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6화 〉 10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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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럽게 거리에 사람이 몰리면서 용천궁 앞에 사고가 났다.
대형사고는 아니지만, 오토바이 하나와 운전자로 추정되는 한 남자가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그리고 함께 탑승해 있었던 사람인지 행인인지 여성 하나가 머리가 산발이 된 채 비틀거리고 있었다.
서아가 내게 다급하게 찾아온 후로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쓰러진 남자 주변으로 건장한 체격의 남자들이 달려들어 도움을 주고 있었으나 비틀거리는 여자는 손사래를 치기 바빴기에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진정 도움이 필요한 여자는 다름아닌 비틀거리는 여성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사고 직후의 현장을 목격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다친 사람들에게 어떤 반점이 나타나는지 몰랐는데 이 여성의 경우에는 바로 머리쪽에서 붉은색과 푸른색의 반점이 공존했다.
만약 뇌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아무렇지 않다고 해서 병원조차 가지 않는다면 여성에게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
나는 당장 제작진에게 말해서 진행중인 미션을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웃기게도 내 주장은 묵살당했다.
“왜요? 아니, 지금 사람이 다쳤는데!”
“저희 촬영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기는 구급차를 불러 시민들에게 맡기고 저희는 촬영에 집중해야 합니다. 리얼 버라이어티니까요. 그리고 여기서 저희가 촬영을 중단하면 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소리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
이게 무슨 개떡같은 소리? 나는 표정관리를 못하고 얼굴을 일그러뜨렸으나 아무리 말해도 제작진을 설득할 수 없을 거라는 판단을 내렸다.
“미션은 중단할 수 없습니다. 강준현 씨가 판단해서 미션을 수행하실건지 시민을 도우실건지 판단하십시오. 저희는 어떤 선택을 하시던 촬영을 할 겁니다. 당연하게도 어떤 선택을 하시던 강준현 씨한테 피해가 가는 일은 없을 겁니다.”
“하...”
답은 정해져 있었다.
나는 신용섭과 대립구도를 세웠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
게다가 비틀거리는 여자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와 그녀에게 관심이 생기는 이유는 또 있었다.
여자가 짚고 있는 머리에 붉은색과 푸른색의 점이 공존해 있는 것은 이제 막 색깔 반점을 보기 시작한 서아도 볼 수 있는 것이리라. 그런데 내 눈에는 이제 다른 것도 보인다. 바로 검은색 기운이었다.
뒤통수 뒤쪽으로 스멀스멀 올라오고있는 검은색 기운은 유석우에게서 볼 수 있었던 검은색 기운과 같았다.
그리고 당연히 유석우에게 있어서 그 검은색 기운은 ‘죽음’을 뜻하고 있었으니 저 여성에게도 마찬가지일 터. 아마 이번 사고로 인해서 그녀에게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으리라. 따라서 내가 나서지 않으면 그녀는 죽을 것이다.
나는 제작진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바로 여성에게 달려갔다. VJ는 내가 크게 다친 듯한 남자 대신에 여자쪽으로 뛴다는 게 아이러니했는지 고개를 갸웃하면서 내 뒤를 따라왔다.
“저기요, 잠시만요!”
나는 손사래치는 여성을 붙잡았다.
“저는 괜찮아요. 가던 길 가세요.”
“아뇨. 그냥 못 지나갑니다. 저는 마사지를 하는 테라피스트고 지금 방송 촬영중입니다.”
여자는 머리를 움켜진채로 힐끔거리며 VJ와 카메라를 쳐다봤다.
“그래서요? 전 괜찮다니까요. 그리고 촬영? 제 얼굴 나가는거 아니죠?”
다쳤는데 얼굴 나가는게 대수인가. 그런데 여자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그럴만 했다. 이곳은 방송국 앞이다. 어디선가 본 사람인거 같았는데 요즘 인기가 많은 드라마의 배우, 송주연이었다.
“송주연 씨?”
내가 바로 알아보자 송주연은 이번엔 진짜 당황했는지 카메라 쪽으로 손을 뻗어서 아니라고 발뺌했다.
“아니에요! 저 진짜..!”
“뭐, 상관없습니다. 어쨌거나 지금 현기증 나시죠? 머리가 지끈거리실 거고요. 같이 가셔야겠습니다. 어차피 병원에 가실 생각도 없으신 모양이니까요.”
“내 몸은 내가 잘 알아요! 그니까 제발 신경 좀 쓰지마요.”
그녀는 총총걸음으로 우리에게서 멀어지려고 했고 나는 그녀의 팔뚝을 움켜잡았다. 신경질적으로 뒤를 돌아보는 송주연. 나 역시 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빨리 이 여자를 치료해주고 미션 수행을 해야했으니까.
“후회할 일은 만들지 않는게 좋습니다. 지금 생명이 위급하십니다.”
“뭐라고요? 당신이 무슨 무당이야, 의사야?”
“둘 다 어느정도 맞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 그래서 내가 죽을 운명이라고요? 그럼 죽지, 뭐!”
안 되겠다.
나는 재빨리 잡고있는 그녀의 손목에 강화된 붉은색점을 만들어서 재빨리 눌러서 없앴다. 한층 부드러워진 그녀의 몸짓. 나는 서아에게 턱짓으로 시켜서 송주연을 부축하라고 지시했다.
“으... 아, 몸에 힘이 갑자기...”
“제 말 믿고 따라와요. 여기있는 사람 꽤 유능한 사람이니까.”
“하... 서, 설마 이거 워킹맨은 아니겠지...”
“워킹맨 맞아요.”
“아, 나는 워킹맨에 안 나가... 김정현 그 새끼 나오는 방송은 절대 안 나갈거라고...”
나는 그녀의 옆을 지나가면서 VJ를 인식했다.
연예계 인사들의 사적인 한 마디 한 마디는 커다란 이슈가 될 수 있다. 그 때문에 한소희도 다루기가 쉬웠던 거고.
송주연과 김정현이 어떤 사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방송에 나가서는 안 될 것 같아서 계속해서 송주연의 몸을 가린 채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송주연을 배드에 눕힐 때까지 계속해서 그녀의 손목 부근에 붉은색 점을 만들고 없애기를 반복했다. 혹시라도 김정현과 마주쳐서 도망치지나 않을까 했던 거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김정현과 마주치고 말았다.
“어? 주연이 누나? 누나가 왜...”
“김정현... 이 개같은 놈...”
“말이 심하네?”
“어쩔건데 그래서... 아... 몸에 힘만 있었어도 너 같은건... 진짜...”
나는 둘을 말리고 나서야 했다.
“자, 두 분 싸우지 마시고 이쪽으로 오셔서 누워 보세요.”
나는 송주연을 배드에 눕혔다. 김정현은 계속 이쪽이 신경 쓰이는지 힐끔거리며 쳐다봤다.
검은색 기운은 송주연의 머리 뒤쪽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뒤통수를 부딪친 모양. 따라서 붉은색과 푸른색 반점이 함께 생긴 것까지 이유가 다 파악이 되었다.
뇌진탕이다.
갑작스런 통증에 의해 뇌에 비상이 생김과 동시에 충격을 느끼는 감각이 잠시 오프 상태가 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붉은색점도 생기고 푸른색점도 생길 수밖에.
나는 빠르게 검은색 기운에 손을 가져다댔다.
그런데 이 검은 기운은 유석우나 다른 연예인들처럼 신용섭에 의해 생긴 검은 기운과는 사뭇 달랐다. 당연하게도 손바닥 모양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검은색 기운을 내쪽으로 흡수하기가 까다로웠다.
마치 쓰디쓴 커피를 억지로 삼키는 듯. 검은색 기운은 나에게 해로운 독약처럼 느껴졌다. 단순히 감각을 못 느끼는 정도가 아니었다.
나는 그 순간, 바로 떠오른 생각이 하나 있었다.
간악한 신용섭은 기분이 좋아지는 마약을 만든 것이고, 이 검은색 기운은 사실 약효로 쓰일 수도 있지 않을까. 원래 마약이 약 성분으로 쓰이는 것과 같은 이치처럼 말이다.
식물의 독성. 그것은 때로는 해충이나 몸 안의 독성을 물리치는 선한 악의 역할을 수행한다.
세상에 죽음이 있으면 반드시 탄생도 있는 법. 누군가 목숨을 잃으면 누군가는 목숨을 구제 받는다.
나는 이 쓰디쓴 검은 기운을 몽땅 내 몸 안에 주입할 예정이다. 적정량이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기 때문에 자칫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어느정도 확신은 있었다.
계속해서 이런 반점들을 사용하다보니 직감같은 게 생겼다고 할까.
쫘아악
나에게만 들리는 께름칙한 사운드.
나는 황금색 반점 안에 검은색 기운을 몽땅 모아놨다. 때문에 입안 가득 쓰디쓴 맛이 확 퍼졌다. 커피의 쓴맛이 아니다. 독극물같은 느낌. 당장이라도 뱉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 기운을 이용해서 여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머리에 있는 강화된 반점들을 제거하는데 이 녀석이 제격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빛 앞에서 사라지는 어둠처럼 내가 검은 기운을 가져다대자마자 붉은색과 푸른색 반점이 점차 밀려나갔다.
정말이지 사르르 녹아내리는 반점들. 그리고 조금씩 동공의 크기가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송주연. 그녀는 정신이 들었는지 눈을 번쩍 뜨고 잠시 생각을 하는 듯 천장을 바라보다가 후다닥 일어났다.
“야! 김정현, 너!”
그리곤 곧바로 김정현에게 달려들었다.
“이 개같은 놈. 널 보면 바로 쌍욕부터 날려줄 생각이었다, 이놈아.”
“아, 누나! 지금 촬영중이잖아!”
“촬영이 대수냐, 새끼야?”
나는 그들의 싸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손에 남아있는 검은 기운을 없애느라 시간을 쏟아야 했다. 송주연의 머리를 낫게하는데 시간이 얼마 쓰이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20분
이번 미션의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15분 여. 송주연과 김정현이 핵폭탄급 멘트를 날릴지 모르는 이 상황 때문에라도 다른 시민들이 안으로 들어올 수가 없었다.
나는 멀리서 팔짱을 끼고 지켜보면서 연예인들의 민낯은 일반인의 일상과 별반 다를게 없다고 생각했다.
송주연이 아직까지 핵폭탄급 발언을 한 건 아니다. 이성을 되찾았는지 씩씩거리기만 하고 김정현을 노려볼 뿐이었다.
대체 어떤 잘못을 저질렀길래 그 김정현이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마주 보고만 있는 걸까.
그게 궁금하던 찰나, 모두의 관심이 두 사람에게 쏠려있는 상황에 누군가 내 손을 끌어당기는 게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한소희였다.
“엇!”
그녀는 비어있는 마사지실 안으로 날 끌어당기더니 커텐을 치고 내게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하... 너무 꼴렸어...”
시발, 이건 또 무슨 상황이지? 근데 뭐... 저항할 필요성을 느끼지는 못했다.
한소희는 내 입술을 잘근잘근 씹기도 하고 혀를 집어넣고 마음껏 맛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사타구니를 콱 움켜잡더니 실한 거근이 제 본모습을 보일 때까지 손으로 핸드잡을 멈추지 않았다.
바지 밖으로 두툼한 것이 튀어나오자 한소희가 무릎을 꿇고는 다짜고짜 오랄을 시작했다.
여배우의 사까시는 그야말로 황홀경 그 자체였다.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신음이 나와버려서 자초지종을 들을 수도 없었다.
쪼옥 쪼옥 쪽!
밑에서 바라보는 광경이 실로 엄청났다.
이렇게나 예쁜 한소희가 눈을 치켜뜨고 내 반응을 살피면서 할짝할짝 공을 들이고 있으니 말이다.
눈은 또 왜 저렇게 큰지. 거기에 길게 빠져나온 속눈썹과 두툼한 쌍꺼풀 때문에 심장 언저리가 찌릿찌릿하게 울렸다.
이미 한 차례 따먹은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나 설레다니 이래도 되는 걸까.
얼굴과 몸매만으로도 주술을 당한 기분이다.
한소희는 못 참겠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배드 위에 스스로 앉았다.
그리고 치파오를 젖히는데 속옷을 입고 있지 않아서 보지털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망설일 필요가 뭐 있을까?
밖에서는 아주 소리지르고 지랄이 났어도 지금만큼 내가 가야할 길이 정해진 적이 없었다.
나는 한소희의 여리여리한 허리를 붙잡자마자 거근을 안쪽 깊숙이 찔러넣었다.
감흥이 얼굴까지 차올랐다. 물론 그만큼 사정감도 빠르게 올라왔다.
나는 한소희와 얼굴을 마주본 채로 그녀에게 물었다.
“소문대로 엄청 밝히시네요.”
“섹스 싫어하는 사람도 있나?”
그녀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기 손가락에 침을 묻히더니 다시 아래쪽으로 가져가 클리토리스를 허겁지겁 문지르며 신음했다.
“아앙... 싸줘... 안에다...”
오케이!
그거라면 어렵지 않다!
나는 들끓는 욕정을 참을 필요도 없이 곧바로 한소희의 질내에 듬뿍 사정을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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