드세고 자존심  여자가 정작 또 가장 멘탈이 약하다는 거지.’


어쩌면 나타샤의 그 날카로움은 자기 방어를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장미를 아름답게 여기는 이들이 함부로 다가오지 못 하게 하기 위해서는 가시를 보여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함부로 꽃을 건드리고 꺾거나 함부로 할 생각을 못 하니까 말이다.

“죽여 버린다니, 정말이지 무서운 말만 골라서 하네요.”
“그러니까 떨어져.  몸에 손대지 말고 저리….”
“그런데 왜 정작 당신이 내게서 도망칠 생각은 안 하는 거죠?”
“뭐, 뭐라고…?”
“내가 이렇게 가까이 다가와서.”

침대 위에 앉은 나타샤의 뒤를 점하고 그녀를 껴안는 것처럼  안에 둔다.
턱 바로 밑에 찰랑이는 머리칼이 자리하고 여인의 온기가 느껴진다.

“뒤를 잡고, 당신의 몸을 만지고.”


손을 뻗어서 슬그머니 옆구리를 콕콕 찔러준다.
그럴 때마다 움찔거리며 확실히 반응하는 여체가 무척이나 아찔한 냄새를 풍긴다.




“이렇게 당신을 도발하는데.  당신은 내게 물러나라고 외치면서 정작 당신이 빠져나갈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일까요? 나타샤 생도.”



고개를 살짝 숙여 요정의 뾰족한 귀에 대고 그리 속삭인다.
나타샤는 클라우스의  질문에 잠시 입술을 벙긋거리다가 애써 말했다.

“내, 내가 왜. 요, 요정인 내가 왜….”
“안타깝지만 오답이군요, 나타샤 생도. 아닙니다. 그게 아니에요. 다른 답을 찾아보세요.”
“무슨,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당신이 내게서 멀어지지 않는 이유. 내 제안을 바로 거절하지 않는 이유 말입니다.”



천천히 손을 내려서 살짝 벌어져 있던 나타샤의 허벅지를 살금살금 열어본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이성의 끈을 놓지 않았는지 억지로 버티려는 힘이 느껴졌다.


이쯤 되면 답을 찾을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너무 강하게 밀어붙인 모양이다.
충격이 컸는지 대답을 도통 하지 못 하기에 클라우스는 부족한 생도를 대신하여 교수로서의 의무를 다 하기로 결심했다.



“그건, 네가 원하기 때문이지.”
“…!”
“모르겠어? 네가 날 원하기 때문이야, 나타샤. 그래서 도망치지 않는 거야. 그래서 달콤한 사탕을 기다리는 어린 아이의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이렇게 하라는 대로 다리를 벌리고 있는 것이지. 그리고….”



스으읍, 하아아-.


여인의 목덜미에 코를 박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달콤한 향과 남자를 유혹하는 아찔한 여인의 냄새가 코를 타고 전신으로 퍼진다.
역시 남자 환장하게 만드는 종족, 요정다운 모습이라 할  있었다.




“이렇게 대놓고 남자를 유혹하고 있는 것이겠지.”

아니야, 아냐! 그게 아니야! 라고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나타샤는 끝내  말을 입 바깥으로 내놓지  했다.



어느 순간부터 이제는 이성조차 인지를 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내 몸은 이 상황을 거부하기는커녕 당연하다는 듯 순응하고 있다고.
자신이 너무 한심스럽고, 치욕스러워서 죽을  같은데.
도망을 치는 건 고사하고 바보 같이 기대를 하고 있다고!



“벌려.”
“….”
“경고하는데,  다음으로 말하는 쪽은 교수가 아니라 네가 그렇게나 멸시하던 여인에 취한 남자일 거다. 그러니 그전에 얼른 다리 벌리고,  치워.”

몸에 붙은 불길은 이성을 남김없이 태워버린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본능이 대신한다.

여인으로서 남자에게 가지는 호기심, 요정들조차 끌어들이려고 했던 전쟁 영웅이라는 인간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그 대단한 이가 왜 다른 이도 아니고 자신을 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 모든 것이 얽히고 얽혀 결국 나타샤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에 성공하고 말았다.




사르륵-.


수치심으로 인해 가늘게 몸을 떨면서도 여인의 다리가 좌우로 벌어진다.
방 안에서 쉬고 있었기에 움직이기 간편한 바지 한 장만 걸치고 있던 나타샤였지만, 그녀는 마치 모든 옷이 다 벗겨지고 나신으로 이 남자 앞에 내동댕이 쳐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꾸욱-.




“아!”



가랑이 사이에 위치한 균열 부근을 한 번 눌러본다.


속옷도, 바지도 입고 있던 터라 크게 자극이 갈 수는 없을 텐데도 나타샤는 마치 제 맨살에 남자의 손가락이 닿았다는 듯이 크게 신음을 토해냈다.



“아, 아아!”

수치스럽다, 치욕스럽다, 죽이고 싶고 또한 죽고 싶다.
그런 온갖 생각이 드는데 정작 자신의 몸은 전혀 저항할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점점 더 뜨거워지는 몸은, 세차게 타오르는 불길은 나타샤를 벼랑 바로 앞까지 밀어붙이며  어떤 반항도 하지 못 하게 만들었다.

여인의 정신이 완전히 빠져버렸다는 것을 알아차린 클라우스는 슬쩍 그녀의 하의를 붙잡았다.
그리고는 미처 눈치를 채기도 전에 나타샤의 몸을 안아들면서, 손을 끌어내려 걸리적거리던 바지를 그녀의 허벅지까지 내리는 데에 성공하고 말았다.


“아아?!”



제 몸을 허락한 것도 치욕스러워 죽을 판인데, 인간 남자 따위가 제 옷을 벗겼다.
그리고 자신의 맨살이 그 인간 앞에 드러나게 되었다.


“너, 너!”
“교수님. 호칭, 분명 신경 쓰라고 경고했을 텐데. 나타샤 생도.”
“교수라면, 교수라면 이러지 마, 이러지 마요. 이, 이건 아니야….”
“아니지, 아니야. 이건 오히려 너한테 이득이지. 이득이고말고.”
“무슨 말을….”
“네가 말했지? 벨라루스 가문은 나를 원한다고. 나를 끌어들이고 싶어 한다고. 그걸 네가 이루는 거야. 전쟁 영웅이나 결국 인간이고 남자인 그 클라우스라는 녀석을 네가 유혹해서 가문으로 끌어들이는 거지. 내가 강제로 너를 겁탈하는 게 아니야. 네가 나를 유혹해서 가지고 노는 거야. 그러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네가 이긴 거야.”
“내가, 내가 이긴 거…?”

율리아는 의지하게 만들고 세실리는 시작부터 짓밟았다.
반대로 나타샤는 스스로가 먼저 다가오게 만들 생각이었다.


워낙 드센 여인이라 힘을 가하면 더욱 지랄 발광을 하지만 혀 좀 굴리고 귓가에 속삭여주며 사실은 네가 위에 있어, 라고 유혹하면 거기에 홀라당 넘어간다.


요정이어서 그런지, 귀쟁이들이라서 그런지 은근히 말에 약하다.
힘으로는 아무리 밀어도 넘어지지 않는데 말 몇 마디 해주고 나서 톡 밀면 참으로 우습게도 그대로 넘어가는 여인, 그게 바로 나타샤 벨라루스였다.



“하, 하지만 그래도 인간 남자는 싫어….”
“널 좋아하게 만들어. 그리고 널 떠받들게 만들어. 그러면 되잖아? 설마 우리 벨라루스 가문의 일원이자 고귀한 요정 일족인 나타샤 생도는 그럴 자신이 없는 건가?”

클라우스의 속삭임에 나타샤가 재빠르게 고개를 젓는다.
열병으로 인해 이성이 완전히 마비되었을 텐데도 그 자존심만큼은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그 자존심 강한 성질 때문에 이리 너무나도 쉽게 다룰 수 있는 사실이 참으로 우습다.

“괜찮으니까  치우고 긴장 풀어. 네가  유혹하는 거야. 아무 문제없어.  나를 벨라루스 가문으로 데리고  수 있는 이유를 가지게 되는 거지. 다른 생도들과는 다르게, 그 어떤 생도보다도 뛰어난 생각과 판단을 바탕으로 그걸 이루는 거야.”

스킬 ‘열병’ 덕분에 그냥은 절대 받아들이지 못 할 말에도 쉽사리 설득된다.
평소에는 무시할 수 있는 유혹도 감히 마음대로 벗어날 수 없다.


만약 상대가 율리아, 혹은 세실리 정도만 되었어도 이 스킬은 절대 통하지 않았을 것이다.
제아무리 은밀하게 스킬을 운용한다고 해도 결국 자신 안으로 침투한 다른 마력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경계를 했을 테니까,  둘이라면  정도는 알아차릴 테니까.

‘하지만 나타샤는 마력 운용이 영 별로지.’




그 점을 훤히 알고 있었기에, 바로 그 부분을 노리고 스킬을 걸어두었다.

도도한 요정 여인이 완전히 넘어가서는 마침내 스스로 제 다리 활짝 벌리고  딴에는 유혹한다고 믿고 있겠지만 실상은 얼른 넣어달라고 조르는 음탕한 여자가 되는 꼴, 반복되는 회차에서  번을 봐도 항상 만족스러운 그림이었다.




“할 수 있잖아, 나타샤 생도. 그렇지?”
“….”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클라우스의 손목을 붙잡고 있던 여인의 손에서 힘이 다 빠졌다는 것이나 미약하게나마 힘을 주고 버티고 있던 다리도 더는 저항 의지를 잃고 맥없이 스러진 것을 보면 그녀가 어떤 대답을 했는지는 충분히 되고도 넘쳤다.




“정말이죠? 정말 저를 드리면… 벨라루스 가문으로 가는 거죠?”
“정말이지. 정말이고말고.”

정말이겠니? 오히려 네가 나한테 매달릴 거란다.  여자야.

요정의 자존심이고 벨라루스 가문의 일원이고  버릴 테니 자신을 버리지 말아 달라고.
그 도도하고 오만하던 여인이 그렇게 매달리는 모습은 뭐랄까, 다른 거 다 떠나서 아주 먹음직스러웠다고 할  있었다.

“….”



스킬에 이어 클라우스가 설득 같은 유혹까지 해주니 그 콧대 높은 요정도 별 수 없었다.

이제는 어떻게 되든 좋다, 그냥 본능이 이끄는 대로 이 남자한테 안겨있고 싶다.
여인으로서 죄의식이 들기는 하나, 요정으로서 자존심이 상하기는 하나 이게 자신이 가장 유리한 방향이라고 하니 나쁜 것은 없을 것이다.
라고, 나타샤는 아마 생각 중일 거라고 클라우스는 확신했다.



“자, 그러면.”




전쟁 영웅을, 인간 남자를 유혹하는 중이라고 착각하시는.
실상은 제 스스로 다리 벌리고 만져달라고 아양을 떠는 요정을 천천히 달궈보도록 하자.




꾸욱-.

“아읏….”

바지를 벗기고, 이제 남은  팬티 한 장이다.
당연히 몸이 느끼는 감도는 훨씬  진하고 노골적일 것이다.
손가락 끝으로 부드럽게 팬티 위를 문지르고 지나가니 그 아래로 선이 그려진다.

“흑, 흐윽….”


눈물이 잔뜩 고인 채 제 손가락을 문 모습으로 바르르 몸을 떠는 나타샤.
여전히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남아서 그녀를 괴롭히는 모양이지만 클라우스는 거기에 더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언제까지고 이 여자를 보살필 생각도 없었고, 무엇보다 그 수치심에 몸을 떨면서도 본능을, 쾌락을 이겨내지 못 하고 앙앙거리는 여자의 모습이 보고 싶었으니까 말이다.

스윽, 스으윽-.

검지 끝이   더 움직이니 부드럽게 보지 살이 밀려 들어가며 팬티 아래로 여인의 은밀한 곳이 확연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원래라면 다른 한 손으로는 향긋한 냄새가 풍겨오는 가슴을 움켜쥐고 달콤한 맛이 날 나타샤의 혀와 입술을 집어삼킬 듯 탐했겠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처음이니까, 네가 유혹하는 중이라고 했으니까 일단은 딱 적당한 쾌감만 선사해준다.
여전히 자신이 우위에 서고 있다고 믿게 하고 실상은 처음 알게 된 쾌락에 중독되어서 그 열을 꺼트리기는커녕 불길을 자꾸만 더 크게 일으키는 상태로 만들어준다.




“아, 아앙… 이, 이거 이상해….”
“아름다워, 나타샤.”
“그, 그런 말을 해도 내, 내가 당신을 좋게 생각할 일은 어, 없어요.”
“괜찮아. 언젠가는 다 이해하는 날이 올 거야.”




조금  강하게, 그리고 노골적으로 보지를 괴롭힌다.
그럴 때마다  손가락을 앙, 하고 물고 있던 나타샤는 이리저리 몸을 비틀며 괴로워한다.

아니, 아니다. 이 요정 여인은 이미 기뻐하고 즐기고 있다.
 증거로, 팬티의 색이 변하며 물기로 인해 1자 선이 그려지고 있는 중이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