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26화 〉 126화 (125/173)

〈 126화 〉 12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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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혜인에 대해 새로운 계획이 생겼다.

이 여자는 내가 먹을 여자가 아니다. 어차피 한서연이 이혜인과 섹스를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해놓기도 했으니 다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천박했다. 한서연이 소개해준 여자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겉으로 뿜어내는 색기가 천박해서 사창가에서나 느낄 수 있는 여자의 향기가 진득하게 전달됐던 거다. 이상한 향수 뿌리고 남자들한테 “오빠, 잠깐 놀다가.”하며 호객행위를 하는 그런 류의 여자들 같았던 거다.

예쁘기는 무진장 예쁜데 정이 안 가는 스타일이랄까.

하지만 나는 동시에 이 여자를 복종하게 만들기도 해야했다.

일단 첫 번째 수순은 이 내기에서 이혜인의 콧대를 눌러줘야했다.

나는 먼저 배드 위에 누워서 이혜인의 손기술을 지켜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허벅지쪽을 주무르기 시작하는 이혜인. 하지만 실력이 있을리 없다. 몸에 아무리 강화된 붉은점으로 도배를 해놨다지만, 저 정도면 거의 지나가는 초등학생이 갑작스레 마사지를 하는 거나 다름이 없을 정도다.

역시 내가 생각했던대로 머릿속이 텅텅 비어있었다.

아마 머릿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겠지. 나 정도 생기면 뭘 해도 넘어와야 하는거 아니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아무 여자한테나 발정나서 고추 세우고 빌빌거리는 예전의 나는 이제 없다. 원한다면 이혜인보다 훨씬 기품있고 예쁜 여자들과 섹스를 할 수 있는데 굳이 놀아줄 필요는 없다.

“불편하신데는 없으세요?”

어디서 본건 있는지 우물쭈물거리면서 묻는다.

“없는데요.”

“아, 예.”

이혜인은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런데 너무도 가증스럽다는게 바로 눈에 보였다. 나는 눈살을 찌푸리고 이혜인을 올려다보면서 그녀에게는 특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걸 깨달았다. 내 사랑스러운 파트너들과는 전혀 다른 교육을 시켜줘야겠구나.

이혜인은 내가 영 반응이 없자 슬슬 미인계에 발동을 걸기 시작했다.

내 허벅지 부근을 싸악 쓸면서 성기 부분에 닿을 듯 말 듯 손을 스치고 지나간 거다. 이 정도는 서혜부 마사지할 때도 특히 많이 닿는 부분이라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런데 상대가 아마추어인 이혜인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아무 생각없이 전혀 근거도 없는 손길이었던 거다. 의도가 다분하다. 섹스어필을 하고 있는 중이다.

원래 같았으면 여기서 바로 실격처리를 해야 정상이지만, 이혜인이 그런 심사에 동의할 거라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직접적으로 성기를 만지는게 아닌 이상 건드려선 안 된다.

이혜인은 그 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날 만져대기 시작했다. 허벅지며 가슴부근이나 목덜미처럼 본인이 민감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차츰 공략하기 시작했다.

분명 느낌은 좋다. 그런데 마사지를 한다는 느낌인지 애무를 한다는 느낌인지 분간이 안 된다는 점이 문제다.

“엇.”

이번에는 좀 과감하게 들어왔다. 굳이 내 머리쪽에 가슴이 올라올 정도로 밀착시킨 후에 손길을 내 허벅지 안쪽과 아랫배쪽으로 내려가야 했을까. 나는 닿을락말락한 이혜인의 폭발적인 젖가슴을 마음 놓고 구경했다.

모래사장에서 깃발 떨어트리기 게임이라도 하는 듯, 조금씩 반경을 좁혀가면서 사타구니쪽으로 모여지는 두 개의 손. 조금씩 아주 조금씩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하, 자극이 온다. 자극이 와. 심지어 내 고추털 부분까지 부벼대면서 거칠거칠한 촉감이 느껴지고 그에 따른 소리까지 들리니까 조금씩 가운뎃 부분이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후훗.”

회심의 미소를 짓는 이혜인. 역시 젖가슴과 애무만 있으면 나를 넘어오게 만들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어때요, 강준현 씨. 조금 더 기분좋고 싶지 않아요?”

그러면서 이혜인은 필살기라도 쓰는 듯, 내 얼굴에 가슴을 폭 파묻었다.

머리가 아찔해질 정도의 섹스러운 냄새가 물씬 느껴졌다. 여기서 혀라도 내밀고 젖가슴을 움켜잡으면 곧바로 내 패배다.

나는 머릿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하느님, 아버지, 부처님, 어머님, 천지신명이시여.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이런 뻘생각을 했더니 부풀어오르던 발정난 고추도 서서히 죽어가기 시작했다.

내가 성욕을 억제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혜인은 갑자기 발끈했다.

“으극!”

그러더니 자기 가슴쪽에 손을 올리고선 안 그래도 파여있는 가슴골을 확 내렸다.

살포시 옷 사이로 흘러나오는 젖꼭지의 윤곽을 보고선 동공이 확장될 수밖에 없었다. 꿀꺽. 침도 삼켰다. 허도하만큼 폭발적인 가슴도 아니고 박유영처럼 귀엽지도 않다. 그렇다고 한서연처럼 맵시가 좋은 것도 아니고 피붓결이 남다른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 젖가슴이 달랑달랑거리면서 내 얼굴을 계속 스치고 있으니 참아내기가 참 힘겨웠던 거다.

이혜인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는지 조급해져서 곧바로 내 고추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대딸방도 아니고..!

나는 발끈해서 뭐라고 하려고 했는데 이혜인이 내 얼굴을 가슴으로 마구 짓누르기 시작했다.

“읍..!”

말을 하려다가 턱 막히고는 젖가슴에 의해 얼굴이 다 뭉개졌다. 좋은 냄새가 난다. 폭력적인 유방의 압력이지만, 폭력을 당하고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좋다..! 시발... 이러다가 내가 지겠는데?

마사지는 별로였지만, 고추 만지는 솜씨만큼은 제대로다. 이건 진정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아니! 여러번 해봤다하더라도 타고난 능력이 있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 만져댔다.

죽어있는 고추를 쪼물쪼물 만지다가 실력있게 기둥쪽을 사악사악 긁듯 만져대니 빳빳하게 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죽어있을 때와 중간지점 그리고 완전히 꼭대기까지 차올랐을 때의 애무 방식이 다 달랐다.

귀두와 기둥부분을 살살 만져대는가 싶었는데 강약조절이 너무나도 적절했다.

“으브읍..!”

“나한테 한번 빨리면 정신 못 차릴걸? 지금까지 나랑 한 번 잔 놈들 중에 다시 연락오지 않았던 놈이 없어. 심지어 고딩 때 애들도 가끔씩 나한테 연락이 온다니까!”

이런 걸레같은 년... 존나 좋아, 시발. 상세설명 및 디테일한 TMI까지 들으니까 되려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혜인은 적극적으로 애무를 하기 위해서 포지션을 변경했다.

젖가슴으로만 내 입을 막고 있다가 이번에는 하반신을 끌어올려서 아예 내 얼굴 위에 올라탔다.

팬티... 오늘 처음 본 여자의 팬티다. 하얀색의 일반적인 팬티였지만, 씨스루가 섞여 있어서 얼핏 안쪽이 보일 듯 말 듯 했다. 보일락말락 보일락말락. 나는 이혜인의 사타구니에 코를 박고 그녀가 위아래로 조금씩 움직여대는걸 가만히 노려보고 있었다. 쭉 밑으로 내려가면 엉덩이라인이 보였는데 가느다란 속옷라인 때문에 똥구멍의 주름진 부분이 다 보여질 정도였다.

‘하... 미친..!’

직후에 정신이 나갈 정도의 애무가 들어왔다.

쪽쪽 핥핥 사악 하암 낼름낼름 쪽쪽

이혜인은 수미상관으로 이어지는 한 편의 시를 읊기 시작했다. 쪽쪽으로 시작해서 결국 쪽쪽으로 끝나는 무자비한 사까시의 향연. 그 소리 또한 미친 듯이 자극적이어서 어쩔줄을 몰랐다.

정말이지 두 손 놓고 당해버렸다. 나는 저항할 힘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이 69에 열렬히 가담하지도 않았다.

마음 같아서는 팬티를 옆으로 싹 치운 다음에 혓바닥으로 보지를 존나게 핥고 싶은 심정인 거다.

그래도 가까스로 참아냈다.

장하다, 강준현!

츄릅­ 츄릅­ 핥핥­ 사악­ 사악­ 하아... 츄릅­ 쪽­

이래도 안 되고 저래도 안 되자 이혜인의 혀스킬은 조그씩 더 농밀해져만 갔다.

하지만 통하지 않았다. 나는 마치 딱딱해진 내 고추마냥 가만히 누워서 그녀가 하는 짓들을 하나하나 곱씹었던 거다.

“이런, 젠장..! 왜 솔직하지 못한 거야. 나랑 섹스하고 싶다고! 왜! 왜!”

땡땡땡!

우리가 설정해뒀던 알람이 끝났다. 왕창 흥건해진 고추를 닦아서 가리고 헛기침을 몇 번 했다.

“아니, 이혜인 씨. 이런 식으로 하면 우리가 무슨 퇴폐업소입니까? 오시는 모든 손님마다 다 이렇게 마사지할 거냐고요.”

“흑... 그런건 아닌데... 어쨌든 이번 내기는 이겨야 하니까!”

“아무튼 실망했습니다. 이 정도 마사지 실력으로는 아무것도 못해요. 저희 가게에서 3달 동안 무보수로 일하면서 마사지 실력을 키우신다면 또 생각해보겠지만요.”

“아니... 무보수로 일하는건 그쪽이 정할 일이 아니고요. 내가 그쪽이 하라는데로 해야 그렇게 되는 거잖아요?”

“뭐, 그렇긴하죠. 참 이상하네요. 이혜인 씨한테 기회를 드리려면 제가 그쪽을 굴복시켜야 한다는 거잖아요? 어떻게 봐도 다 제 손해인거 같은데요.”

내 말에 이혜인은 콧방귀를 뀌었다.

“흥. 그거야 그쪽이 정한 룰이니까요. 어디 공짜로 부려먹기가 쉽나요?”

“뭐 어쨌거나 저는 자신 있습니다. 근데 여전히 성적인 접촉은 바라지 마시길 바랍니다. 나는 그쪽이랑 섹스할 생각이 추호도 없으니까.”

그러자 이혜인은 눈을 부라리며 나를 노려봤다.

“솔직히 말해봐요. 그쪽 고자죠?”

“그럴 리가 없잖아요. 방금 못 보셨어요?”

“크긴 크더만... 성욕이 없는건가... 아닌데 그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하는데 안 넘어올 수가 있지? 내가 지금까지 봤던 남자들은 다...”

그래. 어떤 남자든 이혜인을 공짜로 먹는다면 마다하지 않을 거다.

훌륭한 몸매와 색기있는 얼굴과 분위기. 계속해서 추근거리는 듯한 천박한 말투는 한 번 먹고 버리기에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었고, 막상 섹스를 해보니까 기술이 좋아서 놓치고 싶지 않은 거다.

왜, 그런거 있지 않나. 헤어진 여자친구지만, 한 번 정도는 더 섹스가 하고픈 그런 여자. 이혜인은 그런 종류의 여자였던 거다.

‘아쉽게도 본인은 자기 위치를 잘 모르고 있는 듯 하지만.’

“고딩 때 나랑 했던 애들이 지금도 연락하는데... 대학 동기들도 결혼하고서도 꼭 나한테 한번씩은 연락오고.”

“남자는 원래 그래요. 잘 대주는 예쁜 여사친만큼 좋은 친구도 없죠.”

“피, 알았으니까 날 꼬셔봐요.”

“그럼 잠깐만요. 담배 좀 피고 올게요.”

“마사지 전에 담배를 펴요?”

나는 그녀의 의문에 당연하다는 듯 아직까지 불뚝 서 있는 내 사타구니 쪽을 턱으로 가리켰다.

“제가 워낙 큰 편인지라 이 상태로는 마사지가 영 불편해서.”

“아... 오케이, 인정...”

그녀는 동그라미를 그려보이며 내 담배타임을 용인해줬다.

나는 밖으로 나가서 담배 대신에 휴대폰을 꺼냈다.

‘나만 섹스 안 하면 되는 거잖아?’

싸가지없는 년에게 육봉만큼 좋은 교육이 없다는 걸 알고있는 나는 서둘러 날 대신할 사람을 찾았다.

“여보세요?”

­하아... 하아... 준현아. 이런, 젠장할...

“스, 스승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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