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65화 〉 165화 (164/173)

〈 165화 〉 165화

* * *

한바탕 질척이는 샤워가 끝나고.

“후, 옛날 생각나네.”

“옛날요?”

“네, 옛날. 아니, 뭐... 옛날이라고 해봐야 얼마 전이긴 하네. 그때도 사장님은 이런 자세였지. 아니, 그때는 준현쌤이었지. 나한테 마사지하는 법 알려달라고 엄청 졸라댔는데.”

움찔.

나는 누워있는 채로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내 과거 얘기라면 주의깊게 들어야 했다. 어떻게든 기억을 되살려야 했으니까.

근데 꼭 이런 자세로 이렇게 만져지면서 그걸 해야하는건가.

일단 속옷을 입긴 입었다. 그런데 이 T팬티는 정말이지 난생 처음 입어본다. 이걸 입는다고 내 성기를 전부 가릴 수는 없었다. 예전의 나였으면 또 몰라. 그런데 지금의 나는 달랐다. 내가 알기론 성기의 크기를 키워주는건 현대 의학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대체 어떤 호르몬 방사선을 맞았는지 갑자기 무럭무럭 커버린 나의 성기 크기 때문에 이깟 팬티로는 내걸 가릴 수 없었다.

좋아할 일인지 어떤 일인지는 모르겠는데 두 여자는 하염없이 내 사타구니쪽에서 마사지를 하면서 농담 따먹듯 이야기를 나눴다.

“엄청 졸라댔어요? 아, 귀여워...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음... 나랑 그때 설 실장님이랑 약간의 다툼이 있었어서...”

“어떤 다툼이요?”

“일종의 세력 다툼?”

유영이는 뭐가 그렇게 흥미진진한지 눈을 반짝거리며 반응했다.

“세력 다툼?”

“네... 별 일은 아니에요. 이런 류의 영업직을 하다보면 종종 일어나는 일이니까.”

“아항.”

“그때 그래서 사장님 몸을 반으로 나눈 다음에 한쪽씩 맡아서 마사지를 했다니까요? 쿡쿡... 그때도 사장님 얼굴 엄청 빨개졌었거든. 근데 나는 또 이런게 엄청 익숙해요. 남자들이 가끔씩 마사지 받을 때 발기되고 그러는데 이럴때는 어떡해야 하는지 설 실장이 묻는 거예요.”

“실장님이요? 그건 의외네요.”

“응, 맞아. 나는 이전에 남자들이 오는 업장에서 일을 했었어서 나름대로 대처법을 알거든.”

“아, 그러고보니 1호점은 여성전용이었잖아요?”

“그치, 그치. 그래서 남자쌤이 궁해요. 알죠?”

“사, 사실 저는 이런 영업직은 처음이라서요.”

“음, 그러니까 전혀 알 필요가 없는 정보였어서 알아봐야 소용이 없는건데...”

연두는 그 뒤로도 유영이 묻는걸 다 얘기해줬다. 대충 설 실장이랑 어떻고 저쨌고 그때도 내 사타구니를 두고 날 연구실 삼아서 두 여자의 우정을 꽃피웠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연두는 내 엉덩이 밑으로 손을 쑥 집어넣었다. 아, 그렇다고 2차 터널에 손을 넣었다는 소리는 아니다.

“엉덩이 좀 들어줄래요?”

“아, 그, 그래...”

손을 넣기 전에 미리 얘기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데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순간, 순서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걸 알았다.

“와, 털...”

“털 삐져나왔어... 귀여워. 라면 부시러기 같아.”

“제발 디테일한 묘사는 하지 말아줄래?”

아... 이 치욕스러움이란... 정말이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순간, 두 여자의 눈높이에 내 성기가 위치했다.

훅하면 꺼지는 바람 앞에 촛불처럼 위태로운 위치였다.

“여길 이렇게 하면...”

“아...”

뭐가 아... 냐...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나는 부들부들 떨면서 엉덩이에 힘을 빡 주고 자극을 참아냈다. 아니, 자극이 아니라 치욕을...

연두의 손은 과감하게 안으로 들어왔다.

“어..? 거기에 손 넣어도 되는 거예요?”

“응. 그럼... 당연히 되지. 이 정도는 마사지할 때 무조건 필요한 수순인데요?”

“아.”

“자, 그럼 여기서 질문.”

연두가 내 얼굴쪽을 바라보는걸 보니 저 질문이라는 소리는 나한테 들으라고 한 말인 듯했다.

젠장, 또 얼마나 큰 치욕을 안겨주려고 저러는지 모르겠다.

손길은 사타구니에서 가장 가까운 쪽을 문지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자극적이면서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랄까. 신비로운 감각에 뇌가 절절이 녹아내렸다.

“사장님은 나랑 유영이 중에 누굴 더 아낄까?”

“읏! 지금 그걸 물어보면 너무 반칙인데.”

“반칙? 흐흠... 과연 그럴까요? 아까 샤워실에서 두 사람 얼마나 질척거렸다고. 나보다 훨씬 커다란 그 젖가슴을 이용해서 사장님 성기를 끼워놓고 정성스레 닦아준거 아직도 기억한다고?”

“으... 갑자기 그런 얘길하면 너무 흥분해요.”

“사장님..?”

“... 예?”

“나랑 유영이요.”

“아... 그, 그걸 지금...”

솔직히 말해서 대놓고 성기를 만지는 것보다 이렇게 비스무리한 공간을 어렴풋이 누르는게 더 자극적이다. 야릇하면서도 정신 나갈 것 같은 자극에 곧바로 고추가 솟구쳐버렸다. 아니, 엉덩이를 들어올린 탓에 내 성기가 향하는 방향은 내 얼굴쪽이었다. 껄떡거리는걸 그나마 들키지 않아서 다행이었는데 내가 대답하지 않자 연두의 손이 발기된 내걸 쓰다듬었다.

“허어... 대답이 늦는다...”

“아읏... 그걸 어떻게 대답해...”

“왜 대답 못하죠? 어머나, 설마... 사장님 진짜 욕심쟁이였네. 두 여자 다 자기 거다?”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이미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그게 중요하냐!

여자들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아니, 그나저나 팬티 속으로 들어온 손이 이렇게 자극적일 줄이야. 벗겨놓고 만질 때보다 더 귀중한 손길 하나하나. 나도 모르게 이걸 만끽하고 말았다.

“정신 나갈거 같죠? 남자들은 이런걸 미쳐해요.”

“아...”

“해볼래요?”

“아, 응... 좋아요.”

“훗. 그럴줄 알았다고. 근데 위는 이번엔 나한테 맡기시고, 밑에 괴롭히고 싶지 않아요?”

“미, 밑?”

연두는 싱긋 웃었는데 얼마나 쪼개지게 웃었는지 침대 머리맡까지 그녀가 미소 짓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사장님이 유영쌤 거길 좋아하는거 직원들 다 알아요.”

“흐아아아...”

유영이는 낯 뜨거운 소릴 듣고 어쩔줄 몰라했다.

‘귀, 귀엽다... 아니, 근데 그보다... 유영쌤 거길 좋아한다는게 무슨 뜻이지? 나만 모르는 사라진 기억! 궁금하다... 궁금해!’

근데 이 궁금증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해결되고 말았다.

“복수하고 싶지 않아요?”

“보, 복수!”

나는 역으로 몸이 들린 상태로 침을 꼴딱 삼켰다. 지금 이 상태로 뭘 하려는 건지는 지나가던 개도 알겠다. 아니, 개가 더 잘 알까? 젠장.

“아까 샤워할 때, 여길 잘 닦아놨으니까 오염은 걱정 안 해도 되요. 자, 여기 젤.”

착착­

연두는 유영의 손에 젤을 듬뿍 발라주고 손깍지를 껴가면서 손 이곳저곳에 골고루 섞이게 했다. 아까 서로의 젖가슴을 문댔을 때와 마찬가지의 눈호강. 젠장, 왜 젖가슴과 손깍지가 비슷하게 느껴지는 거냐고. 나는 곁눈질하던 눈길을 거두고 차마 볼 수 없어서 질끈 감아버렸다.

“복수... 복수라는 감정이 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하고 싶어요.”

“그래요, 착하다.”

“후우...”

“근데 그거 알아요?”

“응..? 뭐, 뭐요?”

“사장님이 거기에 넣는 거요. 유영쌤 밖에 없다는 거.”

“하악... 아으... 너무 창피해...”

“창피한데 흥분되죠.”

“맞아요... 연두쌤은 날 너무 잘 알아요오...”

눈을 감고 있어도 연두의 날카로운 시선을 알 수 있었다.

“자아... 이제 저 양반 취향이 어떤지 잘 알 수 있겠네.”

연두는 한 손으로는 내 대딸을 해주면서 나머지 손으로는 엉덩이살을 양쪽으로 벌렸다.

‘으아...’

미친. 미쳤다. 이건 미친 거다.

야동에서나 봐서 안다. 보통 에스테틱이라고 해서 여자 배우가 남자 배우를 역으로 마사지해주면서 애무하는 장면이 있다. 보통 몸으로 오일을 묻혀 미끌미끌거리게 만든 다음에 엉덩이를 들어올리게 해서 빠떼루 상태로 엉덩이를 손가락과 혀로 존나 후벼댄다. 남자 배우는 밑에 깔린 채로 당하면서 몸을 엄청 떨어댄다. 그걸 보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나다. 그쪽에 취향이 있는지 없는지는 정확히 알 길이 없지만, 아무튼 묘한 장면에 묘한 기분이 들었던 건 사실이다. 발기는 충분했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위에서 연두가 만지는 탓도 있었지만, 지금 곧 이어질 장면을 떠올리면서 성기는 보다 더 부풀어 올랐다.

그리고 이어지는 미끌미끌한 감각.

내 똥꾸녕 주변의 작은 주름들 하나하나가 다 느껴질 정도로 질척이게 훑어대는 손가락과 젤 탓에 엉덩이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운동할 때 이렇게 하면 금방이라도 애플힙 만들겠네.

아니, 시발... 잠깐... 연두의 애플힙 비결이 이거였나? 아니지... 내가 줄곧 이용한건 유영의 그곳이었다고 하니... 하... 잠깐만... 이따 왠지 유영의 엉덩이를 이용할거 같은 예감... 미친 듯이 흥분된다. 오늘 참 여러 가지 경험을 한다.

“자, 2차 터널 개방이요~”

연두가 무슨 신장개업하는 것처럼 밝게 얘기했다.

기분이 묘하다.

그리고 이어서 덜컥 유영의 손가락 1마디가 쑥 밀고 들어왔다.

나는 상체를 말아올리며 경악했다.

“흐아..!”

“어이쿠... 그렇게 갑자기 넣으면 놀라지. 천천히 아기 다루듯이 천천히 넣어야한다고.”

“아... 미안해요, 사장님.”

나는 나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을 그렁그렁 맺히고 맞은편에 있는 유영의 얼굴을 흘겼다.

이런 기분이었구나. 자기 몸 안에 뭔가가 들어오는 기분이... 그 동안 내가 화끈하게 밀어붙였던걸 떠올리며 자괴감에 빠졌다.

미안합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찌걱­

그리고 그 야릇한 행위는 멈추지 않았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