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만화 속 금태양이 되었다-126화 (126/148)

〈 126화 〉 여기사들

* * *

사실 방에서 세레스에게 네토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반쯤 허풍이라고 생각했다.

그럴 수밖에.

이제 겨우 처녀 딱지 뗀 아가씨다. 게다가 기사단에서 다른 여기사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조차 받지 못했다. 그러니 밤새 고생했다는 이야기도 세레스가 밤 기술이 미숙한 탓이라고 생각했다.

애초에 일반인이면 모를까 상대는 육신을 단련하는 남성 파일럿이었고, 그렇다 보니 그 정력 또한 일반인의 수준에서 벗어나 있다.

그러니 당연히 여성 파일럿이 미숙할수록 남성 파일럿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이건.

“하윽···!”

팔이 뒤로 강제로 꺾인 채 그가 움직일 때마다 케레네의 몸이 들썩였다.

“학···. 윽···! 윽···!”

찌걱찌걱하고 울려 퍼지는 천박한 소리가 케레네의 신음소리와 절묘하게 겹쳐지고 있었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다. 케레네는 그저 아랫배에서 올라오는 흔들림에 맞추어 신음소리를 토해내기 바빴다. 어느새인가 제 의지에서 벗어난 소리들이 그녀의 입술 사이로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 안에는 남자를 위해 연기하던 교태 어린 신음 따위는 없었다. 그저 본능적이고, 쾌락에 젖은 순수한 여인의 신음 소리만이 토해지고 있을 뿐.

이미 몇 차례 질내사정이 진행되었다.

살이 부딪치는 소리 함께 찌그덕­ 자궁 끝이 짓뭉개지고 있었다.

“하윽···!”

숨을 허덕이는 소리는 어느덧 한계에 이르러 더 이상 격해질 구석도 없었다.

벌써 몇 차례인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케레네가 차곡차곡 절정에 이르는 온몸의 감각과 의식을 느끼던 그때였다.

“흐으으윽?! 으윽!”

뒤에서 난폭하게 팔을 잡아당기며 음부에 쑤셔 넣기 바쁘던 그가 갑자기 몸을 앞으로 숙였다. 그리고는 그대로 케레네를 포옹하듯 껴안고는, 팔을 잡던 손을 앞으로 뻗어 젖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하아아악!”

아프다. 가슴이 그의 손아귀에 강하게 짓뭉개지며 잡아당겨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픔과 동시에 기분이 너무 좋아서 미칠 것만 같았다. 그의 손길이 닿는 모든 것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학···. 하아아악···!”

폐에서 공기 빠지는 소리만이 입 밖으로 새었다.

케레네는 그의 우악스러운 손길을 끝내 버티지를 못했다. 이번에는 좀 더 오래 버텨보겠다고 다짐했던 것을 비웃듯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그렇게 절정과 함께 온몸이 경련하는 순간 기다렸다는 것처럼 그녀의 아랫배가 꿀렁였다. 안쪽 깊숙이 찌른 그것에서 정액이 사정되고 있는 것이다.

“하읏···. 으읏···.”

그의 정액이 몸안을 가득 채운다.

몇 차례나 살이 맞부딪친 탓에 두툼하게 부어오른 음부로 그의 정액을 모두 받아내던 케레네는 그가 놔주기 무섭게 간신히 버티던 몸을 쓰러뜨렸다.

“하아···. 하아···.”

이미 수차례 절정을 맛본 케레네에게 생각할 여유 따위는 없었다. 그저 파르릇 몸을 떨며 쾌락에 잠긴 채 숨만 허덕였다.

그리고 그런 케레네를 가만히 둘 생각은 없는 것인지 네토루가 품에 안은 채 목덜미를 깨물었다.

마치 제 물건에 흔적이라도 새기는 것처럼 질긋질긋 피부를 깨문다. 키스 마크였다.

이미 케레네의 몸은 붉은 잇자국투성이였다. 젖가슴, 쇄골, 등, 허리···. 심지어 팔에도. 그런데 이제는 목덜미에도 아낌없이 새기고 있는 것이다.

“으읏···. 거, 거기다가 새기면···. 남들이 볼 수도 있는데요? 트, 특히···. 볼드로이 경이···.”

“그 녀석, 보라고 새기는 거야.”

꼬옥···. 그가 끌어 안아주는 그 감촉이 케레네는 너무나도 좋았다. 덕분에 계속 이대로 그의 품에 안긴 채 자고 싶어졌다.

이런 게 얼마 만이었을까. 그저 육체적인 즐거움을 위한 교접이 아니라, 정신과 정신을 이어주는 듯한 관계는 말이다. 그래서 케레네는 은은한 미소를 흘리면서도 질투가 났다.

부럽다. 세레스가 부럽다.

케레네는 한차례 절정을 느낀 후 여전히 의식이 없는 세레스를 보며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

사람 인생이라는 건 정말로 알 수 없는 일이다. 모두가 하지 못 할 짓을 저지르고 쫓겨난 소녀는 남들이 쥐지 못한 행복을 찾아냈다.

세레스는 매일 밤 이런 행복을 겪는 걸까. 그의 품에 안긴 채 사랑을 속삭일까.

이런 남자라면 커플링할 때조차도 즐거울 것이다.

성격과 궁합이 잘 맞는 짝을 찾는 건 그런 것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서로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는 순간도 모두 소중해지는···.

······내가 세레스였다면 좋았을 텐데.

케레네가 그러한 생각을 하던 찰나였다. 케레네는 자신을 끌어안던 네토루가 일어서는 걸 느꼈다.

“네···? 어···. 자, 잠시만···?”

행복한 망상을 하고 있던 케레네가 아연해졌다. 닫혀 있던 허벅지를 강제로 벌린 채, 그가 그녀의 음부에 다시 자지를 밀어 넣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어느새인가 몸도 그의 힘에 이끌려 강제로 세워지고 있다. 그가 다시 시작하려는 것이다.

상황은 똑같다. 팔이 뒤로 꺾인 채, 그가 잡아당길 때마다 몸 안에 자지가 박히고 있었다. 그 움직임은 방금 전보다도 더 난폭하고, 강압적이었다.

왜 이 남자는 아직도 멀쩡하지?

도대체 몇 번을 사정해야 멈출 생각인가···.

“···으윽? 또, 또요? 지, 지금 몇 번째···. 우읏!?”

안 그래도 네토루의 정액이 가득 차 있던 아랫배가, 삽입과 후퇴를 계속될 때마다 그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부풀어 오르고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정액으로 가득 찬 자궁과 아랫배가 파열할 것만 같다. 하지만 정작 그녀의 속살은 그의 것을 끈덕지게 붙잡으며 그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으으읏!”

이윽고 다시 격렬한 섹스가 시작되었다. 그의 것이 미친 듯이 자궁구를 짓뭉개지듯 찌르고, 케레네는 앞서 비슷한 모양새로 몸을 들썩이며 받아내기 바빴다.

그곳에는 더 이상 남자에 능숙한 여인의 모습 따위는 없다. 압도적인 체력과 정력 앞에서는 여성 파일럿이 아무리 노력해도 별 저항을 할 수가 없었다.

“학···. 하아앙···! 으읏!”

하지만 케레네는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도구처럼 난폭하게 다루어지는 중에도 자신의 역할을 잊지 않았다.

자신의 몸 안에 그의 자지가 박힐 때마다 아랫배에 힘을 주며 강하게 조였다. 그것은 어느새인가 몸 안에 녹아든 버릇이자 본능 같은 것이었다.

그 노력이 통한 걸까. 몇 분 동안이나 케레네의 팔을 당긴 채, 자지를 박아넣고 있던 네토루가 또다시 사정감을 참지 못하듯 쿡 찌르고 들어왔다.

이렇게 또 다시 몸 안에 정액이 쏟아진다.

“하아아앙······!”

다리에 힘이 풀린다. 케레네는 그대로 근처에 있던 세레스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숨을 허덕였다.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세레스의 얼굴은 엉망진창이었다. 천박하고 음란한 얼굴. 하지만 그 어느 거짓도 없기에 순수한 얼굴.

나도 지금 이런 표정을 하고 있을까.

아니면 지금도 남자를 위한 천박함을 연기하고 있을까.

그러한 의문을 가지며 멍하니 보고 있을 때였다.

덥썩···! 하고 케레네의 허리가 잡혔다.

그 순간 등줄기로 오싹한 한기가 가로질렀다. 설마 싶던 그때였다. 케레네는 보았다.

네토루의 무덤덤한 얼굴을 말이다. 그 표정에는 조금의 지침도 없고, 오히려 뻔뻔스러울 정도로 태연해서 케레네는 덜컥 비명이 나올 뻔했다.

“흐윽? 자, 잠시만······! 다, 당신···!”

케레네가 네토루한테 붙잡힌 허리를 최대한 흔들었다. 그리고 팔을 뻗어 세레스의 몸을 붙잡고, 앞으로 기었다. 그의 손길을 떨쳐내기 위해서 말이다.

쓰으으윽!

하지만 소용없는 발버둥이었다.

“하읏!”

허리가 빠지는 듯한 감각 속에서. 세레스를 붙잡고 있던 손이 떨어지고, 케레네는 뒤로 몸이 당겨지는 걸 느꼈다.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도구를 손에 쥐는 듯한 강압적인 끌림이었다.

이윽고 꾸욱 하고 가랑이가 열리며 케레네의 몸이 들썩였다. 그가 허리와 허벅지를 쥐기 무섭게 다시 그녀의 몸안에 삽입한 것이다. 어마무시한 크기. 가랑이 사이를 지나 단전까지 밀려오는 그 거대한 압박감을 느끼며 케레네가 비명 같이 소리쳤다.

“미, 미쳤어요? 지, 지금 몇 번째에요! 저 이러다가 정말 임신할 수도 있어요!”

볼드로이도 절륜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난생 경험해본 적 없는 상황에 케레네는 다급해졌다. 여성 파일럿이라고 피임이 완벽한 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이러다가는 정말 덜컥 임신이라도 할 상황이었다.

여성 파일럿들은 자궁구에 있는 마력 신경계를 활성화함으로서 정자의 착상을 막는다. 성기병을 기동할 때처럼 마력을 소화하는 방식으로, 자궁 안에 스며든 정액의 마력을 흡수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라는 건 존재했다. 더 이상 마력을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무리한 경우가 바로 그러했다. 일종의 오버히트에 가까운 상태였다.

성기병을 무리하게 기동시키다가 한계가 온 것처럼, 정액을 소화하다가 그 한계가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네토루는 별 문제가 아니라는 듯이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마력 신경계를 한계까지 활성화해야 해. 그러니까 이 정도로는 아직 부족해.”

“우우우웃! 다, 당신···. 미쳤어! 이, 이러면···. 정말···. 흐앙···!”

찌걱···! 찌걱···!

살결이 부딪치는 소리. 그와 동시에 케레네의 아랫배에 있는 마력 각인 또한 쉴새 없이 마력광을 흘리며 점멸했다.

그의 것이 몸 안에 쑤셔박히고, 보지 안에서 새어 나오던 정액이 다시 자궁 안쪽으로 밀려들어갈 때마다 그 빛의 세기는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자지가 박힐 때마다 마저 소화하지 못한 정액이 안에 밀려들어가며 계속 마력 신경계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그건 케레네에게 항거할 수 없는 폭력과도 같았다.

그렇게···. 한 번, 두 번···. 주제할 수 없는 수차례의 절정이 이어질 때쯤.

“하윽···. 흑···! 흐으윽···!”

“···이 정도면 괜찮을 거 같네.”

마치 드디어 준비 단계가 끝났다는 것처럼 네토루가 케레네의 몸 안에 마지막 질내사정을 끝냈다.

마력이 담긴 정액은 마력 신경계에 닿는 순간 엄청난 자극이 된다. 그렇기에 그 순간은 교성조차 나오지 않았다. 팽팽한 실따위가 뚝 끊기는 느낌과 함께 케레네는 털썩 고개를 떨궜다.

정말 정신을 잃어버린 것이다.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절정의 연속은 그녀조차 버틸 수가 없었다.

그리고 네토루는 그런 그녀의 허리를 다시 끌어당기고는, 아직 죽지 않은 자지를 그녀의 자궁구 끝에 닿을 정도로 강하게 밀어 넣었다. 의식 없는 여자의 몸을 안는 건 취향이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

이윽고 두 사람 사이에 마력패스가 생성됐다.

아니, 케레네가 의식이 없었기에 네토루가 강제로 만들어내야만 했다.

“···이제 시작해볼까.”

여성과의 교감이 절정에 이르고,

아무런 간섭없이 여성의 마력 신경계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여자를 한계까지 밀어붙일 필요가 있었다.

지금부터 할 건 그만큼이나 조금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는 ‘정밀한’ 작업이었으니까.

저번에 카렌에게 했던 것처럼 단순히 마력 신경계를 확장하는 게 아니다. 그 구조를 완전히 처음부터 뜯어고치는 대공사였다.

네토루는 그대로 의식 없는 케레네의 음부 안에 자지를 밀어 넣은 채 마력 신경계에 접속했다.

계속된 질내사정 덕분일까. 정액의 마력을 흡수하기 위해 그녀의 모든 마력 신경계가 성기병을 기동시킬 때처럼 한계까지 완전히 활성화된 상태였다.

네토루는 그런 그녀의 마력 신경계에 하나둘씩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배 밑에 깔려 있던 케레네는 의식을 잃은 그대로 음부 사이에서 정액을 토해내며 몸을 움찔거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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