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5화 〉 135화
* * *
“그레이스.”
“네?”
“자요?”
“... 아뇨.”
성급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대체 무슨 말을 하면서 그레이스에게 다리를 벌려달라고 할 텐가. 그녀의 사타구니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오색찬란한 빛을 건드리게 되면 짧게라도 그녀의 미래를 볼 수 있다.
이 오색찬란한 반점에 특히나 집착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기적의 손’으로도 이 반점은 생성해내지 못한다. 그래서 희소성이 높고 귀하기도 귀했는데 이 반점을 없앨 때마다 내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하나씩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눈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거다.
나는 한소연의 미래를 봤고 그녀의 미래를 바꾸면서 2호점을 낼 수 있는 든든한 서포터가 생기게 됐다.
구소민의 미래를 봤을 때는 대한민국 최고의 테라피스트라고 불리는 구 ‘기적의 손’ 신용섭을 무찌를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방송출연의 기회도 얻을 수 있었고 말이다. 덕분에 나는 꽤나 유명해졌고 이 일은 연쇄작용을 일으키면서 현재의 나를 만들어주는 주요한 동력이 되었다.
대한민국 최고 MC인 유석우의 반점을 봤을 때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고 결국 이걸 이겨내면서 내가 나중에 있을 전염병에 대한 백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다니엘은 특출난 미래예지를 통해 내가 그걸 해내는 모습을 봤던 거고. 그래서
내가 이 오색찬란한 반점에 대해 다소 논리적으로 해석한 결과는 이랬다.
내가 바꿀 수 있는 미래만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미래는 부정적이다.
이 미래를 바꿈으로써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만 볼 수 있다.
아직까지는 이 세 가지의 조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새로운 표본인 그레이스에게서 정보를 얻게 되면 그만큼 더 내 능력에 확신이 생길 터였다.
“안 자고 뭐해요?”
“... 준현 씨는요..?”
“저는 아까 있었던 일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나는 슬슬 그레이스를 꼬실만한 멘트들을 꺼내놨다.
“나한테 도움을 주는것도 주는 거였겠지만,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없을까하는 생각.”
“...”
그레이스는 조용해졌고 나는 말을 이어나갔다.
“아까의 키스는 잊지 못할거 같아요.”
그러자 그레이스가 내쪽을 향해 돌아누웠다. 잠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래도 너무 예뻐보였다. 몸의 맵시라던지 서양인 특유의 푸르스름한 눈동자와 금발에 흰 피부는 치트키 그 자체였다.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마법과도 같았다.
엘프가 있다면 딱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그녀가 수녀라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끝까지 순결을 지켜야하는 수녀... 그러기엔 얼굴과 몸이 너무나도 고혹적이었던 거다. 정말 신이 있다면, 성당에 있는 신부님들을 죄다 시험에 빠트리기 위해 그레이스를 보낸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나는 뭔가 할 얘기가 있어보이는 그레이스를 위해 잠시 기다렸고 역시나 그녀는 조금 주춤하다가 입을 열었다.
“도, 도와드려요?”
“네, 네?”
“도와드려야 하는거 아니냐고요... 아까 얘기했잖아요. 참기 힘들어지면 말씀드리라고. 언제든지 봉사해드릴게요...”
나는 가슴 부근이 화끈하게 달아오르는게 느껴졌다. 아니, 그러니까 그 얘기는 아까 마사지할 때 얘기가 아니었단 말인가. 앞으로 내 보좌 역할을 맡으면서 24시간 내내 날 돕겠다고 한 얘기였단 말인가.
나는 그레이스가 모르게 침을 꼴딱 삼키면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레이스는 주섬주섬 손을 움직여서 내 단단해진 성기를 만졌다. 아... 단단해졌구나. 나는 그녀의 손길이 닿고서야 내 성기가 단단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긴장되기는 그레이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도와주겠다는 명분을 만들기는 했지만, 누가봐도 야릇한 상황이었다.
옷 위로 살살 만지던 그녀의 손길은 어설프게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서 내 맨살을 뒤적거리다 고추털의 정글 안에서 우람하게 서버린 성기를 움켜잡았다.
차가운 감각이다. 아무래도 뜨거워진 성기에 비하면 그레이스의 손은 얼음찜질이라도 하는 것처럼 차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흣...”
내가 이상한 소리를 내자 그레이스는 내게 조금씩 더 가까이 붙었다.
“키스하면 금방 싸시죠...”
“그건 그레이스라서예요.”
내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하자 그레이스의 얼굴은 순식간에 벌개졌다.
“왜, 왜 그렇게 말하는건지 모르겠어요.”
“그럼 한 번 시험해보던가요. 도와주기로 했잖아요.”
“그건 그런데...”
나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그레이스의 머리를 잡고 그녀의 입술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래, 이 맛이야... 이 향긋한 풍미가 그리웠다. 불과 몇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리웠다. 우리는 아까 했던 키스를 잊어버리고 처음으로 합을 맞추듯 천천히 음미하면서 서로의 입술을 붙여댔다.
그레이스는 혀를 이용하는게 굉장히 어설펐다. 언뜻 보면 딱딱하게 발기된 유두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저 한 없이 서 있기만 해서 나는 그 혀를 내 혀로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애무를 했고 그레이스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진득한 숨을 내뱉었다.
그녀의 숨에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산뜻한 냄새가 났다. 우리가 몸에 알코올을 주입하면 취하듯이 나는 그녀의 숨결을 맡고는 아찔할 정도로 취해버렸다.
“흐음”
서로의 숨을 나누고 정신을 차리자 내 성기가 어느새 흥건하게 정액을 토정해놨다. 끈적해진 액체를 손에 쥔 그레이스는 진짜냐고 묻는 듯이 정액과 내 얼굴을 번갈아봤다.
“진짜죠? 그레이스라서 그런 거예요.”
“하지만... 이상해요. 남자는 성기에 성감대가 밀집되어 있다고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키스를 한다고 사정을 빠르게 한다는게... 여자들한테 삽입을 해도 꽤 오랫동안 버티셨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말했잖아요. 그레이스라서 그랬다고.”
진심이었다.
나도 모르게 토정을 한 거다. 쾌감은 오롯이 머리끝까지 치솟았고 키스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그만 사정을 시켜버린거다. 마법이라는 표현은 결코 과장되지 않았다. 날 조루로 만들어버리는 그레이스의 키스는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도움은... 되셨나요?”
“아직 부족한데요.”
나는 조금 여유가 생겨서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흐으... 저 곤란해요... 저는 주님과 언약을 맺었습니다. 저는 절대로...”
“순결을 잃으시면 안 되죠.”
“네, 맞아요.”
“저도 그레이스 씨가 순결을 잃게 되길 바라지 않아요.”
“흐... 그럼 이, 입으로...”
“아뇨. 이번에는 제가 알아서 해도 될까요?”
“어, 어떻게?”
나는 대답대신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탔다.
“꺄앙... 위험해요... 여, 여기까지 해야할거 같은데...”
“정말 하늘에 맹세하고 삽입하지 않을게요. 아, 그레이스 씨가 믿는 신께 맹세를 드릴게요.”
“...”
그레이스는 의심스러워 한다기보다는 쑥쓰러워서 어쩔줄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나는 그녀의 눈치를 보면서 야금야금 그녀의 옷가지를 벗겨나가기 시작했고 결국 잠옷을 전부 벗겨내는데 성공했다.
잘 때 속옷은 착용하지 않는 편.
브래지어는 당연히 없다지만, 팬티까지 벗고 잘줄은 몰랐다.
그럼 여태 노팬티로 지냈단 말인가. 노팬티로 남자 옆에서 순결을 빼앗기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는 뜻이야, 뭐야...
그리고 드러나는 영롱한 보짓살...
봉사해줄 때 나한테 잠깐잠깐 보여줬던 유두며 보지를 여기서 마음껏 보게 됐다.
금발이라 털도 금색이다. 새하얀 피부 때문에 손이 잠깐잠깐 닿으면 벌겋게 물드는 편인 백인 특유의 피부색감이 아주 어여쁘다. 젖가슴은 또 어떤가 평소에 붕대로 칭칭 감고 다닐 정도로 젖가슴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꽉찬 B컵 정도로 손에 들어가는 그립감이 딱 알맞은 느낌이었다.
다리를 오므리고 있어서 도톰해진 보짓살 위에는 예정대로 오색찬란한 반점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곧바로 사타구니에 코를 쳐박고 보빨을 하고 싶어지는 비주얼이었지만, 천천히 해야했다.
나는 또 다시 우뚝 솟은 자지를 그레이스의 가슴골 사이에 장착시켰다.
“흐아...”
그러려면 내가 그레이스의 배 위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야 했고 나를 가까이서 올려다보게 된 그레이스는 어쩔줄 몰라하다가도 본능적으로 양쪽 가슴을 안으로 모아서 가슴살로 고추를 온전히 감쌌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야릇한 행동을 할 때는 언제나 가슴이 뛰는 법.
정액을 한 차례 발사한 터라 시무룩해질 법도 했지만, 그녀의 가슴골 사이에 장착을 시키자마자 견고함이 배로 불어나 팽창했다.
기다란 성기는 결국 그레이스의 쇄골 부분을 지나 그녀의 입까지 쉽사리 도달했고 그녀는 또 한번 시키지도 않은 짓을 했다. 혀를 내밀어 귀두를 살살 핥았던 거다.
나는 자연스럽게 허리를 움직였고 폭신하고 말랑한 그레이스의 젖가슴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준현 씨는 변태예요...”
틀린 말은 아니어서 굳이 변명하지는 않았다.
“내가 변태라서 이런 봉사를 해주는 거잖아요.”
“흐윽... 왜 당당한 거예요?”
“이게 나니까?”
“... 변태...”
“그레이스 씨 몸매가 더 변태같아요.”
“무슨 소리예요? 저는 순결하다고요. 이것도 순결한 목적으로...”
“뭐가 됐든 이렇게 섹시한 몸매를 하고 있는 것 자체가 변태라는 얘기예요.”
“으윽... 저는 아무 의도가 없다고요. 준현 씨는 변태적인 의도가 다분하고요.”
“그건 그렇고 가슴이 왜 이렇게 예뻐요?”
불쑥 내뱉는 칭찬에 그레이스는 눈을 질끈 감았다. 내 칭찬에 탄력있게 반응하는 모습은 두 번째로 설레는 요소였다.
나는 파이즈리를 하면서 발사한 쿠퍼액을 토대로 그녀의 젖가슴 사이를 질척한 성인용품으로 만들었다.
기분 째지게 좋다.
이것이 오일을 사용하지 않은 자연적인 유사 성행위가 아닌가.
보지에 넣는 것도 나름 좋고, 오일을 사용해서 쾌감을 배로 늘리는 것도 나름 좋지만. 이런 식의 자연스러운 쾌감도 좋기는 어쩔 수 없는 가보다.
나는 그녀의 젖가슴을 만지면서 앞으로 자주 애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손가락을 이용해서 양쪽 유두를 유둘유둘 만져주자 그레이스는 정신을 못 차리고 흥분하기 시작했다.
“하읏... 으...”
유둘유둘.
“으응... 하윽..! 기분이 이상해요.”
유둘유둘유둘유둘.
“흐아앙하아앙..!”
“쉿... 다니엘이 들어요.”
“응큿...”
그렇다. 우리의 행위는 다니엘이 알아선 안 되는 거였다.
나는 유둘거리기를 그만두고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입막음을 핑계로 그녀의 입 속으로 귀두를 비집어넣었다.
“으읍... 후웁...”
하아... 끝내주게 맛있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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