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화 〉 여기사들
* * *
“어때요? 이거, 마음에 들어요? 제 작품인데.”
“······”
대단한 풍경이었다. 살결이 비치는 야릇한 속옷을 입은 채 두 여인이 엎드린 상태로 젖가슴을 맞대고 있는 모습은 말이다.
세레스의 몸 위에서 케레네가 몸을 움직일 때마다, 형태 좋은 두 젖가슴들이 사이좋게 맞물리며 엉망진창으로 망가지고 있었다.
“흐윽···.”
그런 케레네의 움직임이 괴로웠던 걸까. 밑에 깔려 있던 세레스가 살짝 몸을 틀더니 신음을 흘렸다.
하지만 정작 눈은 뜨지 못한 채 의식을 잃은 그대로였다.
···정말이지. 어지간히 술에 약한 모양이었다.
무방비하게 흐트러져 있는 세레스의 모습은 뭐라고 해야 할까. 너무 야해서 시선을 떼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살결이 훤히 보이는 저 속옷은 뭐란 말인가.
혹시 저번에 했던 말 때문에 그런 걸까.
─그렇지만 그래도 좀 더 야한 걸 입는 게, 파트너로서의 배려 아닐까?
하지만 그건 반쯤 농담으로 했던 말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세레스 성격상 그런 걸 입을 것 같지는 않았기에 크게 기대도 안 했다.
그런데 설마 이렇게 다음날 바로 바꿔올 줄이야.
아니, 애초에 저런 속옷은 어디서 구해온 거지?
순간 네토루의 머릿속에서 그런 의문이 떠오르기 무섭게 케레네가 눈치 좋게 말했다.
“···후후. 눈빛을 보아하니 제가 준비한 게 제법 마음에 들었나 보네요?”
네토루가 세레스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자 케레네가 입가를 씰룩였다. 장난기 많아 보이는 그 웃음에 네토루는 그제야 케레네를 응시했다.
“···이거, 네가 준비한 거라고?”
“네. 맞아요. 하도 애가 색기 없는 속옷밖에 없길래 제가 하나 마련해줬죠. 어때요. 고맙죠?”
“고맙기는 한데···. 그렇다고 해도 세레스가 이런 걸 입을 줄은 몰랐는데.”
“저도 덕분에 설득하느라 힘들었어요. 정말이지, 애가 왜 이렇게 꾸밀 줄 모르는 건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그나마 스스로 선택한 게 이거였어요. 사실은 더 좋은 게 있었는데.”
“···더 좋은 거?”
“왜요? 궁금해요?”
케레네의 눈매가 음흉하게 가늘어지자 네토루는 쓴웃음을 지었다. 솔직히 말해서 궁금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굳이 알고 싶은 건 아니다.
“흐음···. 확실히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니 가슴이 예전보다 더 커지기는 했네요. 기사단에 있을 때도 발육이 좋다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의식을 못 차리는 세레스를 보며 짓궂은 표정을 짓던 케레네가 세레스의 가슴을 주물럭거리기 시작했다. 같은 여자라 그런 걸까. 그 손장난에는 아무런 망설임이 없었다.
그렇게 아무런 반응이 없는 세레스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던 케레네가 네토루를 보며 툭 말했다.
“그런데 언제까지 그렇게 멍청히 서 있을 거예요? 여자 두 명이 이렇게 잡아먹어달라고 있는데, 얼른 와서 짐승처럼 덮치던가 해야죠.”
이거, 꽤나 재미있는 여자다.
그동안 상대한게 수동적인 분위기의 세레스라 그런가. 반대로 먼저 유혹하며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여자는 여러 의미로 색다른 느낌이었다.
“글쎄. 짐승처럼 덮치는 건 내 취향이 아니라서 말이야.”
“흐음···? 그런가요? 제가 세레스한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당신 섹스할 때 꽤나 짐승 같다고 하던데, 그거 그냥 허풍이었나?”
네토루는 피식 웃었다. 도대체 세레스는 케레네한테 무슨 이야기를 한 걸까. 아무튼 좋다.
짐승이라···. 뭐 그것도 나쁘지 않지.
네토루는 옷을 벗으면서 침대 위에 올랐다.
마침 케레네가 세레스의 몸 위에 올라타 있어서 그런지 높이가 딱 알맞았다. 덕분에 네토루는 그대로 케레네의 얼굴을 향해 허리를 내밀었다.
“으읏?”
아까부터 흉흉하게 부풀어 올라 있던 네토루의 자지가 창처럼 케레네의 볼을 꾹 눌렀다.
희미할 숨결. 케레네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숨이 귀두 끝을 간질인다. 케레네의 얼굴에 귀두를 비비던 네토루가 그녀를 내려다보며 나직이 말 했다.
“뭐해? 이제 시작하자며. 그런데 그렇게 계속 가만히 보고만 있을 거야?”
“아, 아니요. 그, 그게···. 생각보다 너무 커서···. 이걸 어떻게···.”
"···세레스 말이 진짜였네."
케레네는 한동안 멍한 얼굴로 눈앞에 있는 자지를 바라보더니, 결연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붉은 입술을 서서히 열기 시작했다.
“앙···.”
케레네의 앵두 같은 입술이 귀두 끝을 천천히 집어삼킨다. 그리고는 사탕이라도 빨듯 혀를 구르며 요도 끝을 간질이기 시작했다.
그런 상태로 케레네는 네토루의 눈치를 살피듯 눈을 약간 치켜올린 채, 서로의 시선을 마주했다.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는 눈짓이었다.
그렇게 몇 번이나 네토루의 눈치를 살폈을까.
“츄룹···. 추웁···. 우웁···.”
케레네는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넘긴 채 고개를 앞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귀두 끝이 그녀의 입안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집어 삼켜졌다.
확실히 그 움직임은 능숙했다.
미숙한 움직임으로 간간이 이빨이 닿던 세레스하고는 다르게 케레네는 반들반들하고 기분 좋은 부분에만 귀두를 문지르며 자극을 주고 있었다.
그건 마치 자신의 입안을 도구 삼아 남자를 즐겁게 하기 위한 방법을 잘 아는 듯한 모양새였다.
좋은 봉사였다. 상냥하고 열정적이다.
“후후···. 기분 좋으세요?”
살짝 숨을 쉴 여유가 필요했던 건지 목구멍 안쪽까지 물고 있던 자지를 내뱉으며 케레네가 말했다. 네토루는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쁘지 않아.”
“에이. 평가가 박하네요. 겨우 하는 소리가 나쁘지 않다니···. 이럴 때는 기분 좋다고 해야죠. 그러면 세레스랑 비교하면 어때요?”
“세레스랑 비교하면?”
우스운 일이다. 지금 이 여자는 누구랑 비교하려는 걸까.
“빨리 말해줘 봐요. 솔직히 제가 더 낫죠?”
네토루는 피식 웃었다. 혹시 칭찬이라도 바라는 걸까. 세레스가 아닌 나를 봐달라면서.
“케레네. 지금부터 이거, 알아둬. 나는 여자들끼리 비교하는 건 별로 안 좋아해.”
“네···? 우, 웁?"
네토루는 케레네의 붉은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허리를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살짝 열려 있던 케레네의 붉은 입술 틈새를 비집고 자지가 밀려 들어갔다.
그 과격한 움직임에 놀란 듯 으스스대던 케레네가 눈을 크게 뜬 채 네토루를 올려다보았다. 연기가 아니다. 정말로 놀란 눈 모양이었다.
“우우웁!?”
갑작스럽게 삽입된 탓일까. 케레네는 괴로운 듯 컥컥거렸다. 얼굴도 붉어지고, 눈매가 애처롭게 찡그려지기 시작했다. 어느새인가 네토루의 허벅지를 밀어내듯 손까지 얹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가냘픈 힘으로 네토루를 밀어낼 수 있을 리가 없다. 네토루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좀 더 강하게 끌어당기며 나직이 말했다.
“참아. 이대로 목구멍 안까지 넣을 거야.”
“우웁···!? 웁웁···! 우우웁······!”
명령하는 듯한 어투에 케레네가 눈물을 글썽이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케레네는 세레스의 몸 위에서 잠시 비틀거리더니 고개를 치켜들었다. 네토루의 물건이 목구멍 안쪽까지 들어오기 쉽도록 말이다.
머리채를 잡힌 채 강요받고 있지만 여전히 케레네는 순종적인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좋은 여자다. 남자가 원하는 걸 잘 알고 있다.
그 모습에 만족스러움을 느낀 네토루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쥔 채, 그대로 그녀의 코끝이 치골에 닿을 정도로 깊숙이 당기며 입안에 자지를 밀어 넣었다.
쑤욱, 혓바닥이 기둥을 훑고, 귀두 끝이 목젖을 때리며 목구멍 안으로 깊숙이 빨려 들어갔다.
“우우우욱···!”
썩 나쁘지 않은 감촉들이 자지를 휘감고 있는 가운데, 안 그래도 술기운에 붉었던 케레네의 얼굴이, 점점 숨이 부족해지자 새빨갛게 붉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네토루는 그녀의 머리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오히려 좀 더 안쪽으로 밀어 넣으며, 그녀의 한계까지 시험해보고는 그 감촉을 즐겼다.
괴로워하는 케레네의 얼굴과 다르게, 정작 그녀의 목구멍 안쪽에 있는 점막들은 자지 기둥을 훑으며 끈덕지게 달라붙고 있었다.
그러한 목구멍의 압박을 얼마나 즐겼을까.
슬슬 한계라고 생각 되자,
네토루는 천천히 허리를 뒤로 빼며, 케레네의 입안에서 자지를 빼냈다.
“콜록···. 우웁···. 하아···. 하아··.”
입에서 자지를 내뱉기 무섭게 다급히 몰아 쉬는 숨소리가 상당히 괴로워 보인다. 케레네는 눈물을 글썽이며 헛구역질을 반복했다.
하지만 그러한 휴식도 잠시였다. 네토루는 잠시 놓아주고 있던 그녀의 머리카락을 다시 쥐었다.
“케레네.”
“네···? 자, 잠시만 아직···. 우웁?!”
다시 케레네의 입안에 자지를 박아넣는다. 네토루는 망설임 없이 목구멍 안쪽까지 깊숙이 집어넣고 빼기를 반복하며 그녀에게 강압적인 구강성교를 강요했다.
“웁···! 우웁!? 우우욱······ 푸아···. 컥컥···.”
케레네의 입안으로 네토루의 물건이 들락거릴 때마다 붉은 입술 사이로 칠칠치 못하게 침들이 잔뜩 흘러내렸다. 방금까지 와인이 흘러내리던 요염한 목덜미에는 그녀의 침만이 흐르고 있었다.
네토루는 그런 케레네의 모습을 내려다보면서도, 그녀의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흥미롭다. 이런 여자는 또 처음이었다.
괴로운 숨소리. 강압적인 성교. 머리채를 붙잡힌 채 자위 도구마냥 난폭하게 다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케레네의 눈동자에는 거부감이 없었다.
“츄룹···. 우욱···! 웁···! 웁···!”
오히려 네토루의 눈치를 살피며 자기 고개를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제 머리가 당겨질 때마다 고개를 앞으로 움직여 자지를 입안에 삼키고, 찰나의 순간에 숨을 몰아쉬며 쉴새 없이 턱짓을 반복한다.
마치 벌이라도 받는 것처럼 그 순종적인 몸짓은 내려다보는 입장에선 애처롭기까지 했다.
내심 케레네가 어디까지 받아주나 싶던 네토루도 이쯤 되면 미안할 정도였다.
“우웁···. 꿀꺽···. 웁···!”
여기사들은 모두 이런 걸까?
그녀들 모두가 이렇게 순종적이고, 남자를 기쁘게 하기 위해 자기 고통도 아무렇지 감수하는 걸까?
그러면 세레스는 어떨까?
그 아가씨도 이러한 난폭한 성교를 받아줄까?
순간 그러한 호기심이 들 때였다.
네토루의 허리가 움직이고, 케레네가 쉬지 않고 자지를 입에 물며, 난폭한 구강성교가 계속되던 중.
거기서 네토루는 보았다.
케레네의 몸 밑에 깔려 있던 세레스가 눈을 꿈벅이며 이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는 걸 말이다.
세레스가 언제 일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케레네가 제 몸 위에 올라탄 상태로 입에 자지를 문채 계속 흔들거리면 자연스레 의식이 깰 수밖에 없다.
이윽고 구강성교를 멍하니 구경하던 세레스와 네토루가 순간 눈이 마주쳤다. 짤막한 침묵. 이내 놀란 듯 세레스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마치 다시 의식을 잃은 것처럼.
“······.”
왜 저러나 싶었는데 어쩌면 코앞에서 벌어지는 격렬한 구강성교에 놀라서 겁먹은 걸지도 모른다.
네토루는 세레스에게 이런 걸 강요한 적이 없으니. 딥쓰롯은 아직 그녀에게 너무 무리한 단계였다.
누가 봐도 겁에 질린 세레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무심코 웃음을 터뜨린 네토루는, 입에 자지를 물고 있던 케레네를 느릿하게 밀어냈다.
“우웁?”
구강성교에 열중하던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네토루가 말했다.
“이제 여기까지 해. 세레스가 깬 모양이니까.”
그러자 케레네의 입가에 장난기 어린 미소가 맺히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