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7화 〉 137화
* * *
“제걸 안에 넣고 싶은게 아닌가요?”
“아니에요...”
“정말요?”
“후으... 후으... 아니에요...”
그래서 나는 빼냈던 손가락을 다시 넣어줬다.
“흐극! 아흑!”
다시금 억세게 반응하는 애널 안. 그리고 흥건하게 번져나가는 검은색 테두리는 그녀의 흥분도를 가시적으로 만들어줬다.
“몸은 그렇지 않은거 같네요?”
“으아흑! 자꾸 자꾸 안에다 넣으니까윽..!”
안에다 넣으니까 앞에서도 넣어달라고 난리지.
여기에 나는 기름을 끼얹기로 했다.
“근데요. 정말 궁금한게 있는데요. 그레이스 씨.”
“하윽... 뭐, 뭔데요..?”
“대한민국에 있는 많은 여자들의 몸에 항체를 심어야한다고 말했잖아요? 근데 그럼 그레이스 씨한테는 언제 항체를 만들죠?”
“...”
그걸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 리 없었다. 그래도 내 말이 그녀의 구미를 당기게 만든 모양이다. 아무런 반응이 없는걸 보니 딱히 거부하고 싶지도 않은 모양이다.
“제가... 항체 만들어드릴까요?”
“... 으으...”
머릿속에서 천사와 악마가 싸우는 모양이다. 그래도 생각보다 이성이 강하다. 본능은 이미 내 자지를 수 백번 초대했음에도 이성만큼은 거부하고 있는 거다.
나는 안쪽에 쳐넣은 손가락을 거의 두 마디 가까이 찔러넣고 애널의 윗벽을 심하다고 싶을 정도로 빡세게 긁어댔다.
“흐큭... 흐크윽..!”
이제 붙여놨던 테이프가 무색해질 정도로 안에서 홍수가 쏟아져나왔다. 흥건하게 젖은 테이프는 접착력을 잃고 떨어져나왔고 숨겨놨던 오색찬란한 반점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내가 붙여놓은 거지만, 충분히 그럴듯한 작전이었다.
나는 그레이스가 허락하지 않은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약도 쓰고 싶지 않았고 능력도 쓰지 않았다. 오로지 내가 갖고있는 손맛. 그거 하나만으로 여기까지 도달한 거다.
이런걸 성취감이라고 부른다지.
나는 만족스럽게 웃으면서 하던 일에 집중했다. 애널을 애무한다는 건 땀 꽤나 쏟는 일이었다.
“어때요? 아직도 스스로를 속이고 싶은 건가요?”
“그, 그건 아니에요..! 나, 나는 목적이... 처녀를 잃으면... 안 돼...”
“알고 있어요. 하지만 항체를 심기는 해야하잖아요. 그 목적을 달성하려면 우선 그레이스 씨가 살아남아야 하는걸요.”
“으큭..! 그건 계획에... 으응..! 큭..!”
“알아서 잘 될 거예요. 그렇지 않을까요? 현실을 즐기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리고 자기 목숨을 보존하는 것도 신도로써의 미덕이 아닌가요?”
내 말이 틀린 말이 아닌 듯. 그레이스는 설득 당했는지 몸에 긴장감을 조금씩 풀기 시작했다.
“하으... 하으... 하... 하아...”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그레이스.
나는 그 덕분에 검지 하나를 애널 안으로 다 집어넣을 수 있었다. 이렇게 가만히 넣고만 있기에는 좀 그러니까 앞뒤로 살짝살짝씩 움직이기로 했다.
푹쩍 푸욱 쩌억
그러다 이런 소리까지 났다.
뽀옹
“앗..!”
“푸흡...”
내가 웃자 그녀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이거 내가 낸 소리 아니에요!”
“그래요? 그럼 누가 냈을까요?”
“하아... 준현 씨가 낸 소리죠... 으큭... 그, 그만 좀 움직여요. 자꾸 창피한 소리 난단 말이예요.”
푹쩍 푸욱 쩌억 짤 짤 쩌억 뽀옹 뿌직 푸후웅
여러 가지 소리들이 흘러나오면서 그레이스의 하얀 얼굴은 점점 더 붉어져갔다.
“하아... 정말... 진짜로... 모, 못말려어...”
나는 그 말을 듣고 손가락을 다 뽑아냈다.
“어때요, 이제 좀 구미가 당기시나요?”
나는 그레이스의 엉덩이를 편안하게 내려줬다. 줄줄 흐르는 애액이 그녀의 엉덩이골 밑으로 흘러내려 정신없이 범해진 똥구멍을 치유라도 해주듯 잘 적셔줬다.
“구미가 당기다뇨... 안 되는건 안 되는 거예요...”
“하아...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이대로 자야겠어요. 이렇게 커다랗게 되어버린 채로...”
“아, 아니에요! 제가 입으로 해드릴게요..!”
“괜찮아요. 그건 내일 부탁드려도 되죠? 샵에서요.”
“아... 그, 그냥 주무시게요?”
“어쩔 수 없죠. 그레이스 씨가 그렇게까지 거부하는데. 저는 그레이스 씨를 아껴주고 싶어요.”
“흐윽... 아끼고 싶은 사람이 왜 그래요, 대체?”
“무슨 말이죠? 저는 자자고...”
“그 뜻이 아니잖아요... 전 다 알고 있어요. 내가 준현 씨를 모를거 같아요?”
“절 잘 아시는 분이 그럼 왜 그러세요?”
“흐으... 절 시험에 들게 하지 말아주세요... 이, 입으로는 해드릴테니까아...”
“아뇨, 사양하겠습니다.”
우리는 계속 핑퐁을 해가면서 서로 입으로 해주겠다. 아니, 그렇다면 사양하겠다를 반복했다. 급기야 내가 이불을 덮고 누운 뒤에 눈까지 감아버리자 그녀는 내게 찰싹 달라붙어서 애원하기까지 했다.
“제발 제가 봉사할 수 있게 해주세요.”
“...”
이 말이 날 얼마나 흥분하게 만드는지 아는가.
내 성기는 애무를 열심히 당하고 있는 것마냥 빳빳하고 굵게 솟구쳤다.
그러나 나는 참고 또 참았다.
“힝... 화났어요? 준현 씨...”
마침내 터질게 터지고 말았다. 내 침묵은 수녀님의 울음보를 터뜨리기에 적합했다.
“그, 그럼 이렇게 해요... 조금만... 조금만 넣어요.”
“조금만?”
“네. 조금만 넣는건 되지 않을까요?”
호오... 조금만이라. 과연 조금만 넣고 그걸로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일단 수락하기로 했다. 어차피 오늘 그레이스의 처녀막을 뚫을 생각은 결코 없었다. 나는 단지 그녀의 오색찬란한 반점만 만져서 그녀의 미래를 보기만 하면 된다.
“그... 렇겠죠?”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한 발 싸게 해드린다고 약속했잖아요.”
“그렇죠. 그레이스 씨는 무엇보다 약속을 중요시하시는 분이니까요.”
그녀는 다시 자기 자리로 가서 누웠고, 나 역시 아까처럼 상위 포지션을 잡았다.
이번에도 M자로 다리를 벌리는 그레이스. 나는 그런 그레이스의 보지를 내려다보면서 침을 꿀꺼덕 삼켰다.
에이, 시발... 그냥 확 해버려?
나는 빳빳해진 고추를 잡고 보지쪽을 향해 겨냥했다. 입구에만 들어가도 피가 철철 흐를게 분명했다. 귀두가 성인남성의 엄지발가락보다도 더 거대해서 살짝만 안으로 넣어도 근육통이 뼈저리게 느껴질 것이다.
“조, 조금만... 조금만이예요.”
“네, 그, 그렇죠. 아주 조금만... 그럼... 넣을게요..?”
“네, 네에...”
그레이스는 주춤거리다가 자기가 뭘 해야할지 생각했는지 손가락 두 개로 보지를 양쪽으로 활짝 벌렸다.
문득 서아와의 첫경험이 떠올랐다.
서아도 이렇게 수줍게 보지를 벌리면서 자기랑 해달라고 애원했었지.
나는 손에 침을 발랐다.
“아플거예요.”
“아, 아파요?”
“네, 엄청. 엄청 아파서 소리를 지를 거예요.”
“흐윽... 그, 그렇게 아픈 거였어요? 다른 여자분들은 그렇게 아파하지는 않던데.”
“일단 그레이스 씨는 처음이기도 하고. 성기가 엄청 좁고 부드러워서 제 딱딱한 걸 안으로 들이는 순간, 머리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아플 거예요. 아까 똥꼬에 손가락을 넣어봤잖아요? 그때도 엄청 아팠죠?”
그레이스는 대답 대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손가락일 뿐인데 이건 얼마나 아프겠어요?”
“으앙... 겁주지 마요...”
그래도 넣지 말아달라는 얘기는 안 하네.
“조금만 넣는거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네, 그렇죠.”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젖은 손가락을 이용해서 그레이스의 보지를 위에서 아래로 한 번 싹 훑었다.
그러면서 클리토리스 위에 잠식하고 있는 오색찬란한 반점을 누름과 동시에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손가락 끝으로 싹싹 핥았다.
생각보다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반점이었다. 순간 강화된 반점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단단해서 더 꾹꾹 눌러야 했는데 그 때문에 그레이스는 거의 발작을 일으키듯 허리를 꺾었다.
“아흐아...”
이미 몸이 엄청나게 달궈진 상태라 몸 전체가 성감대가 됐다. 어딜 만져도 이런 활어회같은 반응일 것이다.
‘어, 근데 진짜 이거 왜 이렇게...’
오색찬란한 반점이 사라지지 않았다. 더 세게 꾹꾹 눌러도 없어지지 않는 거다.
이상했다. 아무리 강화가 됐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거다.
내가 반점을 누를수록 오색찬란한 색상에서 색감이 빠져나와 스멀스멀 그레이스의 몸 구석구석으로 뻗어나갈 뿐, 그것이 아예 사라지지는 않았다. 마치 누군가 위에서 물감을 붙는 것처럼 색상의 물빠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건 또 뭐지...’
방도가 없었다.
원래 강화된 반점같은 경우에는 세게 눌러도 당사자가 아무런 촉감을 느끼지 못하는게 정상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세게 누르면 반응이 있었다. 클리토리스에 자극을 심하게 느낀 그레이스가 발작을 일으키는 것부터 지금까지랑 너무 다른 거였다.
그레이스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은 딱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처녀막이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종교가 있다는 것.
‘뭘까... 뭘까... 뭣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그렇다면 역시 처녀막부터 벗겨내야...’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자 갑자기 내 몸에 이상이 생겼다.
머리가 핑 돌았던 거다. 이유는 모르겠다. 갑자기 힘이 빠지고 정신이 아득해져갔고, 그 이후부터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풀썩하는 소리가 들리며 내 몸이 침대에 고꾸라진 것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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