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64화 〉 164화 (163/173)

〈 164화 〉 164화

* * *

“샤워, 괜찮아요?”

?

나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샤워가 괜찮냐니. 뭔 말인지 저게... 유영이만 이상한 소리를 하는게 아니었다. 옆에 있던 연두도 머리를 뒤로 묶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샤워부터 도와줘도 상관 없겠네.”

“무슨 소릴 하는거니, 얘들아...”

“어머나, 갑자기 왜 저럴까? 예전에는 여럿이서 씻겨준다고 하면 그렇게 좋아했으면서.”

“사장님, 알몸 넘 귀여워...”

저 부끄러운 소리를 저토록 아무렇지 않게 하다니. 기억을 잃기 전의 나야... 대체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거냐. 아니, 이런 초석을 마련해놓은 그 새끼에게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하려나.

나는 두 여자의 제안을 덥썩 물었다.

“그래, 그럼 씻겨줘.”

“아싸, 좋구나.”

“흐흐... 오랜만이당...”

나는 특별한 나의 사명감을 제쳐두고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두 여자의 이마에 빛나던 오색찬란한 반점 역시 이번 기회에 싹 다 만져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알몸을 보여주는데 교감이 없을까.

그리고...

샤워실에 들어간 나는 극상 아니, 극락의 서비스를 받았다.

일단 연두와 유영이가 벌거벗고 들어왔다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업복을 입고 있었는데 물이 튀면 당직 서는 내내 젖은 옷을 입을 수 없으니 곤란한 터였다.

그런데 두 여자는 이왕 이렇게 된거 샤워타올 대신 자기들 젖가슴이라면서 바디를 내 몸이 아니라 두 여자의 젖가슴에 서로 발라줬다.

찌익­

“으... 이거 다 썼나봐. 손님들이 공짜라고 하나도 안 아껴.”

“VIP실 바디랑 샴푸는 기성품이랑 달라서 그래요.”

“아?”

“이거 수제로 만든 것들인데 뭐 이것저것 엄청 좋은 재료들 잔뜩 들어갔다나봐. 그래서 VIP 가격 설명에 이런 것들까지 포함된다니까요. 이설 실장님은 이런것도 다 외우고 다녀요. 그래야 VIP 고객들이 만족하고 카드를 꺼낸다나 어쨌다나.”

“아하...”

아무튼 설명은 그렇다. 그러면서 샤워실 천장 구석에 비치된 수납장에서 새로운 바디를 꺼내서 서로의 젖가슴에 장난스럽게 뿌려댄다. 연두의 젖가슴은 역시나 빈유였다. 자격지심이 있는지 유영의 비교적 풍만한 젖가슴을 힐끔 쳐다본다.

“유영쌤 꽤 하네요?”

“뭐, 뭐가요..?”

“그거. 있잖아. 그거.”

“에윽... 그치만 연두쌤 거기는 엄청 연분홍색인걸요. 제거는 까맣다고요.”

“까맣긴 이 정도면 갈색빛이 돈다고 하는 거예요. 진짜 까만 여자를 못 봐서 그래. 어디...”

“어맛!”

연두가 유영의 젖가슴을 포옥하고 양손으로 그러쥐었다. 유영은 깜짝 놀라서 두손을 들고 어쩔줄 모른채 바르르 떨었고.

“왜 그렇게 놀라고 그래요? 어차피 이걸 써서 사장님 몸 구석구석을 엄청 문대줘야 한다고요.”

“아... 제가 하면...”

“안 되지. 나라고 이 보들보들하고 야들야들한 젖가슴을 만지고 싶지 않겠어요? 이리 와요. 골고루 펴 발라야 거품이 잘 나고 잘 닦일 테니까.”

“흐읏..!”

유영은 자신의 젖가슴을 내어주면서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그리곤 주춤거리면서도 재빠르게 연두의 젖가슴을 만졌는데 얼마나 만질게 없었는지 곧바로 연두의 젖꼭지 부분을 손가락으로 할짝거리며 핥아댔다.

“응...”

유영과는 다르게 꽤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연두는 제법 그 터치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고개를 까딱거리며 어디를 만져줘야할지 지시하고 있었다.

“이제 전체적으로 쭉...”

유영은 또 그 말에 따라서 바디를 연두의 젖가슴 전체에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펴발랐다. 질척거리는 소리와 함께 조금씩 거품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주요 부위만을 드러낸채 꽤나 야릇한 모습을 자아냈다.

아니, 그나저나 이게 꿈인 거냐, 생시인거냐... 거울을 통해 두 여자의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두 여자의 눈과 정확히 교차했고 그러자 두 여자는 빵 터졌는지 크게 웃었다.

‘아니, 지금... 날 두고 장난치는거 아니냐고... 거울로 두 여자가 젖가슴 애무하는 모습 보고 있으니까 아랫도리가 불뚝 서잖아...’

나는 내심 고추가 불끈 달아오른 걸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다리를 꼬았다.

그러나 시선만큼은 두 여자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젖가슴만 보고 있었던게 아니다. 두 여자의 포개진 알몸 밑으로는 역대급으로 예쁘게 떨어지는 네 개의 각선미가 존재했다. 유영이는 모델이라 그런지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비율이 좋아서 쭉 뻗은 다리의 시작점이 연두랑 비슷할 정도였고 연두도 몸매 관리를 철저하게 해왔는지 쭉쭉 뻗은 두 다리가 인상적이었다. 키도 커서 더 예쁘장한 다리의 맵시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아니, 결국 두 여자의 화려한 이목구비가 낳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얼굴이 예쁘면 무엇이든 가산점이 붙게 마련. 얼굴이 예쁜데 다리까지 모델핏이니 놀라울 수밖에.

‘그나저나 이연두라고 했나? 엉덩이가 어쩜 저렇게 힙업이 되어있지?’

살짝 놀랐다. 동글동글하면서 근육이 쫙 위로 솟구치게 만든 것처럼 쫀쫀해 보이는 두 개의 덩어리는 다리와 분리되어 있는 열매처럼 느껴졌다. 이래서 애플힙, 애플힙 하는구나, 싶었던 거다.

치요나 서아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요소.

‘유영이는 너무 귀엽다... 이런 므흣한 행동을 할거라고는 절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순결의 덩어리랄까. 쉬밤바... 감히 손 대는 것조차 죄스러울 정도로 순수해 보인다, 젠장. 내가 이래도 되는 걸까.’

안 될건 또 뭐가 있을까.

더군다나 내가 하자고 했던 것도 아니고 제안은 두 여자가 먼저 했다.

그리고 여기는 씻는 공간이지 뭔가 야한 걸 하는 공간이 아니잖아? 나는 나름대로 규칙을 지킬 것을 맹세하며 마음의 위로를 했다. 나쁜 생각, 하지 말자.

“그럼... 크기에 따라 맞춤형으로 봤을 때, 유영쌤이 앞을 맡는게 낫겠지?”

“아..?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앞을 할게요오...”

“훗. 아마 곧 알게 될 거야.”

합의가 끝났는지 두 여자는 각자 포지션을 잡았다. 나는 샤워의자에 앉아서 움찔했다. 두 여자의 몸이 가까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유영이는 젖가슴이 몸에 닿을까 염려하는 듯했다. 그러다가 아니, 근데 어차피 젖가슴을 써서 거품을 문지를 생각이었다는걸 깨닫고는 철푸덕 내 몸에 자기 몸을 엉겨붙었다. 나는 앉은 상태에서 두 손을 십자가 모양으로 만들고 앞에서 누가 총이라도 겨누고 있는 것처럼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그야말로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 자세가 된 것이다.

“윽!”

내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자 뒤에서 연두가 자기 젖가슴을 문대면서 깔깔거렸다.

“그렇게 좋아요? 사장니임?”

“아, 아니... 씻는건데 뭐.”

“하, 그렇긴 하죠. 근데 사장님. 유영이 젖가슴이 내거보다 좋죠?”

“뭐, 뭐?”

그걸 말이라고 하냐? 너 같으면 고추 길이가 3cm인게 낫겠냐. 30cm인게 낫겠냐? 묻고 싶었으나 말했다간 뺨 맞고 이 극락을 당장 멈춰질 것만 같아서 참았다.

“대답 못 하시네.”

“아니, 난 너희들 모두가 다 좋아.”

“하, 하긴 그렇겠지. 욕심도 부자셔.”

“...”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가드가 불가능한 기술을 맞은 기분이랄까. 필살기를 정통으로 얻어맞았다.

“사장님한테 너무 뭐라고 하지 마요...”

“크크, 장난치는 거야. 이거봐. 아무것도 못하는거... 알몸 상태로 이러니까 너무 귀엽지 않아?”

“그, 그건 그렇네요오... 이, 입 써도 되요?”

유영이 내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말했는데 나는 나한테 하는 말인지 모르고 그냥 넘어갈 뻔하다가 눈이 마주쳐서 얼른 대꾸했다.

“나, 나?”

“네... 입 써도 되냐구요... 너무 귀여워서 그만...”

“여, 여긴 샤워실이야.”

“그, 그렇죠. 그러니까 입을 좀 쓰겠다는 건데요. 보통 샤워실에서 양치도 다 하잖아요.”

“아, 그건 그렇지.”

“뭐 하시면 치약이라도 넣어드려요?”

“아, 그러면 그나마 괜찮겠네.”

“크크크... 이렇게 된 판에도 명분 엄청 챙기시네. 오늘 좀 이상하다? 더 귀여운 느낌이랄까?”

마뜩챦은 일이 발생했다. 유영은 자기 입에 치약을 뿌린 후에 내게 키스해왔다. 아니, 그 전에 키스하기 전의 그녀의 표정을 묘사해야겠다. 어쩜 이렇게 귀여운걸 다 보냐는 그 얼굴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귀여운 걸까? 대체 이 사람들에게 내가 어떤 인상을 남겨놨길래 이 정도로 호의적일 수가 있단 말인가.

젠장... 기억을 되찾아야 겠다! 정말... 정말로! 빨리!

츄릅­

일단 키스의 맛은 다른 키스와 사뭇 달랐다. 입안에 혀보다 빠르게 치약이 닿았으니 당연한 얘기겠지.

내 입안으로 한 차례 훑고 빨아대는 탓에 금방 입안이 깨끗해졌다. 유영이의 키스 실력은 빼어났다. 나를 잘 알고 있는 듯 내 오감을 자극하는 부분을 급속도로 빠르게 공략해왔다. 이를테면 아랫 잇몸 부분이라던지 입천장이라던지. 그곳을 어떤 강도로 어떤 걸로 공략해야하는지까지 알고 있었고 나는 잠시 달콤한 키스에 젖어들었다.

울컥.

그러다 순식간에 느껴지는 아랫도리의 접촉에 놀라서 엉덩이를 들썩이고 말았다.

“읍..!”

연두가 참다 못해 키스 중인 우리 사이로 손을 넣어서 발기된 내 고추를 잡아챘던 거다.

“어이, 어이... 벌써 이만큼이나 곧추 섰잖아? 이거 이상한데..?”

뭐,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키스 삼매경에 빠져 헤매기로 했다.

음, 이 느낌은 그거다. 보들보들하고 야릇한 살덩어리로 이뤄진 길 위, 햇빛은 뜨겁게 내리쬐는 가운데 나는 알몸으로 거리 위에 누웠다. 그리고 포근하게 감겨오는 살갗들을 맞이하며 빠져드는데 위에서는 혀 모양의 열매들이 유두와 함께 쏫아진다. 시발, 뭐라고 설명해 이걸. 아무튼 존나 환상.

“깨끗이 닦아야죠, 사장님.”

내 고추털을 이용해서 거품을 낸 연두가 부드럽게 성기를 위아래로 닦아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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