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0화 〉 120화
* * *
‘어?’
어느새 정신을 차렸더니 허도하와 카섹스를 1시간째 즐기는 중이었다.
사정을 하면 안에서 또 발기가 됐고 또 다시 안에 싸제끼기를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허도하의 젖꼭지를 얼마나 빨고 물었는지 유두 주변이 붉게 멍이 들어있었다.
“하... 씨... 왜 이러지... 내가...”
정신을 차리고 보지에서 성기를 쭉 뽑았는데 여전히 빳빳한 성기가 세차게 내 아랫배쪽으로 쳐올라왔다. 묽은 액체가 잔뜩 묻은 성기는 꼭 소세지에 마요네즈를 잔뜩 뿌려놓은 것처럼 질척거렸다.
“씨발... 왜 계속 꼴리는 거냐고.”
나는 밑에 깔린 허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
비단 다니엘이 준 성수의 문제가 아니었다. 허도하의 보지와 안쪽의 자궁벽은 내 고추를 살살 부르고 있었다.
뭣 때문인가 했더니 특유의 냄새 탓도 있다. 향수를 뿌린게 아니라 살냄새인거 같은데 그게 미친 듯이 자극적이었던 거다.
쯔
다시 고춧기둥을 붙잡고 보짓입구에 귀두를 부볐다.
“힝...”
여전히 텐션이 높은건 허도하도 마찬가지였다. 벌리고 있던 다리의 각도를 더 벌려서 입구에만 가져다 댄 귀두를 자기 쪽으로 흡입했다.
이 여자... 보통이 아니다.
한 번 섹스를 하니까 알겠다.
살 때문에 묻혀있던 섹마의 본능이 살아난 듯.
허도하는 분명 명기 중에 명기였다.
몇 차례의 사정을 해줬더니 어느새 군살없이 잘록해진 허리. 한 시간만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게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내가 즐기기에는 딱 제격이다.
푸걱 뿌직
천천히 밀어넣자 방귀 소리같은게 튀어나왔다. 그러면 허도하는 “나 아니에요!”하면서 얼굴을 가렸고 나는 미치도록 귀여운 그녀의 입술을 게걸스럽게 훔쳤다.
근데 또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몇 번이나 사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집어넣자마자 사정감이 물씬 솟아올랐다.
나는 키스를 하다말고 입술을 뗐다.
“시발... 진짜 뭐지..?”
불안한 얼굴로 날 올려다보는 허도하. 뭐가 잘못됐으면 어쩌나하는 걱정스러운 눈빛이었다.
“진짜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또 쌀거 같은데.”
“아잉... 창피하게 그걸 왜... 하악..!”
나는 도저히 사정감을 참지 못해서 안에다 또 한 차례 싸질렀다.
“큭..! 미친..!”
“하악! 하앙..! 기, 기분 좋아요..!”
“너도? 하... 진짜 돌아버리겠네. 이상해, 진짜.”
그만큼이나 쌌는데도 휘몰아치듯 나오는 정액들이 야속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사정을 하면서도 허도하의 색기에 취해 조금씩 더 팽창하는 내 성기가 무서울 지경에 이르렀다.
뭐... 어쩌겠는가. 즐겨야지. 샘솟는 성욕을 끌어안고 그대로 허도하의 몸에 내 몸을 밀어넣었다.
*
정신이 들었을 때는 차 뒷좌석에 누워있었다. 중형차의 장점은 두 사람이 의자 위에 포개 누워도 괜찮을 정도로 아늑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내 몸 위에 몸을 포갠 허도하는 인기척을 느끼곤 눈을 부비며 마찬가지로 정신을 차렸다.
“일어... 났어요?”
내 얼굴을 내려다보며 여전히 부끄러운지 베시시 웃으며 얼굴을 숨긴다.
홀딱 벗은 채여서 그녀의 풍만한 젖가슴이 잔뜩 뭉개졌고 나는 본능적으로 부드러운 그녀의 살결을 훑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어제 나 여기서 잔거예요?”
“완전 늦게까지... 못자다가 해 뜰 때즘에 잤어요. 그래서 지금 해가 다 져버렸어요.”
“뭐라고요?”
나는 재빨리 휴대폰을 확인했다. 정말이다.
오후 7시가 넘었다.
대체 뭔 일이 있었던건지... 약 24시간 정도를 아무것도 안 먹었다는걸 깨닫자 급속도로 속이 허해져서 배가 고파왔다.
휴대폰은 미친 듯이 울리고 있었다. 그 전에도 부재중 전화가 잔뜩 와 있었고 확인을 해보니 서아와 연두는 열폭상태였다.
연두부 : 오빠, 어디야? 우리 집 도착했는데...
복종서아 : 주녀나 어디야... 걱정되잖아.
연두부 : 지금 우리 바람 맞힌 거야? 여기 다니엘도 있는데 완전 뻘쭘해 죽겠다고.
복종서아 : 술 먹는 중... 술 먹는 중... 노팬티로 술 먹는 중... 기다리는 중... 여자 다수 대기 중...
연두부 : 하
연두부 : 확 그냥 신부님 꼬셔서 난교파티 해버릴까부다. 응?
연두부 : 오빠 이러는거 아니야.
이설실장 : 준현쌤? 우리 그냥 집에 가요? 뭐하자는 거야... 지금..?
연두부 : 아, 오빠! 다니엘 신부님 완전 꽉 막혔어요. 여자 세 명이 달려들어도 꿈쩍도 안해. 완전 부처님이야, 뭐야?
“하...”
이외에도 100통이 넘는 부재중 전화와 아직 읽지 않은 개인문자메세지 200건+가 표시되어 있었다. 대체 얼마나 심한 욕설들과 실망의 표현들이 왔을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기다리기로 했던 삼인방 이외에도 원래 오늘 예약되어있던 고객들과 머발에스에서도 연락이 잔뜩 와 있었고 맨즈케어 관련자들과 워킹맨 관련자들, 그리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터뷰를 따내고 싶어하는 건강관련 잡지사와 기타 CF관련 문의와 이전까지는 전혀 연락도 안 됐던 옛 친구들과 나를 거들떠도 안보던 여자들의 문자가 수두룩하게 쌓여있었다.
어지러울 정도로 내 삶은 바뀌어있었다.
불과 하루를 공중분해시켰다고 나를 찾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니.
만족스러움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허무하기도 했다. 내가 성공하지 않으면 거들떠도 봐주지 않는 이 차가운 세상.
나는 그 차가운 세상 속에서 나만의 왕국을 세우련다.
주린 배에서 소리가 났다.
나는 허도하와 눈이 딱 마주치곤 깔깔거리며 웃었다. 오랜만이다. 이렇게 편안하고 속시원하게 웃어보는건.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저녁 먹을래요?”
그러자 허도하는 눈웃음을 진득하게 지으며 대답했다.
“좋아요.”
“뭐 먹을래요?”
“음... 순대국?”
“순대국 좋은데요? 내가 잘 아는 데가 있으니까. 그쪽으로 가요.”
나는 운전을 해서 근처에 맛있는 순대국집을 찾아 갔다.
“사실 예전에 자취할 때, 자주 다니던 곳이에요. 집에 밥 해줄 사람도 없고 밥도 잘 안 해먹으니까 거의 매일 와서 먹었어요.”
“아... 지금도 자취하잖아요.”
“네. 그때는 여기. 여기 고시원에서 살았었거든요.”
내가 대학생 때다. 학교를 다니려고 한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 모으고 고시원 한달 30만원씩 내면서 살았던 기억이 있다. 군대 전역하고 왔을 때는 분명 80키로 나가는 통통이였는데 석달 살았더니 15키로 쫙 빠져있었더랬다.
하루에 한끼만 먹었고 그것도 순대국으로만 계속 먹었다. 그러다가 돈이 모자라게 되면 육개장 사발면으로 배를 채우곤 했다.
그랬던 과거가 있었는데 지금은 내 차도 있고 집도 있고 제대로 된 직업도 있고 사업장도 있다.
“들어가면 바로 침대가 있는 엄청 좁은 방이었는데... 도하 씨는 자취 해본적 있어요?”
“네! 저 지금도 자취해요.”
나는 옆자리에 앉은 허도하를 힐끔 훑었다.
안전벨트를 메고 있는 허도하의 몸은 어제 촬영 때와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이 펑퍼짐하게 느껴질 정도로 잘록하게 들어간 배와 허리. 그와는 다르게 여전히 풍만한 젖가슴과 골반라인은 정말이지 국보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소박하게 생긴 순대국집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이모님은 나를 알아봐주시고 “순대국에 순대 빼고 고기 추가?” 하셨고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똑같이 주세요.”
헤헤하며 웃는 허도하까지...
사실 이런 그림을 생각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그냥 삭제할 인연이라기엔 어젯밤이 끝내주게 좋았다고 할 수 있었다.
여자가 남자를 끌어당기는 요소에는 얼굴도, 몸매도 있겠지만 뭐니뭐니 해도 밤기술이다. 밤에 얼마나 나를 미치게 만드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고 허도하에게 사랑에 빠졌냐면 그건 또 아니다.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복권들이 존재하는가.
허도하가 한 3등짜리 당첨이라면 분명 1등짜리 대박이 숨겨져 있을 거다.
나는 인류의 평화,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는 것과 동시에 나와 환상의 속궁합을 맞춰줄수 있는 여자를 찾아나설 것이다.
“도하 씨.”
“네?”
“방송국에서는 연락 안 왔어요? 오늘 출근 못했을텐데.”
“중간에 깨어서 연차낸다고 했어요. 어제 일 때문에 몸이 으슬으슬 아프다고 거짓말했어요.”
나는 조금 실망한 기색을 드러내보였다.
“그러지 마시지.”
허도하는 자기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에 실망했다고 생각했는지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 그럼요? 어떻게 했어야...”
“그냥 잘리지.”
“네..?”
나는 이제 막 나온 순대국에 숟가락을 담궈서 뜨거운 국물을 흰쌀밥 위에 뿌려서 적셨다.
그리고 야무지게 한 숟갈 퍼서 입안에 넣고 기분좋게 씹었다.
이 맛이지.
성공의 맛.
누군가에게 뜻밖의 제안을 할 수 있는 자리에 선다는 건 이런 기분이구나.
“방송국에 힘들게 들어간건 아는데요. 나랑 같이 일해보지 않을래요?”
“네? 네? 아읏... 가, 갑자기요?”
허도하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돈이 중요하겠냐만은 지금 직장에서 받는 월급보다 훨씬 많이 드릴거예요. 우리 실장님한테 머리 좋은 작가님이 한분 필요할 것 같거든요.”
“... 잠깐만 생각좀 해보고요...”
허도하는 깨작깨작 자기 앞에있는 순대국을 먹으면서 시선을 계속 이리저리 옮기며 생각에 잠겼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무엇 사이에서 갈등을 하는 모양인데 나는 그 무엇이 뭔지 잘 알고 있었다.
섹스.
기분 좋은 하룻밤.
사실 인간은 섹스를 위해 태어난게 아닐까.
포유류를 비롯한 수많은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번식을 삶의 중점으로 두고 살아간다. 아무 알고리즘도 없지만, 오로지 번식이라는 목표만을 두고 살아가는 경우도 허다한 거다.
“좋아요. 저 퇴사할게요!”
갑자기 테이블을 탕 치고 일어나는 허도하.
몸매는 바뀌었지만, 성격은 달라지지 않았다. 나는 그런 그녀의 매력을 높게 사고 있었기에 씨익 웃어보였다.
이로써 머발에스 2호점의 멤버들은 전부 모였다.
오픈만 하면 된다.
밤 늦은 시간에 집에 도착한 나는 화장실 샤워기에서 소리가 나서 깜짝 놀랐다.
“서아니?”
묻자 대답이 없다.
문을 열어서 놀래켜줘야지 싶어서 문을 열고 샤워 커텐을 치웠는데 아뿔싸, 처음보는 사람이었다. 순백의 속살. 동양인의 순백의 속살이 아니라 진짜 하얗디 하얀 속살이었다.
“오마이갓!”
“누, 누구세요? 아니... 죄송합니다??”
시발, 처음 보는 사람이 우리집에서 샤워를 하고 있는데 내가 왜 미안해야 하는거지?
거실로 나가자 다니엘이 소파에 앉아서 한가롭게 TV를 보며 말했다.
“그레이스 수녀님이에요.”
“시발, 나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