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3화 〉 153화
* * *
차박♡ 차박♡ 차박♡ 차박♡
“흣..♥ 으흣♥ 흐♥ 큭..♥ 윽♥!!”
“기분 좋아요?”
“으응..♥ 흣..♥”
나는 나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내버렸다. 소리를 내면서 자괴감이 들 정도였다. 목소리 끝이 흐릿하고 야릇한 탁성을 섞어내면서 의도치 않은 음성을 뱉은 거다.
스큿♡ 스읏♡ 착착♡ 착착착♡
분명 손놀림은 부자연스러운데 손의 감촉이 너무 좋아서 뇌가 흐물흐물해져 버렸다. 애초에 여자랑 손 잡아본적도 없는 내가 치요의 손길에 녹아내리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치요의 손은 놀랍도록 작게 느껴졌는데 그 고사리같은 손이 찰싹 내 성기를 감싸서 놔주질 않았다. 앉은 채로 이러고 있으니까 야동 보면서 딸딸이를 쳤던 때와 비슷한 현장. 그러나 느낌만큼은 너무나도 다르다. 역시 내 손보단 여자 손인가..! 자위할때만큼은 여자 따위 필요없고 야동만 있으면 돼!를 외쳤던 나다. 하지만 이 시간부로 번복하겠다. 여자 손만한 딸딸이용이 없다.
“좋아하니까 나도 좋다... 남자들은 이런걸 좋아라하는구나.”
치요는 의욕이 솟구쳤는지 성기를 잡은 손에 힘을 줬다.
“아읏♥ 으윽..♥ 모, 못참겠어요.”
“못참아요? 왜? 아, 아파요?”
“아니... 그런게 아니라...”
질척♡ 꾸덕꾸덕♡
어느새 흘러내린 쿠퍼액에 참다참다 조금 발사해버린 정액이 바디에 섞여서 꾸덕거리는 액체를 만들어냈다. 내 성기는 마치 도자기처럼 빚어졌다... 욕망과 감각의 집약체. 우리는 알게 모르게 사랑과 영혼을 찍고 있었다. 사랑과 영혼의 도자기 빚는 그 장면이 참 에로틱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무수히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드는 그 야릇한 손길과 이어지는 키스는 나로 하여금 성적인 로망을 만들어냈다.
지금은 좀 상황이 역전된 상황이지만, 어찌됐든 상관없다. 내 성기를 도자기로 삼아 엉겨붙은 채 우리는 서로의 촉감을 공유하고 있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뒤로 돌려 치요를 봤다. 치요와 눈이 마주쳤지만, 그녀는 다시 날 끌어안으며 시선을 회피했다.
“창피해요...”
“미안... 미안합니다...”
“아... 어색하네... 흣... 기분 좋아...”
‘어색한거 좋아하는구나. 젠장. 어쩐지 저 생각마저 공감된다.’
어색하고 부끄럽게 고개를 돌리니까 흥분도는 배가 됐다.
그리고 참 이상한 부분은 내 성기가 조금씩 이 감촉에 적응하기 시작했다는 거다. 나는 욕조에서 그녀의 애무를 상상하면서, 그녀의 손이 닿자마자 정액을 쏟아버릴까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던 거다. 어쩌면 나... 섹스 좀 잘 할지도?
모쏠아다의 무의미한 걱정 중 하나. 삽입하고 바로 싸버리면 어떡하지? 여자가 실망하면 어떡하지? 이런 고민들... 어차피 섹스할 기회도 없으면서 말이다.
그런 내가 여자의 손길에 꽤나 오래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한계가 찾아왔다.
“으윽♥ 지, 진짜 싸요...”
“싸, 싼다고? 아, 알겠어요. 그럼...”
갑자기 치요는 내가 싼다고 말하자마자 손에 힘을 꽉 줘서 쥐어짜내기 시작했다.
‘아니, 이게 무슨 소젖 짜는것도 아니고...’
그런데 그게 은근히 먹혀들었다.
“으아♥ 하응읏..♥”
“너무 야한 소리가 나네.”
나는 요망한 소리를 내면서 몸에 힘을 줬다 풀기를 반복하며 본능적으로 긴장과 해소를 반복했다. 싸고 싶지만, 싸고 싶지 않다. 이 역설적인 순간을 누군가는 공감해주리라 믿는다. 이 순간이 영원히 계속됐으면 좋겠으면서도 해소하고 싶은 욕망!
결국 나는 껄떡거리며 귀두를 치켜세웠고 치요도 내가 사정하려는걸 눈치챘는지 손으로 부드럽게 성기를 감쌌다. 아까까지 있었던 압력이 해소되면서 그야말로 극락의 촉감과 함께 빠져나오는 정액들.
아까 소젖 짠다는 비유가 적절할 정도로 꿀럭거리며 계속해서 흘러나온다.
“흐... 으...”
내가 사정을 하는 동안에도 치요는 계속해서 짜내듯 손을 움직였고 결국 나는 불알이 바닥날 때까지 토정해내고 말았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몸은 부르르 떨렸고 직후에 온몸에 감각이 되살아나면서 내 몸에 껌딱지처럼 찰싹 붙어있는 치요를 인식했다.
“씻었는데 또 더러워졌네.”
치요는 샤워기로 겉에 있는 거품들을 싹 닦아낸 후에 손으로 남은 찌꺼기들을 살살 긁어서 닦아줬다. 국물이 밑에까지 흘러있어서 엉덩이 사이와 불알 밑까지 싹싹 닦인 나는 하염없이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를 지켜봤다. 너무도 사랑스럽다. 몸의 곡선이며 부풀어오른 젖가슴과 훤히 드러난 쇄골이며 그 위를 뻗어올라간 예쁘장한 목선과 이쁜 이목구비까지. 그녀는 완전체였다.
방금 사정했는데도 불구하고 또 한 차례 발기가 되버렸다. 그러자 치요의 눈은 탐스러운걸 발견한 사람처럼 붉게 타올랐다.
그리곤.
츄♡
“여기까지♥”
아.
순간 설렜다. 혹시나 야동에서나 보던 오럴을 해주나보다하고 기대했던 거다. 발딱 선 고추 밑에 풍만한 젖가슴이 바로 위치하고 있었기에 그 사이에 꽂아넣고 마구 비비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지만, 지금은 참았다.
아까 다니엘도 말했다. 여기서만큼은 그 짓을 하지 말아달라고. 우리는 유사성행위만 했을뿐 실제로 삽입을 하지는 않았으니 약속을 어기지는 않았다.
치요는 착하게도 내 머리까지 정성스레 감겨줬다. 그녀가 뭘 하든 나는 여전히 빳빳하게 솟은 성기를 억누를 수 없었고 그때마다 치요는 쿡쿡거리며 웃었다.
“귀여워...”
누가 누구한테 귀엽다고 하는건지 모르겠다.
그녀는 젖은 내 머리를 드라이기로 말려줬고 입었던 옷을 입고 먼저 밖으로 나갔다. 치요가 만져준 머리 스타일을 확인하면서 거울을 봤다.
‘이게 나라고?’
뭔가 어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원룸 자취방에서 혼자 부스스하게 일어나 총각냄새 풀풀 풍기며 하릴없이 책상 앞에 앉아서 딸딸이 칠 야동을 구매하느라 시간을 보냈었다. 한마디로 좆같이 망한 인생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백인 여자와 함께 눈을 떴으며 그녀의 젖가슴을 쪼물딱댔지만 아무런 저항도 없었고, 화장실에서는 일본인 여자가(그것도 어떤 업계에서는 대단히 유명한) 내 대딸을 도와줬다.
보통 때와는 비슷한 패턴으로 물을 빼긴 했는데 그게 현실인지 가상인지가 문제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생생한 촉감과 감동은 현실이었다. 꿈도 아니고 싸면 깨버리는 좆같은 망상도 아니다. 게다가 현자타임도 없이 행복감이 충만한게 발기가 아직까지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샤워를 끝냈는데 수건으로 온몸을 닦아주고 머리까지 다 말려주는 사람이 있다? 천사 혹은 선녀가 분명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근육질의 내 몸을 보고 놀랐다. 피터 파커도 아니고 하루만에 이렇게나 바뀌는게 말이 되는가. 자지도 엄청 커졌고... 내가 기억을 잃었다는데 그게 정말인가보다. 누군가 대신 내 인생을 살아줬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변화다.
‘대박... 대박이다!’
나한테는 그저 대박일뿐. 앞으로의 여생이 행복할 것 같다. 누군지 몰라도 정말 고맙다. 나에게 기회를 줘서.
나는 기쁜 마음으로 샤워실 밖으로 나가 거실로 향했다. 치요는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서 내게 후다닥 달려와 팔짱을 꼈다.
“이제 우리 어디 갈까요?”
다니엘은 식탁에 앉아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골똘히 무슨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조금은 신경쓰이긴 했지만, 나에게는 찰싹 달라붙은 치요의 젖가슴이 무엇보다 소중했다.
“어, 어디... 가고 싶은데요?”
“사장님이랑 가면 어디든! 히히... 이제 내 모든걸 알았으니까.”
“모든걸?”
옆에서 듣고있던 그레이스가 흠칫하며 물었다.
“응. 모든걸. 헤헤... 다 얘기해줬어요. 내 과거.”
“아... 그거 아직도 얘기 안하고 있었어요?”
“네. 무서워서.”
“뭐가 무서워. 참...”
“나 버릴까봐. 날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을까봐.”
나는 덤덤하게 말하고 웃는 치요를 보면서 그 감정이 무슨 감정인지 헤아릴 수 있었다. 그래, 말하기 힘들었겠지. 나와 함께 있고 싶으면 있고 싶을수록. 그나저나 기억을 잃기 전의 나는 꽤 무뚝뚝 했나보다. 치요가 그런 위기의식을 가질 정도로 차갑게 대했다는 얘긴가. 어쨌든 지금이라도 얘기해줘서 좋았다. 하다못해 어제 얘기했으면 다 잊어버렸을 테니까.
“내가 치요 씨를 버리는 일은 결코 없을 거예요.”
“정말?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다니엘, 우리 이제 나갈게요. 그래도 괜찮겠죠?”
“운전은?”
“오늘은 내가 운전할래!”
“안 돼... 치요는 운전하면 절대 안 돼.”
“아, 왜! 시켜줘!”
“알았어요. 그럼 사장님 차 가져가요.”
나는 귀가 쫑긋 섰다.
“제 차요?”
“네... 혹시 그것도 기억 안나시는 거예요? 정말 큰일이네.”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내 차라고?
내가 차가 있단 말인가... 지금 있는 이 집도 내 것이고. 내가 사장님 소리를 듣는걸 보면 사업장도 내것이라는 뜻인데... 거기에 차까지 있다니. 나 정말 성공했잖아?
“두 대 있는데 뭐로 드릴까요?”
“두 대!?”
나는 또 까무러치게 놀랐다. 두 대나 있다니...
“작은걸로 가져가. 미니 쿠페. 그거 예쁘다고 좋아했잖아.”
“아, 좋아! 나 그거 운전하고 싶었어.”
나는 운전면허가 있지만, 장롱이었기 때문에 연습을 해야만 했다. 그런 내가 차가 두 대나 있다니 그런데 치요는 나더러 운전하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착하기도 해라...
“그런데 잠깐.”
다니엘은 엄격하게 말했다.
“약속할게 하나 있어.”
“히잉...”
치요는 조용히 다니엘의 주의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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