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4화 〉 1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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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갔다 오셨어요?”
막내PD 허도하가 나를 찾으러다녔는지 복도를 기웃기웃거리다가 날 발견하곤 흠칫 놀라했다. 내 옆에 머리가 산발이 된 서아가 같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허도하의 눈동자가 빠르게 굴러갔는데 머릿속을 들어가보지 않아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나랑 서아가 아무렇지 않게 키스를 하는 사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 숨어서 뭔 짓을 했는지는 뻔한 일이 아닐까.
특히나 허도하처럼 귀여운 상상을 하는 여자라면 그런 발칙한 상상을 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그 상상에 기름을 부어주기로 했다.
“서아야, 다리 괜찮아? 아까 휘청거리던데.”
“아, 응... 괘, 괜찮아.”
실제로 서아는 비상계단에서의 격렬한 섹스 직후에 기우뚱거리며 비틀거렸었다.
치파오에 하이힐을 신었기 때문에 걷는 자세가 좀 이상하면 바로 티가 난다. 허도하도 그걸 모르지는 않았다.
“왜, 왜? 갑자기 다리가 왜 아픈데요?”
모르는거 같다.
“음, 저희가 지금 비상계단 쪽에서 운동을 좀 하고 와서요.”
“갑자기 운동을요? 왜요, 왜? 지금 촬영 중이잖아요... 힘 빼면 미션에서 이길 수가 없다고요.”
“미션에 필요한 운동을 하고 오는 길이에요. 격렬하고 뜨거운...”
“아..!”
허도하는 이제야 내 말을 알아차렸는지 어깨가 들리도록 몸을 치켜세웠다. 그리고는 얼굴을 붉히고 재빨리 하려던 말을 했다.
“그... 운동은 나중에 하시고요..! 다음에 제 차례니까 어서 오세요.”
“오? 누가 이겼는데요?”
“한번씩 차례가 돌았어요. 고시훈 씨는 졌고 그 다음이 제 차례거든요.”
“흠, 그렇구나. 그럼 한소희 씨는 기권패시켜야겠어요.”
“엥? 왜요?”
“허도하 씨 마사지는 당연히 제가 해드려야죠.”
“아윽..! 왜, 왜애!”
“허도하 씨도 그걸 원하고 있지 않아요?”
“으윽! 그런적 없어요...”
“그렇다기엔 얼굴도 엄청 빨갛고 이마에 열이 확 올라왔는데요?”
나는 그녀의 이마에 손을 얹고서 말을 이었다.
“근데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그런델 막 만져도 되려나?”
“흐아... 절대 안 돼요. 불가능하다고요.”
“어딜 만질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내가 집요하게 물어보자 허도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가, 가슴이요..?”
“기대하세요.”
“에엣?”
나는 당황한 허도하를 내버려두고 우리 팀 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한소희 씨! 이번판에 기권하세요!”
“네? 왜요?”
“지금부터 제가 다 이기겠습니다. 걱정하지마세요.”
어차피 한소희가 허도하를 이긴다하더라도 세 번째 주자가 유석우라면 내가 그를 만나야 한다. 따라서 지금 한소희가 떨어지는게 낫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허도하에게 장난을 치는 것도 너무 재밌기도 했다.
약속한대로 다음 주자는 허도하였다. 순서는 번갈아가면서 선공을 잡았기 때문에 김정현 선공 그리고 고시훈 선공, 이번에는 내가 선공이다.
배드에 엎드려서 누운 허도하는 아직까지 내가 들어왔는지 어쩐지 모르고 있었다.
나는 수갑을 찬 양손을 서아쪽으로 내밀었고 서아는 보조역할로 내 손에 오일을 듬뿍 뿌려줬다.
“자, 그럼 가겠습니다. 허도하 씨..? 너무 긴장하지 않으셔도 되요.”
허도하는 대답대신 몸을 부르르 떨었다.
확실히 아까 허도하의 보라색점을 지워서 그런지 살이 좀 빠져있었다. 그렇다고 여성미가 느껴지는 몸이라는 소리는 전혀 아니었다. 이 자리에 있는 서아나 연두, 한소희를 생각하면 반신욕을 해도 발기가 되지 않을 정도로 무너져있는 몸매였다.
그러나 확실한건 저 가슴만큼은 진짜라는 거다.
내가 지금까지 봤던 가슴 중에 가장 큰 가슴이었는데 엎드려서 옆으로 빠져나오는 볼륨감이 인정사정없이 공격적으로 돌출되어 있었다.
‘이건 뭐... 그냥 옆구리 만지면서 옆가슴 만져도 아무도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다 보고있는데다가 촬영 중이다. 허도하가 등 위에 커다란 수건을 걸치고 있지만, 내가 보는 각도에서는 가슴선의 디테일이 전부 드러났다. 카메라의 앵글은 한쪽에서 찍히고 있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오일을 동반한 손을 허도하의 몸에 올렸다.
지금부터 허도하는 아무 소리도 내서는 안 된다. 사실 그녀는 우리 편이기는 했다. 우리쪽을 담당했었고 이미 내게 젖가슴을 내어준 경력이 있기 때문에 마음은 이미 넘어왔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대놓고 소리를 내는건 좋지 않았다. 방송을 위해서도 그렇고 그녀와 나를 위해서도 그랬다.
수건 밑으로 집어넣은 내 손이 민감한 곳을 파고들자 허도하의 몸이 움찔거렸다.
무슨 애기 속살을 만지는 것처럼 포동포동하고 말랑거렸다. 지방이 많이 껴있어서 그런지 탄성있게 탱글거리는 표면이 손끝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 무슨 마쉬멜로우를 조물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한 마디로 달달한 촉감이었다.
나는 순간, 허도하의 몸을 잘 다듬어서 내 걸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까지 섹스를 하면서 젖치기를 해본적이 없는데 허도하라면 그게 가능할 것 같다. 쉽사리 다인플레이도 허락해줄 성격이기도 하고. 이미 서아, 연두와 안면을 터놨으니 덮밥 섹스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았다.
수건 밑으로 손을 쭉 집어넣어서 젖가슴 밑으로 손을 넣었다.
다른 마사지사 같았으면 바로 고소감이지만, 나는 아니다. 화들짝 놀란 허도하는 고개를 내쪽으로 돌려서 원망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만지고 싶으면 만지는거다. 그리고 허도하 본인도 그렇게까지 싫은 눈치는 아니었다.
소리는 안 냈지만, 입으로는 뜨거운 입김을 내뱉으면서 즐기고 있었다.
그립감 좋은 가슴의 촉감은 다른 부위보다도 훨씬 부드러웠다. 거기에 오일까지 묻혀놨기 때문에 바디로션을 문대는 것처럼 느낌이 매우 산뜻하다. 촬영만 아니면 당장 수건을 벗긴 다음에 이 촉촉한 속살을 위아래로 존나 핥았을 것만 같다.
나는 이성을 붙잡은 채로 열심히 가슴 마사지를 이어나갔다.
손끝으로 꼭지를 아래 위로 농락하기도 하면서 넣었다 빼기를 계속 반복했다.
다른 곳은 관심도 없다는 듯이 계속되는 가슴 애무에 허도하의 몸은 조금씩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하...”
분명 소리가 났는데 음향 감독조차 잡지 못할 정도의 소리.
나는 더욱 더 애무에 박차를 가했다.
빨빨거리며 손끝으로 젖가슴을 잡고 쥐어짜기를 반복하자 마침내 허도하의 입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응아아아아아...”
너무도 노골적인 신음에 음향감독이 놀랐는지 소리가 났다고 말하지 못했다.
가만히 있던 유석우가 이상하다며 말했다.
“소리 들리지 않았나요?”
“아..! 허도하 씨... 소리 냈습니다!”
음향감독이 가까스로 말하자 마사지는 끝이났다.
그런데 허도하는 배드에서 일어날 생각을 못했다. 스텝들이 가서 확인을 했더니 기절을 했다고 한다.
“와... 얼마나 좋았으면 기절을 다 하냐?”
“역시 금손... 아니, 기적의 손! 강준현 씨 승!”
나는 허도하에게 마사지를 받지도 못하고 승리했다. 신용섭 측에서는 뼈 아픈 손실일 거다. 뭐, 허도하가 아무리 마사지를 해봐야 내 입에서 숨소리조차 들을 수 없었을 테지만.
그러면 다음은 유석우다. 나는 혹시 모를 불상사를 없애기 위해 기적의 손을 이용해서 내 온몸을 강화된 붉은색점으로 가득 채웠다.
근육이 경직되는 것은 물론이고 강화된 점 때문에 어떤 촉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후공을 맡았기 때문에 유석우의 마사지를 받아야 했는데 나는 배드에 누워서 10분 가량 숙면을 취했다가 눈을 떴더니 유석우의 타임이 끝나 있었다.
“후... 와, 이거 진짜 보통 일이 아니네요?”
‘당연하지... 내 강화된 붉은색점을 깨내려면 폭력적으로 세게 눌러야만 하니까.’
이 사실을 모르는 유석우가 내게 조금이라도 촉감을 느끼게 하는 것 자체는 불가능했다.
유석우가 배드에 누웠고 나는 그가 어떤 소리를 내게 만드는 것보다도 가장 우선적으로 그의 어두운 기운을 없애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이제 어둠의 기운을 없애는 건 익숙해져서 손쉽게 느껴졌다. 절차를 다 알고 있었기 때문에 흡수하고 제거하기를 반복한 후에 유석우의 몸에 분홍색점을 만들고 없앴다.
제 아무리 국민 MC라 할지라도 초능력에 의한 성욕은 참을 수 없다. 남자 대 남자로써 그의 입에서 신음이 나오는 건 썩 좋은 일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번 미션을 이겨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하으으응...”
그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오자 장내에 폭소가 터져나왔다.
“푸하하하! 와 석우형 진짜 찐텐으로 소리냈어..!”
“아, 뭐야! 더러워!”
“형 에로비디오 그만보라니까요!”
“내가 봤던 비디오에서도 딱 저 소리났어.”
그렇게 농담을 따먹다가도 마지막 신용섭의 차례가 되자 사위가 조용해졌다.
모두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결이었다.
워킹맨의 멤버들은 저마다 의견을 내놓았다. 두 사람 모두 아무 소리도 내지 않을 거라고 말하기도 했고 분명 누군가는 소리를 낼 것이니 가장 빨리 소릴 내게 만든 사람이 이길 거라는 둥.
나는 신용섭과 마주한 채로 그에게 열띤 미소를 보내줬다.
“치사한 짓을 하고도 패배하면 세상이 비웃겠죠?”
“크크... 그럴 리 없으니까 열심히 해봐.”
그는 어쩐 일인지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그의 몸에 어둠의 기운이라도 생긴걸까 해서 찬찬히 뜯어봤는데 그건 아니었다.
‘뭐, 상관없겠지.’
내가 신용섭의 입에서 소리가 나오게 하는 방법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방법이었으니까.
“신용섭.”
나는 배드에 누워서 내 마사지를 기다리는 신용섭의 이름을 불렀다. 당연히 대답이 돌아올 리는 없었다.
나는 그의 귓가에 대고 속삭여줬다.
“스승님이 진짜 죽었다고 생각하냐?”
움찔.
신용섭은 눈에 띌 정도로 크게 움찔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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